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호법제(Employment Protection Legislation: EPL)는 고용보 호와 관련한 법률 및 규칙, 고용에 관한 교섭조건 및 관행을 포괄한 다. 즉, 고용보호법제는 근로자를 해고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제 도로서, Sapir(2006)에 따르면 실업급여와 함께 실업으로 인한 위험 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로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고용 보호법제는 실업을 사전적으로 예방하는 제도로서 규제의 성격을 지니고 실업급여 등 소극적 노동시장정책은 사후적으로 금전 부족 에 따른 위험을 회피토록 하는 제도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양자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고용보호법제는 고용안정과 관련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안정적 노동소득의 확보를 매개로 노동소득분배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노동시장정책에 관한 이론적 논의 과정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고용보호법제의 엄격성 강화, 즉 제도적 측면에서의 고용 안정성의 강화는 근로자의 고용 상태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노동소 득분배율의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고용보호법제가 일방향의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단순화할 수 없는데, 고용보호법제 는 실업으로 유입과 실업으로부터의 유출 양자 모두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고용보호법제가 실업 및 고용에 미치는 전반적인 효과는 일 정한 방향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술하면, 고용보호법제 의 엄격성 강화는 고용주 입장에서 볼 때, 해고비용과 신규채용 비 용 모두를 상승시키는데, 해고비용의 상승은 실업으로의 유입을 방 지하지만, 신규채용 비용의 상승은 실업으로부터의 유출을 억제한 다. 즉, 고용보호법제의 강화는 실업 및 고용에 대하여 양면적 효과 를 동시에 발생시킨다.
고용보호법제의 양면성과 관련하여 중요하게 검토할 부분은 고용
보호법제의 강화는 내부자-외부자(insider-outsider) 관계에서 상이 한 효과를 야기한다는 점이다. 고용보호법제는 일반적으로 고용 상 태에 있는 내부자(insider)에게 유리하지만 실업 상태에 있는 외부자 (outsider)에게는 불리하게 작동한다. 그리고 이러한 고용보호법제의 작동방식은 고용상태에 있는 정규직-임시직 간 관계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규직-임시직 간 관계를 고려하면서 추가적으로 고려해 야 할 사안은 정규직에 대한 고용보호법제의 엄격성과 임시직에 대 한 고용보호법제의 엄격성의 강도가 상이하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 이다. 이는 정규직, 임시직의 정의로부터 당연히 도출되는 사실이긴 하지만 정규직 및 임시직에 대한 고용보호 엄격성 각각의 절대적 강도뿐 아니라, 정규직과 임시직 간 고용보호법제 엄격성 강도의 상 대적 격차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노동소득분배율과 개 인 간 소득분배의 동시적 개선이 저소득층의 노동소득 증대를 전제 한다고 할 때, 정규직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인 임시직이 고 용보호법제의 내용 구성에 따라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 이다. OECD가 수행한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된 Koske et al.(2012) 역시 정규직과 임시직 간 고용보호의 격차를 근로소득불평등의 원 인 중 하나로 지목한 바 있다.
정리하자면, 고용보호법제가 전반적인 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불명 확하지만, 고용보호법제의 엄격성의 상대적 격차는 소득분배를 악화 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고용보호법제의 효과성에 관한 선행연구 역시 노동시장정책의 효 과성에 관한 연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노동소득분배율에 대한 인 과관계를 검토한 연구는 찾기 어렵다. 이에 고용보호법제의 효과성
에 관한 실증연구 또한 고용보호법제가 고용률 및 실업률에 미치는 효과성을 검증한 연구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