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선행연구 분석 서론
2. 직무 중심 채용 시스템 연구
본 연구팀은 직무중심 채용 시스템의 구축 과정과 변화에 대한 선행연구를 검토·분석했다.
이 작업을 수행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대학교육에 대한 기업의 수요는 기업이 채용을 원하는 인재가 갖추어야 할 역량을 대학교육 과정을 통해 배양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어떤 기준에 근거하여 인재를 평가하고 선발하는지를 파악한다면 대학교육에 대한 기 업 수요의 대략적인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기업이나 직무별 세부 선발 기준이 상이할 수는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이 직무 중심 선발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 서 국가 차원에서 연구 개발한 직무수행능력 중심 선발 시스템을 분석한다면 기업 인재 채용 의 가이드라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대학교육에 대해 기업이 요구하는 주요 내용이 라 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기업 수요 설문 조사를 위해서도 직무 중심 채용 시스 템에 대한 연구는 필요하다. 대학 교양교육에 대한 기업의 수요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서는 개방형 질문 보다는 일정한 기준에 근거한 보기를 제시하고 선택을 요구하는 질문을 활 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따라서 설문 조사 문항 구성에 필요한 기준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직무 중심 채용 시스템에서 제시한 직무수행 핵심역량들이 그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팀이 분석한 직무 중심 채용 시스템에 관한 첫 번째 선행연구는 강순희 외의 ‘노동 시장 및 직무요건 변화에 따른 핵심역량 변화’다. 이 연구는 이후 구체화되는 국가 단위의 직무역량중심 채용 시스템 구축의 토대 작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지식정보화 사 회의 본격화가 우리 경제의 주요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것이라는 전제하에 이러한 변화에 대 응할 수 있는 인재 선발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사실적 지식이나 암기된 지식이 아니라, 지식활용 적 지식과 창의력 등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며, 성실성이나 참을성, 책 임감 같은 전통적인 기초역량 이외에도 의사소통능력, 네트워크 능력, 변화관리 능력, 혁신적 사고 등 새로운 핵심역량이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이와 같은 역량들은 국가와 기업 이 처한 현실을 따라 계속적으로 변해 왔으며 그 경향이 지속될 것이기에 국가가 주도적으로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는 핵심역량을 도출하고 그것을 기초역량과 차별역량 등으로 구체화 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이를 위해 ‘국가직업능력표준’,‘국가자격제도들’과 같은 해외의 사례를 국내에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나아가 연구자들은 새로운 시대에 추가로 요구되는 전략적 사고, 변화관리능력, 네트워크능력, 자기관리 능력 등은 국가적 차원을 물론 기업이나 학교 차원에서 필요지식, 기술, 태도 등의 구체적인 행동 규범이나 사례를 발굴하여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38)
이 연구결과는 기업들이 인재 채용에 활용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점을 제안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연구결과 보고서에서는 핵심역량의 구체적인 내용 과 표준화의 세부 조건들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못하지만, 그 동안 개별 기업 단위로 활 용했던 인재 채용 기준을 국가적 수준에서 정리할 것을 제안함으로써 이후 정교하게 다듬어 진 직무 중심 채용 시스템이 등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채용의 주체인 기업뿐만 아니라 교육 주체인 대학에 시사 하는바가 큰 연구결과다. 대 학 입장에서 기업의 수요나 만족도를 반영한 직무역량 강화 교육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해도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에 따라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 없다면 실제 교육 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국가가 표준화 된 핵심 직무역량 기준 과 모형을 제공한다면 대학은 이를 강화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을 설계하고 시행할 수 있을 것 이다. 또한 기업과 대학이 인재의 핵심역량에 대한 기준을 공유할 수 있다면 채용과 교육 사 이에서 발생하는 불일치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임이 자명하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제 안한 국가 단위의 핵심역량 정리와 표준화는 대학교육에 대한 기업의 수요 확인과 이를 반영 한 교육 과정 개편이라는 거시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 대학 그리고 정부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덧붙여 연구보고서에서 새로운 시대의 핵심역량으로 소개하고 있는 의사소통능력, 네트워크 능력, 변화관리 능력, 혁신적 사고 등은 현재의 핵심 직무역량 및 대학교육 과정에서 강조하 는 내용의 원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이 역량들이 세분화되는 한편 대학교육 과정을 통해 배양하는 능력들도 다양해진 지기는 하였으나, 2002년의 연구에서 이미 전공 중심의 교 육만이 아니라 교양교육을 통해서 배양할 수 있는 역량들을 새로운 시대의 핵심역량으로 소 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직무중심 채용시스템과 연관된 선행연구 분석의 다음 대상은 백종면 외의‘대학교육에 대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활용 촉진 방안 연구’다. 