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지
속가능한 평화의 토
대가 되는 화해와 평화의 문화를창
출하기 위해서는 화해와 평화의 문화가 요구되는 사회적 맥락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사회의 집단적인 맥 락을 기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보고자 한다. 사회 과학에서 사회
맥락에 대한 이해는 사회의 기능을 이해하는 핵심이 된다. 일반적으 로 사회적 맥락은 “상황을 둘러싼 물리적 현실, 사회 구조, 공동의 신념 체계가 종합적으로, 지속
적으로 복잡하고얽혀 있는 상태”로
정의된다.7) 사회적인 맥락의 중요성은 사회적 맥락이 사회적 구성7) Richard D. Ashmore, Kay Deaux, and Tracy McLaughlin-Volpe, “An Organizing Framework for Collective Identity: Articulation and Significance of Multidimensionality,” Psychological Bulletin, vol. 130, no. 1 (2004), p. 131.
원이 만족을 위해 반드시 성취해야 할 필요와 목표, 당면과제를 직
접
적 또는 간접적으로 지시한다는 점에 있다. 또한 사회적 맥락은 인적 행위의 공간과 경계를 정의할 뿐만 아니라 그 기회, 한 계, 자
극, 억제 역할까지 담당한다. 더
나아가 사회적 맥락은 사회 구성원 의 안녕과 관련성이 있다-사회 구성원을 결부시키고 공적 담 론과
공적 안건의 중심 소재
가 되며 사회 구성원이 수용 가능한 세계관을 구축해 야 한다고 확신하도록 관련 정보와 경험을 제공한다. 요약
하 면 사회적 맥락은 개인과 집단이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결정할 때결
정적인 요인이 되며, 사회 생활의 양상을 결정짓는 근거가 된다.즉 사회적 맥락은 개인 및 집단의 삶의 모든 양상에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8)
1945년 광복 이후 넓게는 한반도, 좁게는 남한의 사회적 맥락이 분단의 문화, 남북 갈등의 문화라는 데에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갈등(conflict)은 둘 또는 그 이상의 집단이나 개인이 서로의 목표나 이해가 직접적인 대치 관계, 또는 양립할 수 없다고 인식하고 이를 근거로 자신의 목표와 이익을 추구할 때 발생 한다.9) 갈등은 단순히 무력 갈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Galtung은 갈등의
삼각형 모델에서 갈등은 모순(Contradiction), 태도
(Attitude), 행동(Behavior)을 꼭짓점으로 가지는 삼각형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모순은 갈등 당사자 간 “목표의 양립 불가” 혹은목표가 양립 불가하다고 인식하는 상황을 의미하며, 태도는 당사자
들의 서로에 대한, 또 자신들에 대한 인식 및 오해를 포함하며 감정8) Daniel Bar-Tal and Eran Halperin, “The Psychology of Intractable Conflicts:
Eruption, Escalation, and Peacemaking,” pp. 926~927.
9) Oliver Ramsbotham, Tom Woodhouse, and Hugh Miall, Contemporary Conflict Resolution (Cambridge: Polity Press, 2005), p. 3; Daniel Bar-Tal and Eran Halperin, “The Psychology of Intractable Conflicts: Eruption, Escalation, and Peacemaking,” p. 923.
적(정서), 인지적인(믿음), 행동의도(욕구, 의지) 요
소로 구성된다.
마지
막 요 소인 행동은 협력이 나 강 압
및 조정(conciliation) 또는 적 대적 행위들이 포함된다.10)갈
퉁은 갈등을 구조, 태
도, 행동이 끊임없이 변하며 서로에게 영향
을 주는 역동적인 프로세스로 간주하였다. 당사자 간의 이해관 계
가 충돌하거나 이들의 관 계
가 폭력적으로 변해가게 되는 동안, 역학 (dynamic)이 형성되면서 갈등은 더욱 분명해진다. 다시 말해 갈등 중인 집단은 자신의 생존과 이해를 추구하기 위해 갈등의 구조를 중 심으로 조직화되면서 갈등이 해결되기보다 심화
‧지속되는 악순환 의 역동이 발생하게 된다.갈등 연구
자들은 다양한 갈등의 양태
를 장기 갈등(protracted conflicts),숙
적 관계(enduring rivalries), 악성갈등(malignant conflicts)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갈등이 화해의 과정 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타협으로 해결 가능한 이익을 놓고 벌이는 갈등은 화해의 과정이 필요 없다. 화해가 필요한 갈등은 근저에 있 는 인간의 욕구와 관련된 원인을 제거해야만 해결이 가능한 뿌
리깊 은 갈등(deep-rooted conflict)이다.11) 같은 맥락에서 Bar-Tal은“갈등과 연루된 당사자들이 승리할 생각도 평화로운 해결에 도달하
고
자 하는 의지도 없기 때문에 한세
대 이상 지속되는 유형의 갈등,”
즉 갈등이 고
착화된 경우(intractable conflict)에만 화해가 필요하
다고 주장하였다.12) 전쟁을 포함한 70년 분단을 경험하면서 남북한
공히 분단을 중심으로 사회적 구조가 조직화되어 있는 현실을 고려
10) 요한 갈퉁 지음, 강종일 외 엮음, 뺷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뺸, p. 168.
11) 다양한 갈등 유형의 특징은 John Wear Burton, Resolving Deep-Rooted Conflict:
A Handbook (Lanham, M.D.: University Press of America, 1987)을 참고하면 된다.
12) Daniel Bar‐Tal, “From Intractable Conflict through Conflict Resolution to Reconciliation: Psychological Analysis,” Political Psychology, vol. 21, no. 2 (2000), p. 355.
하면, 한반도의 사회적 맥락이 고착화된 갈등의 사회적 맥락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다음 절에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