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4대 남북경협합의서의 주요내용
가. 남북투자보장합의서
(1) 투자보장합의서 채택의 의의
남북투자보장합의서는 통상 국가간에 체결되는 투자보장협정과 거의 유 사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7이 같은 합의서의 채택으로 대북투자의 불확 실성을 제거하여 안정적인 투자기반이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북한 은 현재 세계무역기구(WTO)나 국제금융공사(IFC), 국제투자보증기구
(MIGA), 국제분쟁해결센터(ICSID) 등 투자촉진과 투자보증, 분쟁중재를
위한 국제기구나 협정에 가입하고 있지 않은데, 남북투자보장합의서가 발 효됨으로써 우리측 투자에 있어서 투자원본과 이익의 보호, 과실송금의 보 장, 국유화 및 수용에 대한 보상, 분쟁해결 등에 있어서 북한의 국내법에만 의존하는 일방적인 약속의 차원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하 겠다.
(2) 주요내용
남북투자보장합의서에서는 남과 북이 각자의 법령에 따라 상대방 투자 자에 의한 투자를 허가하고, 상대방투자자의 투자자산을 보호하되, 그 투 자자 및 투자자산에 대하여는 최혜국대우를 부여하고 있다. 투자 및 기업
7일반적으로 투자보장협정의 체결목적은 체약당사국간의 투자보장을 통하여 비상 업적 위험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려는 데 있다. 여기서 비상업적 위험은 투자자의 자산에 대한 투자유치국 정부의 수용 또는 국유화, 투자 유치국내의 무력충돌 등으로 인한 투자의 손실, 해외송금에 대한 제한 또는 통화의 불태환 결정 등을 의미한다. 이러한 투자보장협정은 일반적으로 투자국 및 투자자 의 의무에 대하여는 규정하지 아니하고 투자유치국의 의무에 대하여만 규정하고 있다. 이상훈, “남북경협합의서의 법적 성격에 대한 고찰,” 법제 , 통권 제552호 (2003.12), p. 68.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인원들의 출입, 체류, 이동 등과 관련한 문제는 호의 적으로 처리하도록 하였다. 상대방 투자자가 행한 투자에 대한 수용의 경 우에는 적법 절차에 따라 정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고 있다. 남과 북의 일방 과 그 상대방 투자자간에 발생하는 분쟁은 우선 협의에 의해 해결하도록 하고, 협의에 의하여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남북상사중재위원회에서 이 를 해결하도록 하였다.
(가) 투자자산 및 투자자의 정의
투자자산은 상대의 지역에 투자한 모든 종류의 자산으로 규정하고 합의 서가 적용되는 투자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정의하여 투자한 모든 자산에 대 한 보호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제1조).
(나) 투자의 허가 및 보호
남과 북은 각각의 법령에 따라 투자를 허가하고, 투자자산을 보호하여 특히 쌍방간 투자의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인 출입 및 체류와 관련한 문제 에 관하여 호의적으로 처리하도록 규정하였다(제2조). 이로써 우리 기업의 대북투자 시 투자자산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게 되었다. 특히 국가간에 체 결되는 일반적인 투자보장협정에는 없는 투자관련 인력의 출입 및 체류에 호의적 처리를 명시한 것은 특기할 만한 내용이라 하겠다.
(다) 투자의 보호
타방 투자자, 투자자산, 수익금, 기업 활동과 관련하여 최혜국대우를 보 장 하도록 하고 있다(제3조). 이는 북한에서 활동 중인 우리 기업이 북한기 업과 경쟁하기보다는 주로 외국기업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외국기 업과 차별대우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한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북한은 모든 기업이 국영이며, 수익을 대부분 국가 에 납부하고 기업운영자금을 다시 국가가 기업에 지급하는 계획경제체제
를 채택․운영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내국민대우와 관련하여 투자보
장의 핵심인 수용 및 보상에 있어서 차별적인 수용금지, 비차별적인 보상 을 명시하고 있다.
(라) 수용 및 보상
상대측 투자에 대하여 공공목적 외 수용 또는 국유화를 원칙적으로 금지 하고, 수용 시에는 적법하게 내국인과 무차별하게, 또한 국제시장가치로의 보상을 규정(제4조)하여 투자자의 불안감을 감소시켰다.
(마) 송금의 보장
투자와 관련된 모든 자금에 대해서 자유로운 송금을 보장(제5조)하도록 하여 우리기업이 투자자금 및 수익금 송금을 자유롭게 하였다.
(바) 투자자 대 당국간의 분쟁해결절차
남과 북 일방의 투자자와 타방 당국간의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분쟁은 가능한 한 당사자간의 협의와 교섭에 의한 해결을 하도록 규정하였다. 즉 협의를 1차적인 분쟁해결방식으로 예정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해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일방의 요청에 따라 남북 공동의 중 재기구에 의한 해결을 하도록 하고 있다(제7조). 특히 남측 또는 북측이 합 의서를 이행하지 않아 투자기업이 손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남북상사중재 위원회에 제소할 수 있도록 하여 남북당국이 합의서에 대한 성실한 이행을
촉진․담보하도록 하였다.