이 연구는 NCS라는 규격화 된 자료를 활용 하여 직무중심 채용 시스템의 도입 이후 성과를 진단하고 대학교육 과정에서 직무역량을 강 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제안하고 있다. 이 연구는 NCS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며 특히 기업이 대학교육에 대해 요구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NCS 와 대학교육의 상관성을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는 이 연구가 NCS를 대부분의 기업들이 활용하는 역량 측정 기준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기업의 요 구와 대학교육의 불일치를 줄이는 방법으로 NCS를 활용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는 것으로 해 석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결과 중 본 연구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38) 강순희 외 5인, 「노동시장 및 직무요건 변화에 따른 핵심역량 변화」, 한국교육개발원 연구보고서,2002, 138-139쪽 참조.
문헌조사와 면담조사를 통해서 나타난 대학에서의 NCS기반 교육과정의 개발과 활용 을 저해하고 있는 주된 원인은 세 가지로 요 약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현장중심의 실무 직무능력을 강조하는 NCS에 대해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대학의 이론 중시의 학문지향 적 특성을 들 수 있다. 둘째, NCS를 활용한 교육과정의 개발과 적용을 위해서는 기존의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하 는데 이로 인한 대학의 심리적, 시간적, 재정적 부담이다. 마지막으로는 NCS에 대한 대학의 인식 부족과 함께 대학이 위험과 부담을 감내하며 NCS를 활용해야 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직업교육을 본연 의 기능이라고 하는 전문계고나 전문대와는 달리 대학의 경우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유 인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NCS기반 교육과정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원인분석을 토대로 NCS 기반 교육과정의 개발과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NCS기반 교육과정이 기존 교육과정이나 인증시스템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변화로 인한 심리적, 재정적 부담을 완 화하기 위해서는 NCS의 개발과 대학에서의 적용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 산업체의 적극 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아울러 정부주도로 우선순위에 의거하 여 NCS기반 교육과정의 개발과 시범적용을 통해 효과성을 널리 알리고, 정부의 각종 대학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하여 시설 및 설비에 대 한 지원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대학이 위험과 부담을 감수하고 NCS의 활용 을 시도할 수 있도록 과정이수형 자격체제 도입과 같은 새로운 자격체제를 구축하는 등 적극적인 유인책 마련과 함께 NCS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활용의 질적 수준과 효과성 을 높이기 위해 체계적인 연 수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그러나 대학의 NCS 활용의 촉진을 위해 즉시적이고 다양한 방안들이 강구된다 하더라도 직무중심주의 보다는 속인주의에 기반 을 두고 있 는 우리나라 교육훈련 및 노동시장의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NCS의 개발 및 활용 체제 가 정착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 산업체, 대학을 포함한 관련 주 체들의 투자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39) 연구자들에 따르면 대학교육과 기업수요의 불일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NCS기반 교 육과정 연구 개발 및 운영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는데 대학의 학문 지향적 특성, 재정과 시 간 투입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유인의 부족 등으로 인하여 이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 하고 있다. 이는 고등인력 공급 주체로서의 대학들인 기업과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인재교 육의 필요성에 동감하고 있으나 여려가지 현실적인 제약이나 보수성 때문에 이를 실천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NCS기반 신입사원 채용을 실시하고 있 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NCS기반 교육 과정 활성화에 나서지 않는 것을 넘어 NCS의 중요성조 차 교육 과정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와 대학교육을 통해 육성하 는 인재의 괴리가 심각해 질 수 있을 것이다.
39) 백종면 외 1인, 「대학교육에 대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활용 촉진 방안 연구」,『대한경영학회 학술발표대 회 발표논문집』, 2012, 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