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Ⅴ. 결론
1945년 이래 국제사회는 인권보호 및 신장을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
치로서 신봉하여 왔다. 이에 따라 일반인의 인식뿐만 아니라, 유엔회원 국들은 인권의 실현을 위한 다양한 국제규범을 창설하고 이를 수행해 나가는 각종 기관 및 제도를 발전시켜왔다. 지난 70여 년간에 걸쳐 유 엔을 중심으로 이룩한 인권의 신장과 보호를 위한 노력과 기여는 실로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유엔의 정책 전반, 특히 인권규범의 세부화, 정 교화를 통하여 인권문제는 유엔활동에서‘주류화 ’(mainstreaming)로
진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국제인권규범의 실현은 여러 가지 이유로 상당한 제약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유엔자 체의 주권국가 중심의 정체성을 비롯하여 인권문제의 정치화 논란, 그 리고 강제력의 부재 등에 기인한다. 특히 대다수 인권규범은 도덕적 제재에 의존하고, 국가가 인권침해자(perpetrators)가 되는 경우, 이에 대하여 무력을 사용하여 응징하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한계를 가 지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세계화, 정보화와 더불어 인권의 보편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 지고 민주화에 대한 갈망이 커지면서 인권억압 사태나 각종 분쟁에 대 한 정보, 특히 인권유린 사태에 관한 정보나 보도가 보다 쉽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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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하게 전파되게 되었다. 또한 인권
NGO들이나 넬슨 만델라
(Nelson Mandela)
같은 국제적 지도자의 역할은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대응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탈냉전의 새로운 국제환경에서 야기된 각종 분쟁, 특히 내전이나 지역분쟁을 막 론하고, 인권유린의 심각한 문제가 국제사회의 의제로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것은 주로 강대국 간의 갈등이나 냉전시대의 이념적, 군사적 갈등에 치중했던 상위정치(high politics)로부터 비전통 안보 혹은 하위정치(low politics)로서 인권, 여성, 아동, 빈곤, 저개발 등 이 에 관한 국제적 관심이 증대한 것을 의미한다. 유엔은 물론 국제사회 에서 인권문제의 영역은 특히 광범위하고, 안보로부터 개발, 환경 등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과 함의가 매우 큰 의제이다. 특별히 인권문제가 주목을 받는 것은, 많은 경우 국가가 그 가해자이거나 정부지도자나 군 사지도자들이 가해자인 경우이다.
유엔 안보리는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점진적으로 인권문제를 정면 으로 다루기 시작하였다. 그 배경은 첫째, 분쟁지역에서 자행되는 대규 모 인권유린이 분쟁의 심화나 분쟁의 해결에 직결되어 있는 점, 둘째, 평시에 인간안보개념의 확대에 따라 인권문제의 논의가 국제평화 및 안보에 갖는 함의성, 셋째, 인권규범의 실현에서 미비한 강제력을 보완 하는 필요성에 따른 안보리의 기능 활용, 그리고 넷째, 국제평화 및 안 보는 물론 인권신장 및 민주화 등의 의제에서 안보리 역할 강화에 대 한 글로벌 시민사회의 요구 증대라고 할 수 있다. 인권 자체가 국제안 보의 중요한 요소인 점에서, 안보리는 인권유린이 야기하는 불안정과 혼란을 방지하거나 해소하는 데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새로운 국 제환경은
P-5간의 공식,
비공식협의가 수월해지고 합의제(consensus) 의사결정이 확대되는 새로운 여건을 조성하였다. 이러한 강대국 간의‘동료애’는 안보리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그들의 사활적 국가이익(vitalnational interest)이 아닌 한,
집단적 지도력을 발휘하는 데 공감대를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살펴본 바와 같이 안보리는 실제로 특히 탈냉전시대에 각종 분쟁에 서 야기되는 인권 및 인도적 문제를 국제평화 및 안전의 문제로 인식 하고, 점차 그 관여를 확대했다. 특히 PKO 나 평화강제의 활동이 이루 어진 대부분의 국제분쟁, 즉 내전이나 국가 간 분쟁은, 많은 경우 인명 학살, 난민 유발 등 인권 및 인도적 사태와 관련이 있다. 이러한 국제위 기와 국제사회의 변화를 반영하여 안보리는 국제인권 관련 규범을 강 화하고, 강제력의 적용을 확대하거나, 다양한 국제사회 행위자들과 협 력과 연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여하여 왔다. 뿐만 아니라, 유엔은 헌장상의 권한하에서 집단안보로부터 각종 제재나 평화유지, 평화구축 활동 등 평화활동의 다양한 장치와 수단을 발전, 사용함으로써 유엔의 목적 실현에 기여하여 왔다. 그러므로 안보리의 권한과 역할은 유엔의 핵심기관으로서 그리고 국제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통하여 여전히 중 요할 뿐만 아니라 그 기여 잠재력은 계속 유용하게 될 전망이다.
