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권은 노동자들이 노동조건 향상과 경제적 지위를 진보시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 인 권리이다. 노동자의 단결권이 없으면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을 시작할 수 없다. 단결 은 단체교섭을 원활하게 전개하기 위한 것이며 단체교섭을 하더라도 협상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으면 단체행동권을 행사해야한다. 「헌법」에서 노동기본권을 일체적으로 보는 것이 이러한 이유이다. 따라서 노동기본권은 부분적·제한적으로 보장할 것이 아 니라 전체적·일체적·유기적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국가는 노동기본권을 바탕으로 노 사의 자치적 형성력을 높이 평가하고, 노동기본권의 민주성 및 자주성의 보장할 수 있도록 지향하여야 할 것이다.
첫째, 근로자의 자유로운 단결은 근로자의 계약자유확보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청 이고 그것은 바로 근로자에게는 인간존엄과 생존을 위한 필연적 요구이기 때문이 오 늘날 경제사회에서의 근로자단결은 ‘필연성’을 가진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므 로 노동기본권 보장의 의의는 기본적으로는 근로자에게 시민법의 기본원칙인 계약자 유를 회복시키기 위해 근로자의 지위 강화를 꾀하여 노사 대등관계를 확보함으로써 노동력의 상품성과 근로자의 생존을 유지시키려는 데서 출발하여 근로자의 인간다운 생활의 확보를 겨냥하는 데 있다.160)
둘째, 노동기본권의 긍정적 효과는 공직사회의 민주성과 공직개혁을 들 수 있다. 특 히 소방공무원은 인사발령이 잦은데 부당한 인사권남용이나 비효율적인 인사조치를
160) 김봉열, “한국공무원 노동조합에 관한 연구”,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1, 5-6면.
막을 수 있다. 또한 기관장과의 협의를 할 때에 일방적인 협의, 상의하달식로 사용자 와 노동자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지만 노동기본권이 보장된다면 수평적 관계로써 민 주적으로 노사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공식사회의 만연된 폐쇄적 문화에서 깨끗하고 투명성 있는 사회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 할 것이다.
셋째, 소방공무원 노동기본권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노동기본권을 통 해 소방공무원들의 권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기존의 계층제적 권한구조 하에서 는 임금이나 작업조건 등에 대한 결정에서 노동자는 약자일 수밖에 없다. 특히 개별 적으로 대응하는 경우에는 인사권을 행사하는 사용자나 상관과의 관계에서 절대적으 로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 한 사람이 조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노동 조합은 개별적으로는 권한과 책임이 낮지만 다수가 집약된 의견으로 행동을 취함으로 써 조직의 생존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게 되어 사용자와 대등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 다. 이로써 개별적 대응에서 당하기 쉬운 권익침해를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고, 나아 가 현재의 열악한 근무조건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헌법재판소도 “헌 법이 근로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는 취지는 원칙적으로 개인과 사용자의 교섭과 타협 의 과정을 거쳐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이익과 지위의 향상 을 도모하는 사회복지국가 건설의 과제를 달성하고자 함에 있다”161)고 결정한 바 있 다.162)
Ⅱ. 공무원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의 정비 1. 단결권
노동기본권의 핵심요소인 단결권은 노동자의 자주적 권리이다. 노동조합의 설립단 위, 설립형태, 복수노조 여부는 노동자가 결정하고 행동해야 한다. 우리나라 공무원노 조법 제5조 제1항은 “공무원 노동조합의 최소단위”를 법률로 규정하고 있으나 외국에 는 자율적으로 맡기고 있다. 이는 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정해야 할 것이며 사용자가 부당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
또한 노동자가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가입범위의 제한을 축소시키고 지휘·
감독권을 행사하는 공무원을 제외한 모든 공무원들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6 급 이하의 공무원이라는 획일적 기준을 규정하고 있지만, 중앙부처의 경우 사무관(5 급)인 공무원들은 중앙관리자일 뿐 지휘·감독권에 해당되지 않은 사각지대에 처해있 다.
노조전임자는 법률로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전임자의 인정 및 권한은 원칙적으로
161) 헌재 1998. 7. 16. 선고 97헌바23 결정; 헌재 1993. 3. 11. 선고 92헌바33 결정; 헌재 1990. 1.
15. 선고 89헌가103 결정.
162) 채진, 앞의 논문(2013), 80-81면.
노사가 자주적으로 결의해야 한다. 전임기간 동안 무급휴직이라고 규정되어 있지만 현실은 노조전임자를 부정한 것과 다름없다.
