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Ⅴ.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설립의 이해
기존 사례들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분쟁상황으로 인해 반인도범죄 내지는 전쟁범죄가 발생한 경우에 안보리, 인권이사회 등 이 유엔차원에서 조사위원회를 설립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조사위원회 의 보고서 그 자체는 공식적으로 법적 구속력 있는 문서는 아니지만, 이를 바탕으로 하여 안보리가 가해자를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하도록 권고하는 등, 결과적으로는 효과적인 국제법적 장치로써의 역할을 해 왔다. 유엔의 조사위원회들은 국제인도법 및 국제인권법 위반을 조사 하기 위하여 설립되었고, 실제로 전쟁범죄 가해자들의 책임을 묻기 위 한 목적으로 설립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음에도, 사실조사를 넘어 형사 소추를 위한 근거로 작용한 것이다.108 또한 조사위원회 보고서의 내 용은 철저하게 규명된 사실관계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에 국제재판소 등에서 증거로써 사용될 수 있으며, 더불어 국제사회 및 관련국의 주의 를 환기하고 가해자들에게는 강한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효과가 있다.
요컨대, 보편적 강제관할권을 가진 국제사법기관이 부재한 현 상황에 서, 이러한 조사위원회는 국제사회가 국제인권법 또는 국제인도법 위 반여부 및 그 책임에 대한 권위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효과 적인 방법으로 활용된다.109
108_Theo Boutruche, “Credible Fact-Finding and Allegations of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Violations: Challenges in Theory and Practice,” Journal of Conflict and Security Law, Vol. 16 (2011), p. 105; M. Cherif Bassiouni,
“Appraising UN Justice-Related Fact-Finding Missions,” Journal of Law and Policy, Vol. 5 (2001), p. 41.
109_Dapo Akande and Hannah Tonkin, “Commissions of Inquiry: A New Form of Adjudication?” EJIL: Talk! Blog of the Europea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 6 April 2012, <http://www.ejiltalk.org/international-commissions-of- inquiry-a-new-form-of-adjudication/> (검색일: 2013.7.15); 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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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와 다르푸르 조사위원회는 권한을 이행할 수 있는 실제적인 수단이 지원되었으며, 향후 기소를 위한 목적으로 정보를 수집하였다 는 점에서 다른 조사위원회들과 대조된다. 물론, 인권침해 사태 조사를 위해 구성된 모든 유엔 조사기구가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와 같은 유 엔 차원의 형사재판소 설립을 목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적절하 지 않을 것이다. 조사대상이 되는 사태별로 상황과 목적에 맞는 방식 을 유연하게 추구하는 것이 인권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국제형사재판소가 설립된 지금에는 그러한 특별재판소는 오히려 중복적인 기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완다와 다르푸르 조사위원회는 유엔 차원의 조사기구의 조사결과에 따라 가해자들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다르푸르의 경우는 독립적이 고 권한 있는 기관에 의한 심도 있는 조사에 대한 필요성을 조사위원 회가 설득력 있게 제시함으로써 최초의
ICC
기소 사건을 만들어내었 으며, 객관적인 조사위원회 활동에 기초하여 기소가 이루어짐으로써 정치적 선입견이 결부되었다는 주장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 평가 된다.더욱이 국제인권법 및 국제인도법 위반 행위가 벌어졌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조사하도록 위임권한을 부여받은 조사위원회가 최종 보고 서를 통해 특정 가해자들을 적시하고 이들을 처벌할 구체적인 메커니 즘, 특히 ICC에 기소할 것을 권고하였다는 점은 향후 북한인권 조사위
Institute of Humanitarian Law, Statement by Ms. Navy Pillay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upon receipt of the International Institute of Humanitarian Law 2012 Award for the Dissemination, Promotion and Teaching of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25 March 2013, p. 3, <http://
www.iihl.org/iihl/Documents/Pillay’s%20Statement.pdf> (검색일: 2013.7.15).
원회의 활동 내용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차후에 북한내 인권침해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은, 하나 의 강력한 압박수단으로써 북한 정권에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유엔 차원의 조사위원회 설립과 관련된 최근의 경향을 살펴 보면, 이전에는 안보리가 직접 또는 안보리의 요청에 따라 사무총장이 구성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대부분의 경우 인권이사회가 조 사위원회를 설립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유엔인권이사회는
2006년 이후로 다양한 목적 및 위임권한을 가진 사실조사위원회들을
설립해왔다.그러나 인권이사회는 기본적으로 국가의 인권의무 이행을 감시하는 기구이다. 즉, 국가들의 활동을 감시하는 데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 지만,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기구라 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안보리는 사태의 해결을 위해 유엔헌장 제7장 에 따라 가장 적절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데, 이로써 인 도법 위반 등에 대한 국가 및 기타 주체와 개인에 대해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즉, 안보리에 의해 위임권한을 받은 조사위원회들은 해 당지역에 대한 현장 접근성뿐 아니라 해당국가 및 주변국의 협조를 얻 을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아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