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 형법지에는 名例라는 편목이 설정되어 있고, 거기에는 笞杖徒流死 각각의 本刑에 대한 換刑제도로서 折杖과 贖銅, 刑杖式·辜限·禁刑 등에 관한 규정을 수록하고 있지만, 율소에 비해 전체적으로 소략하고, 특히 본고에서 문제시하는 疏議文이 없 을 뿐만 아니라 과조적 기사도 없기 때문에 引經決獄의 실태 그 자체를 도출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여기서는 형법지 전체를 범주에 넣어 引經決獄의 실태를 분석하여 거 기에 구현된 입법원칙과 예제의 양상을 구명하고자 한다. 아래에 제시한〈표2〉는 고려사 刑法志에 보이는 引經決獄의 실태 가운데 律疏 名例律 篇目疏와의 연관사 례를 표로 정리한 것이다.9)
〈表2〉 高麗史 刑法志에 보이는 引經決獄의 實態
9) 고려사 형법지 이외에 世家 등에도 유교 經典을 인용한 사례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決獄과 는 그다지 연관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입법원칙과 예제와 관련되는 경우 에는 〈표2〉에 수록하지 않고 본문에서 따로 제시한다.
引 經 決 獄 出 典 根 據 出 典
刑以懲其已然 法以防其未然志1 序文
禮者 禁於將然之前 而法者 禁於已然之後 大記』禮察 掌建邦之六典 以佐王治邦國(鄭玄注: 大曰邦 小曰國 邦之所居亦曰國 典 常也 經也 法也 王謂之禮經 常所秉以治天下也 邦國官府謂之禮法 常所守以為法式也)
周疏』卷2,天官大宰 以八則治都鄙(鄭玄注: 都之所居曰鄙 則亦法也 典·法·則 所用異 異其
名也 孔穎達疏: 釋曰 則 亦法也 以八則治三等采地之都鄙也) 周疏』卷2,天官大宰 以法掌祭祀·朝覲·會同·賓客之戒具 軍旅·田役·喪荒亦如之(鄭玄注: 法
謂其禮法也) 周疏』卷3,天官小宰
〈표2〉에 인용되어 있는 유교 經典의 文句에는 형법지, 즉 고려율 전체를 관통 하는 입법원칙과 그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禮治의 실현을 위한 입법규정이 표명되 어 있다.
첫째, 大道에 의한 刑措不用 이념의 제시이다. 이와 관련되는 것이 「의관에 색칠로 표시만 해놓아도 민이 범하지 않았다(堯舜畫衣冠 民不犯法)」와 「형벌을 버려두고 사용 하지 않았다(刑措不用)」이다. 이는 각각 주례 추관․상서 순전 등과 순자 議兵에 근거를 둔다. 堯舜 때는 大道가 달성되어 의관에 표시만 하는 象刑을 시행해도 법을 위반하는 이가 없어서 형벌은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둘째, 먼저 입법원칙으로서 禮主刑輔의 천명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유가는 禮德
法者 天下之理 朱集』卷69,學校貢擧
私議
禮字·法字 實理字 明寒暑往來屈伸常理 事物當然之理 朱集』卷48,答呂子約 非刑 則法無以行 志1 序文
政者 法度也 法度 非刑不立 故欲以政道民者 必以刑齊民 朱集』卷69,答程允夫 法如不行 不可無刑以齊之
志1 職制 辛禑14·9 典法司上 疏(1388)
先備五聽 志1 職制以五聲聽獄訟 求民情 一曰辭聽 二曰色聽 三曰氣聽 四曰耳聽 五曰目 聽
周疏卷35,秋官小司 寇
