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울의 개념
지속적인 생활 스트레스 사건들은 인생의 크고 강렬한 사건보다 개인의 심리적 인 증상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부정적 정서 상태를 유발(Kanner et al., 1981) 하며 이로 인하여 개인의 우울 증상은 지속(Depue & Monroe, 1986)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현대 사회의 정신질환과 심리적 고통이 지나친 경쟁으로 생긴
불안과 스트레스가 마음을 병들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Open Ads, 2019).
우울은 인간의 여러 감정 중의 하나로 우울한 기분을 경험하는 정상범주로부 터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비정상 범주까지 다양하게 나뉠 수 있으며(김혜정, 2005), 우울에 빠지면 슬픈 감정, 좌절감, 허무감, 무가치감, 절망감, 고독감과 같은 고통스럽고 괴로운 부정적정서 상태가 지속된다고 하였다(함정선, 2016).
이러한 증상은 생각의 내용, 사고의 과정, 수면, 의욕, 행동, 동기, 관심과 같은 정신 기능의 저하뿐만 아니라 신체활동의 저하로 이어져 일상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태라고 설명하고 있다(서울아산병원 질환 백과, 2020).
전 세계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는 우울증은 2030년 인류에게 가장 부담을 주는 질환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질병관리본부·국민건강영양조사, 2017). 우리나라 도 전 세대에 걸쳐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 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는 2013년 약 59만 명에서 2016년 약 64만 명으로 증가하여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하였다. 남·녀 간의 우울 경험률을 살펴보면 남성 9.1%, 여성 13.4%로 나타나 여성이 남성보다 약 1.5배 높게 우 울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질병관리본부·국민건강영양조사, 2017).
실제로 사람들은 생애 한두 번 정도는 우울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 며(박경, 2003), 재발율도 높아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 중 50∼60%는 우울을 다시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김정민, 2017).
우울의 원인으로 유전적, 생물학적, 심리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유전성은 30∼70% 정도이며 생물학적 원인은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결핍으로 발생한다는 가설이 있고 심리사회적 요인으로는 스트레스나 환경적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국립정신건 강센터, 2019).
생애주기 및 사건, 연령대, 사회경제적 요인 등의 다양한 요인 간의 상호작용 에 따라 우울 수준도 다르게 나타나며 젊은 층보다 중․장년층 이후 연령이 올라 감에 따라 우울의 발생도 증가한다는 주장이 있다(강상경·권태연, 2008; 김진 영, 2009; 이홍자 외, 2016; 엄순옥․문재우, 2017; 조옥선·백진아, 2018).
성별에 따른 우울의 원인을 살펴보면 남성 우울의 원인으로 경제적인 부분, 과중한 책임 및 사업의 실패, 직장 문제 등이 중요하게 지적되었으나 여성의 경 우는 경제적인 부분이나 가족갈등 등의 가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스트레스의 요인
으로 작용한다고 보고하였다(오세원․엄용섭, 1980). 또한, 여성은 가정과 직장에서 다중역할부담으로 인해 사회문화적으로 부여되는 역할이 생물학적 역할보다 크게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있다(이경혜, 2006; 하오령·권정혜, 2006; Aneshensel et al., 1981; Warr & Parry, 1982). 즉 여성은 직장, 가사노동, 자녀부양부담 감 등의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우울 증상이 발생하게 되며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 로 인한 역할수행 부담으로 스트레스와 우울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김은정 외, 1999).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우울은 만성적인 불안, 수치심, 낮은 자존감, 학습된 무기력, 죄책감으로 나타나고 폭력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기 어려우 며(Hilberman, 1980; Walker, 1984), 우울의 정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김광일, 1998; Launius & Lindqist, 1988).
우리나라 여성 우울증의 가장 큰 특징으로 타인 중심적 사고와 가정 중심적 사고를 들 수 있는데 여성은 관계를 통하여 자신을 확인하려 하기 때문에 타인 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할 경우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게 되고, 특히 부부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우울증이 나타나기 쉽다고 한다(이숙정, 2011).
우울은 전반적인 대인관계의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회적인 네트워크에서 가장 기본이고 일차적인 가족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울을 악화시키고 회복 가능성을 낮춘다고 한다(하은혜 외, 1999). 또한, 우울 은 자신의 심리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능의 손실로 이어져 개인의 인생 을 파괴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을 높인다고 하였다(엄순옥·문재우, 2017).
본 연구에서는 배우자의 언어폭력이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여성의 우울을 증가 시키고 학습된 무기력감이 나타나 삶을 영위하는데 적절한 대처방법을 마련하 기 어렵다고 가정하였으며 우울증, 우울장애, 기분장애, 우울병, 울병, 우울감 등과 동의어로 정의하여 사용하였다.
