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비용·편익 분석과 관련된 지난 연구55)에서는 사회분야의 통일 비용과 편익의 목록을 네 개의 부문(시민사회, 교육, 보건·복 지, 문화·여가)으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 각 부문별로 비용과 편 익의 목록을 나누고, 이러한 비용과 편익이 통일 과정의 어느 단계
(분단해소 단계, 체제통합 단계, 국가완성 단계)에서 주로 발생할
것인지에 대한 고려를 통해 세부 통일 비용·편익 항목을 영역별, 시기별로 나누어 살펴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각 부문 별 항목을 정리·확장하고, 각 부문의 대표적인 비용과 편익항목을 선택하여 대략적이나마 계량적인 추산을 시도한다.
가. 시민사회부문
기존 연구56)에서 살펴본 시민사회부문의 통일 비용·편익은
<표 Ⅲ-1>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55) 조한범 외, 정치·사회·경제 분야 통일 비용·편익연구, p. 123.
표 Ⅲ-1 시민사회 부문 통일 비용·편익
구분 지수 지표 단계
비용
갈등혼란 해소 비용
- 남남 갈등 해소 비용 - 남북 갈등 해소 비용 - 체제 부적응자 관리 비용
분단해소 분단해소-
체제통합 체제통합
소통 역량 확대비용
- 남한 주민 간 소통 역량 확대비용 - 남북 주민 간 소통 역량 확대비용 - 정부와 주민 간 소통 역량 확대비용
분단해소 체제통합-
국가완성 체제통합-
국가완성
정부-시장-시민사회의 협치적 기반 강화 비용
- 민간 교류협력 확대비용 - NGO 역량 강화 비용 - 정부, 기업, NGO 간 협조체제 구축비용
분단해소 분단해소-
체제통합 체제통합-
국가완성
편익
신뢰 형성 편익 - 남남 신뢰 형성 편익 - 남북 신뢰 형성 편익
분단해소 체제통합-
국가완성 단일 공동체 형성 편익
- 공동체 의식 형성 편익 - 체제 안정감 형성 편익
체제통합- 국가완성 국가완성 정부-시장-시민사회의
협치적 기반 강화 편익
- 정책의 공공성효율성 강화 편익
국가완성 출처: 저자 작성
이 중 표에서 진하게 표시된 항목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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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용
(가) 남북갈등 해소 비용
본격적인 통일 과정으로 들어서는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종류와 유형의 남북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1945년 분단 이후 장기간 상호 독립적인 체제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여러 종류의 남북 갈등이 나타날 것이다. 이러 한 외적인 영역에서의 갈등 뿐 아니라 내적이고 심리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하는데 있어서 당연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특정 사회의 갈등수준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측정할 수 있지만, 그 중 하나로 한 사회의 사회갈등 정도를 어떠한 방식의 정책으로 풀어나갈 것인가를 들 수 있다. 즉, 사회적으로 갈등 수준이 높으 면서 갈등 관리체제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 사회의 갈 등 수준은 높게 나타날 것이다. 반면, 사회적으로 갈등 수준이 높 다고 할지라도 효율적인 갈등관리 체제를 보유, 운영하고 있다면 사회갈등의 전반적인 수준은 낮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박준 과 그의 동료들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전반적인 사회갈등지수를 측정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57)
사회갈등지수=지니계수/[(민주주의지수+정부효과성지수)/2]
여기서 사회갈등의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는 한 사회의 소득불 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치인 지니계수가 활용되었고, 이를
57)박준 외, “한국의 사회갈등과 경제적 비용,” 인포메이션, 710호 (2009),
어떻게 정부가 민주적인 방식을 통해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가 해당 공식에 반영되어 있다. 통일의 과정에서 가장 즉각 적으로 드러날 대표적인 갈등요인 중 하나가 남북 간 소득격차라 면, 이 지수를 활용하여 대략적인 남북갈등 비용을 추산해볼 수 있 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북한의 지 니계수는 0.66에서 0.85 사이로, 이는 동 기간 한국의 지니계수보다 두 배 이상 높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북한의 불평등도가 가 장 높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민주주의지수와 정부효과성지수를 동시에 고려해본다면, 남북갈등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비용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 남북한 주민 간 소통 역량 확대 비용
