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난민법」에 대한 사후적 입법평가
난민은 국가안보 또는 공공질서를 이유로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추방을 당해서는 안되며(제32조), 어떠한 방법으로도 인종, 종교, 국적, 특정사회 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그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영역의 국경으로 추방 하거나 송환하여서는 안된다.(제33조)
위의 두 조약은 난민인정절차에 관한 내용을 직접규정하지 않고 있다.8) 즉, 난민인 정절차는 각 국의 내부법률로 정하되 그 나라의 사정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음을 난민협약은 예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난민의 수용이라는 국제인권법적 요청과 국가주권에 근거한 국경선 통제 즉, 출입국관리는 국가주권행사를 조화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제2장 「난민법」의 기초분석 71
또한 2010년의 개정에서는 난민신청자나 난민불인정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진행
중인 자에 대한 강제퇴거의 집행을 유보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규정을 마련하였다.9) 국회와 정부는 출입국관리법 으로는 충분한 난민에 대한 인정절차와 처우를 규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민단체 등과 함께 난민법 제정을 추진하였다.
2012년 출입국관리법 에서 분리된 난민인정에 관한 절차와 난민 등의 처우를 규정 한 독립한 난민법 이 2011년 12월 국회를 통과하여 2013년 7월 1일부터 시행하였다.
단일 난민법 은 아시아 최초이며, 이 법은 난민협약 및 의정서의 내용을 난민법에 보다 충실하게 규정하여 난민의 지위와 처우에 관한 사항을 법제화하는 것을 목적으 로 한다.10)
한국의 실질적인 난민역사는 주권상실시기에 중국 간도와 러시아 사할린 등 외국 등으 로 탈출한 해외동포 및 1950년 6․25전쟁에서도 찾을 수 있다. 특히 한국은 건국과정에
서 UN의 지원을 받았으며, 1950년 6․25전쟁으로 전국토가 파괴되었을 때, 유엔한국재
건단(UNKRA, UN Korea Reconstruction Agency)의 구호를 받았다. 즉, 난민협약상의 난 민은 아니지만 전쟁 실향민으로서 한국은 UN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지원을 받았다. 그리
고 1970년대에는 베트남 보트피플을 위한 부산의 수용소를 설치하였으나, 난민들의 한국
거주보다는 이들의 제3국 정착을 지원하였다.
한국은 인접주변 국가들인 일본, 중국, 러시아 등에서 난민발생이 없거나 적다는 점과 현재에도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휴전상황이라는 점 그리고 동북아시아에 치우쳐 있다는 지정학적인 이유에서 난민이 선호하는 국가는 아니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사회에서 국제적으로 난민문제가 확산되어 각 국가별 책임의 분산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국제적 요구가 커졌으며, 이에 대응 하여 보다 많은 난민수용과 재정착난민프로그램의 운영 등의 국제적 역할을 위해서
9) 임현, “ 난민법 에 대한 평가와 과제”, 법제, 법제처, 2014, 31면.
10) 위의 논문, 같은 면.
72 「난민법」에 대한 사후적 입법평가
난민법 을 제정하게 되었다.
Ⅱ. 제정연혁
국회에 제출된 최초이자 유일한 ‘ 난민법 제정법률안’이 제18대 국회인 2009년 5월
25일 황우여의원 등 24인의 제안으로 접수되어 다음 날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었다.
제안당시의 법률의 제명은 난민 등의 지위 및 처우에 관한 법률 이었으나 심의과정에서 간략하게 단축되어 난민법 으로 바뀌었다.
이후 2009년 제284회 국회 정기회 제10차 전체회의에서 논의되었으며, 2010년 4월 제
289회 임시회 제1차 법안심사 제1소위 및 다음해인 2011년 6월 제301회 임시회 제1차
법안심사제1소위에서 다시 논의되었다. 결국 2011년 12월 제304회 임시회와 법안심사 제 1소위에서에서 수정된 법률안이 의결되어, 2012년 2월 10일 공포번호 11298로서 난민법 이 제정․공포되었다.
Ⅲ. 제정목적 및 주요 내용
난민법 의 제정 목적은 출입국관리법 에서 난민에 관한 인정절차에 따른 난민인정 이 약 15년간 그 신청자가 2,000여명에 불과하고 난민인정을 받은 자도 100명이 채 안 되는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난민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지 아니하여 국제사회에서 그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11)
또한 난민인정절차가 신속하지 못하며, 투명성, 공정성에도 국내외적인 지적이 있다는 점과 난민신청자에 대한 최소한의 생계유지 및 난민인정자에 대한 권리보장 등의 문제점 이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여 인권선진국으로 나아가려는 초석을 다지 려는 목적에서 난민법 제정안을 내었다.12)
11) 의안번호 4927, 난민 등의 지위와 처우에 관한 법률안 (황우여의원 대표발의) 의안원문, 2009. 5. 25. 2면.
12) 위의 의안 같은 면.