2) 우울의 주요 이론
우울은 원인과 유형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어느 하나의 이 론으로 우울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우울의 원인에 관한 요인 중 에서 유전적 요인과 생물학적 요인은 우울을 뇌의 생화학 물질의 변화로 설명하고,
심리사회적 요인은 스트레스와 생활 사건을 주된 원인으로 설명하며, 이 세 가지 요인의 복합적 작용으로 설명하기도 한다(차병원, 2020).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음주가 부정적 감정의 감소와 긍정적 감정의 증가를 가 져오며 부정적 정서의 적절한 대처방법이 없을 때 대처수단으로 사용되는 경향 이 있다고 보고한다(한금선 외, 2003). 이러한 경향은 우울에 대한 대처의 수단 으로 음주를 선택하기도 하며(Greenfield et al., 1998) 음주가 또 다른 스트레 스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악순환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이봉재, 2007).
본 연구에서는 우울의 주요 이론으로 부정적 정서를 설명하는 대표적 이론인 인지이론과 학습된 무기력이론의 발전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귀인이론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인지이론
Aaron Beck의 인지이론(cognitive theory of depression)은 우울을 설명하 는 가장 대표적인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Beck(1963)은 우울장애 환자를 대 상으로 그들의 자유연상, 사고내용, 상상, 꿈을 조사하면서 그들의 사고내용에 분노보다는 자기부정, 절망, 좌절, 실패와 같은 부정적 사고가 주를 이루고 있다 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권석만, 2006). 이러한 부정적 사고를 구성하는 인 지적 왜곡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Beck은 이 세 가지 요소를 인지삼제 (cognitive triad)라고 정의하였다. 첫 요소는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고, 두 번째 요소는 세상을 부정적인 방식으로 해석하는 경향이며, 세 번째 요소는 미래 에 대한 어두운 시각과 예측을 말하고 있다(김원, 2015). 사람들이 이렇게 부 정적인 사고를 하며 현실을 왜곡하고 과장하는 이유는 인지적 오류 때문인데 우울과 관련된 인지 오류는 신속하게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뜻하는 자동적 사고 (automatic thought)와 개인의 부정적인 태도나 신념을 뜻하는 역기능적 태도 (dysfunctional attitude)를 들 수 있다. 자동적 사고는 불안정하고 의존적인 인 지로 역기능적 태도는 자동적 사고에 비해 안정적이며 성격 특질적인 요인으로 여겨진다고 하였다(장유경 외, 2007).
우울한 사람들은 이처럼 부정적으로 자신과 주변에 대해 생각하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해도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융통성이 없는 경직된 신념(dysfunctional belief)을 갖게 된다고 한다. 이런 신념으로 인하여 사회적
관계는 더욱 고립되고 위축되며 이 과정에서 우울은 악화되고 자신과 주변에 대 한 부정적 생각 역시 강화된다는 것이다(권석만, 2006).
우울에 관한 인지이론의 또 다른 관점으로 김정범·이상희(2006)는 우울증에 관한 Beck의 이론이 스트레스-취약성 모델(stress-diathesis)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스트레스-취약성 모델은 개인의 취약성과 환경에서 발생하는 사회심리 적 스트레스가 상호작용하여 우울이 발생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초기 학습의 결 과로 역기능적인 믿음이 생기고 그로 인해 우울증에 취약할 수 있음을 가정하고 있으며(이강준, 2006), 이런 믿음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다가 개인에 게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건에 의해 우울이 유발되는데 통제가 불가능하거 나 관계를 맺기 어려운 사건은 우울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하였다 (김정범·이상희, 2006).
똑같은 사건에도 부정적인 시각으로 현상을 인지하는 경우 우울 발생은 높아 지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개인의 특질과 환경도 우울에 중요한 요인이며 여기에 는 인지적 왜곡이 작용하고 있음을 기존의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2) 귀인이론
귀인이란 어떠한 상황에 결과에 대한 원인을 추론하고 어느 곳에 귀속시키는 것을 의미하며(조혜진·나혜림, 2018), 개인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지각하고 있 는지에 따라서 뒤따르는 행동이 조정된다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고 한다(김수 진, 2015; Kelly & Michela, 1980).
귀인이론(attribution theory)은 학습된 무기력이론(learned helplessness theory)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Abramson et al.,(1978)이 발 전시킨 이론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자들은 개인이 통제 불가능한 상황의 원인에 대한 귀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울의 양상이 달라지고 이러한 귀인방식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며 우울증에 취약한 개인은 독특한 인지적 특성이 있다고 하였다.
귀인이론에서 어떤 개인은 ‘부정적 해석 성향(negative explanatory style)’
을 지니고 있어서 부정적 사건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고 긍정적 사건이 일어나면 외부의 원인 때문에 좋은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한다. 부정적 해석 성향 과 반대되는 개념은 ‘자기 지지 성향(self-serving attributional style)’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