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이미지란 자신의 몸에 대한 느낌을 마음속에 갖고 있는 정신적인 상(mental image)으로 인간이 가지는 자아의 모습으로 정의 내릴 수 있 다. 몸 이미지는 세부적으로 몸에 대한 느낌이나 의식의 총체로 매우 다 차원적이고 복잡하게 인지될 수 있다. 더불어 몸 이미지는 외모뿐만 아 니라 특정 부위, 나이, 인종, 힘, 신체능력, 지각능력을 포함한 개념으로 몸에 대한 의식적, 무의식적 정보나 감정의 끊임없는 변화에 이루어지는 사회적 산물이다(Mclosky, 1976).
몸 이미지는 다양한 인간의 태도와 지향, 관심의 초점과 자아감, 신체 적 매력, 성격인자와 같은 인간변수와 사회 환경과 신체 관련 자극등과 같은 상황적 자극등과 상호작용하며 변화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최근 학자들은 몸 이미지가 개개인의 차이지각에 따른 다양한 태도와 양 식에 대한 심리적 현상을 활발하게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관한 논 의를 살펴보면 몸 이미지를 비롯하여 개인의 몸에 관련된 매력을 지각하 는 방법, 몸에 대한 왜곡 등에 관한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Wassner(1982)에 의하면 몸 이미지는 전체적 자기평가에서 중요한 현상으로써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데 있어서 주체성, 자존심, 자기가치의 근본이 되며, 인간의 심리상태 및 행동을 결정하는 지표가 되므로 인간 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보았다.
Cash & Pruzinsky(2002)는 몸 이미지를 ‘내적 관점(inside view)’에
서 이해할 수 있는 개념으로 보았다. 자신의 몸 이미지가 곧 자신이 몸 을 바라보고 대하는 태도의 형성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한 것 이다. 몸 이미지는 인간 개개인의 경험을 통해 형성되는데, 이러한 경험 은 성장과 발달의 과정 속 다양한 자극에 의해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 다. 즉, 개인은 다양한 경험과 개인이 가지는 몸 이미지에 따라 몸 의식 은 점진적으로 변화될 수도 있다.
이처럼 몸 의식 형성에 있어 개인의 몸에 대한 지각과 개념, 감정 등 이 포함된 자아의 영향력이 매우 중요하지만 더불어 그 시대의 이상적인 미와 유행 등의 사회․문화적인 측면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Kaiser, 1997). 각 문화권마다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지만 몸 이미지에 대한 각각 의 규범과 가치를 부여하게 됨으로써 몸을 중요한 매개로 의식할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기준을 형성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개인은 사회의 미적 규범과 가치를 통해 다양한 몸 이미지를 형성한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영향력을 대중매체의 외모나 몸에 대한 이상적 기준제시와 무관하지 않 게 보는 선행 연구가 많다. Featherstone, Hepworth & Turner(1991)는 이상적 몸 이미지가 우리가 항상 접하고 있는 매체를 통해 강력하게 전 달되고, 매체는 좋은 신체적 외모와 행복, 성공을 양식화된 이미지로 융 합시켜 몸의 문화적 이상을 강화한다고 하였다.
국내 선행 연구에서도 대중매체가 이상적 몸의 조건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원으로 활용되고 이상적 몸 이미지에 대한 기준으로 작용한다고 보 았다.(남미우 & 고애란, 2005). 무엇보다 최근 매체의 영향력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인터넷의 보급률의 확장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확 장으로, 이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고 받는 차원을 넘어 선다. 매체는 단 순히 객관적인 방식으로 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소비사회 에서 가치평가에 의해 재생산되기 때문에 몸 이미지에 대한 부각이 긍정 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개인의 결점과 수치심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일어 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개인은 이상적인 몸 이미지와 실제 자신의 실제 모습과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외모의 변화를 도모하게 된다. 이처럼 몸 이미지에 대한 신념이 개인의 실천 행위로 이어지면서, 이상적인 자아와
자신의 가치 및 목표, 타인이 보는 신체의 모습 및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느낀 것들이 모두가 화합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몸과 관련된 일련의 연구들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중심이었다. 여성의 몸은 객체로서 취급되며 남성의 응시의 대상으로서 여겨짐으로써, 여성들은 사회․문화적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이상적 몸 이미지에 매진하였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전통적 성 역할 규범이 무 너지면서 남성의 몸도 응시의 대상으로서 변화하였다. 이처럼 현대 남성 들의 몸이 타자의 응시의 대상이 되고, 남성 스스로에게 몸 이미지에 관 한 신념이 중요해 진 것은 젠더의식의 변화와 깊게 연관되어 있다.
Shilling(2012)은 공공영역에 여성의 참여가 늘어나고, 인지적, 직업적, 생활방식의 성차가 감소하면서 남성들은 여성들과 차별화 시킬 수 있는 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고 보았다. 특히, 남성은 가족부양이나 사회적 권력의 중심이던 절대적이던 위치가 위협받게 된다. Virginia Woolf가
“여성의 해방 그 자체보다 여성해방에 대한 남성의 저항이 더 재미있다”
고 언급한 것처럼(Fernald, 2006) 여성은 사회에 진출하여 자신들의 영역 을 쌓아 나갔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남성들의 영역을 침범하였다. 이 와 동시에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남성들의 입지를 끊임없이 축소시켜왔 고, 육체적 힘의 의미가 쇠퇴하면서 남성들은 주체로서의 역할보다 소비 의 주체로서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이귀옥 & 이원정, 2004).
Pope, Phillips & Olivardia(2000)이 제시 했던 “남성성의 위기론 (Threatened Masculinity Theory)”에서도 현대의 남성들이 몸의 외형이 나 근육질의 이상적 몸 이미지에 대하여 압박을 받는 이유는 현대 서양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의 위치가 동등해지면서 외형적으로 힘을 드러내어 구분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즉, 남성들이 이상적인 몸으로 남성다운 근 육질을 선호하는 것을 몸 외형을 여성과 구별 지음으로서 남성의 근본적 인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었다. 이와 함께 몸에 대한 근본적인 가치관이 국가적 권력체계의 종속에서 벗어나 개인 표현의 자유가 확장되고 개인화되면서 남성들도 생활의 여유가 생 기면서 시각과 이미지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심미적 태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결국 몸 이미지는 개인의 심리적 작용에 의해 행동을 결정하 는 지표가 될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관계에서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