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양보관계 연결어미의 통사적, 의미적, 화용적 분석
2.1. 통사적 분석
2.1.8. 관용 표현
사람들이 양보관계 연결어미를 사용하면서 다른 단어나 조사를 결합하 면 제3의 특별한 의미가 생겨난다. 아래는 본고에서 고찰한 양보관계 연결 어미의 관용 표현을 살펴본 것이다.
Ⓐ -만 –아/어도
이 관용 표현은 ‘다른 상황을 이야기나 생각하지 않고 단지 이 경우만을 예로 들어도’의 뜻으로 사용되며 최소한의 조건을 가정하여 나타낸다. 아 래와 같은 예시를 통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의 경우는 그 사람에 대 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으며 그 사람에 대한 설렘이 아주 크다는 사실을 표현하기 위하여 ‘이름만 들어도’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나’의 경우 에는 돈을 많이 든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최소한의 생활 조건인 밥값도 많이 들고 나머지 것들도 많이 든다는 것을 표현한다.
(13) 가. 그 사람의 이름만 들어도 설렌다.
나. 밥값만 해도 한 달에 30만원 든다.
23) 관용 표현은 연구자에 따라서 ‘관용 표현, 관용어, 관용구, 숙어, 익은 말’ 등 용어로 다 양하게 불러 왔다. 보통 관용 표현은 둘 이상의 단어가 결합하여 구성하고 구성 요소의 합 이 아니라 제3의 의미를 가지게 된 것으로 본다. 응용언어학 관점에서는 문법적 관용 표현 과 화용적 관용 표현으로 나눈다. 본고에서 응용언어학의 관점을 취하여 문법적 관용 표현 을 고찰할 것이다.
Ⓑ 시간+만 해도
이 관용 표현은 지금의 상황은 그 시간의 상황과의 차이가 크다고 표현 할 때 쓰인다. 아래와 같은 예문을 통해 보면 ‘가’의 경우에는 한국에 들 어오기 전과 들어온 후의 음식의 변화를 표현하며 ‘나’의 경우는 아빠 때 와 지금 명동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14) 가. 난 한국에 들어오기 전만 해도 김치를 못 먹었는데 이제 불닭 도 잘 먹는다.
나. 우리 아빠 때만 해도 명동이 이렇게 복잡하지 않았다.
Ⓒ -아/어도 좋다/되다/괜찮다/상관없다
이 관용 표현은 ‘그럴지라도 괜찮다’는 뜻이 나오고 허락이나 허용을 나 타낸다. 아래와 같은 예문을 통해 살펴보면 ‘가’에서는 허락을 청하는 것 이며 ‘나’에서는 여자가 키가 작을지라도 괜찮다는 뜻을 표현하였다.
(15) 가. 여기 앉아도 돼요?
나. 여자는 좀 키가 작아도 괜찮다.
Ⓓ -다고/라고 해도
이 관용 표현은 ‘어떠한 것을 조건으로 하여 말한다고 해도’의 뜻을 나 타내고 후행절의 내용을 강조하는 것이다. 아래와 같은 예문을 통해 살펴
보면 ‘가’의 경우에는 ‘대통령’이라는 조건으로 하여 말한다고 해도 뒤의
‘죄를 지으면 처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환 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16) 가. 대통령이라고 해도 죄를 지으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
나. 같은 종류의 나무라고 해도 생장 환경이 달라지면 잘 자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 -아/어도 –아/어도
이 관용 표현에서 동일한 동사나 형용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강조의 뜻을 나타낸다. 아래와 같은 예문을 통해 살펴보면 ‘가’에서는 사막이 크다 는 것을 강조하며 ‘나’에서는 밥이 많다는 것을 강조한다.
(17) 가.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는 사막이다.
나. 밥의 양이 하도 많아서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다.
Ⓕ -네 –네 해도
이 관용 표현은 앞 문장에는 비슷하거나 상대적인 상황과 의견들을 나 열하고, 뒤 문장에는 그러한 상황과 의견이 있다고 해도 화자의 생각은 그 이전의 생각과 다름없음을 나타낼 때 쓴다. 아래와 같은 예문을 통해 살펴 보면 ‘가’에서는 선행절에 서울의 불편한 점을 이야기 하는데 후행절에 ‘서 울은 살기 편한 도시’라는 생각은 그대로이다. ‘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18) 가. 교통이 복잡하네 사람이 많네 해도 서울은 역시 살기 편한 곳이다.
나. 밉네 곱네 해도 어려운 일이 생기면 역시 자기 형제밖에 없다.
Ⓖ -ㄴ/는 한이 있더라도
후행절에 나타난 행위나 사건을 위하여 선행절에 오는 상황이 희생하거 나 포기해야 할 극단적인 상황임을 나타내며 화자의 강한 의지를 표명할 때 많이 쓰인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어떤 일을 위하여 희생하 거나 무릅써야 할 극단적 상황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정의는 ‘한’의 여러 가지 의미 가운데 하나이다. 아래와 같은 예문을 통해 살펴보면 ‘가’의 경 우에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표현하며 ‘나’의 경우에는 그 사람 에게 돈을 빌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표현하였다.
(19) 가.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나.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 사람에게 돈을 빌리지 않을 것이다.
Ⓗ -다고 하더라도, -ㄴ/는다손 치더라도
이 두 가지 관용 표현은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선행절의 내용을 인정한다고 해도 후행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나타낸다. 또한 화자의 뜻을 강조하는 의미가 있다. 아래와 같은 예문을 통해 살펴보면 ‘가’의 경 우에는 수술을 한다고 해도 뒤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나’도 마 찬가지로 바쁘다고 해도 자기의 일을 마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20) 가. 수술을 한다고 하더라도/한다손 치더라도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
나. 아무리 바쁘다고 하더라도/바쁘다손 치더라도 자기가 맡은 일을 미루면 안 된다.
Ⓘ -(으)ㄴ/는데도 불구하고
‘불구하고’이 단어 자체는 ‘구애받지 않다’, ‘얽매이지 않다’, ‘아랑곳 하지 않다’, ‘거리끼지 않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으)ㄴ/는데도’라는 문법도 ‘구애받지 않다’ 등의 뜻이 있다. 그러므로 이 둘의 결합형이라 할 수 있는 ‘-(으)ㄴ/는데도 불구하고’는 강조할 때에 사용된다. 아래와 같은 예문을 통해서 살펴보면 ‘가’를 보면 ‘-(으)ㄴ/는데도’만 쓰이고 있는 일반 적인 양보문이며 ‘나’는 ‘불구하고’를 붙여 강조하는 느낌이 더해졌다고 볼 수 있다.
(21) 가. 밥을 먹었는데도 배가 고프다.
나. 밥을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배가 고프다.
Ⓙ -는데도(요)
‘-(으)ㄴ/는데도’는 문말에서 생략된 채로 종결어미처럼 사용될 수 있고 표현된 상황을 근거로 하여 상대방을 반박하는 의미를 나타낸다. 존대 형 태는 뒤에 ‘요’를 붙이는 것이다. 아래와 같은 예문을 통해 살펴보면 ‘가’
의 경우는 폭우가 오는 근거를 제시하여 나가지 말자는 의미를 표현하였 다.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사장님이 부르신다는 근거를 사용하여 상대 방의 ‘안 가’라는 말에 대하여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22) 가. 나가자고(요)? 폭우가 오는데도(요?)
나. 정말 안 가(요)? 사장님이 부르시는데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