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경협합의서 채택 현황
2000년 6월 15일 분단 반세기만에 최초로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남 북관계를 한 단계 진전(upgrade)시키는 데 있어 중요한 전기가 되었다. 무 엇보다 제1차 남북정상회담의 결과 채택된 5개 항의 6․15 남북공동선언 이 남북화해․협력의 기본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6․15 남북공동선언의 제4항에서는 경제․사회․문화․체육․보건․
환경 등 다방면의 교류협력을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에 근거하여 지금 동 선언의 이행․실천을 위한 노력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경의선철도 연 결, 개성공단 건설사업, 금강산 관광사업(해상 및 육로관광 포함) 등 남북 경협의 확대 및 활성화는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남북 경협을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지금까지 여러 가지 남북경협 합의서들이 채택되었다. 특히 2000년 12월 평양에서 열린 제4차 남북장관 급회담에서 채택된 4대 남북경제협력합의서는 민족경제공동체 형성을 위 한 제도화․규범화의 기틀(framework)로 작용하고 있다.
그 이후에도 남북한간에 다양한 형태의 남북경협을 촉진․지원하기 위 한 합의문건들이 채택되고 있다. 남북경협합의서는 중요한 것은 남북장관 급회담에서 채택되고 있고, 비교적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은 남북경제협력 추진위원회(경추위)나 남북경협실무접촉 등 남북 경제당국간 또는 남북경 협 관련 실무자(국장급 이상)들간에 채택되고 있다.
남북경협 관련 합의문건의 명칭은 합의서, 잠정합의서, 합의문, 공동보 도문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그 명칭과 형식에 관계없이 모두
6․15 남북공동선언의 이행, 그 중에서 남북경협의 활성화 차원에서 생산
된 것들이라고 하겠다. 여기서는 그러한 합의문건을 명칭과 일시만 적시하 기로 한다.
<경제교류협력분야, 남북 경제당국 실무자간>(2004.9.10 현재)
제1차 남북경제협력 실무접촉 공동보도문(2000.9.26)
남북사이의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2000.12.16)
남북사이의 소득에 대한 이중과세방지 합의서(2000.12.16) 남북사이의 청산결제에 관한 합의서(2000.12.16)
남북사이의 상사분쟁 해결절차에 관한 합의서(2000.12.16)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차 회의 합의문(2001.1.30)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2001.2.3)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2차 회의 합의문(2002.8.30) 남북간 식량차관 제공에 관한 합의서(2002.8.30) - 부록: 식량 인도․인수 절차(2002.8.30)
남북철도 및 도로연결실무협의회 제1차 회의 합의서(2002.9.17)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공사 자재․장비 제공에 관한 합의서(2002.9.17) 개성공단건설실무협의회 제1차 회의 합의서(2002.11.2)
남북임진강수해방지실무협의회 제2차 회의 공동보도문(2002.11.2)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3차 회의 합의문(2002.11.9)
남북해운합의서 채택을 위한 실무접촉 공동보도문(2002.11.20)
제2차 남북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 합의서(2002.11.20)
남북사이 차량의 도로운행에 관한 기본합의서(2002.12.6)
제1차 남북개성공단건설실무접촉 공동보도문(2002.12.8)
개성공업지구 통신에 관한 합의서(2002.12.8) 개성공업지구 검역에 관한 합의서(2002.12.8) 개성공업지구 통관에 관한 합의서(2002.12.8)
제3차 남북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 공동보도문(2002.12.17)
제2차 남북해운협력실무접촉 합의서(2002.12.28)
남북철도․도로연결 실무협의회 제2차 회의 합의서(2003.1.25)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4차 회의 공동보도문(2003.2.14)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5차 회의 합의문(2003.2.14)
