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양보관계 연결어미의 통사적, 의미적, 화용적 분석
2.3. 화용적 분석
2.3.2. 실제 담화 분석
2.3.2.2. 발화 의도 분석
각 양보관계 연결어미에서 실현된 화행 행위의 빈도수는 다음과 같은 표로 정리할 수 있다.
화
행 행위 -아/어도 -더라도 -(으)ㄴ/는데도 -(으)ㄹ지라도 말뭉치 대본 말뭉치 대본 말뭉치 대본 말뭉치 대본 확
언
주장 58 32 21 4 4 3 4
의혹 15 8 3 4 1
화 행
확언 12 2
진술 51 18 3 9 1
확인 9 4 1
단언 7 4 3 1
통보 5 4 3
인정 5 2 1 2
부정 5
반론 9 1
증명 7 3
반문 9 1
추측 16 1 2
설명 2
지 시 화 행
제안 49 15 8 1 2
질문 15 2
지시 21 12 1
권고 42 13
힌트 7 3
요구 11 3
부탁 9 2 1
허락 15
조언 16 2 12 2
요청 18 1 9
명령 14 2 3
언 약 화 행
의사 표명 39 14 10 3 2 2 1
허락 32 11
계획발표 13 1
양보 21 2
정 표 화 행
화내기 37 13 8 1 1
한탄 6 6 1 2
위안 7 7 1 1
호감표현 8 3 3
걱정 9 5 1
불만토로 37 11 2 8
기원 11 2 1
원망 9 2
비웃음 8 2
환호 4 1
경탄 6 1
공감 11 2 7 3
칭찬 5
위의 표는 고빈도로 나타난 화행 행위 목록을 정리한 것이다. 양보관계 연결어미가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의사소통 기능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본고에서는 이를 ‘확언화행, 지시화행, 언약화행, 정표화행’으로 나 누었다. 말뭉치 빈도수를 통해서 각 양보관계 연결어미가 주로 어떤 화행 에서 실현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1) -아/어도: 주장, 제안, 권유, 의지표명, 허락, 진술, 화내기, 불만토로 양보관계 연결어미인 ‘-아/어도’는 실제 상황에서 여러 가지 의사소통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김현지(2006)에서는 ‘-아/어도’가 예측, 단언, 이의, 시인, 주장, 통보, 의지표명, 화내기, 불만토로, 호감 등의 담화 상황에서 쓰인다고 하였다. 카와노 유카(2013)에서도 ‘-아/어도’는 반박, 증명, 의지 표명, 선언, 불만토로, 빈정대기, 화내기 등 상황에서 사용된다고 하였다.
말뭉치 분석에서 ‘-아/어도’는 주로 주장, 제안, 권유, 의지표명, 허락, 진 술, 화내기, 불만토로의 의사소통 기능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① 주장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주장은 ‘자기의 의견이나 주의를 굳게 내 세움, 또는 그런 의견이나 주의’이다. 주장 기능은 ‘-아/어도’의 기본적인 의 사소통 기능 중의 하나이다. 이환묵(1981: 53-61)에서도 양보문을 화자의 주장을 나타내는 화행문으로 보았다. 양보절은 주절에 나타난 화자의 주장 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다음으로는 ‘-아/어도’의 주장 기능을 살펴보고자 한다.
감사 2 2
<표 Ⅱ-17> 양보관계 연결어미 실현된 화행 행위 빈도수
가: 그니까 하고 싶은 말을 간단명료하게 하는 것도 능력이야.
나: 근데 자기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를 꼭 굳이 내세우지 않아도 자기 할 말을 딱 할 수도 있잖아.
가: 응.
나: 가장 큰 문제는 그러니까, 내가 무슨 책을 읽었고 이런 거를, 굳이 그것이 연결이 안 되는데도 꼭 그거를 얘길 할라구 그러는 거야.
