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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와 대학 교양교육의 연계와 융합의 도구로써의 고전 교육

목 차

1. 고등학교와 대학 교양교육의 연계와 융합의 도구로써의 고전 교육

본 장에서 사용하는 연계라는 의미는 위의 학과 간의 연계와는 다소 다르다. 위 에서 논의한 개념은 대학 안에서 학과 간 연계로써 융합적 사유의 절차적 의미로 사용하고 있고, 이 장에서는 고등학교의 논술교육과 대학의 교양 교육의 연계라는 범주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두 번째의 연계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학 신입생의 교양 교육의 융합적 교육의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 등학교 대학 입시의 인문학 교육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로 고등학생들이 인문 적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은 수시논술고사와 관련된 독서경험이 전부라고 할 수 있 다. 수능으로 입시가 전환되면서 통합적 인재 양성이라는 취지와는 무색할 정도로 문제 은행식의 사유에 내몰리고 있다고 비판받는 것이 현재 고등학생들의 사유의 현장이다.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의 대부분은 기본적인 문학 작품 조차도 전문을 읽어 본 적이 없이 문제집 한 면으로 그 작품을 모두 읽은 것처럼 착가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더구나, 수시 논술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텍스트가 고전 원문보다 는 2차 3차 비평적 텍스트이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모색하기 보다는 중간 저자 들의 사고가 지배적인 텍스트들을 보고 있는 것이 고전 읽기의 현실이다. 각 학교 들에서는 독서토론 대회를 열어서 학생들의 대학 입학에 필요한 자기소개서 스팩 을 채워주려고 하지만, 정작 제대로 고전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을 키우는 일을 교 육하기에는 일선 고등학교로서는 역부족이다.

일부 고등학교들이 제시한 명저들을 살펴보면 그 현실 가능성에 의구심이 들고 다 나아가 다소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대학 정시 입학에서도 난해한 고전 읽기를 유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하지 않고 일부 고득점 자만을 위한 무책임한 교육적 시도로 보인다. 방법을 제시하지도 않고 학생들에게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일선 고

등학교에서 제시하고 있는 각 분야의 책의 일면만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다음의 책들을 그 예로 제시할 수 있다.

<인문>

○ 노년에 대하여/ 키케로/ 고전/ 해냄

○ 논어/ 공자/ 고전/ 천재교육

○ 햄릿/ 세익스피어/ 문학/ 미래엔

○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문학/ 천재교육

<사회>

○ 청소년을 위한 세계사[서양편]/ 이강무/ 독서와 문법/ 창비

○ 월든/ 데이비드 소로/ 독서와 문법/ 천재교육

○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달/ 외이즈베리

○ 감시와 처벌/ 미셸 푸코/ 나남출판

<과학>

○ 통섭의 식탁/ 최재천/ 국어/ 미래엔

○ 더 기버: 기억전달자/ 로이스 로우리/ 문학/ 비상

○ 과학혁명의 구조/ 토마스 쿤/ 까치

○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을유문화사

현재 진행되는 한국의 고등학교 논술이 일부 학생들의 대입논술고사용으로 활용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 있다. 예를 들어, 사회 철학자인 토마스 쿤이 제시하는 패러다임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지식의 상당 부분을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토마스 쿤은 과학혁명은 비축척적이고 양립불가능한 성격을 가지면서 순환성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과학은 정상과학의 범주에서 계속적으로 순환하는 과정을 거치는 속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또한 과학혁명이란 변화를 혁명처럼 받아 들이는 사람에게만 혁명처럼 보이기 때문에, 선별적이라고도 말한다. 이러한 개념 을 고등학교 학생들이 자유자재로 생각하면서 자기화 시키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 다.

