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및 예비대학 운영 현황
5. 예비대학
가. 설문조사로 본 예비대학 운영 현황 1) 학생의 응답 결과
먼저 본 연구에서는 예비대학을 ‘대학 입학 전의 예비 신입생이 대학 합격부터 입학 전 까지 대학의 학업 내용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고 달라지는 교육환경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으로 정의하고 조사하였다.
이러한 예비대학의 운영현황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2,613 명) 중 예비대학 경험이 있는 학생은 15%(395 명)밖에 되지 않았고 응답한 학생의 47 개 대학 중 예비대학을 운영하는 학교는 18 개 대학밖에 되지 않았다. 입학 전 신입생들과의 면담, 선배와의 시간 등 입학 전에 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예비대학으로 인식하고 답변하는 경우도 있어 실제 본 연구에서 의도하는 예비대학의 운영 비율은 더욱 낮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 입시 제도 상 예비대학은 수시 합격자만을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예비대학의 운영 및 참여율이 저조하다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예비대학 관련 질문에서 응답자의 비율도 낮았고, 예비대학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이 응답한 항목이 많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반적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예비대학은 보통 1 주 미만(76%)으로, 오프라인 형태(57%)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학생들이 예비대학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대학에 관련 프로그램에 없거나(23%), 관련 정보를 얻지 못해서(20%) 이거나, 참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15%), 집이 멀어서(15%) 로 주로 답하였다.
예비대학에 참여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그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약 90%가 보통이상으로 만족한다고 답변하였다. 또한 예비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응답자 의 86% 이상이 보통이상으로 필요하다고 응답하였고, 87% 이상의 학생이 예비대학이 대학 생활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였다.
[그림 II-53] 예비대학 학생만족도, 필요성 및 대학생활 도움 정도
유용했던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고르게 보통 이상으로 필요하다고 응답하 였으나 특히 지식이나 소양 교육보다는 전공 및 진로탐색 교육과 대학생활에 필요한 전반적 인 내용(대인관계, 학업, 성적, 학사 정보 등), 자기이해 및 자아탐색에 관한 교육을 더 유용 한 프로그램으로 응답하였다.
[그림 II-54] 예비대학 프로그램 유용성
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학에 신입학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합격의 기쁨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두려운 마음도 있을 수 있는데 입학 전에 미리 대학에 들어 가 그곳의 구성원을 만나고 뭔가 안내를 받는 것 자체로도 큰 위안과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원하는 내용도 본인이 입학하는 전공이 어떤 비전이 있으며 앞으로 본인 이 어떻게 진로를 펼쳐갈 수 있을지에 관한 것과 처음해보는 수강신청 등 수강관련 학사안 내, 대학생활 적응을 위한 내용을 알아가고자 함을 알 수 있다.
2) 교직원의 응답 결과
교직원은 전체 응답자(145 명) 중 22%가 예비대학을 운영하고 있다고 응답하였고, 응답한 교직원의 59 개 대학 중 20 개 학교가 예비대학을 운영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교직원도 학생과 마찬가지로 본 연구에서 의미하는 예비대학을 운영하지 않는 학교에서는 입학 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예비대학으로 인식하고 답변하는 경우도 있어 실제 예비대학 운영 비율은 더욱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예비대학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교직원, 학생 모두 예비대학 프로그램을 운영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것을 보아도 예비대학 운영 실적이 저조함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 학생들은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해서라고 20% 정도가 응답한 반면 교직원들은 그에 대한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17%) 편이었다. 학교에서
는 관련 정보를 당연히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정보를 받지 못하 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학교가 정보를 전달하는 경로와 학생이 정보를 수용하는 경로가 다른 것은 아닌지, 효과적인 정보 전달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교직원, 학생 모두 예비대학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것을 보아도 예비대학 운영 실적이 저조함을 알 수 있다.
[그림 II-55] 예비대학 불참 이유
또한 예비대학의 만족도와 필요성에 대해서는 교직원들이 학생들에 비해 높게 응답하였 다. 학교 당국은 예비대학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기에 그 필요와 만족도를 높게 평가한 반면 학생들은 예비대학에서 기대했던 만큼은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사료된다.
