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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교양 교육에서 고전을 활용한 글쓰기 과정 제 안

목 차

2) 신입생 교양 교육에서 고전을 활용한 글쓰기 과정 제 안

목들을 분과 학문의 성격까지 고려하여 개설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고전의 세계는 무한하다. 고전을 다루는 과목을 한정된 수로 개설하더라도, 교수자-학생들의 협 업을 통해 거의 무한한 조합의 교육 과정이 실행될 수 있다고 본다.

본 연구에서는 위와 같은 맥락을 토대로 하여 서양 고전을 활용한 글쓰기 교육 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2) 신입생 교양 교육에서 고전을 활용한 글쓰기 과정 제

효성이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다.

2.1) 요약하기

신입생들이 대학에 입학해서 접하게 되는 학문적 지식은 자신의 주관적 입장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타인의 입장을 능동적으로 해석, 수용함으로써 형성되는 객 관적 지식이다. 따라서 학문 활동의 기반은 이론적으로 정리된 타인들의 견해를 이해할 수 있는 언어 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런 맥락에서, 요약은 타인의 글을 명징하게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정확하게 연습해야 하는 중요한 글쓰기 방식이다. 교양 교육으로서의 글쓰기 교육에서 요약 은 글의 분량을 압축해서 정리하는 평범한 기술로만 다루어지기에는 아쉬운 부분 이 있다. 그것은 자기를 언어로 표현하기에 앞서, 타인의 언어를 정밀하고 객관적 으로 이해하는 연습이 될 수 있다. 타인에 대해 사유한다는 철학적인 문제의식도, 다른 사람의 글을 읽기 시작하는 일상적인 행위에서부터 시작된다. 또, 학술적인 글쓰기에 있어서는 필자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명확히 구분하고 인용을 분 명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요약은 타인의 생각과 나의 생각을 구분하는 학술 적인 글쓰기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49)

요약의 단계는 글쓰기 이론에 따라서, 대학 교재에 따라서 다르게 구분할 수 있 겠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단계들을 모두, 혹은 일부 포함한다고 할 수 있겠다. 본 연구에서 우선 편의상 제시하는 요약하기50)의 단계는 이렇다.

① 주제문 찾기

② 핵심어 찾기

③ 글의 구조 이해하기

④ 문단의 유형을 확인하기

⑤ 요약문 다듬기

이 중에서 ③이나 ④와 같은 부분은 단락을 비롯한 형식적 구분이 뚜렷한 근대 적인 텍스트를 요약하는 데에 보다 적합하고 필요한 항목들이라고 생각된다. 서양

49) 서강대학교 교양국어 교재편찬위원회, 읽기와 쓰기, 서강대학교 출판부, 2011, 67쪽.

50) 위의 책, 68-69쪽.

