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비용·편익 종합연구는 선도형 통일모델을 상정하고 통일의 비용과 편익을 연구하였다. 남북한 간 발전수준의 비대칭성을 인 정하고,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2030년 이후 분단해소 단계, 체 제통합 단계, 국가완성 단계 등을 거치면서 완전한 통일을 가정하 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발전된 체제가 저발전의 체제를 완전히 흡수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가이드라 인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면 서도 남한이 선도하는 통일 과정이 흡수통일과는 다른 것이며 통 일의 비용과 편익은 북한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 도 전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정치분야의 통일 과정은 과연 통일된 한국사회가 지향해야할 가 치를 설정할 것인가를 둘러싼 협상과 정책조정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통일의 과정이 한국사회의 장기적인 발전의 토대를 설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분단체제가 유발하는 분단 비용을 극복하고 한국사회의 발전방향과 지향가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달리 말하면 통일은 분단체제가 탄생하고 지속되어 온 역사성을 극복하고, 격변하는 지역질서와 국제질서 환경 속에 한반도가 지 니는 현재성을 이해하며, 한국사회가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실현하 고자 하는 미래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이해의 근 간을 바탕으로 통일 비용을 최소화하고 통일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수립과 집행이 요구된다.
정치부문 통일 비용과 편익은 민주주의 제도 및 문화 정착, 경제 번영과 분배를 위한 시장주의, 평화주의, 인권과 인간안보 중심의
국제주의 등으로 범주화하였다. 이와 같은 통일의 정치통합의 원 칙들은 북한 지역에만 국한되어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과정 은 남북한 주민들 모두에게 적용되어야 한다. 의회 등 정부조직 구 성의 과정에서 과대대표 혹은 과소대표 현상을 최소화하고 공직자 채용과 선출 등에서도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어야 한다. 단기적으 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할 수 있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배려 속 에 지역쿼터제 등을 정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지역적 제한을 두지 않는 방향의 정책 수립이 요구된다. 또한 통일이 진행되는 과 정에서 모든 북한의 엘리트들을 배제시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재교육과 재임용의 범위와 절차에 대한 충분 한 사전 준비가 요구된다. 과거사 청산의 문제와 더불어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향후 정치발전의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정치발전은 궁극 적으로는 번영과 인권, 인간안보의 실현과 같은 보편적 가치의 실 현을 위한 것이며, 통일 후 정책들이 더 이상 민족주의적인 통합정 책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
행정부문에서는 정부효과성, 규제의 질, 법의 지배, 부패통제 등 의 범주로 나누어 행정통합의 지표들을 범주화하였다. 행정부문 통합의 중요한 의제는 행정체계의 통합과 치안유지라고 할 수 있 다. 그런데 조직과 인적자원의 통합은 정부가 다양한 차원의 공공 서비스를 전문적이면서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이뤄져야 한 다. 국내 행위자들에 대한 서비스 제공도 매우 중요한 이슈이기는 하지만 해외의 행위자들에게 민간 부문 교역과 관련된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통합을 진행함으로써 북한 지역의 해외투자 등 의 여건 조성에 기여해야 한다. 그리고 치안유지의 비용과 편익을
Ⅰ
Ⅱ
Ⅲ
Ⅳ
Ⅴ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우 북한 주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치안을 비롯하여 정치사찰 등의 조직체계와 대민공공서비스를 위한 조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가 요구된다. 행정조직의법의 지배가 강화함으로써 행 정조직 내 부패와 행정기관과 민간부문의 정경유착 등도 근절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안보부문은 의제와 영역으로 구분하여 대내적 전통안보, 대외적 전통안보, 대내적 비전통안보, 대외적 비전통안보 등으로 범주화하 여 통일 비용과 편익 지표를 평가하였다. 안보부문은 다른 비용보 다 더욱 직접적으로 분단비용의 해소와 통일편익의 극대화라는 측 면에서 이해될 수 있다. 전통적 안보의 측면에서 분단체제가 해소 됨으로서 군사력 유지비용과 동북아시아 안보유지를 위한 비용 등 의 상당한 부분이 통일의 편익으로 전환될 것이다. 그리고 비전통 안보 부문에서 군사주의 문화의 해소는 분명하게 편익이 될 것이 며, 민군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은 비용과 편익을 동시에 발생시킨 다. 대량살상무기의 통제와 대량 난민의 발생 가능성 통제 등은 주 변국과의 협력 속에서 해결해 나가야할 것이다. 안보부문에서 북 한이 더 이상 적이 아니기 때문에 대내적으로 군이 지역과 국가 발 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군관계의 발전을 도모해야하 며, 대외적으로 동북아시아에서 방어적 억제력을 갖추면서도 초국 경적 어젠다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정책의 개발과 수립이 요구될 것이다.
외교부문은 민주주의와 보편가치의 실현으로 구성되는 국가발 전에 대한 평판, 국제기구에서의 영향력, 외교적 동원력의 차원에
차원에서 살펴보면, 통일한국의 외교는 국내적인 차원에서 민주주 의의 공고화,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의 한국의 국가이미지 개선과 글로벌 어젠다 주도, 그리고 미국, 중국 등과의 동맹관계의 재설정 등과 같은 의제들을 다루게 될 것이다. 남북한의 적대적 대 결로 인해 남북한의 다자외교와 양자외교는 제한될 수밖에 없었고 안보외교에 역량이 집중되면서 다자외교에 투입되어야 하는 외교 역량이 부족하였다. 따라서 통일한국의 동맹외교에서는 안보의 문 제로 인해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 외교적 손실을 당연하게 수용 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이슈별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취 하는 신중한 외교 전략의 수립과 활용이 요구된다.
정치분야 네 가지 부문의 많은 지표들은 분단 비용의 해소와 밀 접한 연관성이 있으며, 분단 비용이 통일 비용으로 전가되지 않도 록 선도적인 통일준비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즉 현재의 상황이 통 일협상이 시작되는 시기까지 지속된다고 가정한 5개년 연구의 성 과는 통일의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기 위한 지수화와 지표 발굴을 통해서 단기간의 정책적 과제들을 제시하는 데에 성공적이었다.
이러한 정책적 과제들은 통일의 경로가 어떻게 되는가에 따라 다 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수와 지표의 개발과 더불어 그것들이 통일 후 한국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방향 등에 따 라 범주화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이 추가적으로 진행된다면 통일협 상이 시작되기 이전의 실천적 준비를 통해서 비용을 최소화하고 편익을 최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