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만족도(life satisfaction)는 삶의 질(quality of life), 생활 만족도 (living satisfaction), 행복(happiness), 복지(welfare), 안녕(well-being), 주관적 웰빙(subjective well-being) 등 다양한 개념으로 정의되고 사용되어 왔다(임희섭, 1996; 원두리·김교헌, 2006). 그중에서 삶의 질, 웰빙, 복지는 주 관적 평가와 객관적 조건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며, 주관적 웰빙, 행복, 만족도 개념은 개인의 주관적 평가에 중점을 두고 있고 한다(통계청, 2019). 추상적이 고 다차원적인 개념인 삶의 만족도는 명확하게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으므로 본 연구에서는 삶의 만족도에 관한 개념을 명확하게 규정하기보다 다양한 개념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삶의 만족도로 정의하고자 한다.
1) 삶의 만족도의 개념
1980년대 행복이 연구 분야에서 주목받으면서 ‘개인의 행복에 관하여 어떻 게 측정하고 어떤 방법으로 증진시킬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주 관적 웰빙(subjective well-being)의 개념도 함께 부상했다고 한다(김형일 외, 2016). 기존에 경제성장의 척도이자 개인의 삶을 전반적으로 판단하는 척도로 인식되어 오던 GDP가 삶의 질을 대변하기에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 대두되면서 GDP와 국가재정 이외의 다양한 요인들이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 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보고한다(최은희, 2018).
인간의 행복이 소득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관점의 변화에 따라 개인의 행복 을 결정하는 개인, 사회적 관계, 환경적 조건에 관한 다양한 지표들을 통해 삶의
만족도를 측정하는 종합지수가 나오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 UN에서 2012년 이후 매년 발표되는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5)와 OECD 가 2011년부터 발표하고 있는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BLI)6)’ 를 들 수 있다. ‘세계행복보고서’는 행복도를 제시하는 기준으로 1인당 GDP, 사회적지지, 기대수명, 인생선택의 자유도, 관용, 부패에 대한 인식과 같은 여섯 가지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BLI 역시 GDP 같은 단순 소득 비교를 넘어서 주관 적인 면과 객관적 방면 모두에서 삶을 평가하기 위해 주거, 소득과 자산, 일과 직업의 질, 건강, 지식과 역량, 환경의 질, 주관적 웰빙, 개인적 안전, 일과 삶의 균형, 사회적 관계, 시민참여와 같은 11개 요인을 제시하였다. 이런 지표 제시로 행복, 삶의 만족과 같은 주관적이며 사회문화적 요인의 개념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으며 행복지수에 대한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하게 되었다.
BLI(2018년)의 ‘한국의 삶의 질’ 보고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사람 중 12%가 낮은 삶의 만족도를 느끼고 있음을 보고하였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임금, 고용률, 안전감, 인지된 건강 등에서 남성이 우위를 보이며, 삶의 만족도, 사회적 교류, 직업 긴장도와 자살, 술 및 약물로 인한 사망에서 여성우위를 보여 남성 과 여성에 따라 삶의 질의 내용에서 차이를 나타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이 남성과 비교해 높은 삶의 만족도를 보이지만 자살, 술 및 약물 로 인한 사망이 높다는 점은 여성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드러나지 않은 요인이 존재할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여성이 술이나 약물을 찾게 만들고 밖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심리적, 가정적, 현실적 상황에 대한 사회적 개 입이 필요함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되었다.
기존의 연구에서 삶의 만족도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Diener(1984)는 삶의 만족도 지표로 주관적 웰빙 영역을 인지적 영역과 정서적 영역으로 나눴다. 인지 적 영역은 한 개인이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삶의 만족도이고 정서적 영역은 즐거운 감정과 불쾌한 감정을 의미하는 영역이다(홍석동, 2016).
웰빙(well-being)의 자기실현적 관점에서 제시된 이론으로 심리적 웰빙
5)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 네 트워크(SDSN)가 2012년 이후 매년 발표하는 보고서로, 1인당 GDP, 기대수명, 복지, 선택 의 자유, 부정부패, 관용을 기준으로 국가별 행복도를 측정하여 발표하는 자료이다.
