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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억제: 능동적 억제 전략

가. 능동 억제 전략의 제기 배경

능동적 억제 전략이란 방어보다는 응징보복에 중점을 둔 억제 전략 이다. 북한의 핵사용 시 응징보복의 필연성을 담보하는 의지와 능력을 갖춤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핵사용을 못하게 한다는 개념에서 출발 했다. 이 전략개념은 2010년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에서 국방개혁 방 안의 일환으로 건의된 바 있다.183 당시 동 위원회가 이러한 억제 전략

183_2010년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에서 건의된 ‘능동적 억제 전략(또는 적극적 억제 전

략)과 3축 체제 구축’은 ‘응징보복의 필연성을 통한 억제’를 골자로 하는 것이며, 이후 동 전략의 필요성이 강조되어 왔다. 김태우, “북한 핵미사일과 적극적 억제,”

(안보전략연구소 세미나 발표문, 2013.9.26.); 김태우, “핵 위협 하 국지도발 대비

대응전략 발전방향,” (한국군사문제연구소·한국해양전략연구소(KIMS)·해병대연

을 제기한 배경으로는 기존의 ‘거부적 억제’ 전략의 한계성, 미사일방 어의 한계성, 핵우산의 신빙성 약화,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 킬 체인 의 비현실성 등을 들 수 있다.

(1) ‘거부적 억제’ 전략의 무용성

과거 한국군이 표방했던 ‘거부적 억제’ 전략은 북한이 도발하면 “감 내하기 어려운 손실을 강요함으로써 도발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도록 한다”는 개념에 기초한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군은 무력도발에 대해 강력한 응징보복은 물론 상응하는 군사적 대응조차 취하지 못한 적이 많았다. 그 대신 경제 제재, 외교 제재 등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것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예를 들어, 한국은 1968년 북한 특수부대의 청와대 기습사건에 대해 예비군 창설이라는 방어적 방식으로 대응했으며, 1980년대의 아웅산 폭탄테러, 대한항공 기 폭파사건 등에 대해서도 응징보복을 가하지 않았다. 2010년 천안함

-연평도 도발에 대해서도 5·24 조치를 취했을 뿐이다. 이렇듯 한국이

방어와 제재라는 소극적 억제에 의존하는 동안 북한은 “한국은 도발을 당해도 대응하지 못한다”라는 그릇된 인식을 축적해왔다고 볼 수 있 다. 요컨대, 북한이 각종 도발을 지속함에 따라 사실상 ‘거부적 억제’

전략은 북한을 억제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북한이 핵 미사일을 실전배치하게 된다면 거부적 억제 전략의 실효성은 더욱 감 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소 공동주최 세미나 발표문, 2013.3.22.); 김태우, “능동적 억제 전략과 해군의 역 할,” (제65주년 해군창설 기념 세미나 발표문, 2010.11.18.); 김태우, “북한 핵미사일 과 자주적 억제수단,” 󰡔북한󰡕, 제502호 (북한학회, 2013.); 김태우, “통일 대전략과 한국군의 역할,” (합동참모대학 학술세미나 발표문, 2014.3.14.) 등 참조.

(2) 미사일방어의 기술적·재정적 한계성

전술한 바와 같이 북한 핵미사일에 대비한 탄도미사일방어는 기본 적으로 강화되어야 하지만, 방어만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 통상 탄도미사일은 레이더 반사 면적이 좁아 탐지와 추적이 쉽지 않으며 음속 10배 내외의 고속으로 비래(飛來)하 기 때문에 요격을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과 투자가 필요하다. 더욱이, 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에 성공하여 핵미사일들을 실전배치하 게 되면, 한국안보는 속수무책의 취약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 의 북부지역에서 발사되는 핵미사일들이 서울에 도달하는 데에는 3~

