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교육의 목표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의사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하고 유창한 표현과 이해이다. 발음은 이 러한 의사소통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며 표현과 이해 영역 중에서 표 현에 집중된다. 허용(2013)에서는 발음의 성격을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외국어 혹은 제2언어 습득에 있어서 발음의 첫 번째 성격은 이론만으로 완성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발음 자체가 언어의 다른 영역과 달리 인 체공학적인 면이 훨씬 중요하여 소리의 실체에 대한 정확한 이론을 가지 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그대로 정확한 발음으로 결합되는 것은 아니 다. 예를 들면 어휘와 문법 같은 경우 그것의 의미나 용법을 알면 언제든 지 사용할 수 있고 잠시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사전이나 문법책을 통해 찾 아볼 수 있다. 그러나 발음은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 머릿속으로 발음의 방법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해도 실제로는 그 발음이 가능한 것 은 아니다. 왜냐하면 자료를 찾아본다고 해도 그 발음 방법에 대한 구체적 인 내용을 찾기 어려우며 찾았다고 해도 그대로 발음되는 것은 아니기 때 문이다. 그래서 발음의 이론적인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발음 은 혀의 움직임과 같은 근육 운동과 관련되므로 발음을 정확하게 하기 위 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발음이 가지고 있는 두 번째 성격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집단적인 것 으로 보았다. 이는 외국인 학습자가 모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보며 모 어의 특성에 따라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문법이나 어휘 오류 는 개인적인 것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발음을 잘못할 때 개인적인 노력의 부족하다고 하기보다는 학습자의 모어의 체계와 발음 특성을 기준으로 삼 아서 모어에 의한 오류로 판단한다. 그래서 음운 체계 같은 모어의 집단적
인 성격을 고려하여 발음을 습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음이 갖고 있는 세 번째 성격은 초·중·고급과 같은 학습 수준과 일치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어휘와 문법과는 다른 발음이 갖는 독특한 성격이라고 알 수 있다.4) 외국어 학습자의 경우 학습 수준이 높아 지면 일반적으로는 발음 습득도 높아진다고 인정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왜냐하면 발음은 지식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생득적으로 지니 는 소리 식별 능력이나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학습 수준이 높아진다고 해서 발음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법이 나 어휘 교육과 달리 이러한 특성을 간주하여 학습자에게 효율적인 발음 교육의 내용과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어를 배울 때 학습자들 간에 성공 여부 또는 성공 정도에서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에 그 요인들을 제2언어 습득(Second Language Acquisition)연구에 초점을 둔다. 이(Lee, 1968)에서는 외국어 학습에서의 곤란과 오류의 주된 원인 또는 유일한 원인조차도 학습자의 모국어로부터 받는다고 주장하였다. 라센-프리만과 롱(Larsen-Freeman and Long, 1991)에서 개인 간에 차이가 나게 하는 요인들로 나이, 적성(aptitude), 동기나 태도 같은 사회 심리학적 요소, 인성(personality), 인지 양식 (cognitive style), 학습 전략(learning strategies) 등을 제시하고 학습자 의 모어나 모어와 목표어 간의 유사성은 중간언어(interlanguage)에 영향 을 끼치는 요인으로 학습자 요인과는 별개로 다루었다.
엘리스(Ellis, 1994)는 왜 인간마다 언어 습득에 차이가 나타나게 되었는 지에 대한 살펴보고자 외부 환경, ‘블랙박스(black box)’5), 학습자의 개인 4) 허용(2013)에서는 발음이 갖는 모든 부분이 문법이나 어휘와 다른 것은 아니 라고 제시하였다. 음운변동 중 일부가 여기에 포함하는데 외국어 습득과 관련
해서는 자연생성음운론, 싱과 포드(Singh & Ford, 1987)의 적형조건 (Well-Formedness Condition)에 따른 간섭 원리, 파라디와 란차리테 (Paradis & Lancharité, 1997)의 보존원리(Preservation Principle), 허용 (2004)의 기존의 원리 등이 제설된다.
5) 학습자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제2언어 습득을 지배하는 내적 기제를
적인 요인과 같은 제2언어 습득의 세 측면을 간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엘리스(Ellis, 1994)에서 제시한 세 가지 유형은 사회적 요인 혹은 환경, 언어 처리 기제, 학습자의 개인적 요인이며 이는 학습자의 제2언어 습득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았다. 그는 제2언어 습득을 설명하는 틀 을 다음 [그림 Ⅱ-1]과 같이 제시하였다.
[그림 Ⅱ-1] L2 습득을 설명하는 틀(권성미, 2009)
목표어의 발음이 입력할 때 기존에 학습자의 지식 구조를 이루고 있는 모어의 지식이 언어 처리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제2언어에 대한 정보를 받아드릴 때 제1언어를 처리하는 방법과 동일하게 처리하게 되는데, 여기 에서 제1언어와 제2언어의 언어적 특성과 구조의 차이가 크면 같은 언어 처리 방법을 사용한다면 산출에서 오류를 범하게 되고 그것이 의사소통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특히 발음은 다른 언어 지식보다도 모국어에 영향을 많이 받는 요소이므로 학습자의 모어와 목표 간의 차이나 언어적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른 음성습득모델(SLM)과 대조분석가설(CAH) 을 다음과 같이 살펴보고자 한다.
말한다(권성미, 2009).
6) L1은 제1언어(first language; native language)를 의미하며 본고에서는 모 어, 모국어 혹은 제1언어 같은 것으로 정의한다. L2는 제2언어(second language)를 의미하며 본고에서는 목표어(target language)와 같은 것으로 정의다.
사회적 요인/환경 → 입력 → → 산출
↑ 개인적 요인 (individual factors)
다른 지식(예를 들어 L1)6) ↓
언어 처리 → L2 지식(IL) (language processing) (L2 knowled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