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 남성들이 몸을 관리하고 몸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 하는 것에 있어서 개인의 결정권이 높아졌다. 하지만 몸 관리행동을 실 천하는 한국 남성들은 몸에 대한 의식수준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내 면화된 집단적 가치로 인해 개인의 패션행동에는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 었다. 특히 몸을 드러내는 실루엣을 기본적인 특성으로 하는 바디컨셔스 패션스타일의 결정 및 발현에 있어서는 사회․문화적 요인에 영향을 받 아 상당히 제약적인 발현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의 패션이 자기표현에 있어서 더 이상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감성을 추구하고 있다고 하지만 한국의 사회․문화 적 의식은 집단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중시하는 남성에게 개인의 주체적 패션스타일 발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인터뷰 자료 분석 결과, 응답자들 의 몸에 대한 의식이 패션으로서 표현됨에 있어 그 중요성은 매우 확대 되어 나타났다. 특히 몸 관리행동을 통해 개선된 몸이라는 성취결과를 습득한 남성들에게는 몸의 과시 욕구가 패션으로 반영되어 몸의 실루엣
을 드러내는 바디컨셔스 패션스타일에 대한 욕구가 증대되었다. 한국 남 성들의 의복선택의 기준에 있어 몸을 드러내는 실루엣 발현에 대한 욕구 가 증가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남성은 바디컨셔스 패션스타 일 발현에 있어서 주체적으로 개인화 하지 못하고 보수적인 한국 사회․
문화 의식에 크게 영향을 받아 스타일을 재구성하여 결정짓고 있었다.
Tajfel(1981)은 준거집단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사회적 동일시 이 론을 통해 준거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어떠한 행동을 할 때 스스로의 생 각과 판단으로 행동하지 않고 준거집단의 규범에 자신의 행동을 동일시 하려는 경향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한국 남성들은 집단 내 사회적 규범 에 맞는 패션스타일을 위해서 최소한의 개인적 욕구를 반영하여 바디컨 셔스 패션스타일을 발현한다. 한국 남성들에게 의복 유행은 개개인의 동 기에 따라 그 수용정도가 달라지는 반면, 몸의 실루엣을 드러내는 바디 컨셔스 패션스타일을 어느 정도 선호 혹은 수용하는가의 문제가 개인에 게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개인이 속해있는 혹은 생활하는 집단의 사회의 암묵적 기준에 따라 실루엣 정도가 변화되어 발현되는 것이다.
특히 한국 남성들은 몸을 드러내는 실루엣에 대한 욕구에 기인하여 바디컨셔스 패션 스타일을 발현한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사회 집단에 의 해 제재를 받거나 타인의 제재에 의해 시도 횟수가 줄거나 아예 자신의 선호 실루엣을 변화시키기도 하였다. 몸의 외형적 형태를 그대로 드러내 는 스타일이 여성스럽다 혹은 꼴불견 이라는 이유를 들어 만류하는 동료 집단이 있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바디컨셔스 패션스타일 발현에 있어 자 기만족적 표현이 주체적으로 발생하기 쉽지 않으며, 집단의식에 매우 민 감하게 반응하며 스타일 발현 형태 또한 변형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다.
이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또는 타인의 제재 없이도 내면화된 집 단의식이 바디컨셔스 패션스타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의식하고 선택적으 로 수용하거나 스타일 선택에 스스로 제재를 가하기도 한다. 이는 집단 이 정해 놓은 암묵적 규범이 개인에게 내재화되어 작용하며 개인은 사회 관계망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개인의 주체적 스타일 발현보다 중요하
게 의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외모관리에 대한 사회․문화적 가치의 내면화와 관련된 연구를 살펴보면, 사회․문화적으로 선호하는 몸이 존재하고 이러한 경향에 따 라 자신 안에 얼마나 내면화 하느냐에 따라 이상적인 몸 이미지가 영향 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Stice, Schupack, Shaw & Steim(1994)의 연구에 따르면 단순히 미디어에 노출된 것 보다 사회․문화적 가치를 내 면화 하는 정도가 너 큰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 남 성들은 한국 집단의 몸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의식 가치를 기본 적으로 내면화하여 바디컨셔스 패션스타일 발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남자들이 셔츠를 근육이 잘 드러나게 핏하게 입는 거는 포멀한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선입견일수도 있지만 옷을 통해 몸매를 과하게 드러낼 정도로 운동한 남자들은 사회적인 위치나 이런 것들이 아예 극단적으로 높은 경우가 아니면 사회적 위치가 낮은 확률이 많으니 까요”
(Z3, 34세)
몸의 외형적 형태를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의복은 시대가 변화함에 따 라 그 노출 부위와 형태가 개방적이고 다양하게 변화하였지만 한국 남성 들의 패션행동에는 여전히 성이분법적인 의식이 강하게 작용 한다. 이는 남성들이 몸을 드러내는 것이 남성답지 못하다는 한국 집단의식과 깊게 연관된다. 한국 남성들은 집단의식이 매우 강한 집단이기 때문에 몸을 관리하여 근육을 만드는 것을 통해 남성다움을 추구하고 이를 미덕으로 내세우는 사회적 분위기에 비교적 긍정적으로 동조 한다. 반면, 바디컨셔 스 패션스타일이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됨에 따라, 사회 적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개인의 스타일로 발현함에는 어려움이 따른 다.