謹按月令 三月節 省囹圄 去 桎梏 無肆掠 止獄訴 四月中 氣 挺重囚 出輕繫 七月中氣 繕囹圄 具桎梏 斷薄刑 決小 罪 又按獄官令 從立春至秋 分 不得奏決死刑 若犯惡逆 不拘此令 然恐法吏未盡審詳 伏請 今後 內外所司 皆依月 令施行
志2 恤刑 顯宗9·閏 4 門 下 侍 中劉瑨等 奏(1018)
孟春之月…省囹圄 去桎梏 毋肆掠 止獄訟…孟夏之月…斷薄刑 決小罪 出輕繫…仲夏之月…挺重因 益其食…孟秋之月…修法制 繕囹圄 具桎梏 禁止姦 愼罪邪 務搏執 命理瞻傷 察創 視折 審斷 決獄訟 必端平 戮有 罪 嚴斷刑 天地始肅 不可以贏…仲秋之月…申嚴百刑 斬殺必當 毋或枉 橈 枉橈不當 反受其殃…仲冬之月…築囹圄
禮義』卷14∼17,月令
罪疑惟輕
志2 恤刑 德 宗 3 · 7 敎(1034)
皐陶曰 帝德罔愆 臨下以簡 御衆以寬 罰弗及嗣 賞延于世 宥過無大 刑
故無小 罪疑惟輕 功疑惟重 尙義』卷4,大禹謨
明德愼罰 〃 惟乃丕顯考文王 克明德愼罰 尙義』卷14,康誥
刑措不用 〃 传曰 威厉而不试 刑错而不用 荀子』第15,议兵 罪不相及
志2 恤刑 辛禑元·2 敎(1375)
在康誥曰 父子兄弟 罪不相及(孔穎達疏: 孔安國云 至此不孝不慈弗友不 恭 不于我執政之人得罪乎 道教不至所致 又曰 文王作罰 刑茲無赦 言刑 此不孝不慈之人無赦也 刑不慈者 不可刑其父又刑其子 刑不孝者 不可 刑其子又刑其父 是為父子兄弟 罪不相及
左義』卷49,昭公20 閏月 戊辰
罰不及嗣
志2 恤刑 恭 讓 王 元·12 憲 司 上 疏 (1389)
皐陶曰 帝德罔愆 臨下以簡 御衆以寬 罰弗及嗣 賞延于世 宥過無大 刑 故無小 罪疑惟輕 功疑惟重 與其殺不辜 寧失不經 好生之德 洽于民心 玆用不犯于有司
尙義』卷4,大禹謨
罪人不孥 〃
(齊宣)王曰 王政可得聞與 對曰 昔者 文王之治岐也 耕者九一 仕者世 祿 關市譏而不征 澤梁無禁 罪人不孥 老而無妻曰鰥(集註: 孥 妻子也 惡 惡止其身 不及妻子也)
孟註』卷2,梁惠王章 句下
不忍之政 〃
孟子曰 人皆有不忍人之心(集註: 天地以生物爲心 而所生之物因各得夫 天地生物之心以爲心 所以人皆有不忍人之心也 先王有不忍人之心 斯有 不忍人之政矣 以不忍人之心 行不忍人之政 治天下可運之掌上(集註: 言 衆人雖有不忍人之心 然物欲害之 存焉者寡 故不能察識而推之政事之閒 惟聖人全體此心 隨感而應 故其所行無非不忍人之政也)
孟註』卷3,公孫丑章 句上
과 함께 형벌의 사용을 인정하는 ‘禮法並用’, ‘禮法並施’를 표방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형과 법은 예와 덕을 실현하는 보조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것이 이른바 禮主刑輔 이다. 이는 「惟刑之恤」과 「明德愼罰」 통하여 알 수가 있다. 앞서 「惟刑之恤」과 「明德 愼罰」은 율소의 입법원칙인 ‘禮主刑輔’, ‘德主刑輔’에 의거하는 禮治의 표명이라고 하였다. 형법지에 동일 문구가 인용되어 있다는 것은 고려율의 입법원칙도 율소
와 마찬가지로 ‘禮主刑輔’, ‘德主刑輔’라고 할 수 있다.10)
셋째, 예방주의이다. 이는 「형으로써 이미 일어난 것을 징벌하고, 법으로써 아직 일 어나지 않은 것을 예방한다」와 「형이 아니고서는 법을 행할 수 없다」, 「법이 만약 행 해지지 않으면 형으로써 바르게 하지 않을 수 없다」이다. 이에 의하면, 고려사 형법지 에서는 형과 법을 징벌과 예방의 관계로 인식하고 있고, 이러한 관계에서 刑과 法은 並用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지만, 내용상에서 보면 양자는 ‘法主刑輔’의 구조를 띠고 있다.
