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부문의 통일 비용과 편익의 가장 중요한 지수는 군사력을 유지하는 비용과 통일로 인해 얻게 되는 군사력 측면에서의 편익 을 중심으로 평가된다. 또한 군사비, 군인 수, 전투수행능력, 군 통 합 정도로 구성되는 군사비 지수와 라이벌의 존재, 라이벌의 수, 라 이벌의 군인 수, 라이벌의 전투수행력, 라이벌의 적대수준 등으로 구성되는 외부위협지수 등으로 나누어 평가되기도 한다.45) 그런데 이러한 평가 기준은 국가의 자체 군사력과 외부 군사력으로 인한 위협수준에 기초를 둔 종합지표를 구성하고 활용하는 데에 적절하 지만, 군사적 안보 이외의 다양한 안보의 의제들로 인해 발생하는 통일의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표 Ⅱ-5 안보부문 통일 비용과 편익: 의제와 영역
전통안보 비전통안보
대내 • 군대 유지 및 국방비 지출
• 군통합과 지휘체계 변화
• 군사주의 문화 해소
• 민군관계의 재설정 대외 • 국경변화와 군사전략의 변화
• 동북아안보환경의 변화
• 대규모 난민 이동의 통제
• 대량살상무기 통제 출처: 저자 작성
안보부문의 통일 비용과 편익은 <표 Ⅱ-5>에 나타나는 바와 같 이 안보 의제의 영역과 수준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발생할 수 있 다. 안보는 수준에 따라서 한반도 내에서 남북관계 혹은 통일한국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전통적 안보 의제가 있을 수 있고, 동북아 와 국제질서 속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전통 적 안보 의제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비전통안보의 의제들도 대내 적인 것과 대외적인 것으로 구분될 수 있다.
가. 대내적 전통안보
통일협상 시기에 들어서면 일단 남북한은 군사적인 차원에서 더 이상 서로를 주적으로 상정하는 정책을 폐기하게 될 것이다. 그렇 기 때문에 한반도 내에서 군대 운용과 군사력 유지를 위한 정책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남북한의 군 체계를 통합하여 운 영하기 위해서 통합방식에 대한 정치적 협상이 진행되어야 한다.
남북한의 상비군 전력은 전체 남북한이 각각 63만여 명과 120만 여 명으로 상당한 규모의 병력이 DMZ를 사이에 두고 배치가 되어 있다. 통일 이전 동서독은 합계 67만여 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었 으나 1993년에는 약 37만여 명의 병력을 보유하였던 것으로 나타 난다.46) 통일독일이 통일 전 병력 수의 55% 수준의 병력을 유지하 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통일한국의 병력도 산술적으로 최소한 1백 만 명 미만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 동안 남북한 상 호 간의 적대적 군사대결로 인해 병력이 필요 이상으로 유지되었 던 점을 고려한다면 통일 후 유지될 병력의 수는 훨씬 더 적은 규 모로 운영될 것이다.
46) The Correlates of War Projects, “National Material Capabilities Dataset v. 4.0,”
<www.correlatesofwar.org> (검색일: 201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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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Ⅱ-6 남북한, 주변국 병력 수
(단위: 명)
남한 북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상비군
육군 495,000 1,020,000 586,700 151,050 1,600,000 250,000 해군 70,000 60,000 327,700 45,500 235,000 130,000 공군 65,000 120,000 337,250 47,100 398,000 150,000 기타 240,550 3,500 100,000 315,000 계 630,000 1,200,000 1,492,200 247,150 2,333,000 845,000 예비병력 3,100,000 7,700,000
출처: 국방부, 2014 국방백서 (서울: 국방부, 2014), pp. 236∼239.
남한의 국방비는 2014년 기준 한국은 35조 7,056억 원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GDP 대비 2.38%, 정부재정대비 14.4%에 해당하고
2013년에 비해 3.5% 증가한 규모이다. GDP 대비 전 세계 평균 군
사비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며, 분쟁지역의 국가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적게 지출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지출의 14% 이상 을 국방비로 지출하는 것은 분단이 초래한 분단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 분단비용의 부정적 효과는 더욱 크다. 북한 의 선군정책은 막대한 재정지출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적 발전에 투입할 예산확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통일은 이와 같이 분단비용을 해소할 수 있으며 병력 수와 국방 비 차원에서 상당한 통일편익이 발생할 것이다. 남북한의 상당한 국가재정이 국방 이외의 분야에 투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지고 청년들이 군복무로 인하여 학업중단을 하는 사례가 훨씬 줄 어들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전선을 중심으 로 고도로 밀집되어 있었던 군대의 효과적 재배치를 위한 설계와
로 인해 발생하는 무기체계 통제를 위한 정책이 시급하게 마련되 어야 할 것이다. 전환기 북한의 군벌 세력 혹은 범죄조직 등에 의 해 무기가 민간 부문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높은 수준의 통제가 필 요하다. 예멘의 경우 군벌의 통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내전 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나. 대외적 전통안보
통일은 국경의 변화를 초래한다. 남한의 경우 육상을 통해서 중 국과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게 되는 것이다. 통일한국이 직접적으 로 중국과 러시아와 군사적 충돌을 할 수 있는 기회구조(opportunity) 가 마련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한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하여 미국과 일본과의 군사적 협력관계의 재설정이 요구된다.