창조계의 부분들에서는 어떤 것이 어떤 것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치 나쁜 것처럼 간주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똑같은 것이 다른 것들과는 잘 어울려 좋은 것이며 또 그래서 자체로는 선합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 모든 것들이 사물의 낮은 부 분, 저희가 땅이라고 일컫는 것과는 어울리며, 땅 역시 나름대로 자체에 어울리는 하늘, 곧 구름 끼고 바람 부는 하늘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전에 하던 말대로 “저런 것들은 차라리 없었더라면!”이라고 말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저것들만 따로 놓고 고 찰한다면 저희가 더 나은 것들을 바라게 될지 몰라도, 저런 것을 그대로만 가지고도 저 로서는 당신[하느님]을 찬미해야 마땅하겠습니다. 땅에서부터 당신을 찬미하라는 것들은 용(龍)들과 모든 심연들이며, 불이며 우박, 눈이며 안개이고, 당신 말씀을 수행하는 거센 바람이며, 신들과 모든 언덕들, 과일나무와 모든 향백나무들이고, 들짐승들과 모든 집짐 승, 길짐승과 날짐승들입니다. 또 세상 임금들과 모든 민족들, 고관들과 세상의 모든 판 관들이고, 총각들과 처녀들도 노인들과 아이들도 함께 당신 이름을 찬양합니다. 그리고 하늘로부터 당신을 찬양하여 마땅하니, 저희 하느님, 높은 데에서 당신을 찬양하여 마 땅합니다. 당신의 모든 천사들이나, 당신의 모든 군대들, 해와 달, 모든 별들과 빛, 하늘 위의 하늘, 하늘 위에 있는 물들이 당신 이름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저는 더 이상 더 나은 것들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헤아리고 있었고, 위에 있는 것들이 아래 있는 것들보다 더 낫기는 하지만 위에 있는 것들만 홀로 존재하기보다는 모두인 편이 더 좋다는 것을 건전한 판단으로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염 역주, 고백록, 경세원, 2016, 257~258쪽.) 고전 텍스트는 단락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글이 간명하게 구 조화되어 있기보다는 사상과 개념이 유장하게 전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질 적으로 텍스트를 요약하는 연습을 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①과 ②의 항목 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① 주제문 찾기 역시 단락이 논리적으로 잘 구분된 글에서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연습이기 때문에 요약하기 연습의 출발점은 ② 핵심어 찾 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주어진 텍스트에서 핵심어들을 추 출하여 텍스트를 요약하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첫 번째로는 서양의 기독교 문화를 잘 보여주는 고전 중의 한 작품인 아우 구스티누스의 고백록에서 일부 지문을 발췌하여 핵심어를 찾는 연습의 실례를 들어보기로 하자.

<표11. 요약 연습을 위한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발췌문>

창조계, 어울린다, 땅, 하늘, 당신,

용, 심연, 별, 우박, 눈, 안개, 바람, 신들, 모든 언덕들, 과일나무, 향백나무,

들짐승, 집짐승, 길짐승, 날짐승들, 임금들, 민족들, 고관들, 판관들, 총각들, 처녀들, 노인들, 아이들,

찬양,

천사들, 당신의 군대들, 해와 달, 별들과 빛, 하늘 위의 하늘, 하늘 위에 있는 물들

홀로, 모두, 나쁨, 좋음

위에 인용한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잘 알려져 있듯이 그리스 철학을 비 롯한 세속 학문, 그리고 다양한 인간의 죄악에 빠져 있었던 아우구스티누스가 회 심한 이후, 회심 이전의 삶에 대해서 성찰하고 자신을 구원한 하느님에 대해서 서 술한 철학적, 신학적 저작이다. 서양 중세의 교부 철학이 성립되는 데에 기틀이 된 이 중요한 저작은 그 방대한 주석을 일일이 다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전통과 권위를 가진 저작이다. 이러한 고전을 철학과나 신학과에서 전공 학문의 대상으로 다루는 것과 교양 교육에서 대상으로 다루는 것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을 것 이다. 하지만 이런 고전을 접할 기회가 드문 학생들에게 이와 같은 고전을 읽기와 쓰기의 대상으로 제시하는 교양 교육은 의미 있는 지적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본 다.

고전 텍스트를 예시하고 핵심어를 찾기 시작했을 때, 독자에 따라서 서로 다른 핵심어를 찾을 수 있다. 교수자는 학생들이 가지는 생각의 다양성을 중시하되, 텍 스트가 성립되는 데에 있어서 본질적인 요소들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있다.

위의 예시문에서 독자들이 발견할 수 있을 법한 중요한 핵심어들은 대략 이런 것들일 수 있다.

<표12.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제 7권 발췌문에서 추려낸 핵심어들>

당신(하느님) 창조계 땅, 하늘

용, 심연, 우박, 눈, 안개, 바람, 신들, 모든 언덕들, 과일나무, 향백나무,

들짐승, 집짐승, 길짐승, 날짐승들, 임금들, 민족들, 고관들, 판관들, 총각들, 처녀들, 노인들, 아이들,

찬양,

천사들, 당신의 군대들, 해와 달, 별들과 빛, 하늘 위의 하늘, 하늘 위에 있는 물들

홀로, 모두, 나쁨, 좋음

어울린다

독자가 어떤 단어를 핵심어로 선택했든, 아마 위에 제시된 발췌문만을 접한 독 자는 본문에 등장하는‘당신’이 누구인지 질문하게 될 것이다. 물론 아우구스티 누스라는 저자와 고백록이라는 책 제목에서‘당신’을‘신’, 즉 하느님으로 추 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든 이 발췌문에서 다양한 단어들을 핵심어라고 제시 할 수 있지만, 발췌문의 사상적 구조나 책 전체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어 중의 핵심어를 고르라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당신’이라고 2인칭으로 지칭되고 있는‘하느님’일 것이다.

