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행동이 이루어지는 것은 대면접촉이 있어야 하기에 장소를 기준으로 100미터 접근금 지라는 부분이 중요한 보호조치였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장소 중심의 접근금지 내용에 피해자 근처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로 바뀐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하고도 환 영할 조치의 내용이다.

가정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에게서 벗어나는 방법은 자신의 거주지를 숨기거나 가해 자가 자신에게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앞선 사례에서 확인한 바와 같 이 피해자가 자신의 거주지를 숨긴다고 하더라도 미성년자 자녀가 있으면 가해자는 자녀의 면접 교섭을 빌미로 가해자의 거주지를 파악하기 용이한 허점이 있다. 이와 반대로 가해자의 접근이 불안해 피해자보호명령 등의 접근금지를 신청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때에는 자신의 지정된 장소를 공개해야 신청이 가능한 폐단이 있었 다. 하지만 피해자 중심으로 접근금지가 가능하기에 피해자가 자주 가는 장소에 가해 자가 배회하는 것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가능하게 되었다.

<사례 26> 내지 <사례 28>의 내용은 가정폭력 사건으로 접근금지 결정을 받더라도 이행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사례이지만, 동시에 경제적인 문제로 신고를 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가정폭력으로 신고를 하지 못하는 이유로 가정폭력 처분의 내용이 상담이나 수강명령이 나오면 가해자는 자신이 불편하고 번거로움을 당 하고 있는 것이 상대 피해자 때문이라고 오히려 2차 보복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또 한편으로는 벌금에 판결은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 입장에서도 가정 경제에 도 움이 되지 않기에 꺼리는 결과이다. 피해자의 경우에도 가해자의 벌금으로 가정 경제 에 같이 피해를 봐야 하는 당사자가 되기에 신고를 한 자체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다. 접근금지처분에 대한 위반이 있더라도 다시 재차 신고하기 어려운 부분에 경제적 이유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상에서는 가정폭력범죄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가정폭력처벌법이 안고 있는 문 제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이하에서는 이상의 검토를 바탕으로 현행 가정폭력처 벌법의 개선방안에 대해서 검토해 보고자 한다.

제2절 가정폭력처벌법의 개선방안

폭력 범죄로서 사건의 성질․동기 및 결과, 가정폭력행위자의 성행 등을 고려하여 가정 보호사건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하고 있을 뿐이다. 즉, 형사 처분을 할지, 가정보호사건 을 할지를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여 검사가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139)

가정폭력 범죄로 검거된 인원 중 가정보호사건 의견으로 검찰로 송치된 비율은 2013년까지 10% 미만이었다가 2015년 이후 30%를 넘어서 2017년에는 검거 인원의 35.3%가 가정보호사건 의견으로 송치되었다. 검찰 단계에서 가정폭력범죄가 대략 35% 전후로 가정보호사건으로 기소되고 있고, 가정폭력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도 많지 않다. 또한 형사사건으로 처리되는 때에도 그 죄명이 상해, 폭행 등으로 기소되어 가정폭력범죄인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사람들이 가정폭력범 죄도 범죄라는 인식을 하기가 쉽지 않다.

생각건대, 가정폭력처벌법의 도입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가정폭력 행위와 가정폭력 범죄 행위는 다르며, 가정폭력범죄 행위는 우선적으로 범죄라는 특성에 맞추어 검토 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해당 가정폭력범죄 사건에 대해 어떠한 처리를 할 것 인지에 관해 결정할 때에는 검사의 재량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가정폭력 위험성 평 가 도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전문가로 구성된 조언을 받는 등 그 근거와 기 준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라 보호처분의 결정이 확정 된 경우에는 같은 범죄사실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므로 그 결정에 더 욱 신중히 처리하여야 한다(동법 제16조).

실무에서는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될 사건을 선별하는 명확한 기준이 명시되어 있 지 않고 검사가 이러한 결정을 하기 전 전문적인 조사절차를 거치도록 제도화되어 있 지도 않다. 법원의 경우 가정보호조사관을 두고 가정폭력행위자, 피해자 또는 가정구 성원에 대한 심문(審問)이나 그들의 정신・심리상태, 가정폭력범죄의 동기・원인 및 실 태 등의 조사를 명하거나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하지만(동법 제20조 제1항 및 제21 조 제1항), 검찰 단계에서는 보호 절차 또는 형사 절차로의 결정에 있어 조사절차가 없다. 따라서 검사의 결정에 있어서 피해자의 의사는 중요한 지표가 되는데 이때 피 의자의 의사는 이혼 또는 양육비, 생활비와 같은 경제적인 사유로 결정되기 때문에 가해자 처벌에 대한 본인의 진정한 의사를 표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 앞의 사례 에서 보았듯이 경찰 수사단계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강력히 요구하다 검찰 로 송치된 이후 갑자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견해로 선회하기도 한다. 보통의 경 우 가해자가 합의를 보자고 종용하기도 하고 자녀 입장이 많이 좌우되기도 하고 가해 자가 피해자에게 재산의 명의를 변경시켜주는 조건 등의 회유와 양육비 지원, 생활비 지원 등의 경제적 합의로 인해 불처벌 의사를 밝히기도 한다.

