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한자어 교수·학습 방법
3.1. 한자어 이해 능력 향상을 위한 형태 초점 교수법
한자어 이해 능력 신장을 위한 교육은 한자어의 형태(발음, 철자, 형태소)에서 의미까지의 이해 과정 실현과 한·중 한자어 어휘지식 상호작용에서 형태 지식들 간의 호환 추측 능력 신장에 있다. 특히 한·중 한자어 형태 지식들 간의 인식 능력 을 양성하는 한자어 형태 초점 이해 교육에 있어서는 한자음에 대한 재인을 통해 한자어의 한자 형태소를 정확히 추측하는 능력을 신장시키는 것이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표 Ⅳ-15>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한·중 고빈도 한자를 통해 한 자어의 음운과 형태소에 대한 재인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형태 초점 교육의 목 표 및 절차를 제시한다.
3.1.1. 한·중 한자어 음운 인식 능력 향상
(1) 한·중 한자음 근사도에 따른 한자어 음운 교수·학습
프레지(Flege, 1995)의 음성 학습 모델(Speech Learning Model: SLM)67)은 L2의 경험이 말소리에 미치는 영향과 정확한 L2 음운의 습득을 방해하는 요인으 로서 지각(perception)에 대한 이론적, 실증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SLM에 따르면 성인들의 음성 습득에 있어서 L2음에 대한 음성 범주의 성립 여부는 L1과 L2음의 음성적 유사성(Cross-language phonetic similarity)에 따라 좌우된다. 또한 음성 적으로 유사한 음보다는 L1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음에 대한 음성 범주 성립이 더 쉽다고 한다. 학습자들이 L2 음소에 대해 새로운 음성 범주를 형성하지 않는 경우, L1의 범주 내에서 익숙하지 않은 L2의 음소를 L1의 것과 동일시하려고 한 다. SLM은 이러한 과정을 동종 분류(equivalence classification) 기제에 따른 ‘언 어 간 동일시(interlingual identification)’ 현상으로 파악한다. 다시 말해 이 가설 은 L1과 L2의 음성적 유사성이 크면 클수록 두 음을 잘 구분하고, 유사하면 유사 할수록 새로운 음성 범주 성립이 어렵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초 급 학습자들은 모국어 간섭의 영향으로 L1과 L2의 음을 잘 구별하지 못하고 L2의 음을 L1에 존재하는 하나의 변이음 정도로 파악하기 때문에 산출 오류가 발생하 지만, L1과 L2 사이의 음성적 차이를 지각한다면 두 음의 음성적 차이점은 잘 구 별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L1과 L2는 지각적으로 음소적인 차원보다는 음성적 인 차원에서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L2의 두 음성은 변이음이나 자유 변이의 층위에서 지각되며, L2 학습자들이 특정 음소의 변이음들을 음소보다 더 성공적으로 지각하고 산출한다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프레지(Fledge, 1995)가 제안한 L2 음운 습득 유사성 가설과 한·중 한자음 대응 관계에서 나타나는 유사성을 감안하여, L2 어휘 학습 시 기존 에 알고 있는 어휘 지식을 연계하여 학습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한국어 한자어 음 운 교육 내용을 한·중 한자어 음운 간의 규칙적 대응관계와 근사도에 따라 제안하 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이영희(2008)에서 선정된 한국어 한자어 교육용 고빈도 한자 열 개를 대상으로 한·중 고빈도 한자음의 근사도를 분석할 것이다.
67) 왜레이(Walley, 2007)에 의하면, SLM은 1992년에 처음 기반을 잡고 1995년에 제안되 었으나 2002년에 와서 L1과 L2의 음성 범주의 상호작용의 측면이 보완되었다.
