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 I. 부사 I
4.1.2. 대명사 – 관형사
『표준』과 『고대』에서는 대명사-관형사 통용으로 등재된 표제어 13항목을 찾아 볼 수 있다. 『표준』에서는 이 모든 단어들은 대명사-관형사로 처리되었 고, 『고대』에서는 9개의 단어는 대명사-관형사로, 나머지 4개의 단어는 관형 사-대명사로 처리되어 있다. [부록:2]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4.1.1에서 관 형사의 특징을 다룬 바 있는데 여기서 대명사의 특징을 추가적으로 살펴보기 로 한다.
정희정(2006:37)에서는 대명사의 특성을 아래와 같이 정리한다.
(9a-d)까지는 대명사의 형태·통사론적인 특징으로 볼 수 있고 (9e-f)는 대
명사의 의미적인 특성으로 볼 수 있다. 대명사는 형태가 바뀌지 않는다는 점 과 조사와 결합하는 점, 관형어의 수식을 받는다는 점이 명사와 비슷하여 연 구자에 따라 이를 명사에 포함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찬연(2009:160)에 따르면 대명사는 명사에 비하여 선행하는 관형 어와 구성에 제약을 더 많이 받는다. 예컨대 대명사는 관형사나 ‘체언+조사’
로 된 관형어 수식을 받지 못한다는 제약이 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대명 사의 의미이다. (9f)에서 말하는 바는 ‘나, 너, 그’ 같은 대명사의 의미가 실질 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즉, 발화 상황이나 문맥에 따라 ‘철수’도 될 수 있고
‘영희’도 될 수 있다. 따라서 대명사의 의미는 형식적이며 주관적인 의미이다.
대명사 의미적 특성 중 하나로 지시성을 들 수 있다. 지시 대명사가 사물이나 사람을 가리킬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시 관형사는 뒤따르는 체언을 단 순히 지시하거나 지정하는 구실을 한다.
서정수(1994:478)에서는 ‘이, 그, 저, 모’를 지시 관형사로 처리하였는데,
‘이’는 화자에 가까운 대상을 가리킬 때, ‘그’는 청자에게 가까운 대상을 가리 킬 때, ‘저’는 화자와 청자 모두에게 먼 대상을 가리킬 때 사용하며, ‘모’는 부정칭의 기능으로 쓰여 뒤의 체언의 의미를 한정하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 다. 대명사는 관형사와 마찬가지로 화자와 청자를 기점으로 얼마나 가까운가 에 따라 근칭, 중칭, 원칭으로 구별하고 대상이 정해지지 않는 경우를 부정칭 으로 구별하기도 했다.
대명사-관형사 부류에서는 조사의 역할이 크다. 조사 결합 차이에 따라 단 어의 품사가 달라지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사전에서는 ‘아무’가 대명사로 인칭을 나타날 때 쓰이고 ‘사물, 시간, 장소’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관형사로 쓰이는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금희(2013:68)에서는 ‘아무’의 문장 유형33)을 자세히 검토하여 ‘아무’가
품사 문장 유형
대명사
아무도/아무에게도 + 부정어 아무나/아무에게나 +부정어/긍정어 아무라도/아무에게라도 + 긍정어 관형사 아무 N[이/을/도] + 부정어
아무 N을 V-어도 + 부정어
아무 N[에게/에/에서/으로]도 + 부정어 33) 이금희(2013)의 ‘아무’ 계의 문장 유형이다.
(10) a. 그는 학생이다.
이는 아무도 모른다.
b. 그 사람은 학생이다.
이 소식은 아무도 모른다.
대명사로 쓰일 때 ‘도, 나, 라도’ 조사가 필수적으로 결합되어야 하고, 여격조 사 ‘에게’와 결합할 경우에도 조사가 생략되지 않고 반드시 결합해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 또 관형사로 쓰이는 경우가 대명사로 쓰일 때보다는 조사의 결 합이 좀 더 자유로워 보인다고 언급하였다.
김민수(1986)에서는 ‘이, 그, 저’가 쓰이는 조건에 따라 용법이 달라지며 이들에 조사가 붙으면 대명사가 되는 것으로 보았다.
조미경(1992:7)에서는 다음 예문을 의미 자질로 설명한 바가 있다.
