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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문의 통일 비용은 취약한 북한의 행정체계를 남한의 행정 체계 수준으로 통합하기 위한 비용과 전환기 치안유지를 위한 비 용 등으로 구분해왔으며, 편익은 그에 따른 정부 구성과 운영의 효 율성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접근은 행정부문의 통합을 단기적이고 집중적인 인적, 물적 자원의 투입을 요구하는 지표들을 중심으로 비용과 편익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남북한의 행정부문 통합 은 장기적으로 통일된 한국의 거버넌스의 질적 향상을 위한 설계 에 기초하여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하여 단기적으로 측정할 수 있 는 지표를 중심으로 통일의 비용과 편익을 이해하기에 앞서 굿거 버넌스의 개념적 구성요소들을 중심으로 지표를 재구성하는 노력 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림 Ⅱ-3 굿거버넌스를 위한 행정부문 통합의 지향가치

출처: 저자 작성

거버넌스의 근본적인 개념적 구성요소는 공공의 제도가 공공정 책을 어떻게 실행하고 공공자원을 어떻게 관리하는가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개념적 특성을 경험적으로 관찰하기 위하 여 세계은행은 세계거버넌스지표(Worldwide Governance Indicators:

WGI)를 개발하고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이 지표는 참여와 책무성

(Voice and Accountability), 정치적 안정성과 폭력의 부재(Political

Stability and the Absence of Violence), 정부효과성(Government

Effectiveness), 규제의 질(Regulatory Quality), 법의 지배(Rule of

Law), 부패통제(Control of Corruption) 등 6개의 범주로 나뉜다.34)

그런데 이 WGI 중 정부효과성, 규제의 질, 법의 지배, 부패통제 등 4개의 범주가 남북한 행정부문 통일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기에 유 용하며, 앞의 두 개 범주는 정치부문에서 논의 된 사항들과 더 연 관성이 높다.

가. 정부효과성

정부가 효과적이라는 것은 공공서비스의 질, 공무원의 서비스 질,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의 독립성 수준, 정책 수립과 집행의 질, 정부의 정책 집행의지에 대한 대중의 믿음 등이 높다는 것을 의미 한다. 이를 위해서는 통일한국의 행정체계가 행정부 조직 내의 효 과성을 높이는 것과 공공서비스 제공의 효과성을 높이는 것에 천 착할 필요가 있다.35)달리 말하면, 통일 후 행정통합은 행정체계의 제도적 단일화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남북한 주민들 모두에게 공

34) Daniel Kaufmann, Aart Kraay, and Massimo Mastruzzi, “The Worldwide Governance Indicators: Methodology and Analytical Issues,” Hague Journal on the Rule of Law, vol. 3, issue. 2 (2010) pp. 220∼246.

35) J. E. Rauch, “Bureaucracy, Infrastructure, and Economic Growth: Evidence

공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림 Ⅱ-4 WGI 정부효과성 백분위 순위, 1996∼2014년

’96 ’98 ’00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출처: World Bank, The World wide Governance Indicators, <www.govindicators.org>

(2015.12.15.).

세계은행이 1996년 이후 매해 발표하는 WGI의 정부효과성 지표 기준 남한과 북한이 각각 전체 국가들 중 차지하는 백분위 순위는

<그림 Ⅱ-4>에 나타난 바와 같다. 남한이 1990년대 후반 IMF 구

조조정을 받을 당시 64.4%까지 하락했었으나 2004년 이후 줄곧 상

위 80%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2014년에는 86.5%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정부효과성의 측면에서 2014년에 아주 소폭의 순위 상승이 있었지만 줄곧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북한정권이 정부 의 기본적 기능인 공공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남북한의 정부효과성의 격차가 너무 커 서 행정통합의 체계에서 제도적 격차와 심리적 격차를 동시에 해 소해야 함을 시사한다.

행정통합의 출발점이고 가장 핵심적인 첫 번째 의제는 다른 체 계로 유지되어 온 남북한의 행정체계를 통합하는 통일행정부의 수 립이다. 정치부문의 통일협상을 통하여 행정부 수립의 원칙이 정 해지면, 실질적으로 두 체제의 행정체계를 어떻게 재편 또는 조정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행정통합은 국가 의 정부구조와 조직구조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구조와 조직에 대한 것도 순차적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한 중앙과 지방의 관계 재설정이 필요하며 중앙정부 의 역할과 기능을 지방정부로 이전하는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정부효과성의 차원에서 바라볼 때 다음과 같은 원칙이 견지되어 야 할 것이다. 우선 행정통합은 정치부문에서 제시된 바와 마찬가 지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보장되고 전국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36)즉, 행정체계의 변경으로 인해 남북한 주민들이 차 별적 경쟁을 강요받지 않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다. 둘째, 행정체계 운영에 남한과 북한 어느 한 쪽 사회가 다른 사회에 의해서 진입과 경쟁에서 배제되지 않는 균형을 갖출 수 있 어야 한다. 셋째, 행정통합은 남북한의 행정체계를 조정하고 재편 하는 것만이 아니라 남한과 북한에 존재하는 행정기구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재조정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행정운영의 효율성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 이와 같은 원칙들은 조직 구 성 및 표준 체계 구축의 과정에서 일관되게 견지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중요한 의제는 통일행정부 내 부처 간 중복과 부조화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관련된다. 이는 정부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행정통합의 과정에서 장기적인 설계가 요구되지 만, 선도형 통일모델은 신속한 통일의 달성을 상정하고 있기 때문 에 단기간 내에 행정부 구성을 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수월하게 고려할 수 있는 행정통합은 북한의 행정조직을 그 조직의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는 남한의 각 부처로 흡수 재편하는 방식이다. 북한의 행정조직이 수평적 업무 협조에 최적화되지 못하고 전문화되지 못한 점을 고려할 때, 남한의 각 정 부 조직이 행정통합을 주도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행 정통합의 준비는 부처별로 비용과 인력 등을 예측할 수밖에 없고, 이를 조정하는 역할을 어느 한 부처가 담당하여야 한다.