6) Better Life Index(BLI): OECD가 ‘물질적 삶의 조건’, ‘삶의 질’ 영역에서 11개 요인을 측정하여 발표하는 자료를 말하며, 국가 간 삶의 질 수준을 비교하는 종합지표로 쓰이고 있다.
(psychological well-being)을 들 수 있다. 심리적 웰빙은 주관적 엘빙이 삶의 전반적이고 주관적인 평가를 하는 것과 달리 개인의 심리적 측면의 합을 말하고 있다(김명소 외, 2001).
개인의 삶의 만족에 관하여 정의하고 평가하는 일에 있어서 객관적인 측면과 주관적인 측면은 모두 중요하다고 한다(Schalock et al., 2002). 개인의 지각과 심리적 입장에 따라 차이를 나타내는 주관적 삶의 만족도는 삶의 상황에 관한 사 람들의 생각이 상황 자체만큼 중요하며 개인의 생활에 있어 만족과 불만족, 행복 과 불행, 안정과 불안정,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을 말 한다. 객관적 차원에서는 실업률이나 범죄율, 물질적 보유현황, 교통사고 건수와 같은 계량적 수치 또는 통계자료에 근거하며 소득이나 GDP와 같은 경제적 지표에 초점을 두고 있다(신미, 2011).
어떤 사안이 더 중요한가를 결정하는 일은 개인적 판단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부여되는 통념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인다. 행복의 조건은 사회적으로 규정되며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결정 속에는 이미 타자의 욕망이 스며들어와 있다고 한다 (유승호, 2009). 따라서 삶의 만족도는 한 사회의 경제·사회의 발전 수준과 사 회구성원들의 가치관과 습관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상대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고 사회구성원들을 둘러싼 환경요소들의 변화를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느끼고 판단하는가를 상대적 관점에서 확인하고 평가하여야 하며 이러한 평가와 정의는 일반적으로 주관적이고 규범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고 하였다(김상균 1996).
임소진(2017)은 그동안 발표되었던 학자들의 논의를 통해 삶의 만족도에 대한 특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첫째, 삶의 만족도는 개념이 모호하다.
둘째, 물질적인 측면을 측정하는 경제지표보다는 전반적 삶의 영역을 파악하고 있어 서 포괄적이다. 셋째,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가치 규범을 반영하고 있어서 규범적이다. 넷째, 개인적 삶의 만족도는 사회 전체와 관련성이 있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삶의 만족도의 개념을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감으로 정의하며 각각의 구성요인을 주관적 측면, 정서적 측면, 사회·경제적 측면으로 구성하였다. 주관적 측면으로 건강만족도, 직업 만족도, 여가생활 만족도, 전반적 만족도를 구성하였으며, 정서적 측면으로 가족관계 만족도와 사회적 친분관계 만족도를 구성하였고, 사회적 측면으로는 가족의 수입 만족도, 주거환경 만족 도를 구성하였으며 본 연구를 통해 그 영향관계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2) 삶의 만족도의 주요 이론
삶의 만족도 연구에서 Festinger(1954)는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는 사회비교 이론(theory of social comparison processes)을 최초로 쳬계화 하였다. Diener (1984) 이후 확산의 방향을 상향과 하향으로 구분하면서 이 이론이 양방향으로 구분되어 연구되기 시작했다. 상향이론은 삶을 구성하는 각 하위 영역에서의 효용이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게 됨으로써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주장을 하였고 하향이론은 활동성이나 우울성 등 개인 고유의 기질에 따른 삶 전반에 대한 인식이 각 하위 영역에서의 만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Sirgy, 2001).
사회비교는 타인과 관계 형성 과정에서 타인에 대한 직·간접적인 정보를 얻고 타인과 비교하는 자기평가 과정에서 비롯된다고 하였다(차경진·이은목, 2015).
