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덕과의 성취기준 및 평가기준
도덕과의 평가관이 도덕과 평가의 근본적인 토대와 방향성을 설정한다 면, 도덕과의 성취기준 및 평가기준은 도덕과 평가의 실질적인 근거이자 지침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도덕과 교사들은 평가에 있어서 성취기준의 의미와 역할이 무 엇인지, 그 필요성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 채로 평가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준거참조평가의 점차적인 확대로 인해 성취기준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는 추세를 고려했을 때,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해결되어 야 할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도덕교육 연구자들은 도덕과 특성에 맞는 성취기준 및 평가기준은 무엇인지, 그리고 도덕과의 성취기준 및 평가기준은 도덕교육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규명하는 작업을 통 해 학교 현장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도덕과의 성취 기준 및 평가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도덕과의 성취기준 및 평가기준이 도덕교육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국내에서 성취기준 및 평가기준을 개발하기 위해 처음으로 수행된 연 구는 「국가 교육과정에 근거한 평가기준 및 도구 개발 연구」(백순근 외, 1998)이다. 이후 제7차 교육과정시기부터 현행 교육과정까지 교육과 정을 개정할 때마다 후속 연구 성격으로 성취기준 및 평가기준을 개발하 여 보급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용어 사용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어왔 다(이미경 외, 2016: 19). 이 과정에서 성취기준, 평가기준, 성취수준이란 용어가 혼용되어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도덕과의 성취기준 및 평가기준 을 명료화하기 위해선 용어 사용의 변화를 추적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 육과정평가원에서 발간한 연구 보고서인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중학교 교과 평가기준 개발 연구(총론)」(이미경 외, 2016)에선 이를 다음과 같은 표로 정리하고 있다.
국가 교육과정
국가 교육과 정에 따른 성취기준
개별 성취기 준 달성 정 도
단 원 별 / 영 역 별 성취기준 달성 정도 제7차 교육과
정에 근거한 평가기준 개 발 연구
내용 성취기준 평가기준
2007 개정 교 육과정에 근 거한 평가기
중영역 성취기준 평가기준
[표 3-10] 평가기준 관련 용어의 변화(이미경 외 2016: 20)
제7차 교육과정은 ‘내용’ 형식으로 기술되어 있으며, 평가기준 개발 연 구에선 성취기준은 ‘성취기준’으로, 개별 성취기준 달성 정도는 ‘평가기 준’으로 사용하였다. 제7차 교육과정의 평가기준 개발 연구에선 성취기준 을 “교과 교육과정을 상세화하여 학생이 성취해야 할 능력 또는 특성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서, 해당 학교급과 학년에서 가르치고 배워야 할 교육 내용의 폭과 깊이를 알아보는 기준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평가기준을 “평가 영역에 대하여 성취도를 몇 개의 수준으로 나누고, 각 수준에서 기대되는 성취도를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윤현진 외, 2000: 1). 이어서 2007 개정 교육과정은 제7차 교육과정에서 사용된 ‘내용’을 ‘중영역’으로 바꾼 것 외에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였다.
반면 2009 개정 교육과정에 근거한 평가기준 개발 연구에선 국가 교육과 정을 ‘교육과정 내용’으로 지칭하고, 개별 성취기준 달성 정도를 ‘성취수 준’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달라진 점은 추가적으로 단원별/영역별 성취기 준 달성 정도를 새롭게 제시했다는 점이며, 마찬가지로 이를 ‘성취수준’
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즉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선 ‘평가기준’이란 용 어를 사용하지 않고 ‘성취수준’으로 일관하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근거한 평가기준 개발 연구에선 교육과정에 제시된 성취기준과 평가기준
준 개발 연구 2009 개정 교 육과정에 근 거한 평가기 준 개발 연구
교육과정 내용 성취기준 성취수준 성취수준
2015 개정 교 육과정에 근 거한 평가기 준 개발 연구
교육과정 성취기준
평가준거
성취기준 평가기준 성취수준
개발 연구에서 구체화한 성취기준을 구분하기 위해 전자를 ‘교육과정 성 취기준’으로 지칭하고, 후자를 ‘평가준거 성취기준’으로 지칭하였다. 또한 2009 개정 교육과정에 근거한 평가기준 개발 연구에서 탈락된 ‘평가기준’
용어를 복구하고, 단원별/영역별 성취기준 달성 정도는 ‘성취수준’으로 표현하였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교육과정의 변화 속에서 ‘성취기준’, ‘평가기준’, ‘성 취수준’ 용어의 사용과 의미 또한 함께 변화해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단적인 예로,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성취수준’과 2015 개정 교육과정 에서 ‘평가기준’은 개별 성취기준 달성 정도 측면에선 같은 내용을 의미 하지만, 단원별/영역벌 성취기준 달성 정도 측면에선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사용되는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의 의미를 명료화하고, 이 둘의 관계를 살펴보는 일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현행 교육과정은 성취기준(achievement standards)을 “학생들이 교과를 통해 배워야 할 내용과 이를 통해 수업 후 할 수 있거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능력을 결합하여 나타낸 수업 활동의 기준”으로 정의하고 있다 (교육부, 2015a: '일러두기'). 또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간한 「2015 개정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Ⅰ-국가교육과정 각론 조정 연구」