위의 대화는 ‘가’가 ‘자기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를 굳이 내세우지 않아도 자기 할 말을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화 자 ‘가’는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기 위해서 ‘-아/어도’를 사용하여 선행절의 내용을 반박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여 표현하고 있다.
② 제안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제안은 ‘안이나 의견으로 내놓음, 또는 그 안이나 의견’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어도’의 제안 기능을 살펴보고자 한다.
위 대화는 강이나의 친구인 정예은이 약속 장소에 늦게 도착하여 밥을 같이 먹지 못한 강이나에게 남은 떡볶이라도 먹는 것을 제안하는 상황이 다. 이때 강이나는 안 먹겠다고 할 수도 있다. 이렇게 어떤 행동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아/어도’는 화자가 상대방에게 가벼운 제안 을 할 때 사용될 수 있다.
③ 권유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제안은 ‘어떤 일 따위를 하도록 권함’이다.
이에 따라 ‘-아/어도’의 권유 기능을 살펴보고자 한다.
출처: 세종 구어 말뭉치, 일상대화_저녁식사#2, 전자전사자료
매니저가 운전 중이고, 윤진명은 조수석에 앉아 있다. 창밖이 어두워진다. 윤 진명이 시계를 본다.
매니저: 약속 있냐?
윤진명: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있어서... .
매니저: 그런 거 이제 그만해도 돼. 아까 하던 얘기만 잘 되면 아르바이트 같 은 건... .
출처: 드라마 대본『청춘시대』2 상 강이나: 좀만 일찍 오지. 같이 먹었으면 좋았을 텐데...
정예은: (몇 개 안 남은 떡복이 보며) 이거라도 먹을래?
출처: 드라마 대본『청춘시대』1 상
위의 대화는 매니저가 윤진명에게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라고 권 유하고 있는 장면이다. 이때 매니저가 ‘그만해도’를 발화함으로써 상대방 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조금 더 부드럽게 자신의 권유를 표현한다.
④ 의지표명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의지표명을 ‘어떠한 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 을 분명하게 드러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아/어도’의 의사표명 기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위의 대화에서 강이나는 나머지 사람에게 자기도 같이 케이크 촛불을 끄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아/어도’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가벼 운 계획이나 의사를 말할 때 사용될 수 있다.
⑤ 허락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허락을 ‘청하는 일을 하도록 들어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음은 ‘-아/어도’의 허락 청하기 기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위의 대화에서 유은재는 자리에 앉고 싶어 윤종열에게 허락을 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 ‘-아/어도 되다/좋다/괜찮다/상관없다’는 주로 같이 사
윤, 송, 정, 유 뜻밖이다.
유은재: (속상하다) 왜요?
강이나: 지금 사장이 수원에 가게를 하나 했는데 나보고 해보래.
정예은: (속상하다) 언제 가는데?
강이나: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웃는다) 사실을 오늘 일찍 출발했어야 하는데...
그래도 다 같이 케이크 촛불을 끄고 싶어서...
정예은: (속상해서 화가 난다) 그런 게 어딨어?
강이나: (농담한다) 어딨긴 어딨냐? 여기 있지.
다들 침울하다. 강이나가 울지 않기 위해 애를 쓰며 실내를 둘러 본다.
출처: 드라마 대본『청춘시대』1 상
유은재: (다가가서) 여기... 앉아도 돼요?
윤종열: 그럼 누가 앉냐? 네가 앉아야지... . 유은재: (배시시 웃는다)... .
출처: 드라마 대본『청춘시대』1 하
용되며, 허락을 청하거나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을 허락해 주는 것을 표현한 다.
⑥ 진술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진술은 ‘일이나 상황에 대하여 자세하게 이 야기함’이다. 다음은 ‘-아/어도’의 진술 기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위의 대화는 유은재가 자기가 먼저 헤어지자고 한 것을 말하기 위하여 지금까지의 일을 자세하게 진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 ‘-아/어도’는 일 반 상황에서도 두루 쓰일 수 있어서 진술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박승윤 (2007: 70)에서도 양보가 항상 극단의 선택에 의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기준에 비추어 이에 못 미치거나 어긋나는 모든 경우에 성립한다고 하였다.
