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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문의 통일 비용은 통일 후 한국의 외교적 협상력, 국제기 구 등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그리고 국제적인 외교동원력 등의 범주로 나누어 평가할 수 있다. 이는 국내외교역량, 다자외교역량, 양자외교역량의 측면에서 평가가 가능하다. 특히 통일 후 외교부 문의목표는 잠정적으로 앞서 논의 된 세 부문의 과제를 충실히 실 현하기 위해 국제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림 Ⅱ-8 외교부문 통일 비용과 편익: 세 가지 역량 범주

국제적 평판과 다자관계 영향력

양자 간 외교동원력 민주주의 발전과

외교협상력 출처: 저자 작성

<그림 Ⅱ-8>이 보여주듯이 통일한국의 외교는 국내적인 차원

에서 민주주의의 공고화, 다자적 차원에서 한국의 국가이미지 개 선과 글로벌 아젠다 주도, 그리고 양자 간 동맹관계의 재설정 등과 같은 의제들을 다루게 될 것이다. 남북한의 적대적 대결로 인해 남 북한의 다자외교와 양자외교는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안보외교에 역량이 집중되면서 다자외교에 투입되어야 하는 외교역량이 부족 하였고, 동맹외교에서는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 외교적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분단비용의 해소는 한국의 외교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와 자원을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 민주주의 발전과 외교 협상력

한 국가의 국내적 정치발전 수준은 외교적 협상력에 직간접적으 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 국력을 흔히 하드파워(Hard Power)와 소

소들을 종합하여 행위자가 의도하는 바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성취하도록 하는 스마트파워(Smart Power)49)의 비중이 점점 커 지고 있다.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 두 가지를 이분법적으로 고려 하는 접근방식은 국익실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외 교적 이익과 안보적 이익을 조화시키면서 국제사회로부터 불필요 한 오해와 불만, 심지어 혐오와 경계심 등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리 더십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50) 분단해소 단계와 체제통합 단계 를 거치면서 한국은 주변 국가들과 국제사회로부터 어떤 방향으로 국가가 발전해 나갈지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 이 국익실현을 위해서는 외교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파워를 적절 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한 나라의 외교가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서 외교의 전략과 전술과 더불어 국가의 대내적 역량이 매우 중요 하다. 외교적 역량은 물리적 조건과 환경, 그리고 그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인식 등을 모두 포함한다. 분단체제를 극복한 남한은 현재 의 민주주의를 성숙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고, 북한은 민주주 의로의 체제전환의 과제를 안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분단체 제의 대결적 구도를 극복하고 한반도 전역에서의 대의제 민주주의 와 보편적 가치의 실현을 위한 국가건설 과정을 경험하게 될 것이 다. 이와 같이 한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동시에 한국이 가진

49) Ernest J. Wilson, III., “Hard Power, Soft Power, Smart Power,” The Annals of the American Academy of Political and Social Science, vol. 616 (2008), pp. 110~124.

50) Joseph S. Nye, Jr., “Public Diplomacy and Soft Power,” The Annals of the American Academy of Political Social Science, vol. 616 (2008), pp. 94~109;

Suzanne Nossel, “Smart Power,” Foreign Affairs, vol. 83, issue. 2 (2004), pp.

131∼142.

외교적 역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전역이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이 된다면 한국은 국내적 요구를 국제적 협상에 활용하고 국제적 협상의 결과를 국내적 정 치 환경의 변화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외교적 탄력성을 가지게 된 다. 정부가 국제적 협상에 임하여 합의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그 협상의 결과는 국내에서 비준이 되어야만 효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정부가 외교협상에서 국내 행위자들로부터 압박을 받는다면 오히려 그러한 상황을 외교협상 상대를 설득하고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유도할 수 있도록 활용할 수 있다.51)

통일 후 한국도 이와 같은 양면게임을 국제협상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새롭게 통합되는 정부조직, 정치제도, 안보환경 등에 주변국들은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을 것이기 때 문에 이러한 조치들의 불가피성과 평화와 번영을 지양하기 위함임 을 국제사회에 설득하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모든 제도적 변화들 이 국내의 강한 압박에 의해서 어쩔 수 없는 것임을 설득할 수 있 다. 통일의회가 현재 기준 인구비례로 구성되는 것을 가정한다면 약 450여 명의 의원이 선출될 것이며, 이들의 계층별 다양성은 더 욱 확대될 것이다. 따라서 민주적 선거와 의회 운영을 통해서 국제 협상에서 이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통일 이전 맺은 협 상의 결과에 대해 폐기, 수정, 또는 재협상을 요구할 때, 국내의 분 명한 선호와 강한 압박을 국제협상의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51)Robert Putnam, “Diplomacy and Domestic Politics: The Logic of Two-Level Games,” International Organization, vol. 42, no. 3 (1988), pp. 427∼460;