[그림 II-56] 예비대학 학생만족도 및 필요성 여부
예비대학에 필요한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서 학생들은 전공 및 진로탐색 교육, 대학생활에 필요한 교육(대인관계, 학업, 성적, 학사 정보 등)을 가장 높게 선택하였고, 교직원의 응답이 학생과 대조되는 것은 교직원들은 자기이해 및 자아탐색을 가장 유요한 프로그램으로 응답 하였고, 인문학적 소양, 융복합적 소양교육도 상대적으로 필요성을 높이 인식하고 있었다.
[그림 II-57] 예비대학 프로그램 유용성에 대한 응답자별 현황
조사 결과를 통해 학생의 입장에서 요구를 좀 더 심층적으로 파악하여 프로그램을 구성하 는 것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예비대학의 혜택을 많은 학생이 누릴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학생들에게 프로그램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고 운영하는 것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나. 자료 조사로 본 예비대학 운영 실태
설문조사 결과 예비대학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고 응답 내용에서도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교직원과 학생 인터뷰, 대학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운영 내용을 추가 조사하였다.
예비대학은 학생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대학 입학을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에게 대학을 미리 방문하여 캠퍼스를 익히고 또래 친구, 선배와 교수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입학 후 자연스럽게 대학생활에 적응하고 풍부한 대학의 인적, 물적 자원들을 마음껏 이용하여 자신의 역량을 키워가는 든든한 토대를 만드 는 시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최근 대학학업 이행을 위한 기초 학습과정으로 예비대학의 필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내 각 대학에서는 대학의 교육 목표와 비전에 맞는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하여 입학전형을 다양화함에 따라 학교가 원하는 학생의 선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와 균등한 교육기회 제공이라는 순리적 측면과 함께 모집단위내의 심각한 학력 차이라는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임연휘, 2010).
특히 이공계의 경우 기초수학, 과학 실력이 저조한 학생들이 공과대학에 입학한 경우 공학관련 대학 교육에 매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러한 기초 능력 부족은 학습의욕을 떨어 뜨리고 대학생활 적응도 어렵게 하여 학생과 학교 모두를 곤란에 빠뜨리게 된다. S 대 교수 인터뷰에서도 자연과학대학의 경우 고교과정에서 수학, 화학, 물리 등 기초가 마련되지 않으 면 대학 학업과 지도에 학생과 교수 모두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하였다.
이러한 점을 인식하여 서울산업대학교에서는 대학 입학 전 2 월 중에 예비대학을 개설하 고 기초수학을 수준별로 특별교육을 실시하여 학생들의 기초 실력 향상을 도왔다. 이러한 기초실력의 향상은 2, 3, 4 학년의 공학 전공 학습을 잘 해갈 수 있는 힘을 실어주었고 공학 전문지식을 잘 습득하여 산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학문적 길을 열어주었다(이정남, 2004).
이는 예비대학이 대학 학습의 이행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하고 있다.
A 대학교에서는 대학생활 적응과 기초학업을 위한 다양한 예비대학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수시 합격생들을 대상으로 계열별로 하루씩 예비대학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고 있다. 아카 데믹 어드바이저가 중심이 된 오리엔테이션에서 학생들은 입학 전부터 자신들의 수강, 학업 및 대학생활 적응을 도와줄 아카데믹어드바이저의 안내를 받아 선배 그룹과 입학 친구들을 소그룹으로 만나게 된다. 이 그룹은 오리엔테이션 이후에도 지속적인 온/오프 만남을 갖게 되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온/오프 라인으로 참여하게 된다. 예비대학을 통해 대학 강좌를 미리 맛보거나 준비할 수 있고 특정 과목은 학점 취득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B 대학교는 전체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루 일정으로 학교 소개 관련 OT 를 실시하고 단과 대학별로 2 박 3 일 정도의 환영회 및 OT 를 실시하는데 이 기간에 수학, 영어 학력평가를 실시한다. 영어 TEPS 기준 700 점 이하인 학생들을 위한 Discussion / Pronunciation / Presentation / Classroom English 의 수업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수학성취도 측정시험 결과에 따라 보충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생들에 대하여 입학 전에 수학 실력을 보완할 기회 제공한다. 대상 학생들은 온/오프라인으로 강의를 수강할 수 있고 저녁 시간에는 학부생 튜터와 함께 문제 풀이, 교육 내용 복습 등을 할 수 있다. 최종평가시험에서 기준점 이상을 받은 학생은 <기초수학> 수강대상자에서 제외하는 방안으로 대학 학업을 준비하도록 지도하 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