제2장 「난민법」의 기초분석 73
제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13)
가. ‘난민’, ‘난민신청자’, ‘인도적 지위를 부여받은 자’ 등의 개념 정의를 명확히 함으로써 국제 법에 입각한 난민제도 운영을 가능토록 함(안 제2조).
나. 국제법에 근거하여 예외 없는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을 천명함(안 제3조).
다. 난민인정절차에서의 정보접근성을 강화하고, 난민신청자의 체류자격을 명확히 함(안 제5조).
라. 공항ㆍ항만 등에서의 난민인정의 신청절차를 명문화하여 난민인정의 신청이 자의적인 행정 에 의하여 거부되는 상황을 방지함(안 제6조).
마. 난민인정심사의 기간을 제한하고 면접, 사실조사, 관계기관의 협조, 변호인의 조력, 신뢰관계 에 있는 자의 동석, 유엔난민기구의 참여, 통역, 난민면접조서의 확인, 서류 등의 열람, 복사 권, 비밀의 보장 등 절차적 보장의 내용을 구체적인 명시함.
바. 난민의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입증책임 및 입증정도의 완화의 내용을 명문화함. 난민의 입증 정도의 경우 일반민사절차에서 요구하는 개연성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합리적인 가능성”이 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고 이를 반영하고자 함(안 제9조).
사. 난민신청자의 구금을 제한하고, 이의신청에서도 구술진술의 기회의 보장 등 절차적 보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
아. 인도적 지위의 부여절차도 원칙적으로 난민인정절차를 준용토록 함(안 제27조).
자. 재정착난민을 규정하여 해외난민의 대한민국 제정착의 가능성을 부여함(안 제28조).
차. 이의신청 결정기관이자 난민정책 심의기관인 난민위원회를 신설하여 독립된 이의절차가 진 행될 수 있도록 함(안 제29조).
카. 난민의 처우는 기본적으로 최소한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등에 규정된 권리는 보장될 수 있도록 함(안 제36조).
타. 난민의 가족결합 보장을 명문화하여 기존에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그 보 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가족결합이 법적 근거를 가지고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안 제44조).
파. 인도적 지위를 부여받은 자는 출입국과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고 는 난민과 동일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함(안 제47조).
하. 난민신청자의 경우 생계비지원을 원칙으로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예외적으로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함(안 제48조).
13)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 난민법 제정이유 중 주요내용에서 인용함.
http://law.go.kr/lsInfoP.do?lsiSeq=122977&ancYd=20120210&ancNo=11298&efYd=20130701&nwJoYnInfo=N&ef Gubun=Y&chrClsCd=010202#0000 최종방문일 2017. 5. 1.
74 「난민법」에 대한 사후적 입법평가
난민신청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규정을 마련한 것은 대단히 의의가 크다. 왜냐하면, 난민법 제정 이전의 출입국관리법 은 난민신청에 대한 정의규정을 별도로 두지 않았 다. 또한 난민인정자 및 신청자의 처우에 관한 규정을 출입국관리법 보다 상세하게 규 정한 것이 난민법 의 가장 큰 특징으로 볼 수 있다.
Ⅳ. 검토보고서
현재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있는 검토보고서는 최초의 법률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만 있다. 법률이 최종적으로 통과한 최종수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는 없다.
최초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는 당시의 출입국관리법 이 난민협약 등의 내용을 충 실히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보완하여 제정안은 난민신청자 등의 정보접근권과 변호인이나 통역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으며,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난민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여러 내용을 새롭게 규정하였다. 이러한 조항을 통하여 제정안은 난민협약상 난민신청자의 권리와 난 민인정자의 처우 등이 법에 명시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제정안에 대해서 국내적으로는 난민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대외적으로 난민보호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알릴 수 있게 한다는 점을 검토보고서는 긍정적 으로 평가하였다.14)
또한 검토보고서는 출입국관리법 으로부터 난민법 을 분법화 하는 것은 5가지의 장점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15)
14)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 진정구, 난민 등의 지위와 처우에 관한 법률안 (황우여의원 대표발의), 검토보 고, 법제사법위원회, 2009. 11, 5면.
15) 위의 검토보고서, 7~8면
제2장 「난민법」의 기초분석 75
첫째, 난민문제를 출입국 관리의 차원이 아니라 인권보호라는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것 둘째, 난민법 에서 난민의 기본적 지위 및 난민에 대한 사회적 처우에 관한 적절한 규정을 둘
수 있다는 점
셋째, 난민인정절차와 난민에 대한 사회적 처우를 분리시키지 않도록 할 수 있다는 점
넷째, 유럽연합에서는 가입국이 반드시 출입국 관리에 관한 법과 별도로 난민법 을 제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는 점
다섯째, 인권보호 차원에서 각국의 난민보호제도를 강화하고 난민정책의 일관적․체계적 추진의 필요성이 있다는 점
즉, 검토보고서는 법체계상 난민법 과 출입국관리법 의 목적이 서로 다르고, 법의 역할 또한 서로 분리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