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발협력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에서 2019년 발표한 Health Statistics2)의 의하면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연간 주류소비량은 순수 알코올 8.7 리터로 OECD 평균인 8.9 리터와 비슷한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 2020)에서는 담배의 주성분인 비소, 카드뮴과 같이 알코올도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였으며 유해한 음주는 200가지 이상의 질 병과 손상의 주요 원인이라고 하였다.
통계청(한국의 사회동향, 2018년)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알코올 관련 사망 자 수가 4,910명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하였으며 건강보험정책연구원(2015)은 우리나라에서 음주로 인하여 발생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9조 4,52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이는 흡연 7조 1,258억원, 비만 6조 7,695 억원 보다 많은 액수이며 이 비용은 해마다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하였다.
위와 같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는 문제음주(problem drinking)는 ‘폭음(binge drinking), 알코올중독(alcohol addiction), 알코올남용(alcohol abuse), 위험음주(risky drinking), 알코올의존(alcohol dependence), 알코올사용장애(alcohol use disorder) 등의 다양한 용어들과 함께 사용되고 있다(Hester, 1995).
문제음주(problem drinking)는 알코올중독을 질병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소개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 1994)는 현재 음주로 인하여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지만 미래에는 심각한 폐해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알코올 중독의 초기 또는 덜 심각한 단계를 문제음주라고 정의하였다.
음주 문제의 심각성과 부작용에 따라 알코올 의존과 알코올 남용 그리고 문제 음주로 분류할 수 있다. 알코올 의존은 신체적 문제, 통제력 상실, 갈망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상태로 정의되며 알코올 남용은 사회적 기능이 손상된 상태로
2) Health Statistics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매년 6월 말에서 7월초 통계 포털을 통해 회원국의 각종 보건의료 분야 통계를 수집하여 발표한다(2019. 7. 2일 발표자료).
정의된다. 문제음주는 과음과 의존 그리고 음주로 인한 사회적 문제에 관해 측정 되며 가족관계, 대인관계에 미치는 폐해뿐만 아니라 심각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여겨지는 음주행동까지 포함하고 있다(유채영, 2003).
또 다른 관점으로 문제분류식 접근방법(disaggregated approach)이 있다. 이는 음주운전, 간경화와 같은 건강의 문제와 음주로 인한 범죄 등의 실제적인 문제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진단이 필요하지 않으며 단순하게 습관적 인 음주와 관련 있는 여러 가지 문제와 징후를 기준으로 분류하는 방법을 말한 다(Schmidt et al., 1999).
문제음주와 비슷한 개념으로 해로운음주(harmful use of alcohol)를 들 수 있 는데, 세계보건기구(WHO, 2010)는 음주자와 그 주변인들과 사회생활에 해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음주나 건강을 해칠 위험이 증가하도록 마시는 음주의 양을 포함하여 제시하였다.
이처럼 문제음주에 대한 정의는 연구자나 관련 기관마다 차이가 있어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크게 음주량과 음주빈도, 음주와 관련된 문제로 구분할 수 있다(Baer, 2002).
흔히 음주로 인한 문제 발생 위험의 크기에 따라 ‘위험 음주(risky drinking)’
와 ‘적정 음주(moderate drinking)’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마다 선호하는 술이 다르고, 알코올 대사 능력이 개인에 따라 편차가 크며,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음주와 관련된 사회 분위기 역시 다르므로 ‘위험 음주’와 ‘적정 음주’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적정음주(moderate drinking)는 음주량과 음주 패턴을 감안하여 자신과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수준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안 전 음주(safe drinking), 건강 음주(healthy drinking), 저위험 음주(low Risk drinking), 조절 음주(controlled drinking) 등과 혼용하여 사용되기도 한다(질병 관리본부·국가건강정보포털, 2017).
한국건강증진개발원(2013)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라 국가수준의 저위험 음주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였다. 이 기준에 따르면 순수 알코올 섭취로 환 산하였을 때 남자의 경우 하루 40g 미만, 여자의 경우 하루 20g 미만을 섭취하 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음주횟수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1주일에 1회 이하의 음주
를 제시하였다. 이를 표준잔(standard drink)으로 환산하여보면 남자는 1회에 5잔, 여자는 2.5잔 이내를 말하는데 여기에서 표준잔의 의미는 술의 종류나 잔의 크기와 관계없이 음주량 측정을 위한 기준 단위를 의미한다. 순수 알코올의 양(g) 으로 표기할 경우 표준 1잔은 약 10g의 알코올(WHO, 2014)로 정의하지만 보 건복지부(2018, b)는 7g을 1 표준잔으로 제시한 바 있다. 사람들이 흔히 마시는 술의 양으로 살펴보면 335ml 맥주 캔 1개는 1.4 표준 잔에 해당되며, 21%의 소주 1병은 6.7 표준잔, 900ml의 막걸리 한 병은 약 5 표준잔, 와인은 잔에 따라 1∼2 표준잔에 해당된다고 한다(질병관리본부·국가건강정보포털, 2016a).
위험 음주(risky drinking)는 적정음주의 기준을 벗어나는 음주를 총칭하여 사용되며 과음이나 만취 같은 용어도 비슷한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국립알코올중독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lcohol Abuse and Alcoholism:
NIAAA)에서는 폭음을 남자는 5잔 이상, 여자는 4잔 이상의 술을 연거푸 마시는 경우를 기준으로 제시하였고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2018b)에서는 1회 음주량 남자 5잔, 여자 3잔을 그 기준으로 삼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대표적인 위험음주로 월간 폭음과 고위험 음주를 규정하여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그 기준으로 남자는 주 2회 이상 1회 평균 7잔 이상을 말하며 여자는 주 2회 이상 1회 평균 5잔 이상의 음주를 제시하였다(질병관리본 부·국가건강정보포털, 2016a).
지금까지 문제음주에 관한 여러 가지 개념과 문제음주의 기준으로 제시된 음주의 양과 빈도에 관한 세계적 기준과 우리나라의 기준에 관해서 살펴보았다. 결론적 으로 문제음주는 명확하게 한 단어로 정의하기 어렵고 남성과 여성, 젊은이와 노인, 국가와 국가에 따라 다양한 정의와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 었다.
본 연구에서 여성의 문제음주는 음주빈도와 음주량 그리고 고위험음주빈도의 설문 응답을 근거로 AUDIT-C3) 7점을 절단점으로 사용하였으며 해로운 음주, 위험 음주, 술 문제, 음주 문제와 같은 개념으로 혼용하여 사용하였다.
3) AUDIT-C : 세계보건기구(WHO)가 1989년 개발한 자기보고용 설문도구인 AUDIT 10문항 중 1번부터 3번까지 3문항만 사용하여 문제음주자를 선별하는 도구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