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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육평가의 새로운 동향으로서 형성평가

지난 수십 년간 교사의 의사결정, 인지이론(cognitive theory), 동기에 관한 연구들은 효율적인 교수학습을 위한 평가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를 변화시켜 왔다(McMillan, 2014; 손원숙 외 역, 2015: 27). 평가의 중요성 에 대한 이해의 변화는 효과적인 교수학습을 위해 평가가 교육목표와 일 치해야 한다는 점, 평가를 더 빈번하게 실시해야 한다는 점, 평가결과를 통해 수업을 조절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더 나아가 평가가 단지 학습의 결과를 기록 및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점 등 평가의 전통적인 관점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골자로 한다.

이와 같은 인식의 전환은 평가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이 지닌 한계와 부 정적인 결과들에 기인하고 있다. Robinson(2015: 261; 강태훈, 류성창, 2017: 258에서 재인용)은 미국 공립학교들이 표준화 시험 및 고부담 시 험(high-stake test)에 의해 받는 부정적인 영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 다.

주와 연방의 교육제도가 고부담의 표준화시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바 람에 미국 공립학교의 교육적 질과 형평성이 손상되고 있다. 교육자들은

혁신,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협력, 소통, 비평적 사고, 교과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촉진시켜 민주주의는 물론 세계화 추세의 사회와 경제 에서 성공적 삶을 일구도록 힘이 되어줄 폭넓은 학습에 초점을 맞추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표준화 시험에 대한 지나친 의존 탓에 교육자들의 이런 시도가 방해받고 있다.

이처럼, 기록 및 보고, 비교, 선발, 분류, 진학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 로 학습자의 학업성취도를 표준화 및 고부담 시험을 통해 측정 (measurement)하는 전통적인 평가는 공교육의 교육적 질을 훼손하는 것 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 교실평가(classroom assessment)3)의 동향은 21세기 핵심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평가유형으로 초점을 전환하면 서 참평가(authentic assessment), 수행평가(performance assessment), 포트폴리오(portfolio) 등 분절된 지식을 수동적으로 찾아내기 보다는 학 생들이 능동적으로 의미를 구성하며 지식과 기술이 상호 독립되어 있지 않은 대안적인(alternative) 평가유형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McMillan, 2014; 손원숙 외 역, 2015: 41-42).

국내 교육평가 관련 이해관계자들도 평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수용하 면서, 평가에 대한 대안적 접근을 국가수준 및 시·도교육청 수준의 교육 과정 문서에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정중심평가’, ‘교육과정-수업- 평가의 일체화’, ‘성장중심평가’, ‘성취평가’, ‘성장과 발달을 돕는 평가’ 등 새로운 평가 동향을 지칭하는 용어들을 교육과정 문서나 교육평가 관련 연구물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경기도교육청, 2018; 교육부, 2015a, 2015b). 특히,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2017: 6-7)에서는 과정중심 평가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기반을 둔 평가 계획에 따라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생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자료를 다각도로 수집하여 적절한

3) 일반적으로 평가의 개념을 평가의 대상을 기준으로 학생평가, 교사평가, 교실 평가, 교육과정 평가, 학교 평가 등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교육평가 연구자인 James McMillan은 실제 교육활동이 일어나는 장면인 교실에서 수행되는 평가 를 교실평가(classroom assessment)로 총칭하여 사용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본 연구에서는 McMillan의 표현을 따르고 있다.

피드백을 제공하는 평가’라고 설명함으로써 평가에 대한 대안적 관점을 반영하고 있다(박지현 외, 2018: 28에서 재인용). 그러나 이와 같은 용어 들은 교육정책의 맥락에서 사용되는 정책적 구호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새로운 평가를 설명하기 위한 학술적 개념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새로 운 평가의 동향을 반영하는 정책적 구호들이 학술적 근거로 삼고 있는

‘학습을 위한 평가’ 혹은 ‘형성평가’ 개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교육연구자들은 평가의 새로운 동향을 설명하기 위해 ‘학습을 위한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 혹 은 ‘형성평가’ 개념을 교육적 담론의 주제로 삼고 있다. ‘학습을 위한 평 가’ 혹은 ‘형성평가‘가 본격적으로 교육적 담론의 주제로 사용된 것은

「Inside the Black Box: Raising Standards Through Classroom Assessment」(Balck & Wiliam, 1998b)이란 논문에서 학업성취도 국제 비교 연구와 미국의 교육향상도 평가와 같은 대규모 표준화 및 고부담 평가를 통해 성취수준을 높이려는 평가정책이 교수-학습 과정을 등한시 한 평가모형에 근거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발표된 이후에 해당한다(박 정, 2018: 484). Black(1986)에 의해 처음 사용된 ’학습을 위한 평가‘는 1992년 ASCD(Association for Supervision and Curriculum Development) 연차대회에서 Mary James에 의해서 다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Wiliam, 2011: 39), 이들은 학습한 결과에 대한 평가를 총 괄평가(summative assessment)로, 학습을 위한 평가를 형성평가로 구분 하였다. 즉 총괄평가는 평가에 대한 전통적 관점을 대표하는 개념으로, 형성평가는 평가에 대한 대안적 관점을 대표하는 개념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성태제(2010, 67-69)는 총괄평가란 “교수학습의 효과와 관련해서 학습 이 끝난 다음에 교육목표의 달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정하는 평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형성평가는 “교수학습이 진행되고 있는 도중에 학생에 게 송환효과(feedback)를 주고 교육과정 및 수업방법을 개선시키기 위한 평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총괄평가의 목적 은 성취수준의 도달여부를 판정하여 서열을 부여하고 교수학습이 끝난

뒤에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는 반면, 형성평가의 목적은 학습의 개별화 의 추구, 피드백, 학습곤란의 진단, 학습동기 유발에 있다. 이러한 설명은 총괄평가란 용어의 전통적 성격과 형성평가란 용어의 대안적 성격을 나 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교육평가 연구자들은 향후 미래 교육으로서 교육평가가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 결과중심적인 총괄평가보 다 과정중심적인 형성평가를 지향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으며(강 태훈, 류성창, 2017; 류성창 외, 2012; 성태제 외, 2013; 지은림, 2010; 허 경철, 2013), 대안적 평가의 실천적 형태로서 과정중심 수행평가의 추진 방향으로 ‘평가의 형성적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전경희, 2016).

이처럼 교육평가의 새로운 동향으로서 재조명받고 있는 형성평가는 수 업(instruction)과 평가의 통합, 수업 과정 중에서의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평가 기반의 피드백, 수업의 조절, 학생의 자기평가(self-assessment)를 핵심적인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은 형성평가 개념이 갖고 있는 교육적 함의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교육현장에서 형성평가의 개념은 중간 중간 작은 단위의 과정 평가를 수행하여 총괄평가에 반영하는 평가를 지칭하거나, 중간에 실시하는 작은 단위의 평가(mini summative) 자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박정, 2018: 485). 실제로 우리나라 교사들은 형성평가를 단위 수업의 평가나 단원 평가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남정희 외, 1999; 박영석, 2009). 이는 형성평가 개념이 그 교육적 중요성에도 불 구하고 국내 교육현장에서 피상적으로 수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교육평가의 새로운 동향을 나타내는 형성평가 개념을 명료화함 으로써 국내 교육현장에서 평가의 대안적 접근을 나타내는 용어들의 본 의를 분명히 이해하고,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형성평가 개념에 대한 오해 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와 같은 개념적 명료화는 성장 마인드 셋 개념이 도덕과 평가 영역에 적용됨에 있어서 형성평가가 어떤 개념적 틀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밝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