물론, 유엔 안보리가 인권이나 인도적 사태관련 혹은 폭넓게 분쟁에 대한 관여나 직접적인 개입을 하는 데 있어서, 그 기준이 모호하거나 일관성이 부족하거나 정치적으로 편향된다고 비판을 받는 경우가 많다.
안보리의 효율성, 효과성, 책임성 및 투명성 등에서 안보리의 논의나 결의는 논란의 대상이 되곤 한다. 인권논의나 그 결과가 여전히 사회 주의국가 혹은 권위주의 국가로서는 자국에 미치는 함의를 고려하여, 서방국 중심의 논의나 조치에 반대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안보리의 노력과 성과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가 혼 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비교적 성공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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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하면, 많은 경우, 명시된 목적이나 기대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약은 단순히 안보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기관 및 기구 등 유엔체제 전반에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헌장과 유 엔 창설자들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유엔 안보리가 다양한 도전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헌장 자체의 구조적, 제도적 제 약과 더불어, 유엔회원국들의 이중적 태도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즉, 한편으로는 유엔의 역할 강화를 요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유 엔에 필요한 인적, 물적, 재정적 지원을 꺼려하는 모순된 관행에서 비 롯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보리가 가진 특권적 지위와 역할에 비추어, 안보리는 국제인권문제의 해결에서 보다 더 확대된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권한과 역할이 실제로 인권과 국제협력을 촉진하는 데 작용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이다. 그것은 여전히 안 보리 상임이사국을 비롯하여 유엔회원국들의 입장과 태도에 달려있다.
한국과 북한을 포함하여 한반도는 오랫동안 유엔의 역할과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의 핵개발을 둘러싼 국제적 논란과 안보리의 관여, 그리고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인권이사회 등 인권기구 의 관여가 주요한 국제의제로 부각 되어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특히 안보리의 역할 및 그 활동, 지금까지의 활동결과, 그리고 향후 역할이 북한에 미치는 함의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이 무력 도발 국가 인 점, 이미 상당한 정도의 유엔 경제제재를 받는 점, 인권탄압국으로 서 유엔인권기관의 주목대상인 점, 통일과정에서 유엔의 무력개입이나
PKO
전개 가능성, 그리고 통일 후 과거청산 등에서의 북한지도자의 범죄문제 처리 등이 바로 유엔 안보리의 역할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 이다. 따라서 유엔의 역할과 국제평화 및 안보를 위한 기여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는 한편, 특히 북한인권의 다양한 문제와 향후 전개양상에 대한 이해와 정책 대안을 고려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하겠다. 북 한인권의 실태가 갖고 있는 인도적, 정치적, 국제법적, 그리고 국제정 치적 의미를 이해하고, 과연 유엔 안보리가 북한인권문제 개선과 해결 에 어떻게 기여 혹은 활용될 수 있는가를 계속 세밀히 연구해야 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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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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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결의 제1718호 (북한 핵실험관련 제재부과, 2006.10.14).
유엔 안보리 결의 제187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