제5차 남북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 합의서(2003.6.9) - 부록 1: 남북철도연결 행사를 위한 합의서
- 부록 2: 남북철도․도로연결 장비 기술지원을 위한 합의서 - 부록 3: 1차분 자재․장비 품목 및 수량 조정
남북철도ㆍ도로연결실무협의회 제3차 회의 합의서(2003.7.4) 남북경제협력제도실무협의회 제2차 회의 합의서(2003.7.31)
남북사이에 거래되는 물품의 원산지 확인 절차에 관한 합의서 (2003.7.31)
남북철도ㆍ도로연결 제6차 실무접촉 합의서(2003.8.22)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6차 회의 합의문(2003.8.28)
남북경제협력제도실무협의회 제3차 회의 공동보도문(2003.10.12) 남북상사중재위원회 구성ㆍ운영에 관한 합의서(2003.10.12)
제7차 남북철도ㆍ도로연결실무접촉 합의서(2003.10.28)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7차 회의 합의문(2003.11.8)
- 부록: 남북 철도ㆍ도로연결 공사구간 현장방문 절차와 방법
제8차 남북철도ㆍ도로연결실무접촉 합의서(2003.12.5)
- 부록 1: 신호ㆍ통신ㆍ전력계통 합의사항 - 부록 2: 전체분 자재ㆍ장비 품목 및 수량 조정 남북청산결제실무협의 제1차 회의 공동보도문(2003.12.20) 남북경제협력제도실무협의회 제4차 회의 공동보도문(2003.12.20) 남북원산지확인실무협의회 제1차 회의 공동보도문(2003.12.20)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 (2004.1.29)
제2차 남북청산결제실무협의 공동보도문(2004.1.29)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8차 회의 합의문(2004.3.5) 남북사이의 열차 운행에 관한 기본합의서(2004.4.13) - 부록 1: 군사분계선을 통과할 수 있는 철도직원 직명표 남북해운합의서(2004.5.28)
남북해운합의서의 이행과 준수를 위한 부속합의서(2004.5.28) - 부록 제1호 양식, 부록 제2호 양식, 부록 제3호 양식 - 별표 1: 해상항로대
개성공단건설실무협의회 제2차 회의 공동보도문(2004.6.25)
* 남북장관급회담 공동보도문들도 남북경협에 관한 사항을 다수 포함하 고 있으나, 여기서는 이들을 제외시켰음.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6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한간에 채택 된 남북경협 관련 합의문건은 모두 47건이다.1 이 중 합의서(기본합의서, 부속합의서 포함)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28건이고, 합의문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7건이며, 공동보도문은 12건이다.
2. 4대 남북경협합의서의 채택 경과
남북공동선언의 제4항에서 남북한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 형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하였다고 선언하였다. 남과 북은 경제교류협 력에 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두 차례의 남북경제협력 실무접촉 을 가졌다. 제1차 실무접촉은 2000년 9월 서울에서, 제2차 실무접촉은 동 년 11월 평양에서 성사되었다. 2000년 11월 11일 쌍방은 ‘남북사이의 투자 보장에 관한 합의서’, ‘남북사이의 상사분쟁 해결절차에 관한 합의서’, ‘남 북사이의 소득에 대한 이중과세방지 합의서’ 및 ‘남북사이의 청산결제에 관한 합의서’라는 4대 남북경협합의서를 채택하고 가서명(假署名)하였다.
그 후 2000년 12월 16일 평양에서 거행된 제4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양 측 수석대표는 위 4개 합의서에 정식 서명하였다. 하지만 4대 남북경협합 의서에 법적 효력을 부여하기 위한 조치는 순탄치 않았다. 남북한간은 물 론 우리 국내 부처간에 있어서도 미묘한 입장차로 인해 4대 남북경협합의
1남북장관급회담 공동보도문과 남북국방장관회담 공동보도문은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합의 건수 계산에서 제외하였으며, 또한 합의문건의 부록 도 제외하였다.
서에 대한 법적 효력부여 절차 진행이 지연되었다. 그러다가 우리 정부는 이들 합의서를 조약에 준하여 처리하기로 최종방침을 확정하고 북한측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2003년 6월 30일 4대 남북경협합의서 가 국회의 비준동의(남북경협합의서 체결동의안의 본회의 통과)를 얻었고, 8월 20일 판문점에서 문본교환의 절차를 거쳐 정식으로 발효하게 되었다.
