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신뢰 연구에서도 신뢰의 근거에 따라 분류하는 방식을 택한 연 구들이 있다. 이들 연구들은 보다 체계적으로 영향요인을 살펴봤다는 장점 이 있다. McKnight et al.(1998)은 상대방과 상호작용 이력이 없는 첫 관 계에서 형성되는 초기신뢰(initial trust)를 이론적으로 고찰하면서 신뢰연 구의 흐름으로부터 5개의 신뢰의 근거를 도출하였다. 먼저 ①경제학 기반 또는 계산 기반 신뢰 연구자들은 개인이 합리적으로 도출된 비용과 편익 에 기초하여 신뢰를 선택한다고 보고, ②지식 기반 신뢰의 연구자들은 신 뢰가 다른 사람과의 경험을 통해 신뢰 관련 지식을 축적함으로써 시간 경
과에 따라 발달한다고 주장한다(McKnight et al., 1998). 그러나 초기신뢰 수준이 높은 역설(낮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높게 나타난 실증연구들 존 재)은 이 두 관점으로는 설명할 수 없어, 이 부분을 설명할 수 있는 숨겨 진 요소 찾을 필요가 존재하였다(McKnight et al., 1998).
이에 따라 저자는 앞의 2개에 더해, ③성격 기반, ④제도 기반, 그리고
⑤인지 기반을 신뢰의 근거로 제안한다. 성격 기반 신뢰 연구자들에 따르 면 신뢰는 어린 시절 유아가 그/그녀의 선의의 보살핌으로부터 도움을 찾 고 받는 동안 발달하여 다른 사람들을 신뢰하는 일반적인 성향을 형성하 게 된다(McKnight et al., 1998). 또한 제도 기반 신뢰 연구자들은 신뢰 가 보증, 안전망, 또는 다른 구조들로 인해 그 상황에 대해 느끼는 안전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고, 인지 기반 신뢰 연구자들은 신뢰가 사람간의 상호 작용과는 달리, 빠른 인지적 단서들 또는 첫인상에 의존한다고 본다 (McKnight et al., 1998). 사회적 범주화(social categorization), 평판, 착각(비합리적 생각), 성향, 제도의 역할과 구조, 또는 일에 있어서 즉각적 인 협력의 필요로 인해, 인지 기반 신뢰가 빠르게 형성된다(McKnight et al., 2002a). 이에 따라 McKnight et al.(1998)은 초기신뢰 형성을 위한 연구모델을 지식 기반을 제외한 성격 기반, 제도 기반, 인지 기반, 계산 기반 신뢰로 구성하였다(McKnight et al., 1998). 지식 기반 신뢰는 서로 간에 이전의 상호작용으로 직접 지식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초 기신뢰를 다루는 이 연구에서는 제외하였고, 대신 평판과 같은 간접 지식 은 인지 기반 신뢰의 범주화 과정으로 다루었다(McKnight et al., 1998).
이후 새로운 온라인 판매자(법률상담사이트)에 대한 소비자의 초기신뢰 연구에서 McKnight et al.(2002a)은 ‘제도 기반 신뢰’(인터넷 환경에 대한 인식: 상황적 정상성, 구조적 보증으로 구성)와 ‘신뢰성향’(타인을 신뢰하 는 일반적인 성향: 인간성에 대한 믿음, 신뢰에 대한 자세(trusting stance)로 구성)을 판매자에 대한 신뢰(신뢰신념+신뢰의도)의 영향요인으 로 다뤘다. 실증연구 결과, 신뢰성향은 신뢰신념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제도 기반 신뢰는 신뢰신념, 신뢰의도 모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의아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저자는 조언을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연구대상으로 한 것을 원인으로 지적하고, 향후 연구에서는 판 매자의 유형을 변경하여 소비자가 쇼핑을 할 수 있는, 책, CD, 비행기티 켓의 판매자와 같은 연구대상을 상대로 제도 기반 신뢰의 영향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또한 제도 기반 신뢰의 척도를 이 연구에서는 일반 적인 웹 판매자의 속성에 대한 인식을 측정하였지만, 특정 피신뢰자에 맞 게 더 구체화하는 조정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영향요인 간 관계에서는 신 뢰성향이 제도 기반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Li et al.(2006)은 McKnight et al.(2002a)의 초기신뢰 모델에 신뢰의 영향요인으로 주관적 규범(subjective norm)을 추가하여 TRA에 더 가깝 게 모델을 조정하였다. 실증연구 결과, 신뢰성향과 제도 기반 신뢰, 주관 적 규범이 신뢰(신뢰신념)에 미치는 영향이 모두 유의하게 나타났다. 주 관적 규범이 특히 신뢰신념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β
=.650). 주관적 규범은 신뢰신념 외에 신뢰태도, 신뢰의도에도 모두 유의 한 영향을 미쳤다. 영향요인 간에는 신뢰성향이 제도 기반 신뢰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Gefen et al.(2003)과 Li et al.(2008) 역시 여러 학문분야의 신뢰연구 를 검토하여 다음과 같은 5개의 신뢰의 영향요인 내지 근거를 제시하였 다. ①지식 기반(친숙성), ②제도 기반(상황적 정상성, 구조적 보증), ③계 산 기반(비용/편익 계산), ④인지 기반(과정의 범주화, 통제의 착각, 평판), 그리고 ⑤성격 기반(인간성에 대한 믿음, 신뢰에 대한 자세). 경제학으로부 터 신뢰의 계산적 기반, 사회학으로부터 제도적 기반, 사회심리학으로부터 인지적 기반, 심리학으로부터 성격적 기반이 도출되었다(Li et al., 2008).