경제적 독립이 어려운 피해자의 경우 생존을 위해 물리적 폭력을 감수해야 하는 상 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경우이다. 이렇게 처벌을 피한 가해자로서는 스스로가 반성의

139) 가정보호사건 송치율을 살펴보면 2011년 13%, 2012년 19.9%, 2013년 24.7%, 2014년 30.6%로 큰폭으로 증가하다가 2015년 이후부터는 35%이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반면 기소율은 2011 년18%, 2012년 14.8%, 2013년 15%, 2014년 13.3%, 2015년 8.5%로 감소하다가 이후 10% 미만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태도를 보이기보다 피해자로 인해 사건으로 확대되었다며 오히려 피해자의 탓을 하거 나 본인의 경제적인 손해를 피해자의 탓을 하며 이후 더 큰 갈등과 폭력의 원인이 되 기도 한다.

따라서 검사가 가정보호사건을 결정하면서 피해자의 의사 이외 명확하게 판단할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가정폭력범죄의 전력이 있거나 가정폭력 의 상습성이 인정되는 경우 등을 의무적으로 가정보호사건에서 배제하자는 견해도 있 다.140)

형사사건으로 기소가 될 정도로 상습적이거나 피해 정도가 심각한 상황에 해당하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은 가해자에게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하여 선처를 원하는 것보다 경제적, 자녀 양육의 문제, 사회적 인식, 또한 가해자의 제2 보복이 두려워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피해자의 자율 의지라기보다 환경의 조건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의 소지가 많은 것이다. 폭력의 가해자들 처지에서도 일반 폭력 범 죄의 경우와 가정폭력의 경우 폭력의 처벌 수위의 차이와 피해자가 합의해준다면 문 제가 되지 않는 해프닝 정도로 치부해 버릴 수 있다. 폭력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엄연히 다르게 느끼고 있고 그 인식의 차이가 너무 큰 것으로 보 아 가해자에 대한 폭력의 인식이 일반 폭력 범죄의 수준만큼 강화될 필요가 있다. 그 리고 상습적으로 반복되었다면 고의성이 훨씬 더 강하다고 보인다.

가해자의 폭력 사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인데 이것이 피해자의 불처벌 의사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되는 것은 국가에서 나서서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행위라 고 여겨진다. 형사사건으로 기소될 정도의 피해 정도가 큰 사건일 경우 사건 자체로 처벌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리라 보인다.

실제 가정폭력의 정도가 심각하고, 재범 우려가 큰 경우에는 상담조건부 기소유예 를 처분할 수 있는 대상에서 배제하도록 하고 있고, 가정구성원에 대하여 가정폭력처 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범죄를 저질렀을 때 형사처벌을 원칙으로 하되, 재범 위험성 평가 도구 등을 통해 근거를 마련하고, 가해자가 초범이거나 피해 정도가 가볍고, 가 해자의 진지한 반성과 피해자의 진의에 비롯된 처벌불원 의사가 있을 때 예외적일 때 한하여 가정 보호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141)

검사의 재량과 피해자의 의사에 의존하기보다는 죄질(흉기사용 여부, 피해 정도)과 재범의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는 법적으로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를 하지 못하도록 규 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검사가 결정하기 전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조사절차를 거 치도록 조사전치주의를 규정하여 결정의 절차적, 내용적 정당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경찰 단계에서도 가해자의 성행 교정 적극 연계, 대상 가정의 신속한 피해복구 및 재 발 방지를 도모하기 위하여 지자체, 상담소・보호시설, 의료기관, 법률전문가 등 관서 별 실정에 맞는 지역전문가 중심으로 통합 솔루션 팀을 운영하는 점을 비교했을 때,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조사절차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가능해

140) 정세종, 앞의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형사사법기관의 대응에 관한 비판적 고찰”, 318면.

141) 박희경, 앞의 논문, 38-3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