한·중 한자음 한초성:중성모 한·중성:중운모 한종성:중운미 한·중 한자음 근사도
①학(學)-xue ㅎ[x]-x[ɕ]
초성상이
ㅏ[a]-u[y]
중성상이
ㄱ[k]-e[ɛ]]
종성상이 음성적 근사도(0)
②인(人)-ren ㅇ[Ø]-r[ʐ]
초성상이
ㅣ[i]-e[ə]
중성상이
ㄴ[n]-n[n]
종성상동 음성적 근사도(1)
③불(不)-bu ㅂ[p]-b[p]
초성상동
ㅜ[u]-u[u]
중성상동
ㄹ[r]-Ø
종성상이 음성적 근사도(2)
④생(生)-sheng ㅅ[s]-sh[ʂ]
초성근사
ㅐ[ɛ]-e[ə]
중성상이
ㅇ[ŋ]-ng[ŋ]
종성상동 음성적 근사도(1)
⑤법(法)-fa ㅂ[p]-f[f]
초성상이
ㅓ[ə]-a[ʌ]
중성상이
ㅂ[p]-Ø
종성상이 음성적 근사도(0)
⑥대(大)-da ㄷ[t]-d[t]
초성상동
애[ɛ]-a[ʌ]
중성상이
Ø-Ø
종성상동 음성적 근사도(2)
⑦화(化)-hua ㅎ[x]-h[x]
초성상동
ㅗ[w]-u[u]
중성근사
ㅏ[a]-a[ʌ]
중성근사 음성적 근사도(2)
⑧지(地)-di ㅈ[ʨ]-d[t]
초성상이
이[i]-i[i]
중성상동
Ø-Ø
종성상동 음성적 근사도(2)
⑨성(性)-xing ㅅ[s]-x[ɕ]
초성근사
ㅓ[ə]-i[i]
중성상이
[ŋ]-ng[ŋ]
종성상동 음성적 근사도(1.5)
⑩물(物)-wu ㅁ[m]-w[w]
초성상이
ㅜ[u]-u[u]
중성상동
ㄹ[r]-Ø
종성상이 음성적 근사도(1)
한·중 한자음 음절의 초성, 중성, 종성 세 음소 단위로 나눠서 그 음소의 음성학적 인 국제음성기호(IPA-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를 대조함으로써 한·중 한 자음 간에 ‘상동(1)’, ‘근사(0.5)’, ‘상이(0)’ 등 세 근사도 유형을 다음 <표 Ⅳ -16>과 같이 도출했다. 한·중 한자음 간의 근사도 정도에 따라 쉬운 한자음(상동 과 상이)으로부터 어려운 한자음(근사)까지 제시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한다.
<표 Ⅳ-16> 한·중 고빈도 한자음 근사도 예시
(2) 한·중 한자어 음운 제시 단계와 한·중 한자어 형태 유형에 따른 교수·학습
Ⅲ장 2.1절에서는 한·중 한자어 쌍에서 나온 중동음·한동음(中同音·韓同音) 한자 유형과 중동음·한이음(中同音·韓異音) 한자 유형을 대상으로 한자어 음운 인식 테
스트를 설계하고 실시하였다. 한자어 음운 인식 테스트 결과에서 나온 한자음 오 류 유형은 여덟 가지로 나눴는데 그 중에서 중국어 한자 발음(병음)의 부정적 전 이로 인해 나타난 오류도 있고 한·중 한자음 간의 중동음·한이음(中同音·韓異音) 유형 한자어 쌍 간에 부정적 유추로 인해 나타난 오류도 있다. 이 가운데는 중국 한자어 발음의 부정적 전이로 인한 오류는 ‘위험(危險)’을 ‘위헌’으로 인식한 예가 있는데 ‘험(險:/xian/)’자의 중국어 병음 운미가 ‘n[n]’이기 때문에 중국인 학습자들 이 그 중국 한자어의 원음(/n/)을 한국 한자음의 종성에 잘못 전이한 오류이다. 다 른 한 가지의 한자음 오류 유형은 한·중 한자음 간의 복잡한 대응 관계에서 일어 난 것이다. Ⅲ장 2.1절에서 논의된 ‘한자음 각운(중성+종성) 바꿈’이라는 오류 유 형이 있는데 예를 들면 ‘과목’의 ‘목(目)’자가 한자음으로 ‘물’로 잘못 인식하는 것 이 그 전형적 예라고 한다. 중국어 한자 ‘目(목-/mu/)’자와 ‘物(물-/wu/)’자 간에 똑같은 ‘u[u]’라는 병음 운미(종성)를 갖기 때문에 중국인 학습자가 먼저 ‘物(물)’
의 한국 한자음 ‘물’을 배웠다면 그 이미 배운 한자 ‘物(물-/wu/)’의 한자음으로부 터 ‘目(/mu/)’자의 한국어 한자음에 잘못 유추한 것이었다.
(1)한자어 음절수에 따른 한자어 전체로 인식 강화 단계
한자어 음절수에 따른 한자어 전체로 인식 강화 단계는 교사가 중국인 학습자에 게 한자어 음절의 기본적 특성과 음절의 철자 구조 등 한자어 음절 지식들을 가르 친다. 예를 들면, 1음절 한자어가 ‘산’을 들 수 있고, 2음절 한자어가 ‘중국’으로, 3 음절 한자어가 ‘중학교’로, 4음절 한자어가 ‘철두철미’로 예를 들 수 있다. 일반적 으로 적은 음절수 한자어에서 많은 음절수의 한자어를 가르치는 것이 합당하다.