북한도 2003년 7월 24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4대 남북경협합의 서 채택을 ‘통과’(비준 또는 ‘승인’)시키는 법적 절차를 마친 것으로 알려지 고 있다.2
3. 4대 남북경협합의서의 법적․경제적 의미
가. ‘조약방식’에 의한 4대 남북경협합의서 처리
4대 남북경협합의서에 대한 국내적 처리 과정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우리 정부가 합의서들에 ‘법적 효력을 부여’하기 위해 ‘조약방식’(또는 ‘조 약에 준하여’)으로 처리했다는 점이다. 이 점은 1992년에 체결된 남북기본 합의서의 경우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기본합 의서 체결 당시 남한 정부는 합의서에 대한 국회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았 다. 헌법재판소도 남북기본합의서가 ‘일종의 공동성명 또는 신사협정’에 해 당한다고 봄으로써 그 법적 효력을 인정치 않았었다. 그러나 4대 남북경협 합의서에 대한 정부의 조치는 이러한 기존입장에서 이탈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자연히 4대 남북경협합의서는 헌법 제6조 1항의 조약에 해당 하는가, 조약에 해당한다면 그 체결에는 헌법규정에 따른 국회 동의를 얻 어야 하는가, 남북한간의 조약체결은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에 저촉되는가 하는 법적(헌법상)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결국 정부는 다각적인 검토 끝에 전술한 바와 같이 4대 남북경협합의서를 ‘조약방식’(헌법 제6조 제1 항에 명시된 조약의 1 유형인 ‘특수조약’)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는 데,3이는 법적 측면에서 보면 획기적인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적어도
2통일부, 업무현황 보고 , 2003년도 국정감사 보고자료 (2003.10.7), p. 49.
경협분야에 관한 한 남북관계를 규범적․제도적 차원으로 인식하기 시작 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4
나. 국내법적으로 구속력을 부여해야 할 남북합의서의 인정․수용 여기서는 4대 남북경협합의서의 주요 조문 제목들을 적시하기로 한다.5 그 이유는 합의서의 조문 제목만 보더라도 당해 합의서들에 대하여 남북한 당국이 각기 국내법적으로 법적 효력을 부여(필요하다면 법적․제도적 후 속조치를 실시)해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되기 때 문이다.
첫째, 「남북사이의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에서는 ① 투자자산 및 투 자자의 정의(제1조), ② 투자의 허가 및 보호(제2조), ③ 투자의 대우(제3
조), ④ 수용 및 보상(제4조), ⑤ 송금의 보장(제5조), ⑥ 투자자 대 당국간
의 분쟁해결절차(제7조), ⑦ 보다 유리한 규칙 또는 대우의 적용(제8조),
⑧ 정보의 교환(제10조) 등을 규정하고 있다.
둘째, 「남북사이의 소득에 관한 이중과세방지 합의서」에서는 ① 세금의 종류와 이중과세 방지의 적용대상(제2조 및 제3조), ② 거주자 및 고정사 업자의 판정(제4조 및 제5조), ③ 사업소득(제5조, 제7조 및 제8조), ④ 배 당금, 이자 및 로열티 등 투자소득(제10조~제12조), ⑤ 직종별 용역제공
대가(제14조, 제15조, 제17조), ⑥ 이중과세방지방법(제22조), ⑦ 차별금지
(제23조), ⑧ 합의절차(제24조), ⑨ 정보교환(제25조) 등을 규정하고 있다.
3이를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먼저 남북관계의 법적 성격 및 북한의 조약체결 능력 인정 여부가 선결적으로 규명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 정부는 북한을 국제법상 국 가로 승인하지는 않으나 분단국을 구성하는 정치적 실체로 인정하는 한편, 북한의 조약체결능력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4제성호, “남북합의서에 대한 국내법적 효력부여문제 -국제법상 조약의 개념과 우 리 헌법과의 관련성을 고려하여-,” 법조, 제53권 4호 (통권 제571호) (2004.4), pp. 79~85 참조.
5http://www.unikorea.go.kr/cgi-kr/body.cgi?14A14/A14408.htm. 통일부 통일 정책실, “투자보장 등 4대 합의서 관련 해설자료,” 통일속보, 제2000-9호 (2000.11.14), pp. 1~15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