2. 단체교섭권
공무원의 단체교섭권은 공무원에게 영향을 주게 될 보수·근무조건 등의 개선과 관 련된 주요 인사행정 문제에 관하여 관리층과 공무원단체가 단체적으로 교섭하고 양자 의 교섭에 따라 그 문제를 해결해 가는 권리를 의미한다. 단체교섭은 인사정책결정에 공무원들을 참여시켜 관리층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정책결정을 지양함으로써 민주적 인 인사행정과 공무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활동이다.163)
교섭당사자는 공무원노조의 조직형태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사안이며, 교원노조법 에서와 같이 일부 부처를 교섭당사자로 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중앙교섭의 경우 헌법기관별 대표, 행정부는 행정안전부 장관을 교섭대표로 하도록 하고 있다. 필요시 관련기관의 장을 포함시킬 수 있으나 정부 측 교섭 대표성이 부족하고 관련기관의 교 섭참여를 임의규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부처간의 다른 견해가 발생할 경우 조정 및 총괄의 권한이 있는 국무총리를 교섭단의 대표로 하는 것이 옳고 관련 부처 의 장의 교섭단 참여를 강제규정으로 해야 한다.
그러므로 구체적인 교섭단계에서 해당 정부부처의 대표들로 구성되는 ‘정부교섭위 원단’을 교섭당사자로 하여야 하며, 따라서 국무총리가 정부 측 교섭대표가 되고 임금 과 관련하여 중앙인사위원장, 기획예산처장관,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행정안전부 장관 등 해당부처장을 명시적으로 포함하여야 마땅하다. 따라서 교섭단은 국무총리(또는 부 총리급)를 수반으로 하는 주무부처장 및 자치단체장으로 구성한다.164)
공무원노조법 제8조는 "노동조합에 관한 사항, 조합원의 복지 및 근무조건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만 단체교섭을 허가하고 있다. 정책결정에 관한 사항, 기관의 관리운영 에 관한 사항은 제재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의 중요정책결정이나 기관운영에 대한 사 항이 공무원의 노동조건에 직접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공무원 노동조합 교섭대상에 정책결정에 관한 사항, 기관운영에 관한 사항을 추가해 야한다. 공무원의 사회적·경제적 지위 향상과 근무조건이 나아질 수 있는 총괄적 규정 이 필요하다.
Ⅲ. 공무원직장협의회와 공무원노동조합과의 관계 설정
공무원노조는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이행하는 노동결사체를 대표하는 지위를
163) 이상윤 ,「공무원인사제도론」, 대왕사, 2000, 486면.
164) 김홍식, “한국 공무원노동조합의 발전방향에 관한 연구”, 성결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6, 56-57면.
갖는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다른 법률과의 관계로 공무원노조법 제17조 제1항은 “이 법의 규정은 공무원이 공무원직장협의회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직장협의 회를 설립·운영하는 것을 방해하지 아니 한다.”라고 규정하여 공무원노조와 공무원직 협은 별개의 단체으로 운영·조직되는 것임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2005년 공무원노조 출범 이후로 공무원직협의 가입자수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며 공무원들이 공무원노 조에서 단결권, 단체협약권을 통해 제한적으로 노동3권을 실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 무원직협 가입의 필요성이 감소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독일의 공무원직장평의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독일의 경우 공무 원노동관계는 공무원노조와 공무원직장평의회라는 두 조직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 다. 독일의 공무원직장평의회는 우리나라의 공무원직협과 유사한 기구로 독일의 노동 자 경영참여제도인 공동결정제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공무원직장평의회는 기본적 으로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공무원, 생산직 및 사무직 노동자의 노동3권 준수를 감시 하며, 기관의 의사결정에 참여함으로써 이들의 사회경제적 지위 및 근로기준과 관련 된 권리를 폭넓게 보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공무원직장평의회는 매월 1회 기관장과 협의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또한 기관장과 협의를 통해 합의한 사 항에 대해서는 직장협정을 체결할 수 있으며, 이렇게 체결된 직장협정은 법적 구속력 을 갖게 된다.165) 독일의 공무원직장평의회의 경우 노동조합의 전신적 기능을 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기관 내의 직원들의 인사, 복지 등과 관련 근로자 가 참여하는 제도로서 발전했다.166)
우리나라의 경우 모든 공무원이 노동조합을 조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무원노 조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공무원에게는 공무원직협을 조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최소한의 노동3권인 단결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공무원노조 가 입이 허용되고 있지 못한 많은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을 대신하여 공무원직협 만이라도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무원직협이 이들을 보호하는 법적 장치 로 기능토록 함으로써, 이들의 근로조건을 유지·개선하고 궁극적으로는 생존권·행복추 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기회로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크다.167)
국가의 관점에서 소방공무원을 노조가입대상에서 금지시켰던 이유는 국민생명의 안 전과 관련된 행정서비스의 원만한 공급을 위해서였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형태가 아 니라 협의회의 형식으로 단결권을 향유할 수 있도록 방향으로 조정함으로써, 공무원 의 노동3권과 관련되어 질타 받아온 문제를 일부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공무원의
“근무여건 개선과 지위 향상”을 위해서는 공무원직협으로서는 한계가 있으며 자주적 인 노동조합을 결성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165) 김정한·문무기·이승협·채준호, 앞의 논문, 167면을 재구성.
166) 조성혜, 앞의 논문(2015), 399면.
167) 문무기, “공무원 직장협의회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한양법학회, 한양법학 제29호, 2010, 190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