(사) 보다 유리한 규칙 또는 대우의 적용
일방의 법률과 규정, 또는 계약에 따라 타방의 투자자에게 부여하는 대 우가 본 합의서에 의하여 부여되는 대우보다 유리할 경우에는 보다 유리한 대우가 부여되도록 하고 있다(제8조). 이는 남측 기업이 북한당국과의 계 약에 의해 투자할 경우 그 계약도 북한당국에 의해 당연히 준수되어야 함 을 의미한다.
(아) 정보의 교환
투자관련 법령 및 기타 정보의 상호제공을 규정하고 있다(제10조).
나. 남북청산결제합의서 (1) 합의서 채택의 의의
현재 남북한 은행간 환결제계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남북교역 에 따른 대금결제는 주로 제3국에 개설되어 있는 거래은행을 통해 이루어 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환전 및 송금에 추가비용이 들고 결제에도 오랜 시일 이 소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한간에 청산결제합의서가 타결됨으로써 남측 기업
이 제3국 은행을 거치지 않고 남북의 청산결제은행을 통해 직접 결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대금결제에 따른 금전적․시간적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게 되었다. 또한 물자반출기업은 청산결제은행을 통해 대금을 즉시 회수할 수 있어 대금회수가 안정적으로 보장되게 되었는 바, 양측 기업의 거래에 따른 (대금 불회수) 위험이 크게 낮아지고 남북교역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 상된다.
다만 청산결제제도는 은행의 고유업무와 관련되는 전문적․기술적 사항 이 많으므로 남북한 당국간의 청산결제에 관한 합의서에는 기본적인 사항 만 정하고, 청산계정의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은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쌍방이 지정하는 청산결제은행간에 정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앞으로 남북한의 중앙은행간에 청산결제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약정을 체 결해야 할 것이다.8
8제성호, 남북경제교류의 법적 문제 , 아산재단 연구총서 제137집 (서울: 집문당, 2003), p. 263.
(2) 주요내용
남북청산결제합의서는 전문과 10개의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은 남북거래를 ‘민족내부거래’라고 선언하여, 국제적 규범과는 별도로 체계로 남북거래를 취급할 것을 선언하였다.
(가) 청산결제의 대상
청산결제는 남과 북이 합의하여 정하는 거래상품의 대금과 이에 동반하 는 용역거래대금에 대해 적용하도록 하였다(제1조). 이처럼 청산결제의 대 상으로 ‘거래상품의 대금과 이에 동반되는 용역거래대금’을 명시한 것은 대사관 비용 등 일부 비무역 거래가 포함된 사회주의국가간의 청산결제는 물론, 친척들에 대한 송금이나 배상금도 포함한 동서독의 사례와도 차이가 있는 것이다. 남북교역에서 비거래성 교역은 성격상 당연히 청산결제의 대 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위탁가공교역이 포함될지 여부도 미정이었 으나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견되어 왔다.9 후술하는 바와 같이
‘2004년도 청산결제거래합의서’에서는 이 점을 명기하고 있다.
(나) 거래상품과 한도
남북한은 청산결제방식으로 거래할 상품과 그 한도를 합의하여 정하며, 한도는 필요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청산결제의 대상상품은 남 과 북을 원산지로 하는 것에 한한다(제2조).
(다) 청산결제은행
남북한은 청산결제은행을 각각 선정하고 이 은행에 상대측 은행의 이름 으로 청산계정을 개설하도록 하고 있다(제3조). 이 규정에 의거해 남북한 은 청산결제은행을 선정한 후 상호 통보하게 되어 있는데, 이미 남측은 청
9류승호, “남북한간 청산결제제도 도입의 효과,” 수은해외경제 , 2003년 11월호, p.
47.
산결제은행으로 한국수출입은행을, 그리고 북측은 조선무역은행을 결정한 바 있다.10
(라) 신용한도
청산계정의 신용한도는 남북 쌍방이 별도 합의에 따라 설정․운영하기 로 하였다(제4조). 신용한도 설정은 정액방식과 교역액과 연동하는 정률방 식이 있으며, 동서독의 경우처럼 전년도 교역액을 감안하여 양측이 합의하 여 정액으로 정하는 방식이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마) 결제통화
청산결제통화는 미 달러화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시 합의하여 다른 화폐 로도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제5조). 이와 관련, 북한이 2002년 12월부 터 기준 외화로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어, 앞으로 청산결제통화의 변경을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 결제절차와 방법
구체적인 결제절차와 방법은 남과 북의 청산결제은행간에 합의하여 정 하도록 하였다(제7조). 이 같은 규정은 청산결제는 금융관련 전문적․기술 적인 사항이 많아, 조약성격을 지닌 합의서에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것이 부적합하므로 청산결제은행에 위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사) 일반결제의 대상 및 방법
청산결제방식 이외의 대금결제와 자본의 이동은 국제관례에 따라 남과
10남북한은 2003년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개성에서 제2차 남북경협제도실무협의 회를 개최하여 우리측은 한국수출입은행을, 북측은 조선무역은행을 각기 청산결 제은행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하고, 별도 합의가 있을 때까지 청산결제은행이 일반 결제업무도 담당한다는 데 합의하였다. 통일부, “제2차 남북경협제도실무협의회 결과해설자료,” 2003.7.31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