넷째는 明德愼罰과 惟刑是恤의 표방이다. 이는 「오직 형벌을 신중히 하였다(惟刑之 恤)」·「공경하고 공경하시어 오직 형벌을 긍휼하셨다(欽哉欽哉 惟刑之恤)」와 「明德愼罰
」를 통하여 알 수 있는데, 각각 상서 舜典과 康誥에 典據를 두고 있다.
한편〈표2〉에는 明德愼罰과 惟刑是恤의 실현을 위한 입법규정이 제시되어 있다.
이 가운데 「“삼가 월령을 살펴보면, 3월에는 감옥을 살피고…금후 전국의 담당 관청 은 모두 월령에 의거하여 시행하도록 하시기를 청합니다”라고 하였다」는 예기 月令 에 근거를 두고 있다.11) 그리고 「五聽」은 주례 추관 사구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에 의하면, 재판관이 안건을 심리할 때, 다섯 가지를 면밀히 살펴 소송을 진행한다는 것이다.12) 마지막의 「차마 해치지 못하는 정치」는 맹자 公孫丑章句上에 근거를 두 고 있다.13) 이 가운데 흥미로운 것은 형법지에 맹자가 인용되어 있는 점이다.
이상과 같이 형법지에 보이는 引經決獄의 실태에는 고려율의 입법원칙인 禮主刑輔와 그 구체적인 실현으로서 明德愼罰과 惟刑是恤, 그리고 이에 대한 입법규정으로서 예
10) 刑法志1 公式 職制 辛禑 14年(昌王 卽位年: 1388) 9月 典法司上疏에는 「政以立法 刑以補理」
라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정치는 법을 세우는 것이고 刑은 理를 보완하는 것이라 하고 있다.
그런데 典法司上疏에는 이 문장에 앞서 예적질서의 실현을 위해서는 형벌이 필요함을 역설하지 만, 그 전제로서 서경에 있는 恤刑과 明德愼罰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고려시대도 예와 법이 相補관계로서 서로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고, 게다가 그 형식은 ‘禮主刑(法)輔’ 구조였음을 잘 말 해준다.
11) 周代에는 집행 등 刑政에 계절마다 다양한 원칙을 규정하여 獄訟에서 공정·공평을 중시하고 있다.
12) 五聽은 辭聽(언어)·色聽(안색)·氣聽(호흡)·耳聽(청각)·目聽(시각)을 면밀히 살펴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다. 오청은 五辭라고도 한다(尙書正義 卷19, 呂刑).
13) 고려사 권19, 명종 6년(1175) 4월 丙寅에 「詔曰 朕以涼德謬承丕緖智術寡昧刑政乖錯威輕德 薄不能馭下上下人心日益頑鄙君臣名分亦有倒錯以致西北人民連謀不軌…獄者 人之大命 書曰 刑期無 刑 故閱實原情 究其終始 庶無濫刑 而由朕愚昧 疑有寃枉 朕心隱惻 其爾刑官 以慈折獄」이라고 하 여, 형벌이 없기를 기약하고, 濫刑을 경계하며, 刑官의 折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고려의 입법 원칙이 周代의 그것에 충실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이밖에 고려사에는 옥공을 강조함. 이밖에 고려사 세가 전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휼형의 시행. 오청, 여수(소리 등), 복주 등이다.
기 월령의 刑政認識, 罪疑惟輕, 罪不相及·罰不及嗣·罪人不孥로 표현되는 불연좌죄 등 이 언급되어 있다. 이처럼 형법지의 입법원칙과 관련 규정을 통하여 볼 때, 큰 틀에서 는 율소 名例律의 그것에 근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