몸의 실루엣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바디컨셔스 패션스타일은 남성다 움을 훼손하는 이미지를 내포한다고 보는 시각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
의 패션스타일을 극명하게 구분하는 의식 또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이 러한 집단의식에 영향을 받은 남성들은 몸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이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처럼 남성들에게 몸은 집단 내 생활 에 중요한 요소로 남성적 이미지 표현을 위한 수단이기도 한 것이다(임 인숙, 2005).
한국 남성들은 바디컨셔스 패션스타일 표현에 있어 집단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며 가꾸어진 몸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본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어떻게 중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 의식하 고 있었다. 즉, 몸의 변화를 부각시키기 위한 스타일 표현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패션으로 표현된 몸을 통해 타인 및 집단과 어떻게 소 통할 수 있는 가에 대해 전략을 세워 스타일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몸을 드러내는 방식에 있어서 무게가 여성과 남성 사이에 완전히 다르 게 나타나는 건 아니지만 남자들은 몸을 드러내는 방식에 무게가 다른 것 같아요. 몸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보다 어떻게 디테일을 살려서 과하지 않게 드러내는가에 달려 있는 것 같고요.”
(Z3, 34세)
남성들은 패션으로 몸을 표현함에 있어 완벽히 주체적이며 다양한 방 식으로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몸 자체가 사회적 규범에 따라 통제되고 억압적인 전통이 현재 한국 남성에게 강하 게 영향을 미치며, 이는 그들의 몸이 패션의 발현의 장이 되는 것이 자 유롭지 못한 상태임을 확인 시켜 준다. 현대 한국 남성들에게 몸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자아 발현의 대상이자 적극적인 관심의 대상이지만 이를 투사할 수 있는 패션의 역할이 주체적이고 확장되지 못 하였다.
현대에 바디컨셔스 패션스타일은 자신의 패션 감각을 돋보일 수 있 는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몸의 건강미를 드러내고자 하는 욕구를 기반 으로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확장되어 그 유행은 지속되었다. 특히 몸에 밀착하여 다리의 굴곡을 드러내는 스키니 진과 상체의 실루엣을 드
러내는 신축성 티셔츠와 같은 직접적인 바디컨셔스 패션스타일은 남성들 에게도 이제 보편적인 의복 스타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한국의 몸의 실루엣 노출에 대한 보수적인 집단의 시각은 여 전히 개인에게 내면화 되어 복식규범의 준수와 관련한 집단의식에 영향 을 받는다. 특히 30대와 같이 직무환경에 오래 노출되는 경우에는 T.P.O 별 적합한 복장을 추구하며 그 표현형식은 바디컨셔스 패션스타일 발현 에 있어서도 실루엣의 변형을 가져왔다. 이에 신축성이 있어 몸에 밀착 하는 직접적인 바디컨셔스 패션 아이템 보다 핏감있게 재단되어 몸의 실 루엣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스타일이 한국 남성들에게 더욱 보편화 되 어 받아들여진다.
특히 한국은 정숙성과 관련하여 이에 대한 요구와 기준에 대한 보수 적인 입장이 매우 강하게 나타났고 이는 여성과 비교하여 더욱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몸을 드러내는 실루엣이 정숙성과 깊게 관련된 집단의식은 상황에 따라 개인에게 제재가 가해짐으로서 그 대안 점을 찾는 과정에서 스타일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사회․문화적 으로 비판과 규제가 있지 않은 경우에도 개인에게는 스스로 드러내는 것 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며, 이는 개인의 만족과 유희로서 패션을 영위하 기에 사회의 보수적인 집단의식으로 개인의 바디컨셔스 패션스타일을 발 현하는데 있어 큰 방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남성들의 스키니 진의 대대적인 유행과 같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바디컨셔스 패션스타일에 대한 태도가 다소 유연해짐으 로써 개인에게 바디컨셔스 정도의 판단기준과 그 의미는 다양하게 나타 나고 있다. 즉, 현대 남성에게도 발현되는 정숙성에 대한 집단의 요구는 시대와 사회에 따라 그 기준이 변화하면 고정되지 않은 것으로, 한 문화 권 내에서도 T.P.O 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한국의 정숙성에 사회적 관점은 충분히 변화될 여지가 있다.
종합적으로, 외모관리행동을 통한 자기표현이 남성에게 보편적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현대 집단의식은 남성의 몸 관리행동에 대한 긍정적이고 보편화된 인식 또한 확장시켰다. 이에 한국의 집단의식의 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