교사는 학습자들에게 한국어 한자어 음절 지식을 가르치는 동시에 한 음절을 대 응되는 한자 형태소를 제시하면서 한자어의 조어법을 가르친다. 이는 한자어 음절 확장에 따른 조어법 교육의 시작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한자어 ‘가족(家族)’이라 는 한자어를 가르칠 때 동시에 학습자에게 같은 어두 한자 형태소 ‘가(家)’를 갖는
‘가정(家庭)’, ‘가구(家具)’, ‘가장(家長)’, ‘가업(家業)’, ‘가사(家事)’ 등 한자어들, 또한 같은 어말 한자 형태소 ‘가(家)’자를 갖는 ‘시가(媤家)’, ‘작가(作家)’, ‘사업가 (事業家)’, ‘정치가(政治家)’, ‘교육가(敎育家)’ 등 일련의 한자어들을 한꺼번에 제 시해주면 학습자로 하여금 한자어의 양적 어휘력을 제때로 신장시킬 수 있다. 더 나아가 중·고급 수준에 올라가면서 중국인 학습자에게 있어서 한자어 한글 형태소
(한글철자) ‘가(家, 價, 可, 加, 假, 歌, 街, 伽, 暇, 佳, 架, 嘉, 稼, 賈, 駕, 茄, 苛, 迦, 柯, 袈, 嫁, 哥, 訶, 呵)’를 가지고 중국인 학습자에게 한자어 한자음과 한자들 간의 ‘일대다’ 대응 관계를 설명해주고 동시에 그 ‘가(家)’에 대응된 한자들 중의 빈도가 높고 중국어에서 발음이 같은 한자들(家, 價, 加, 假, 伽, 佳, 架, 嘉, 稼, 賈, 駕, 茄:/jia/)을 먼저 제시해주면 나머지 빈도가 낮고 중국어 발음이 같지 않은 한자들(歌:/ge/, 街:/jie/, 暇:/xia/, 苛:/ke/)을 따로 제시해주면 한국어 한자어 어휘 력 신장 교육을 위한 좋은 제시 방법이라고 한다.
(2)한자어 음절 인식 난이도에 따른 한자어 교수·학습
윤혜경(1997)은 4~6세의 한국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절 하위 구조에 대한 한국어 음운 인식 실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동들은 한 음절 내에서 종성자음 (final consonant grapheme)의 인식률이 중성모음(middle vowel grapheme)이나 초성자음(initial consonant grapheme)의 경우보다 더 높다고 주장했다. 즉 한국어 를 사용하는 아동들은 두음과 모음이 결합된 음절체(body)와 종성자음(coda)으로 나눠지는 구조에 더 민감하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상의 한국어 음절 인식 난이 도에 바탕으로 하여 중국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한자어 음절 교육은 다시 ①‘음 절 구조 인식 단계’, ②‘초성+중성 음절 인식에서 초성+각운(중성+종성) 음절 인 식까지의 학습 강화 단계’와 ③‘한·중 음소 대응의 보편적 규칙 인식 강화 단계’ 등 세 단계로 나눠서 한자어 음절 구조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이 가운데 ‘음절 구 조 인식 단계’에서는 ㉠모음 음절 가르치기; ㉡초성+중성 음절 제시; ㉢초성+각운 (중성+종성) 음절 제시 등 세 가지의 음절 지식을 포함한다. 또한 ‘②초성+중성 음절 인식에서 초성+각운(중성+종성) 음절 인식까지의 학습 강화 단계’에서는 다 시 ㉠한·중 한자어 ‘초성+중성 음절 인식’과 ㉡한·중 ‘초성+각운 음절 인식’ 단계 로 나눌 수 있다. ‘초성+종성 음절 인식’단계는 예를 들면 한자어 음절 ‘가(家,街, 可)’와 대응된 중국어 음절 ‘/jia/, /jie/, /ke/’ 등이 있고, 한자어 음절 ‘나(羅,那)’와 대응된 중국어 음절 ‘/luo/, /na/’ 등이 있고, 한국어 음절 ‘다(多,茶)’와 대응된 중 국어 음절 ‘/duo/, /cha/’ 등이 있다. ‘초성+각운 인식’에서는 예를 들면 한국어 음 절 ‘각(各,覺,刻)’과 대응된 중국어 음절 ‘/ge/,/jue/,/ke/’, 한국어 음절 ‘갈(葛,渴,喝)’
과 대응된 중국어 음절 ‘/ge/,/ke/,/he/’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③한·중 음소 대응 의 보편적 규칙 인식 강화 단계’에서는 다시 ‘초성’, ‘중성’과 ‘종성’ 세 가지의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