통일 과정에 있어 그 중요성에 비해 등한시 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가 남북한 주민 간의 소통이다. 통일국가 완성을 위해 궁극적 으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통일 과정의 주체는 아니 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남북한 통일이 궁극적인 국가완성의 단계로 이르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남북한 주민 간의 소통의 통로 를 통일 과정의 첫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남북 주민 간의 소통을 위해서는 우선 이를 위한 물적 기반과 인 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남북 간 이어진 교통과 통신을 다시 연결 하고, 특히 북한을 중심으로 이를 현대화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통일 독일의 경험에서도 볼 때 이러한 물적 기반의 확 보를 위해 막대한 재원을 들여 투자를 했으며,58) 오늘날 남북 간의 격차는 독일 통일 당시보다 더 크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적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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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인프라 구축과 병행되어야 할 것 중 하나는 남북 주민들 이 서로를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교육이다. 남북한 주민들은 각기 다른 이유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포용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으므로, 특화된 방식의 교육을 통해 남북한 주민들에 대한 재사회화 교육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 정부-시장-시민사회 협치 구축 비용
복잡다단해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정부의 역할은 과거에 비해 제한적이기 마련이다. 이는 남북 통일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또한 자본주의 경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시장 역시 통일 과정에서 발생할 모든 문제를 다루기에는 그 역할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정부와 시장에 의해 메워질 수 없는, 또는 통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시장 -시민사회 간의 유연한 협조체제 구축을 위한 투자가 요구된다.
더욱이 북한사회에서는 이러한 협치의 경험이 전무하므로 남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이전할 수 있게 할 제도 적, 정책적 보완 작업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세 영역 간의 협 치 구축 비용을 통일 초기부터 선제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으며, 그 비용에 비해 효용이 가장 큰 영역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사료 된다.
58)김영윤, “독일통일에서의 통일 비용조달과 시사점,” (국민대학교 법학연구소 독
(2) 편익
(가) 남북 신뢰형성 편익
통일 과정에서 남북사회의 갈등과 혼란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투 자가 선행될 경우, 가장 직접적인 반사이익은 다수준에서의 남북 간 신뢰형성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남북통합의 궁극적은 성패 여 부는 결국 남북 구성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동주민의식이 라 볼 때, 남북 간 신뢰형성은 통일한국 형성의 핵심적인 사안일 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반이 된다.
이와 같은 편익의 계량화는 앞서 제시한 사회갈등지수가 낮아질 것에 대한 기대치로 추정해 볼 수 있으며, 예컨대 갈등지수가 10퍼 센트 낮아지면 1인당 GDP가 7퍼센트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 며, 이를 해당년도의 인구수를 감안하여 계산하면 남북 신뢰형성 에서 오는 대략적인 편익정도를 추정할 수 있다.59)
(나) 공동체 의식형성 편익
시민사회 영역에서의 다양한 투자를 통해 남북 간 신뢰형성을 넘어 공동체의식 역시 고양할 수 있다면 그 편익은 적지 않을 것으 로 사료된다. 예컨대 한국의 경우 2009년부터 대통력 직속 ‘사회통 합위원회’를 운영하며 다양한 분야와 영역의 화합과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위원회의 운영을 위해 매년 사용되는 예 산이 45억 원 정도임을 고려했을 때, 통일을 통한 남북 간 공동체 의식형성 편익은 이 수준을 훨씬 상회할 것임을 기대할 수 있다.
59) 박준 외, “한국의 사회갈등과 경제적 비용,” p.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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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정책의 공공성·효율성 편익
정부-시장-시민사회의 협치를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면, 이를 활 용하여 얻을 수 있는 정책적 공공성 확보 및 효율성 증대와 관련하 여 적지 않은 편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각 주체가 주도 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역량을 집중할 수 있고, 동시 에 상호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시너지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 다. 이를 통해 정책의 다양성 및 복합성이 확보될 것이고, 특히 이 와 같은 경험이 전무한 북한의 경우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가 뿌 리내릴 수 있는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점차 복잡다단해지고 있 는 현대사회의 구조에 통일이라는 변수는 이를 더 심화시킬 것으 로 기대되는데, 이를 다수의 주체가 선택과 집중, 그리고 협치를 통 해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이는 민주주의의 재구성이라는 측면에서 한국과 북한 모두에게 적지 않은 편익을 가져다 줄 것으 로 판단된다.
나. 교육 부문
기존 연구60)에서 살펴본 교육 부문의 통일 비용·편익은 <표 Ⅲ-2>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