한혜정과 원만희는 교양교과 과목으로서의‘논술’은‘지적 혹은 학문적 탐구의

영역’에서의 글쓰기라는 점에서 일반적인‘화법과 작문’과목과 구별되며, 다양한 교 과 학습 및 독서 활동 등을 통해 학습한 분과 학문적 지식을 통합하여 ‘논리적-비판 적 사고력’,‘의사소통 능력’등을 함양하는‘교과 통합적(integrating subjects)’ 성 격을 지닌다고 말한다.45) 이와 같은 논리는 대학생 신입생들의 교양 교육의 연속성을 생각할 때 매우 합리적인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고등학교 교양교육이 입시 시험을 위해서 한시적으로 배워야 하는 교과가 아니라 윤리 교과 속에서 논술이 통합 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송기호의 주장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그는 윤리 교과가 논 술에서 갖는 상관관계가 밀접한 만큼 교과 현장에서의 윤리 학습도 논술형태에 맞추 어서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리 교과서 속에서 쟁점화 되는 제시문을 통하 여 논점을 찾아내고 이를 토대로 사회 현상과 관련시켜 자신의 독창적인 주장을 요약 해보며, 그 주장하는 논거를 교과서 속의 철학사상을 활용하여 나만의 인용구로 활용 해보는 등 일체화 학습을 진행시켜 나간다면, 논술은 윤리 교과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46) 역사, 윤리, 국어 등 실제 교과에서 논술을 통합적으로 지도할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입시 위주의 교육 만 강조되다보니 학생들이 중요한 인생의 기로에서 자기 자신을 찬찬히 들여다 볼 기 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정현은 학생들의 역사적 사고력과 창의력 등을 측정하는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올바른 정착으로 역사 과목이 '암기 과목' 이라는 그간의 비판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 기를 기대하면서 교과와 논술이 적절하게 결합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47) 오정현이 주장한 대로 단순히 암기과목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자신의 인생과 결합시킬 수 있 으려면, 고전과 논술과 교과가 적절히 결합되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고등학교에 서 이루어지지 못하는 고전과 글쓰기의 필요성이 대학에 와서는 취업이라는 현실적 압박에 의해 역시 경시되고 있는 것을 목도하게 된다. 대학은 단순히 4년 후에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이 아니라 100세 시대의 인생의 방향을 설계하는 중차대한 시기이다. 고 령화된 인생의 전주기적 로드맵을 설계하기 위해 대학에서의 교양교육은 더욱 그 역 할이 중요하게 부각되어야 할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논술이 정규교과로 등장한 것은 2014년부터이다. 따라서 그 당시

45) 한혜정 원만희,「고등학교 교양교과 과목으로서의 ‘논술'교육과정의 성격, 목표, 내용체계 고찰」,

『교육과정평가연구』18-2,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5, 1-28쪽.

46) 송기호, 「고등학교 윤리 교과서를 활용한 통합논술 지도방안 연구」,『윤리교육연구』, 한국윤리교육 학회, 2007, 269-292쪽.

47) 오정현, 「고등학교 역사과 서술형 · 논술형 평가의 특징과 개선 방안」,『역사교육연구』, 한국역사 교육학회, 2006, 109-157쪽.

부터 논술의 정체성과 교과로서의 바람직한 방향이 연구되어왔다. 논술은 학생들 에게 논리적 글쓰기만을 가르치는 것에서 나아가 학문적 의사소통능력을 배양하는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따라서 원만희가 주장하는 대로 능동적 지식 형성의 과 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48) 즉, 텍스트 읽기, 텍스트 평가하기, 논술문 쓰기 등으 로 각 단계에서 학생들의 글쓰기 실습과 피드백을 통해 학업 능력의 점진적인 향 상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술의 방법과 토압적 사유는 매우 바랍직하고 유 익하지만, 현재 고등학교 입시 체제에서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점이 있어 보인다.

특히, 통합 논술을 겨냥한 획일적인 논술교육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논술을 통한 지식 재배열과 지식의 자기화를 방해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물리적으로 어려운 고전 활용 논술 교육이 대학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필연성이 바로 입시에 있 다고 볼 수 있다.

2. 인간 본성에 대해 사유하는 통합적 철학으로서의 서양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