Donald, J. Puchala, “Institutionalism, Intergovernmentalism and European

있을 것이다. 이러한 양면게임의 이점도 한국이 현재와 같은 남남 갈등, 남북한 간 지역갈등 등으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확산된다면 국내 세력의 선호와 압박은 외교적 협상력 제고에 어떤 도움도 되 지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의 리더는 협상 과정 중에 상대가 무력사용으로 위협한다거나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 오히려 국민적 지지에 의해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강한 신호를 보낼 수 있 다. 민주주의 국가의 리더의 강한 신호가 허세일 가능성이 낮은 이 유는 그 리더는 정책결정의 결과에 대해 국민들을 상대로 책임을 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국내 청중 비용(domestic audience cost)이 존재하기 때문에 국제사회도 민주주의 국가를 상대로 지 나치게 위협적 외교를 전개하는 것을 자제하게 된다.52) 만약 다른 나라가 강압 외교 혹은 무력사용을 외교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 우 공격의 대상이 되는 국가가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보복할 가능 성이 높기 때문에 주변국들이 민주주의 국가를 대상으로 무리한 외교적 요구를 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통일한국이 민주주의 제 도의 확립과 가치 실현을 위한 정치제도 설계에 최선을 다해야 하 는 이유이다.

비민주주의 국가들만이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들도 다른 민주주 의 국가들에 대해서 무력위협을 할 가능성이 낮다. 두 민주주의 국 가들 사이에 극단적 갈등이 존재하더라도 두 국가의 정책결정 과 정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 정보의 왜곡 또는 오해에 의

52) James Fearon, “Domestic Political Audiences and the Escalation of International Disputes,”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vol. 88, no. 3 (1994), pp. 577∼

592.

해 외교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따 라서 통일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은 주변국들로부터 한반도 정치상 황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을 낮추는 기제로 작동할 것이다. 민주평화론(Democratic Peace Theory)은 국제기 구 멤버십의 공유, 경제적 상호의존성의 증가를 포함하여 민주주 의 국가 간 평화지향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통일 후 한국이 다양한 이유로 미국, 일본과 갈등을 할 수는 있겠지만 국내 정치의 민주화와 민주주의 공고화를 이뤄낸다면 무력충돌까 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나. 국제적 평판과 다자적 영향력

통일 후 한국은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분야의 국제기구에서 영 향력을 높여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한의 적대적 대결구조 속 에서도 한국은 유엔활동을 위한 국제분담금 규모에 있어서 10위에 서 15위를 기록할 정도로 국제사회의 책임을 분담을 하고 있다. 통 일 시기에 체제통합과 국가완성 단계에 많은 비용이 투입되겠지만, 또한 국방비 감축 등 분단비용을 해소함으로써 오히려 국제기구를 비롯하여 글로벌 어젠다를 주도할 자원과 근거가 마련될 것이다.

통일은 한국의 국제사회의 평판을 제고하는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글로브스캔(Globe Scan)이 동아시아연구 원과 함께 조사한 국제적 평판 조사에서 한국은 17개 국가 중 10위 에 머물렀다.53)그런데 당시 한국에 대한 평판은 ‘긍정적’ 36%, ‘부

53) 정원칠, “세계인의 눈에 비친 17개국의 국제적 평판,” 󰡔 여론브리핑󰡕, 133호

정적’ 31%였으며, ‘모름/유보’ 33%였다. 긍정적 인식이 낮았지만

‘모름/유보’가 다른 나라에 대한 인식보다 훨씬 많았다. 남북한 분

단의 상황이 해소되고 민주주의 제도의 정착, 인권과 같은 보편적 가치가 실현되는 경우라면 통일 후 한국의 국제적 평판은 충분히 개선될 것이다.

다자적 외교를 국제기구 내에서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통 일 후 국가건설의 과정에서 여러 다자기구들이 한반도 내에서 협 력 사업을 추진하도록 한다면 그 역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 면서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안일 수 있다. 통일 정부를 구성 하기 위한 다양한 선거 과정에서 한국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유 엔의 민주주의 지원프로그램과 협력하여 전 세계 다른 체제전환 국가들에서의 모델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북한 지역의 균형 있는 개발과 발전을 위해 남한의 공공 부문과 민 간 부문만을 활용하지 않고 국제개발협력 관련 기구들과 협력 사 업을 추진함으로써 한국의 국제적 평판을 제고하고, 다른 지역의 국제적 협력사업의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외교적 영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통일 후 한국은 평화를 지향하는 국가로 국제사회에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현재까지 70년 동안 분단 체제를 유지해온 냉전적 대결구도를 평화롭게 해체할 수 있다면 국제사회에 분단폭력의 문화에서 평화의 문화로 전환된 사례로서 국가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다. 안보를 중심으로 하는 소극적 평화 가 아닌 인권과 생태적 가치 등을 포함하는 인간안보의 실현을 추 구하는 적극적 평화가 구축되는 과정 자체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평화 관련 어젠다를 주도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