뒤의 2개 유형은 초기신뢰 형성과 더 관련 있으므로(McKnight et al.
1998), 특정 판매자와 이전의 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Gefen et al.(2003)의 연구에서는 이를 제외하고 연구모형을 구성하였다. 반면 새 로운 정부시스템에 대한 초기신뢰를 연구한 Li et al.(2008)은 피신뢰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이나 경험적 상호작용이 없는 상태이므로 신뢰의 지식
기반은 연구모형에서 제외하였다.
두 연구 모두 제도 기반 신뢰의 영향요인은 McKnight et al.(1998, 2002a) 연구를 반영하여 상황적 정상성과 구조적 보증으로 구성하였다.
계산 기반 신뢰는 상대방이 관계에서 속이거나 협력할 때의 비용과 이익 에 대한 합리적 평가를 통해 형성된다(Gefen et al., 2003). 이 관점은 피 신뢰자는 합리적, 계산적으로 자신의 최선의 이익 안에서 행동할 것이고 신뢰자 또한 피신뢰자가 이렇게 행동하리라 가정할 것이라는 거래비용경 제학의 합리적 개인 가정에 기초한다(Gefen et al., 2003; Li et al., 2008). 피신뢰자가 신뢰할 수 없는 행동으로 얻을 것이 없거나 비용이 오 히려 이익을 압도하는 경우, 피신뢰자가 기회주의적 행동을 할 만한 가치 가 없는 때이므로 신뢰자는 피신뢰자가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 믿을 수 있으므로(Li et al., 2008), 이것은 Shapiro et al.(1992)의 억제 기반 신뢰와 연결된다(Gefen et al., 2003). 전자상거래 맥락에서, 판매자 가 속이는 행동으로 얻는 이익보다 잃는 것이 더 많거나 소비자신뢰를 깨 고 얻는 이익이 없다고 소비자가 믿을 때 소비자는 판매자를 더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Gefen et al., 2003). Gefen et al.(2003)은 지식 기반 신 뢰의 영향요인으로는 판매자와의 친숙성(familiarity)을 고려하였다. 상대 방의 미래행동에 대한 복잡성을 줄여주는 것이 신뢰이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이해를 증가시켜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것이 친숙성이다 (Luhmann, 1979, Gefen et al., 2003에서 재인용). 사회심리학자는 다양 한 인지적 단서와 인상들이 사람들의 신뢰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Li et al., 2008). 피신뢰자에 대한 직접 정보와 반복된 경험이 부족할 때, 사람들은 인지적인 친숙성을 만들기 때문에 신뢰의 인지적 기반은 지 식의 대체안이 된다(Li et al., 2008). Li et al.(2008)은 신뢰의 인지적 기 반으로 범주화 과정의 3가지 유형 중에서 평판에 의한 범주화를 선택하였 다. 평판 범주화는 다른 사람에 대한 속성을 그 사람에 대한 간접 정보에 근거하여 분류하는 것이다(McKnight et al., 1998).
Gefen et al.(2003)의 실증연구 결과, 지식 기반 신뢰의 영향요인(친숙
성)을 제외하고, 나머지 신뢰의 영향요인은 모두 신뢰에 유의한 영향을 미 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친숙성은 사용용이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 는데, 친숙성의 신뢰에 대한 영향은 이용용이성으로 완전매개 되었다(이에 대한 저자의 설명: 사이트를 방문하여 얻게 된 판매자에 대한 친숙성을 측 정하여, 친숙성과 신뢰를 사용용이성이 완전매개하게 된 것). 영향요인 중 에서 제도 기반 신뢰의 영향요인이 신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저자들은 제도 기반 메커니즘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그들의 특성, 효과)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Li et al.(2008)의 실증연구 결과, 신뢰의 인지적 기반(평판), 계산적 기 반(비용/편익 계산), 조직상 제도적 기반(상황적 정상성)이 신뢰신념에 유 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는 평판의 상대적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Li et al.(2006) 연구와 같이, 주관적 규범 또한 신뢰신념, 신뢰태도, 신뢰의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연구 모형의 다른 모든 영향요인과 비교할 때 신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Kim et al.(2008)은 소비자신뢰의 영향요인을 인지 기반, 감정 기반, 경험 기반, 성격 지향으로 구분하였는데, 위에서 살펴본 연구들과는 구분 법을 약간 달리하였다. 저자는 위의 연구에서 인지 기반으로 분류하였던
‘평판’과 제도 기반의 성격을 갖는 ‘제3자 인증의 존재’를 감정 기반 신뢰 의 영향요인으로 설정하였고, 인지 기반에는 역시 제도 기반의 성격을 지 닌 ‘지각된 개인정보 보호’와 ‘지각된 보안’을 포함시켰다. 인지 기반의
‘정보 품질’ 또한 위의 연구에서 설명한 인지적 기반의 의미에 해당되지 않는다. 위의 연구와 Kim et al.(2008) 연구가 의도한 인지/감정의 의미가 다른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위의 연구에서 사용했던 ‘지식 기반’ 용어 를 저자는 ‘경험 기반’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친숙성’으로 구성하고 있 다. 성격 지향 신뢰의 영향요인으로 ‘신뢰성향’을 다룬 것은 위의 연구와 동일하다. 실증연구 결과, ‘제3자 보증의 존재’를 제외한 모든 영향요인이 신뢰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