<표13. 재구성한 핵심어들의 목록>

위에 제시한 표에서 열거했던 핵심어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인‘당신(하느 님)’을 핵심어 목록의 맨 위로 올리자, 다른 핵심어들의 의미 관계가 큰 이동과 수정 없이도 비교적 잘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저자인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유 가 진행되는 과정을 존중하기 위해 대부분의 단어들을 등장한 순서 그대로 놔두었 다. 결국 이 발췌문은 창조주로서의 하느님이 창조한 이 세계에 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땅에 속한 용이나 심연, 하늘에 속한 기후현상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인간

들이 섬기는 다른 신들 역시 절대적인 유일신으로서 ‘창조’한 피조물로 마치 언 덕이나 나무처럼 등장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위정자들, 권력자들, 평범한 사람들 모두 자연과 더불어 하느님에 의해 창조된 존재들이다.

지상에 밀착되어 있던 아우구스티누스의 시선은 천상으로 향하는데, 그 직전에 중요하게 등장하는 핵심어가 바로‘찬양’이다.‘하느님’에서‘창조세계’로 이 어졌던 핵심어의 연합체는‘찬양’으로 이어진다. 창조세계의 중요한 직분이 바로 무한한 진선미의 근원이자 유일한 보편으로서의 신에 대한 미학적 반응, 즉 ‘찬 양’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창조주와 창조세계가 행복하게 연합될 때 빚어지는 아 름다운 음악은 지상의 피조물들과 천상의 피조물들을 연대하게 한다. 음악을 통해 인간은 천사들, 천군들, 천체들과 같은 수준에서 신과 대면하게 된다.

그래서 ‘하느님-창조세계-찬양’의 연결 고리 속에서, 세상에 있는 어떤 요소 가 부족하다거나 나쁘다고 미학적으로 부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낮은 것과 높은 것, 지상과 천상, 나쁜 것과 좋은 것이 모두 하 느님에 의해 창조된 것이기 때문에, 저자 아우구스티누스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이 세계의 ‘조화로운 연합’을 의미 있게 평가한다.

이와 같이 핵심어들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서 발췌문을 이해했을 때, 발췌문의 주제문은‘신이 창조한 세계에서는 우월한 특정 요소만 존재하는 상태보다 다양한 모든 요소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상태가 더 선하고 아름답다’정도로 상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핵심어들에 대해서 살펴보고, 핵심어들을 정리하여 글의 주제를 귀 납적으로 찾아봄으로써, 우리는 비기독교적 세계의 독자들에게 난해하고 심오하게 만 느껴질 수 있었던 서양 고전을 읽고 그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기록해 가는 연 습을 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서양의 인문주의 고전 중의 한 작품인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1516)에서 일부를 인용하여 핵심어를 찾고 요약해 보기로 하자. 유토피아는 1부 와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저자인 토머스 모어가 자신을 1인칭 서술자로 설정 하고, 페터 힐레스라는 네덜란드인과 라파엘이라는 다른 두 인물과 함께 나누는 토론을 대화의 형식으로 서술한 부분이다. 2부는 1부에서 영국과 대비하여 언급된 유토피아라는 섬이 어떻게 당대 영국의 현실과는 다르게 이상적인 정치, 경제 구 조를 가지고 있는 곳인지를 허구적이고 환상적인 이야기로 풀어낸 부분이다. 여 기에서는 서로 다른 인물들의 생각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1부에 흥미로운 논점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