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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방호: 핵 민방위

가. 핵 민방위의 개념

핵무기가 폭발하면 폭풍(blast), 열(heat), 방사선(radiation)이 발생 하여 인명과 시설을 살상 및 파괴시킨다. 이러한 효과들이 어느 정도 의 피해를 끼치는가는 어떤 형태로 어떤 환경에서 핵무기가 폭발하느 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 대체적으로는 폭풍 효과가 50%

이상의 피해를 끼치고 열이 15%, 그리고 방사선이 35%의 피해를 끼 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가적으로 전자기파가 발행하여 전기 및 전자기기들을 무력화시키며, ‘죽음의 재’로 불리는 낙진도 확산시킨다.

서울에 핵무기가 투하될 경우 당연히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1990년대 후반 미 국방부에서 시뮬레이션(simulation) 모델을 통해 분석한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을 2004년 미국의 환경기구인 NRDC(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의 매튜 맥킨지(Matthew G. McKinzie)와 토마스 코크란(Thomas Cochran) 박사가 발표한 적이 있다. 이 발표에 의하면

1945년 히로시마 탄(15kt) 수준의 핵폭탄이 지상 500m에서 폭발할 경

우 62만 명, 100m 상공이면 84만 명 그리고 지면폭발이면 125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있다.170 한국국방연구원의 신성택 박

170_Matthew G. McKinzie and Thomas Cochran, “Nuclear Use Scenarios on the Korean Peninsula,” 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 prepared for the Seminar on International Security Nanjing, China, (October 12~15, 2004), p. 39, <http://docs.nrdc.org/nuclear/files/nuc_04101201a_239.pdf>.

사도 통상적인 기상조건 하에서 서울에 20kt 급 핵무기가 지면폭발 방식 으로 투하된다면 폭발 직후 하루 만에 90만 명이 사망(136만 명 부상) 할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서 부상자 중에서 사망하는 사람이 크게 증가 한다는 분석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용산 상공 300m 정도에서 20kt 급 핵무기가 공중폭발을 하는 경우에는 한 달 정도에 걸쳐 49만 명이 사망하고 48만 명이 부상당한다고 분석하였고, 100kt 급의 핵무기가 동일한 높이의 공중에서 폭발할 경우에는 180만 명이 사망하면서 부상 자도 1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였다.171 하지만, 핵무기가 서울과 같은 도시에서 폭발할 경우 시민들이 모두 사망하는 것은 아니다. 지 하 대피소에 대피하는 경우 폭풍파와 열파를 모면할 수 있으며, 방사선 파는 한 번 반사될 때마다 위력이 반감되기 때문에 여러 차례 구부러 진 콘크리트 대피소에 피신하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낙진은 천천 히 광범하게 떨어지고 시간이 경과할수록 방사능이 감소하기 때문에 이 또한 잘 대처한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핵 민방위란 핵폭발 이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취해지는 제반조치들을 뜻한다.

북한의 핵무기 사용은 당연히 억제되거나 선제타격에 의해 제거되 어야 하고 사용이 되더라도 미사일방어에 의해 한국에 도달하기 이전 에 요격되어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의 상황은 이것을 보장할 수 없다. 국가안보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한국은 핵폭발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호노력까지 강구하지 않을 수 없 다. 이와 같은 노력은 핵무기 피해를 최소화한 후 응징보복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는 것이 될 수 있어서 북한의 핵사용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냉전시대에 소련과 미국도 억제 차원에서 핵무기 폭발을 가정한

171_김태우, “북한 핵실험과 확대억제 강화의 필요성,” 백승주 외, 󰡔한국의 안보와 국방󰡕

(서울: 한국국방연구원, 2010), p. 319.

민방위(civil defense)를 추구한 바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핵무기가 1발 이라도 폭발하면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최악의 상황에 서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나. 핵 민방위의 방법

냉전이 시작되면서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하자 미국과 소련은 물론이고 유럽 대부분 국가들도 핵 피해를 최 소화하기 위한 핵 민방위 활동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독일, 프랑스 등

NATO 회원국들은 물론이고 스위스나 스웨덴과 같은 중립 국가들도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하였는데, 핵 민방위는 경보 및 안내, 소 개(疏開), 대피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경보란 핵공격이 임박한 상태이거나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활동이고 안내는 핵공격 이후 진행상황을 알리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 는 행동방향을 제시해주는 활동을 의미한다. 경보의 경우 전략적 경보 (strategic warning)와 전술적 경보(tactical warning)로 구분되는 데,172 전략적 경보는 상대가 핵무기를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 실을 미리 알려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기습적인 핵무기 사용이 아닐 경우에는 수일 전에 내려질 수 있다. 다만, 전략적 경보는 상대방의 행동에 따라 번복되거나 재 하달되는 등 혼란이 수반 될 수 있다. 전술적 경보는 핵미사일 발사 사실을 알려주는 것으로서 한 번 하달되면 번복될 필요가 없지만 충분한 대피시간을 보장하지 못

172_Cresson H. Kearny, Nuclear War Survival Skills (Oak Ridge, T.N.: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1987), p. 22.

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경우에는 북한과의 인접성으로 인하여 전술 적 경보가 수분에 불과하거나 주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보 및 안내를 위해서는 텔레비전, 라디오, 공공기관의 확성기 등 모 든 전달 수단을 동원해야하고, 다른 메시지와는 다른 특별함을 강조함 으로써 긴급한 내용임을 인지시켜야 하며, 이를 위한 사전훈련은 필수 적이다.