⑦ 화내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화내기를 ‘몹시 노하여 화증(火症)을 내다’고 정의하고 있다. 다음은 ‘-아/어도’의 화내기 기능을 살펴보고자 한다.
위와 같은 대화는 강이나가 정예은한테 화를 내는 상황이다. 여기 ‘-아/
어도’를 써서 자기의 화나는 정도가 크다는 것을 표현한다. 이는 앞서 논 강이나: (버럭) 갈 거야!!!
(정예은): (버럭) 다시 오지 마!!!
강이나: (버력) 오라고 해도 안 와. 이 찐따야.
-- 정표- 화내기 출처: 드라마 대본『청춘시대』1 상 거실(밤)
유은재: (단호히) 아니. 내가 찼어. (정예은, 송지원에게) 맞죠. 내가 찬 거 맞 죠?
송지원: (일단 우쭈쭈 해준다) 응, 찼어. 찬 거야. 얘가 찼어.
조은: (별로 안 믿는 눈치다) 분위기가 꼭 차인 거 같길래.
유은재: (울컥한다) 내가 먼저 헤어지자 그랬다구!!!
송지원: 그래. 네기 했어. 진정해. (조은에게) 그놈 시키가 연락도 잘 안 되고 문자 보내도 한참 있다가 답장하고. 약속시간에도 늦구. 또 뭐 있지?
유은재: 만나서도 시큰둥하고, 집에 데려다주는 것도 귀찮아하고.
출처: 드라마 대본『청춘시대』2 상
의한 ‘-아/어도’의 반전과 가정의 의미 자질이라는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 다. ‘-아/어도’는 선행절에서 기대하는 내용은 후행절에서 나타나지 않아서
‘기대의 불충족’이 되었다. 이로 인한 부정적인 심리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
⑧ 불만토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불만토로는 ‘흡족하지 않은 마음을 죄다 드 러내어서 말함’이라고 정의된다. 다음은 ‘-아/어도’의 불만토로 기능을 살 펴보고자 한다.
위의 대화는 비욘세가 방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이 시끄럽고 창문을 닫았는데도 불구하고 소용없다는 것에 대한 불만을 이야 기하고 있다. 이는 위의 화내기 의사소통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기대의 불충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다.
(2) -더라도: 주장, 제안, 권유, 의지표명, 요청, 화내기
양보관계 연결어미인 ‘-더라도’는 ‘-아/어도’와 마찬가지로 통사적 제약 이 적고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 상황에서 여러 가지 의 사소통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김현지(2006)에서는 ‘-더라도’가 의혹제기, 언급, 주장, 단언, 통보, 권고, 힌트, 제안, 부탁, 조언, 지도, 의지표명 등의 담화 상황에서 쓰인다고 하였다. 카와노 유카(2013)에서도 ‘-더라도’는 언 급, 인정, 반론, 조언, 지시, 수락 등 상황에서 쓰인다고 하였다. 말뭉치 분 석에서 ‘-더라도’는 주로 주장, 제안, 권유, 의지표명, 요청, 화내기 의사소 통 기능을 실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① 주장 편의점 안(낮)
비욘세 친구: (맥주를 고르며) 너네 방 되게 시끄럽더라.
얼핏 비욘세: (같이 맥주를 고르며) 그치. 창문 닫아도 시끄러워. 싼 이유가 있 었어.
비욘세 친구: 사진하고도 완전 다르던데? 사진으로 봤을 때는 되게 예뻤는데.
정원도 있구...
얼핏 비욘세: 아, 그 집 아니야, 네가 본 데는 연남동이야. 벨 에포크라고...
출처: 드라마 대본『청춘시대』2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