(10a)의 경우 ‘이, 그’에다가 조사가 결합되어 있고 문장에서 주어로 쓰이 고 있으며 [+지시성, +대용성, +인간성]을 가지고 있지만, (10b)에서는 조사가 붙지 않고 뒤에 오는 명사를 수식하고 있으며 [+지시성, +수식성, -인간성]
자질을 가지고 있다.
다음으로 대명사–관형사 유형의 목록을 제시하기로 한다. 한국어 대명사- 관형사 목록에는 한자어계의 단어와 고유어계의 단어가 있는데 한자어계 단 어 중에서는 두 개의 한자어가 있다. 바로 ‘모(某), 모모(某某)’가 그것이다.
고유어계 단어 중에서 단일어와 합성어를 나열할 수 있는데 전자에는 ‘이, 그, 저, 아무’가 해당되고 후자에는 ‘이따위, 그따위, 저따위, 요따위, 고따위, 조따위, 아무아무’가 해당된다. 의미적인 의미를 언급하면 ‘아무, 모(某)’ 등 은 부정칭을 나타내며, ‘이, 이따위, 요따위’는 근칭을, ‘그, 그따위, 고따위’
가 중칭을, ‘저, 저따위, 조따위’는 원칭을 나타낸다.
아무 N[에게/에/에서/으로]이나 부정어/긍정어 아무 N[에게/에/에서/으로]라도 + 긍정어
(11) a. 이 [대명사]: 이는 누전으로 인한 화재이다.
이 [관형사]: 그 옷보다는 이 옷이 더 좋은 것 같아.
b. 아무 [대명사]: 그녀는 아무도 봐주지 않는 연극은 비록 예술일지라 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아무 [관형사]: 그 일은 아무 사람이 와서 한다고 될 일이 아니야.
c. 모모(某某) [대명사]: 모모의 말에 의하면, 곧 우리 회사에서 인사이 동이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모모(某某) [관형사]: 네가 모모 장소에서 데이트하는 것을 본 사람이 있다.
d. 이따위: [대명사]: 너는 무슨 일을 이따위로 하니?
이따위: [관형사]: 넌 도대체 누굴 믿고 이따위 짓을 했느냐?
(1) 한자어계
①한자어: 모(某), 모모(某某) (2) 고유어계
①단일어: 이, 그, 저, 아무
②합성어: 이따위, 그따위, 저따위, 요따위, 고따위, 조따위, 아무아무
(11)에서 든 예문들은 대명사-관형사 부류에 속하는 것들이다. (11a)에서 명사로 쓰인 ‘이’는 조사와 붙어서 말하는 이에게 가까이 있거나 말하는 이가 생각하고 있는 대상을 가리키는 뜻으로 쓰인 반면에 관형사 ‘이’는 명사를 수 식하며 말하는 이가 듣는 이보다 자기 쪽에 가까이 있는 사물을 가리킨다는 뜻으로 쓰인다. (11b)의 부정사인 ‘아무’는 대명사와 관형사 통용으로 쓰인 것 이다. 박진호(2007:113)에서는 비지시적 대명사가 여러 용법으로 쓰일 수 있 으며, ‘아무’는 부정극성과 자유선택의 용법을 가진다고 한 바 있다. (11b)에 나타난 바와 같이 보조사와 결합하면 대명사의 역할을 하고 보조사 없이 나 타나면 관형사로 기능한다. (11c)에 대한 해석도 비슷하다. (11d)의 ‘이따위’
(12) a. 일곱에서 둘을 빼면 얼마일까?
오에 오를 더하면 십이다.
b. 사과 다섯 개 샀다.
몇 개가 필요해?
c. 약 백 명쯤 인원이 된다.
는 대명사로 사용할 때 주로 ‘으로’ 조사와 결합하여 나타난다. 그리고 관형 사로 쓰일 때에는 ‘N+조사’ 구조로 대부분 사용된다.
(11)에서 제시한 예를 21세기 세종 계획의 말뭉치에서 뽑은 통계 결과물을 보면 ‘이’는 관형사로 56012개가 나타나고 대명사로 34154개가 나타난다. ‘아 무’의 경우 관형사로 3021개가 나타나고 대명사로 1977 개가 나타난다. 대명 사로 처리한 ‘모모’는 2개에 불과하고 관형사로 처리한 단어는 1개이다. ‘이따 위’ 같은 경우에 관형사로 분석된 단어는 18개가 있고 대명사로 분석된 단어 는 7개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