특히 주변국들과의 안정적 평화질서를 유지할 것에 대한 의지
(willingness)를 주변국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47) 달리
말하면 군사적 분쟁은 기회구조와 의지조건이 충족되어야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통일한국이 군사적 분쟁의 기회를 가진다 하더 라도 의지의 조건이 부재하기 때문에 동북아시아와 국제질서를 위 협하지 않을 것임을 국제사회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
47) 구조와 기회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론적 논의는 다음을 참고하시오. Benjamin A. Most and Harvey Starr, Inquiry, Logic, and International Politics: With a New Preface by Harvey Starr (Columbia, SC: University of South Carolina Press, 2015)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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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Ⅱ-7 세계 주요 국가의 국방비 비교
국가 GDP
(억 달러) 국방비 GDP 대 국방비 (%)
병력 (천 명)
국민1인당국방비 (달러)
한국 12,600 305 2.42 630 596
미국 162,000 6,004 3.7 1,492 1,896
일본 51,500 510 0.99 247 401
중국 90,200 1,122 1.24 2,333 83
러시아 22,100 682 3.08 845 478
영국 24,200 570 2.35 169 900
프랑스 27,400 524 1.91 222 794
독일 36,000 442 1.23 186 545
출처: 국방부, 2014 국방백서, p. 238.
대외적으로 통일한국이 중국과 러시아 등과 직접적으로 군사적 경쟁을 펼치는 것은 많은 비용을 수반할 것이다. 톰슨(William
Thomson) 등이 주목하듯이 통일한국이 중국 혹은 러시아와 서로
를 경쟁자로 인식하고, 잠재적 위협의 근원이며 적이라고 인식하 는 경우 전략적 라이벌(strategic rival)48)로 발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표 Ⅱ-7>에 제시된 종합적인 군사력 지표를 고려했을 때 중국, 러시아와 전략적 동반자가 아닌 전략적 라이벌로 관계를 설 정하는 것은 통일의 편익을 포기하고 비용을 너무 많이 지불하는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주변국들과 전략적 라이벌 관계를 설정하지 않는 이유가 이들로부터의 안보위협이 완전히 해소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베트 남이 통일 후 캄보디아의 반베트남 정부를 축출하기 위해 군사적
48)
침공을 감행했을 때 중국이 베트남에 무력개입을 했던 역사적 사 례가 있다. 베트남이 먼저 역내에서 무력을 행사하기는 하였으나 베트남의 사례는 언제든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으로부터의 안보위 협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동북아시아 국가들 간 영토분쟁이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주변국을 직접적으로 도발하지 않 더라도 자국 영토에 방어를 위한 적절한 수준의 군사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전통적 안보 의제 중의 하나는 동북아시아와 국제질서 환경의 변화에 따라 동맹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이다. 전통적으로 남한 은 미국, 북한은 중국과 동맹을 유지하였다. 남한이 선도하는 통일 이 이뤄진다면 통일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할 것이다. 문제 는 북한이 그 동안 중국, 러시아 등과 맺어온 전통적 안보협약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이다.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안보협 약 관계들을 무효화하거나 수정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에 한국이 안보적 위협이 되지 않음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 대내적 비전통안보
분단체제는 남북한의 적대적 군사주의의 심화를 초래하였다. 그 로 인한 남한사회에서는 그 동안 대통령 선거 혹은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북한의 도발로 인해 발생하는 소위 ‘북풍’으로 인해 선거가 심각한 영향을 받기도 하였다. 그리고 상대방을 물리쳐야 하는 악 마적 존재로 신화화되었다. 예를 들면, 남한에서는 예비군 훈력장 사격 표적지에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부자의 사진이 이용되고, 북한에서는 남한의 이명박 대통령을 동물로 희화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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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이렇게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서로에 대한 무지와 오 해 등으로 인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게 대고, 군사적 대결주의로 이어지는 군사주의 문화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이다.
군 병력의 대대적인 감축은 병영문화의 개선과 노동시장에도 긍 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전체 필요한 병력 수의 급감 으로 인해 의무 복무 대상자가 줄어들거나 징병제에서 모병제로의 전환이 가능해진다. 노동시장에 많은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 으로 기대된다. 그러한 경우 군 병력의 전문성은 향상될 것이며 병 영문화도 군인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 이다. 반면, 북한 군인들이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 하게 되었을 때 그들이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위한 재교육이 필요 하며, 분단해소 단계에서 이에 대한 비용이 지출되어야 한다.
군대의 역할이 북한 혹은 남한의 침략에 대해 경계하는 것보다 대민지원 서비스 강화에도 초점을 둘 수 있게 된다. 우선 기존 남 한과 북한이 유지하고 있었던 군부대 부지를 국가와 지역 차원의 개발과 역량 강화를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에 환원할 수 있을 것이다. 군부대가 보유한 물적, 인적 자원들이 지역사회의 역량 강 화에 활용될 수 있다면, 그 동안 군사적 이유로 개발이 제한된 지 역에 대해 일부 보상적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
통일의 대내적 비전통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편익은 군부의 정치 개입의 해소이다. 북한에서 특히 군부는 체제 유지의 핵심적 기능 을 하였다. 중앙정부 차원의 권력엘리트부터 지역 차원의 소단위 의 운영에도 북한의 군부는 깊숙이 관여하였다. 그런데 군부의 이 러한 통제기능이 일반 행정과 경찰행정으로 이전되면서 사회를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