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017년 12월 18일 재외공관장 만찬에서 “국익중심의 외교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한편, 실시구시하 는 실용외교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존 우방국 간의 전통외교를 중시하면서 외교영역을 다변화하는 균형 있는 외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외교의 지평을 유라시아와 아세안까지 넓히 고”,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지역에 더 많은 외교적 관심과 자원을 투 자해야 한다”고 했다. 2018년 연초에 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하면서 문 대통령은 “이제는 외교다변화도 필요한 거죠. 과거에는 우리 한반 도를 둘러싼 4대국 중심의 외교를 해왔다면 이제는 남쪽으로는 아세 안을 비롯한 남방국가들, 북쪽으로는 러시아를 비롯한 북방국가들, 그리고 EU, 유럽까지 우리 외교를 다변화하면서 우리 외교의 패러다 임을 바꿔 나가야 되는 그런 시기”라고 강조했다. 외교부의 정책에도 외교다변화는 반영되었는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시무식에서 “대통 령께서 말씀하신 외교다변화를 실현하기 위해 라틴아메리카, 유럽 등 우리 외교를 다양하고 심도있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라 고 말했다.101)
국정과제 98번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 형성은 동북아 지역내 지 정학적 긴장과 경쟁구도 속에서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생존과 번영 에 우호적인 평화
‧
협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평화의 기반을 확대하는 평화의 축으로서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동북아를 넘어서는 남방‧
북방 지역을 번영의 축으로 삼는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102) 그리고 남북관 계의 개선을 전제로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정립되었는데, 이들 세 가
지 정책과 구상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101) 위의 글, pp. 162~163.
102) 대한민국 정부, 100대 국정과제(세종: 대한민국 정부, 2017), p. 120
<그림 Ⅲ-1> 신북방정책, 신남방정책, 한반도 신경제구상
출처: 신남방정책특위 위원장 국민미래포럼 기조강연자료(2019.9.25.)를 수정.
나.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
러시아는 신북방정책의 핵심국가이다. 한국에게 러시아는 “① 에너 지, 물류 등 경제적 이익 상관자일 뿐만 아니라, ② 동북아의 협력과 통합 달성을 위한 중개자이자, ③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한 능 력있는 조력자이다. 그러나 한러관계는 그 중요성에 비해 그 동안 관 계발전이 등한시되어 왔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외 교목표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실질적 발전을 추진’하는데 두 고, 경제협력 확대와 북핵
‧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소통을 강 화”했다.103)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4개월만인 2017년 9월 7일, 러시아 블라디 보스토크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푸틴 대통령과 취임 후
103) 원동욱 외, “남북‧북미 정상회담 이후 동북아 국제관계와 대응방안,” p. 169.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그리고 기조연설104)을 통해 한국이 신 북방정책의 비전을 갖고 있고, 극동지역을 포함한 북방지역과의 경제 협력 의지가 확고하며, 임기 중에 러시아와 더 가깝게, 아주 긴밀한 관계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신북방정책이 러시아의 신동방정책과 맞닿아 있으며, 한국의 신북방정책이 러시아와의 협력 을 전제로 한 것으로 한국이 러시아의 극동개발에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의 극동개발부에 대응한 국가체제로 ‘대통령직 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설치했다고 언급하고, 러시아가 주도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FTA를 조속히 추진해 견고하고 영속적 인 북방협력의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자고 했다. 이 협력에는 광역두 만강개발계획(GTI)에서의 협력도 포함된다.
문 대통령은 한러 간의 협력을 9개의 다리(9-Bridge)라는 개념으 로 표현했다. 9개의 다리는 조선, 항만, 북극항로와 가스, 철도, 전 력, 일자리, 농업, 수산 분야이다.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에서 특히 강 조된 것은 조선
‧
해운 협력이었다. 새롭게 북극항로가 개척됨에 따라 조선‧
해운 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고, LNG운반선, LNG연료유조 선 등을 위한 조선소 협력도 활성화되리라고 보았다. 또한 한국 철도 와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철도(Trans-Siberian Railway: TSR)의 연 결, 러시아와 몽골이 결합한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 동북아 경제공 동체와 다자안보체제까지 전망하는 비전을 제시했다.문 대통령은 당시 심각해진 북핵 문제와 관련해 동북아 국가들이 협력해 극동개발을 성공시키는 일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104) 이하 기조연설 내용은 아래 참조. “문재인 대통령 동방경제포럼 기조 연설,” 2017.9.
