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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적 논의: 미국 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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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개혁하는 것이 국제질서와 미국 국익의 기반이라는 윌슨의 주장 은 의회와 여론의 지지를 받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미국 국제주의자들의 패권에 대한 열망은 커져만 갔다. 외교협회 를 중심으로 한 일군의 국제주의자들은 제2차 세계대전에 공식적으로 참전하기 이전에 이미 미국이 주도하는 전후 질서를 구상했는데, 이러한 패권 구상의 전제는 미국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의 생존을 보장하는 공간이 지구 전체의 ‘대영역(The Grand Area)’이라는 인식이었다.13)

제2차 세계대전은 미국에게 ‘신의 선물’이었다. 패전국은 말할 것도 없고 영국이나 소련 등 ‘대동맹’의 승전국들도 전쟁의 참화로 경제가 피 폐해진 반면에 미국은 전쟁특수로 마침내 대공황에서 벗어나서 생산과 금융에서 모두 압도적인 경제력을 구비했다. 또한 유럽과 아시아·태평 양 전장 모두에서의 유일한 승전국으로서 미국은 군사력의 투사범위를 전 지구적으로 확장했고, 무엇보다도 절대무기 핵무기를 독점했다. 전쟁 기간 ‘대영역’의 관리를 위한 국제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도 성공하여, 세 계경제의 재건을 위한 브레튼우즈체제(Bretton Woods System)와 국 제정치의 관리를 위한 유엔을 창설하였다.

하지만 전후 미국 패권의 수립은 즉각적으로 또 ‘대영역’ 전반에서 이 루어지지 않았다. 대내외적인 장애 요인이 있었다. 대외적으로는 소련과 의 군사적, 이념적 대립 및 제국주의 질서의 해체를 포함하는 전후의 정 치경제적 혼란이 존재했다. 독일 문제 등에서 소련과의 협의를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 독단적인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대소봉쇄는 물론 경제재 건의 막대한 ‘패권 비용’이 필요했는데, 대내적으로 국제주의 세력의 국 내적 기반이 취약하여 ‘대영역’ 전반의 재건과 통제를 위한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1949~1950년 미국 패권의 위기

13)이혜정,“미국세기의 논리: 이차대전과 미국의 대영역,” 󰡔한국정치학회보󰡕, 제35권 1호 (2001), pp. 365~380.

다. 1949년 중국의 공산화와 소련의 핵무기 개발, 그리고 유럽 경제 재건 의 지체 등을 배경으로 1950년 초 국가안보회의(NSC) 문건 68호는 미 국에 유리한 국제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미국의 국익으로 규정하고 서구 의 전면적인 군비확충과 재건 기획을 제안하였다. NSC-68의 패권 시각 에서 세계자본주의의 재건과 통제와 같은 과업은 소련에 대한 대응과는 독자적인, 국제질서 자체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위해 필요한 패권 과업이 었다. 하지만 당시 미국 의회는 긴축예산을 강제하여 NSC-68의 제안들 은 바로 실행되지 못하다가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후에 의회가 안보예산 을 대폭 증가하면서야 실현되었다. 즉, 반공을 명분으로 해서야 미국 패 권이 자유진영 안에서 제도화된 것이다.14)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트럼프의 도전과 관련하여 두 가지를 시사한다.

첫째는, 주류 엘리트들의 해석처럼, 글로벌리즘이 미국인의 실제 안전과 번영을 해친다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의 국익이 국제환경 자 체를 조성하는 데 있다는 NSC-68의 패권 논리와 상충된다는 점이다. 둘 째는, 패권의 논리가 그 자체로서 수용된 것이 아니라 반공에 의해서 정 당화된 점은 미국 패권의 국내 제도적 기반이 취약함을 시사한다. 이는 특히 반공의 명분이 사라진 냉전 이후에 그러하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제기하는 도전의 원인과 파장, 그 충격을 정확히 포착해내기 위해서는, 대테러전쟁이나 신자유주의 등 냉전 이후 미국 패권기획 자체가 지니는 문제점 및 트럼프의 인종주의적, 민중주의 적 수사가 드러내고 있는 미국 민주주의·자본주의 자체의 문제점이 트럼 프의 개인적 자질, 품성, 리더십 문제와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14) ‘대영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Heajeong Lee, The Making of American Hegemony From the Great Depression to the Korean War (Seoul: Seoul National University, 2000), pp. 169~180 참조.

가. 탈냉전기 미국 패권

국제체제 수준이나 기존의 미국 패권 대전략의 논의의 맥락에서 보면, 트럼프의 도전은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 미국 패권의 기제와 관성은 온 존하고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는 선거인단 제도로 인한 민의의 왜곡과 기득권의 상징인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이라는 손쉬운 상대 때문에 가능했던 ‘사고’ 혹은 ‘우연’이라는 분석도 논리적으로는 가 능하다. 이러한 분석 혹은 희망은 일단 대통령에 취임하면 트럼프 역시도 선거운동 기간의 수사를 거둬들이고 미국 패권의 전통에 충실한 ‘현실 적’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 로 트럼프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존중이나 시리아 공습 결정, 이스 라엘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보류 결정 등을 들어서, 트럼프가 ‘반전 (Trump Reversal)’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15)

하지만 이러한 낙관론의 근거는 취약하다. 비록 트럼프가 나프타 (NAFTA) 탈퇴나 중국에 대한 무역전쟁 등을 개시하지는 않았지만, 나토 에 대한 비판과 TPP 탈퇴와 나프타 재협상 및 G20의 보호무역 반대 공동 성명에 대한 반대 등을 통해서 기존의 동맹과 자유무역 정책에 대한 반대 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또한, 트럼프의 도전에 대한 구조적 원인이 대 테러전쟁와 자유주의적 세계화 등 냉전의 종언 이후 미국 패권 기획 자체 이기 때문이다.