사회 비교의 범위는 매우 넓은데 사람들은 의견과 능력뿐만 아니라 행복, 의사결 정, 정신건강, 신체건강, 외모, 정서 등 자신의 머리카락 색깔에서부터 능력이나 소득수준까지 모든 부분에서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고자 하는 경향을 지닌 것으 로 본다(Kruglanski & Mayseless, 1990; Wheeler & Miyake, 1992). 사회 비교의 방향 면에서도 하향비교는 자아존중감을 고양해주는 효과가 있고 상향비 교는 자아존중감은 하향될 수 있지만 자기 향상이나 개발에 유익한 효과를 갖는 다고 보고하였다(강혜자, 2016).
본 연구에서는 삶의 만족도와 관련된 사회비교이론 중에서 상향이론과 하향이 론의 관점에서 정리하였다.
(1) 상향 비교 이론
상향비교(bottom-up comparison)는 자신보다 더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인지 한 사람과 스스로 비교하면서 자신을 향상(self-enhancement)시키려고 하는 긍 정적 욕구에서 출발한다고 주장한다(Salovey & Rodin, 1984). Kulik &
Mahler(1989)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에 대해 불안하거나 확신 이 없는 경우 타인의 신념과 행동, 태도 등을 파악한 후 자신의 상황과 비교하고 자신의 행동이나 태도를 결정하는 지침으로 사용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타인과의 접촉이 많거나 지속으로 상대방과의 상호작용이 빈번히 일어나는 경우에 개인과
타인 간의 사회 비교가 자동으로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Goethals, 1986).
이러한 상향비교는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다 른 한편으로는 실망감 또는 무능감을 경험할 수도 있으며 위험도 함께 존재한다 고 한다(성영신 외, 2007). 또한, 자아존중감에 상처를 입고 좌절감을 느끼거나 질투심 갖게 할 수 있으며(강혜자, 2016),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낮아지고 주관 적 행복감이 감소하는 것과 같은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장은영 외, 2004; Lassiter et al., 2001). 상향비교가 실패와 유사한 느낌이나 우울한 감 정을 갖게 할 수 있지만, 자신보다 더 우수하거나 좋은 상황에 있다고 여기는 사 람이 소망의 대상이고 자기향상과 발전이 목표라면 하향비교보다 상향비교가 효 과적이라고 하였다(강혜자, 2016).
최근 많은 연구에서 SNS의 이용이 이용자의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보고를 하 고 있다(임지숙, 2020). Facebook을 이용하는 425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이 루어진 상향비교연구 연구(Chou & Edge, 2012)에서 참여자들은 자신보다 다 른 사용자들이 더 행복하다고 지각하고 있는 동시에 ‘삶이 불공평하다’라고 느꼈다고 한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더 성공적이라고 지각하는 참 여자들이 더 우울했다고 보고하였다(정소라·현명호, 2015). SNS 이용으로 인 하여 이용자들은 주관적 행복감이 떨어지고(Turkle, 2011) 우울증을 유발될 수 있다고 한다(Mai-Ly et al., 2014). 우리나라에서도 ‘SNS 피로감’, ‘카 페인 우울증’7)이라는 용어가 생긴 것을 보면 SNS 이용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의 교류를 통해 항상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이현지·정동훈, 2013; 최소영, 2015; 홍지영, 2017; 성주원, 2020).
SNS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속에서 보는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에 노출된 시청 자도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출연자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강제 비교(forced comparison)하게 되며(Goethals, 1986), O’Guinn & Shrum(1997)은 연속극 시청이 다른 사회구성원들의 삶을 실제 사실보다도 부유한 것으로 믿게 만든다 는 연구를 발표하였다. 다큐멘터리, 시사, 뉴스, 생활정보, 교양 프로그램과 같은 정보 프로그램의 시청은 소비문화에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어떤 영향도 없지만 토크 프로그램, 연예정보, 드라마, 시트콤 등의 오락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경우는 물질주의와 계층 지향 소비를 조장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금희조, 2006).
7) 카페인우울증 :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이용에서 유발되는 우울증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