세 번째 중요한 의제는 행정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인력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와 관련된다. 북한의 행정인력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는 단순 행정적 의제만이 아니라 남북한의 정치협상이 수반 되어야 하는 중요한 의제이다. 북한의 고위 행정 관료들을 어떤 절 차에 의해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정치적 협상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남한의 인력이 대거 북한의 행정조직의 운영에 투입되 어야 하겠지만, 남한의 행정인력이 북한의 행정조직을 점령하듯이 장악하는 것은 장기적인 사회통합의 과정에서 적절하지 못하다.

북한의 행정조직을 북한 주민들로만 운영할 수도 없으며, 또한 기 존 행정인력을 전혀 활용하지 않을 수도 없다. 기존 행정인력의 재 배치 문제를 제외하고 기타 공무원 채용은 북한 지역이라서 해당 자의 출신지에 따라 차별적으로 진행될 수도 없다.

행정인력의 운영과 관련하여 추가로 고려해야 하는 비용은 북한 의 인력을 남한의 행정기관에서 전문교육을 시키는 비용, 그리고 남한의 행정인력이 북한 지역에서 행정체계를 재구축하는 비용 등

이 고려되어야 한다. 신속하게 북한 행정체계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 기존 혹은 신규 북한 출신 행정인력들에게 남한의 행정체 계를 직접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들도 남한 지역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기회를 부여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남한의 행정인력이 북한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경 우 일시적으로는 주거지원, 생활지원 등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 며, 이에 대한 사전 검토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행정통합은 조직의 통합을 넘어 어떤 공공서비스가 속히 제공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더욱 효율적으 로 진행될 것이다. 북한의 도로, 철도, 항만 등의 건설과 대중교통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제공할 것인지, 교육과 보건 등의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사전 준비가 요구된다. 투입될 수 있는 재정과 인력이 제한된다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공공서비 스 제공을 위한 행정체계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 그렇지만 행정부 가 제공하는 사회적 차원의 공공서비스와 개인적 차원의 공공서비 스 제공의 균형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북한 주민들의 인 간안보가 취약한 상황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개인적 차원의 공 공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겠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사회기반시 설 등에 대한 투자도 무한정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정부효과성이라는 차원의 행정통합 과정을 통해서 남 북한 주민들은 다음과 같은 편익들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궁극적으로 남한과 북한이 독자적으로 대북정책 혹은 대남정책을 전담하는 기관들의 기능과 역할을 축소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기 회를 가질 수 있다. 이는 남북한의 대결적 행정체계를 사회통합을

적 향상이라는 편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통일, 북한, 외교, 국방 등의 의제와 관련하여 중복되었던 정부 기능이 효율적으로 조정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북한 주민들인 경우 보다 전문화된 정부의 공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앞서 <그림

Ⅱ-4>에서 보이는 남북한 간 격차를 통해 예상할 수 있듯이 북한 주민들에게는 아주 직접적인 혜택이 된다. 넷째, 행정인력 운영을 위한 인사 통합 과정은 북한 지역 공무원의 재교육을 통해 개인적, 사회적 역량을 증진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민주적이고 투 명한 공무원의 임용제도가 북한 지역에도 정착됨으로써 북한사회 의 절차적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 규제의 질

정부조직을 구성할 때 제도적 통합이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 하 겠지만, 정부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외 무역과 같은 민간부문의 규칙을 공정하게 강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려도 매우 중요 하다.37) 달리 말하면 정부 규제의 질은 민간부문의 발전을 허용하 고 증진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정부의 역량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민간부문의 발전을 위한 행정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반드시 경제적 논리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잠정적이나마 남북한 주민의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치적 결정이 요구된다.

정부에 의한 규제의 질이 높다는 것은 민간부문의 행위자들이 정부가 제시하는 경제활동의 규칙에 따라서 활동을 한다면 예측

37) J. E. Rauch, “Bureaucracy, Infrastructure, and Economic Growth: Evidence from U.S. Cities during the Progressive Era,” pp. 968∼9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