냉전 이후 미국 패권의 맥락에서 보면, 트럼프의 도전은 미국 패권의 능력과 의지,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전 영역의 문제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이 테러리즘을 ‘박멸’시키지는 못하는 군사적 한계와 미국발 금융위기가 증명한 미국식 자본주의의 경제적 문제 에 따른 미국 민주주의의 정치적 반발의 성격을 지닌다. 패권의 국내정치적

15) Peter Baker, “In Reshaping Presidency, Trump has Changed Too,” The New York Times, April 29, 2017.

기반에 국한해서 보더라도, 트럼프의 도전은 냉전 자유주의의 초당파적 합의의 붕괴와 국제정치 전문가 집단에서의 패권전략에 대한 합의의 붕 괴에 이은 민중주의적 반발로, 그 함의나 파장을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16) 주류 엘리트의 시각에서 보면, 설사 트럼프의 도전이 없더라도, 미국 패권의 기존 대전략은 일정한 수정이 불가피한 것이다. 즉, 트럼프의 도 전은 구조적인 것이다. 미국 패권의 대표적인 씽크탱크라 할 외교협회 (Council on Foreign Relations)는 트럼프 취임 이후인 올 3월 트럼프로 인해 붕괴될지도 모르는 자유주의 질서에 대한 논문 모음집을 펴내면서, 기존 패권질서에 대한 일정한 ‘반성’을 내놓았다. 기존 미국 패권은 테러와 난민 등 새로운 초국적 문제에 대한 대응이 부실했고, 냉전기에는 소련체 제와의 비교로 인한 체제의 상대적 우위를 누릴 수 있었지만 소련의 붕괴 이후 이러한 ‘반사이익’은 사라지고 자본주의체제 자체의 ‘성적’으로 평 가받아야 했었지만,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추진한 엘리트들은 관료주의 와 기존의 관성에 빠져 저성장과 불평등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간과해왔 다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이 물론 트럼프의 도전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 다. 외교협회의 시각에서 기존 패권질서는 충분히 재건축이 가능한데 트 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이를 완전히 붕괴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17)

비슷한 맥락에서 탈냉전기 미국 대전략의 기본 전제들이 더 이상 유효 하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그 ‘반성’은 다음과 같다.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의 전제는 지구적 수준에서는 유효하지만, 지역적 수준에서는 (러 시아나 중국의 군사력 증강으로) 그렇지 않다. 미국이 부유하고 능력 있 는 동맹을 지니고 있다는 전제는 유로존 위기 등 서구의 퇴조와 중국의

16) 초당파적 합의의 붕괴에 대해서는 이혜정·김대홍, “미국 정치의 양극화와 대외정책:

‘중도의 몰락(Dead Center)’ 논쟁의 이해,” 󰡔한국정치외교사논총󰡕, 제33권 2호 (2012), pp. 91~122; 전문가 집단의 패권전략 논쟁에 대해서는 이혜정, “자제 대 패권:

탈냉전기 미국 대전략의 이해,” 󰡔한국정치연구󰡕, 제24권 3호 (2015), pp. 171~197.

17) Gidoen Rose, ed., What Was the Liberal Order? The World We May Be Losing (New York: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2017), pp. 1~5.

부상으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통합될수록 중국 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국가가 될 것이라는, 중국 통합의 전제 혹은 기대 는 무너졌다. 또한 지정학의 부활로 강대국 간 전쟁이 역사 속으로 사라 졌다는 전제도 유효하지 않다. 이념적으로 보면, 민주주의의 확산이 비 가역적이라는 전제가 민주화의 역진은 물론 서구 자체의 민주주의가 퇴 조함에 따라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지구화는 대세다, 피할 수 없다 (inexorable)는 전제도 마찬가지로 무너졌다. 대안적 사실과 가짜 뉴스, SNS가 트럼프의 정치적 승리를 가져왔다는 지적에서 나타나듯이, 기술 적 진보에 대한 낙관론, 즉 기술혁신이 인류발전과 자유의 증진을 가져올 것이고, 특히 미국에 유리할 것이란 전제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18)

나. 미국 우선주의, 백인 우선주의, 그리고 트럼프 우선주의 미국대전략에 대한 반성의 ‘각론’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미국만의 독특한 현상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에 대한 보편적 반발로서 트럼프 현상 에 주목하는 것이다.19) 관련해서 많이 지적되는 바는 신자유주의가 ‘빚 어낸 불평등’이다. 미국 정보당국의 최근 미래 전망 보고서 󰡔진보의 역설󰡕

은 코끼리 도표로 불리는 1988~2008년 기간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한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의 결과를 강조하고 있다.20)

신자유주의에 대한 분석·비판의 기준은 대공황 이후 복지국가를 미국 패권의 기원이자 핵심으로 보는 내재적 자유주의(embedded liberalism) 이다. 이와 같은 분석 시각이 구조적으로 심화되고 역사적·시간적으로 확장되면, 미국 패권에 대한 기존의 이해 자체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가

18) Hal Brands and Peter Feaver, “Stress-Testing American Grand Strategy,” Survival, vol. 58, no. 6 (2016), pp. 93~120.

19) “The Death of Neoliberalism and the Crisis in Western Politics,” The Guardian, August 21, 2016.

20) The National Intelligence Council, “Global Trends 2035: Paradox of Progress:

2017 Report of the National Intelligence Council,” (2017), p.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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