소개는 주민들을 핵폭발 위험이 있는 지역으로부터 안전한 지역으로 옮기는 활동이다. 핵무기는 통상 도시나 주요 군사시설을 대상으로 할 것이기 때문에 핵공격이 임박할 경우 위험성이 높은 지역의 사람들을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있고, 개인별로 판단하여 그렇게 할 수도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핵무기 투하지를 미리 예측하고 바람의 방향 등 기상 조건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렵고, 이동하는 도중에 핵무기가 투 하될 경우에는 아무런 대비책이 없는 상태에서 방사능에 노출되어 더 큰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전 에 치밀한 계획들을 수립하고 평소에 대국민 교육과 훈련을 반복할 필 요가 있다. 소개를 결심하였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준비 없이 이동해서는 곤란하기에 이동한 지역에서 일정 기간 동안 생활할 수 있도록 생존관 련 물품들을 지참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물품들을 식별하고 미리 준비하는 것도 교육과 훈련에 포함되어야 한다.

대피란 핵폭풍이나 방사선을 차단할 수 있는 물질로 이루어진 공간 으로 피신하는 것이다. 이 경우 원점에서 핵폭풍까지 방호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두꺼운 물질과 출입문으로 구성된 대피소를 구축해야 하지만, 낙진의 방사선을 차단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지하실을 만들 경우 출입문만 일정한 두께로 건축한다면 방사선은 차단할 수 있다.

다만, 대피소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최소한 2주 정도 생활해야 하기 때

문에 다양한 준비가 필요하다. 때문에 공공기관에서는 방사선 차단효 과가 충분하면서도 필요한 인원이 2주 정도 생활할 수 있도록 대피소 를 구축해둘 필요가 있다. 개인의 경우 공공대피소를 찾든지 아니면 집 근처에서 가용한 대피소를 찾거나 구축해야 한다. 공공대피소는 국 가기관이 구축할 수도 있지만, 지하철, 터널, 지하시설, 고층건물의 가 운데 부분을 공공대피소로 지정하거나 보완할 수 있다. 개인은 주거하 는 가옥의 지하실 등 가용한 공간을 보강하여 장기간 생활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다. 외국의 핵 민방위 사례

스위스는 41,277㎞2의 국토에 8백만 명의 인구를 가진 작은 영세중 립국이지만 여느 국가에 못지않게 핵 민방위에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온 나라이다. 19~26세의 모든 스위스 남자는 의무적으 로 군 복무를 해야 하고, 18세 이하 남자와 여자는 원할 경우 군복무를 할 수 있다. 남자는 최소 260일 이상 복무해야 하는데 최초 18주 훈련 이후 10년간 3주짜리의 소집훈련을 7번 받는다.173 60세 이상 국민 중 에서 면제되지 않은 남자들과 자원한 여자 및 청소년들이 모두 민방위 대로 편성되어 있어 민방위 조직이 1,200여 개에 이르고 편성 인원수 도 300,000명에 이른다. 고정식 및 이동식 경보장치만 8,000여 개소에 달하는 등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민방위 태세를 구비하고 있다.174

173_CIA, CIA Factbook,

<https://www.cia.gov/library/publications/the-world-factbook/geos/sz.html>.

174_국립재난안전연구원, 󰡔민방위실태 분석을 통한 제도개선 방안: 기획연구를 중심으로󰡕

(서울: 국립재난안전연구원, 2012), p. 31.

스위스는 2001년 9·11사태 이후 핵 공격을 포함한 전쟁, 재해, 테러 에 대비하는 민방위 활동을 증대시키고 있고 경찰, 소방서, 의료기관, 기술 관련 기관 간의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175 핵 민방위는 국방·민간 보호·스포츠부(Federal Department of Defence, Civil Protection and Sport: DDPS) 예하의 연방민간보호실(Federal Office for Civil

Protection: FOCP)에서 전담하고 있는데, 모든 국민이 대피할 수 있

는 대규모 핵 대피시설들을 운영하고 있다.176 현재 스위스 전역에는

5천여 개에 달하는 공공대피소를 포함하여 약 30만 개의 핵대피소가

구축되어 있다.177 스위스 국민은 무기사용, 응급조치, 대피소관리, 구 호 활동 등에 관하여 지속적인 교육 및 훈련을 받고 있다.

미국의 민방위는 제2차 세계대전 시 독일이 미국 본토를 폭격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미국은 종전 후 이 체제를 폐기했지만, 1949년 소 련이 핵실험에 성공하고 핵 억제 및 방어 차원에서 민방위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1950년 연방민방위법(Federal Civil Defense Act)을 제정하 고 연방민방위청(Federal Civil Defense Administration: FCDA)을 창설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핵 민방위 노력은 적이 오판할 경우를 대 비한 보험”이라는 신조 하에 대통령 직속으로 비상계획실(Office of Emergency Planning: OEP)을 창설하고 4,700개의 공공대피소를 지 정했다. 미국의 핵 민방위 활동은 카터 행정부 시절에도 강조되었다.

1979년 3월 펜실베니아 주 스리마일아일랜드 원전 사고시 정부의 대

175_Federal Council to the Federal Assembly, Civil Protection Concept (October 2001), pp. 1~2.

176_<http://www.bevoelkerungsschutz.admin.ch/internet/bs/en/home/das_babs.html>

참조.

177_스위스의 공공핵대피소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소넨베르그(Sonnenberg) 터널인 데, 이 시설은 자체 급수시설과 발전시설을 구비하고 있어 2만 명이 2주간을 생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1.5m 두께의 출입문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