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정책은 시장 기구를 보완하여 자원배분 및 소득분배기능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일국 경제의 경제안정 및 경제성장을 위해 기 능한다. 그리고 재정정책을 소득재분배 기능에 한정하여 본다면, 세 입 측면의 조세정책과 지출 측면의 사회복지지출정책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조세정책에 대하여 살펴보면, 조세정책은 재정정책의 일환으 로서 세금 부과 및 징수 정책을 의미한다. 조세정책의 소득재분배효 과의 크기는 조세부담에 있어서의 누진성(progressivity)의 정도와 직결되는데, 조세부담의 누진성의 정도는 고소득층에 대한 중과세와 저소득층에 대한 차별적 감세의 크기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조세는 소득세로 대표되는 직접세12)(direct tax)와 소비세로 대표되는 간접세(indirect tax)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볼 때 소비를 기준으로 부담되는 간접세는 역진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이해되거나, 소득재분배에 직접적인 효과를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다시 말해, 간접세는 부과 당시 납세자의 부담능력을 고 려하지 않고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누진성을 담보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역진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존재
12) 재산(wealth)에 대한 과세 역시 누진적인 조세구조를 가지고 취하고 있어 소득 재분배효과를 지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그 과세대상자의 범위 및 조세 수입비중을 고려할 때, 그 파급효과는 작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본 연 구가 노동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고 있기에, 소득세를 중심으로 직접세를 논 의한다.
한다. 동시에 소위 고소득층이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사치 재(luxury goods)에 대한 고 세율 적용 역시 실질적인 소득재분배효 과가 존재하는지는 불분명한 측면이 있다.13) 이에 반해, 누진적인 조세설계가 가능한 직접세는 강한 소득재분배효과가 존재하는 것으 로 생각된다. 따라서 기존의 많은 연구들은 조세제도의 누진성의 정 도를 조세수입 중 직접세와 간접세의 상대적 비중으로 파악하거나 직접세 세율구조14)를 통해 파악해 왔다.
하지만 직접세의 소득재분배효과를 보다 엄밀히 파악하기 위하여 소득세로 대표되는 직접세 역시 개인소득세(personal income tax)와 법인소득세(corporate income tax)로 구별하여 생각해야 한다.15) 흔 히 개인소득세와 법인소득세 모두를 포괄하는 직접세가 소득재분배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누진적으로 설 계된 개인소득세의 소득재분배효과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반면에, 법인소득세의 경우 궁극적인 조세부담의 귀착에 대한 패턴이 명확 하지 않기 때문에 법인소득세의 누진성 강화는 의도한 소득재분배 효과를 달성하기 어렵다. 또한 법인소득세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미 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경우, 누진적인 법인소득세 설계와 별도로 법 인소득세는 오히려 개인 간 소득분배뿐 아니라 기능 간 소득분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상술하면, 법인소득세의 강화는, 특히 기업
13) 사치재는 수요에 대한 가격탄력성이 1보다 큰 재화로 정의되는데, 이러한 사치 재의 정의로부터 사치재의 주 소비대상이 고소득층임을 도출할 수 있는 필연성 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한 재화가 사치재인지 여부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 르게 규정되기 때문에, 소위 사치재에 대한 세금 부과를 통한 소득재분배효과 달성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14) 누진세의 세율구조는 한계세율(marginal tax rate)이 평균세율(average tax rate)보다 높은 구조를 취한다.
15) 한국에서 개인소득세와 법인소득세는 실정법상으로 각각 소득세, 법인세로 불 리고 있다.
의 고용 의사결정에 있어, 저소득층 근로자의 근로조건 및 임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인소득세 강화에 따른 노동수요 감소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근로조건에 직면하고 있는 근로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에 더하여 취약한 근로조건에 직면하 고 있는 근로자들이 보통 저소득층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법인소 득세의 강화는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의 감소를 유발하여 개인 간 소 득분배와 기능 간 소득분배 모두를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할 수 있 다.
개인소득세의 소득재분배효과를 긍정한다 하더라도, 개인소득세 강화에 따른 노동공급 효과 역시 검토 필요성이 존재한다. 개인소득 세 강화는 노동공급에 따른 기회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노동공 급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는 이론적으로 실업률의 상승 및 고 용률 하락을 유발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고용률 하락에 따른 소득발생 가능성의 하락은 소득분배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개인소득세의 노동공급 효과를 완화 혹은 배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근로장려세제(Earned Income Tax Credit: EITC)가 존재한다. 근로장려세제는 명시적으로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을 증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종 합하자면, 개인소득세의 강화가 누진적 설계에 따른 소득재분배효과 에도 불구하고 노동공급 효과로 인해 소득분배를 악화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개인소득세 조세구조의 설계를 통해 이를 극복 가능하 며 개인소득세의 소득분배에 미치는 총 효과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 상할 수 있다.
명시적인 소득이전을 의도하고 있는 사회복지정책은 조세정책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더욱 직접적인 소득재분배효과를 가지는 것
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사회복지정책의 소득재분배효과를 논하는 데 있어, 사회복지정책을 기여원칙에 근거한 사회보험(social insurance) 과 비기여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공공부조(public assistance)로 구분 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먼저 사회보험을 살펴보면, 국민연금, 의 료보험, 실업보험 등은 대표적인 사회보험이다. 그리고 사회보험은 소득과 무관하게 노령, 질병, 실업 등의 위험으로부터 개인을 보호 하는 데 있다. 소득과 무관한 사회보험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일반적 으로 저소득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에 쉽게 노출되어 있음을 고 려할 때, 사회보험의 소득재분배효과를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
또한 위험의 존재와 노동공급의 관계를 고려할 때, 위험의 완화는 안정적인 노동공급의 전제조건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지 만 언급한 사회보험의 소득재분배효과는 본질적으로 소득과 무관한 특성으로 인해 직접적인 소득재분배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간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편, 실업보험은 다른 사회보험과 달리, 근로자의 노동공급에 직 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데, 실업보험에 대 해서는 소극적 노동시장정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살펴보도록 하겠 다.
소득분배 측면에서 볼 때, 간접적인 효과를 가지는 사회보험과 달 리 공공부조는 직접적으로 특정한 취약계층을 그 정책대상으로 한 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특정 취약계층이 결국 저소득층이라는 점에서 보면, 공공부조는 직접적인 소득재분배효과를 내재하고 있 다. 하지만 공공부조는 충분한 근로능력이 있는 자의 노동공급 의사 를 저해하는 효과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소득분배를 개 선시키는 효과를 발생시킬지언정 중장기적으로는 소득분배를 악화
시킬 수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공공부조정책은 지나칠 경 우 효율성과 형평성을 모두 저해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소득재분배정책이 노동소득분배율에 미치 는 효과에 관한 직접적인 연구는 미진한 실정이다. 하지만 개인 간 소득분배와 노동소득분배율의 악화가 동시에 목격되고 있으며, 저소 득층의 근로소득 증대가 개인 간 소득분배와 기능 간 소득분배를 동시에 개선시킬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소득재분배정책의 개인 간 소득분배 효과에 관한 연구는 소득재분배정책이 노동소득분배율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연구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득재분 배정책의 노동공급 효과와 법인소득세의 노동수요 효과에 관한 선 행 연구는 노동소득이 고용을 전제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서 노동소득분배율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연구로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