(이광우 외, 2015a: 43)에 따르면 “교과를 통해 학생들이 배워야 할 지식 과 기능, 수업 후 학생들이 할 수 있어야 할, 또는 할 수 있기를 기대하 는 능력을 나타내는 결과 중심의 도달점(outcome), 교과의 내용(지식)을 적용하고 문제해결을 하는 수행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두 정의의 공 통점은 성취기준이 ‘내용 기준(content standards)’과 ‘수행 기준 (performance standards)’을 통합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김동 창, 2016: 208). 이러한 구성에 따라 공통적으로 “성취기준의 기본 문장 구조는 학생을 주어로 하여 '~을/를(내용<요소>·지식 등) ~한다· 할 수 있다(기능)' 형식”을 갖추고 있다(신호재, 2017: 223). 실제 도덕과의 성 취기준 문장의 형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표 3-11] 내용과 기능으로 구성된 2015 교육과정 ‘중학교 도덕’ 성취기 준(교육부, 2015b, 기호는 임의로 추가)
성취기준이 내용과 기능을 구성요소로 하고 있다는 점을 표시하기 위해
㉠과 ㉡을 추가하였다. ㉠은 내용을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였고, ㉡은 기 능을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위 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중학교 도덕]/(1)자신과의 관계’ 영역에서 “㉠행복한 삶을 위해 좋은 습관과 건 강의 필요성”, “㉠정서적 건강과 사회적 건강”은 내용을 진술하고 있으 며, “㉡설명하고”,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의지를 함양할 수 있다”는 기 능을 진술하고 있다. 또한 ‘[중학교 도덕]/(3)사회·공동체와의 관계’에서
“㉠보편 규범과 문화다양성의 관계”, “㉠문화적 차이와 다름”, “㉠다양 성”은 내용을 진술하고 있으며, “㉡이해하고”, “㉡존중하는”, “㉡긍정하는 자세를 지닐 수 있다”는 기능을 진술하고 있다. 특히 “㉠보편 규범과 문 화다양성의 관계”는 단순히 내용이 아니라 ‘도덕적 지식’의 형태로 제시 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도덕과 교육과정은 제7차 교육과정부터 교과 교육과정 문서의 내용들을 성취기준 형식으로 진술하도록 하였으며(윤현진 외, 2008: 3-4), 성취기 준 진술방식은 현행 교육과정에 이르면서 더 정교화된 형태로 발전해왔 다(김현수 외, 2016: 3; 신호재, 2017: 221). 성취기준이 현행 교육과정에 이르러 보다 발전된 부분은 학습 후 기대되는 학생들의 수행 능력을 규 정하는 ‘수행 기준’을 더 강화시켰다는 데 있다(신호재, 2017: 219). 이런
단원/영역 성취기준
[중학교 도 덕 ] / ( 1 ) 자 신과의 관 계
[9도01-05] ㉠행복한 삶을 위해 좋은 습관과 건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정서적 건강과 사회적 건강을 가꾸기 위한 ㉡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의지를 함양할 수 있다.
[중학교 도 덕 ] / ( 3 ) 사 회 · 공 동 체 와의 관계
[9도03-02] ㉠보편 규범과 문화다양성의 관계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화적 차이와 다름을 ㉡존중하는 등 ㉠다양 성을 ㉡긍정하는 자세를 지닐 수 있다.
이유로 성취기준은 도덕과에서 가르쳐야 할 목표, 내용, 역량을 모두 포 함하고 있으며, 여기서 교육목표로 제시된 ‘역량’은 ‘기능’의 형태로 내용 체계 및 성취기준에 구현되었다(이미경 외, 2016: 13).
이처럼 내용기준과 수행기준을 통합하는 형태로 기술된 성취기준은 교 육과정 상에서 두 가지 기능을 하고 있는데, 하나는 ‘표준’의 기능이라 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기준’의 기능이라 할 수 있다(정혜승, 2007:
184). 앞서 제시한 정의 중 전자는 교수·학습활동을 포괄하면서 넓게 정 의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교수·학습의 실질적 근거로서 표준에 초점 을 맞췄다면, 후자는 ‘결과 중심의 도달점(outcome)’을 강조한다는 점에 서 상대적으로 평가의 실질적 근거로서 기준에 주목했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국가수준 교육과정 문서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연구보고서에 서 정의된 성취기준은 각 교과가 가르쳐야 할 단원 및 영역의 내용과 수 행 혹은 기능을 모두 포함하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교수·학습의 범위와 깊이와 폭을 한정하는 표준으로서의 기능에 주목하는가 혹은 교수·학습의 달성 여부를 확인하는 기준으로서 의 기능에 주목하는가에 있어선 차이가 있다.
이처럼, 동일한 성취기준이 상대적으로 주목하는 바에 따라 차이가 생 기는 이유는 성취기준이란 개념이 엄밀한 학문적 정의에 근거한 것이 아 니라 사회적 요구 및 정책적 차용의 맥락에서 도입된 측면이 강하기 때 문이다(김국현, 2009: 130; 김동창, 2016: 203; 윤현진 외, 2000: 5). 따라 서 성취기준이 갖고 있는 ‘표준’으로서의 기능과 ‘기준’으로서의 기능을 구분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전자는 성취기준으로, 후자는 평가기준으로 구분한 것이다.
기준으로서의 기능이 반영된 평가기준은 “평가활동에서 학생들이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실질적인 기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각 평가준거 성취기준에 도달한 정도를 상/중/하로 구분하고 각 도달 정도에 속한 학생들이 무엇을 알고 있고, 할 수 있는지를 기술한 것”을 말한다(김현수 외, 2016: 15). 즉 평가기준은 성취기준을 준거로 삼 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평가기준은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개발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