7., <http://www.mofa.go.kr/www/brd/m_20053/view.do?seq=366571&srchFr=&s rchTo=&srchWord=&srchTp=&multi_itm_seq=0&itm_seq_1=0&itm_seq_2=0&
company_cd=&company_nm=&page=7> (검색일: 2019.9.30.).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지며 한러 관계를 발전시켰다.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32개항의 공동성명을 발표 했으며, 양국관계 발전방향, 미래 성장동력 확충, 유라시아
‧
극동 개 발협력 등 다수의 실질협력 강화 방안을 명문화했다. 문대통령은 한 러 비즈니스 포럼에서 4대 경제협력 방향을 제시하고, 11월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시 한러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105)2018년 9월 제4차 동방경제포럼에는 이낙연 총리가 참석했다. 이 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그간의 한러협력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협 력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2018년도 한반도정세의 호전에 따라 남북 한과 러시아의 3각협력을 위한 공동연구와 함께 동방경제포럼 최초 로 남북한과 러시아의 3각협력 세션이 준비된 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이미 제안한 9개 다리 협력에서는 ‘9개 다리 행동계획
’의 문안
협의를 마쳤고, 이외에 보건의료, 환경, 교육 분야를 추가적인 협력대 상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러시아, 중국, 일본, 몽골 등 동북아 의 국가들이 상호협력하여 동북아의 평화와 공영을 이루자고 강조했다.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극동에 교통과 물류의 인프라가 구축 돼야만, 유라시아의 인적
‧
물적 교류의 기반이 완결될 수 있습니다.지역내 협력이 심화돼 언젠가 동북아 경제공동체가 조성된다면, 유 라시아 전체의 번영에 직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올해 동방경제포럼의 주제인, ‘극동: 가능성의 범위 확대’의 길이라고 저 는 믿습니다. 극동지역과 한반도가 9개 다리로 맺어지고, 한국의 신 북방정책과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 몽골의 발 전의 길 이니셔티브, 일본의 8대 분야 경제협력이 조화롭게 추진되
105) 원동욱 외, “남북‧북미 정상회담 이후 동북아 국제관계와 대응방안,” p. 170.
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동북아의 평화와 공영이라는 목표로 우리 모 두가 함께 가는 출발입니다.106)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 국정과제와 외교다변화라는 외교전략상 의 필요에 의해 문재인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한 정책이 신남방정책이 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1월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한 ‧
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천명했다.아세안과 한국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는 아세안과의 협력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신남방정책을 강력하 게 추진하고자 합니다. 상품교역 중심이었던 관계에서 기술과 문화
‧
예술, 인적 교류로 확대하겠습니다. 교통과 에너지, 수자원 관리, 스마트 정보통신 등 아세안 국가에 꼭 필요한 분야에서부터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양측 국민의 삶을 잇는 인적교류 활성화는 모든 협력을 뒷받침해주는 튼튼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사람(People) 공동체’, 안보 협력을 통해 아시아 평화에 기여하는 ‘평화(Peace)공동체’, 호혜적
경제협력을 통해 함께 잘사는 ‘상생번영(Prosperity)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희망합니다.107)문재인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추진한 배경에는 중국에 대한 높은 무 역의존도와 아울러 아세안 및 인도의 새로운 부상도 매우 중요한 원 인이 되었다. 아세안과 인도라는 신남방지역은 20억 명(아세안 6.4억
106) “제4차 동방경제포럼 전체세션 기조연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18.9.12.,
<http://www.korea.kr/briefing/speechView.do?newsId=132030713&call_from
=rsslink> (검색일: 2019.9.30.).
107) “문재인 대통령의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 중앙일보, 2017.11.9.,
<https://news.joins.com/article/22100095> (검색일: 2019.9.30.).
명+인도 13.5억 명)에 달하는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높은 경제성장 률(연평균 아세안 5%, 인도 7%)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 지역은 거대 소비시장으로도 부상하고 있는데 아세안은 연평균 15%씩 유통시장이 성장하고 중산층도 2018년 현재 9천만 명에서 2030년에는 5억 명으 로 확대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유니콘 기업의 수도 아세안은 8개, 인도는 19개에 이를 정도로 경제의 역동성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인도와 싱가포르 순방을 마친 2018년 7월 16일, “앞으 로는 아시아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신남방정책은 선 택사항이 아니라 대한민국 번영을 이끌 국가발전전략의 핵심이며, 우 리가 담대하게 그리는 신경제지도의 핵심 축”이라고 말했다. 귀국하 자마자 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을 조율하고 집행하기 위해 대통령직 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에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108)
108) 원동욱 외, “남북‧북미 정상회담 이후 동북아 국제관계와 대응방안,” p. 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