5분밖에 걸리지 않으며, 북한의 최북단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부산까지

날아오는 데에도 8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종말 단계 요격만을 할 수 있 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제로 모든 공격 미사일들을 요격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이런 취약성은 사드나 SM-3을 도입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북한이 핵 탑재 미사일을 포함한 다수의 공격미사일을 일제히 발사하는 경우 기존의 방어기술로 이들 모두를 요격한다는 보장은 없 으며, 소수의 핵미사일이 방어망을 뚫고 목표물을 타격하더라도 막대 한 피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미사일방어의 의미 자체가 퇴색될 수 있 다. 완벽한 방어체계의 구축이란 이상적인 목표일 수밖에 없으며, 상한 선이 없는 투자 재원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또한 방어란 이론적으로도 공격자에게 실패를 안겨줄 수는 있지만, 징벌적 응징을 가하는 것이 아니어서 억제에 비해서는 투자대비 효율 성이 낮은 소극적 억제에 해당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한반 도의 협소한 국토여건과 공격, 방어의 차별성을 감안할 때 효율성의 한 계는 불가피하다. 공자(攻者)는 공격의 시기와 방법을 미리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지만 방자(防者)는 모든 가능한 공격에 대비해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비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요컨대, 한국에게 있어 탄도미사일방어는 시급한 과제이지만 이는 방어만으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불식시킬 수 있는 것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의미한다.

(3) 핵우산 약화와 전시작전권 분리

셋째, 동맹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의 약화와 전시작전통제권의 분리도 한국이 독자적인 북핵 억제 전략의 확립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현재 한미동맹조약은 핵우산에 관한 언급이 부재한데다,184 최근 국제질서는 핵우산의 신빙성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적·정치적·군사적 강대화가 계속되는 중에 미국은 재정난 과 오랜 해외개입에서 비롯된 피로감으로 인하여 서서히 패권적 지위 를 잃어가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다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 이래 러시 아도 자원 내셔널리즘과 슬라브 민족주의를 앞세우고 과거 초강대국 의 지위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슬람국가 (IS)의 부상과 함께 중동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미국의 재개입이 불가피 해지고 있다.185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나설 여력이 부 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NATO의 경우와는 달리 한미 동맹조약에는 자동개입 조항이

184_핵우산 약속은 1978년 이래 매년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회의(SCM) 공동발표문과 미국 지도자들의 구두약속에 의해 재확인되고 있으나, 조약 수준의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없다.

185_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9월 10일 대국민연설을 통해 IS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겠다 고 밝히면서 IS에 대한 공습 확대, 미 군사고문단 증파, 이라크 IS에 대항하는 이라 크 정부군과 시리아 반군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을 천명했다. 미국은 9월 초 IS가 두 명의 미국인 기자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유포한 뒤 중동문제에 다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부재하다. NATO의 경우 자동개입조항에186 더하여 미국이 제공하는 확대억제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유럽에서의 핵 위협을 감소시키기 위 해 꾸준하게 협의를 지속해왔다. 예를 들어 NATO는 유럽을 소련의 핵 위협으로부터 보다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1950년대와 1960년에 대 량보복(MAD) 전략과 유연반응(flexible response) 전략을 도입했다.

그리고 1970년대 소련의 핵 군사력이 더욱 증강되자 1979년 이중결정 (double-track decision)을 채택하여 소련의 핵 위협을 상쇄할 수 있 는 미국의 Pershing II 미사일과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GLCM)을 유 럽에 배치시키기로 했으며, 동시에 소련과의 중거리핵무기 감축협상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1999년에는 신전략 개념(Allianceʼs Strategic

Concept)의 채택을 통해 확대억제의 적용범위를 역외의 WMD 보유

국과 테러조직에까지 확대했다.187 2012년 제25차 NATO정상회담에 서는 ‘스마트 방위(smart defense)ʼ가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는데, 유럽 의 미사일방어를 위해 유럽의 조건에 부합하는 접근법(European Phased Adapted Approach: EPAA)에 기초하여 공동투자와 협력을 지속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이렇듯 NATO에서는 자동개입조항이 방 위공약의 신뢰성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이 긴밀한 협의와 협력을 통해 끊임없이 억제 전략을 진화시켜왔으나, 한미 간의 안보협 력은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제2차 핵실험 이후인 2010년부터 확장억제정책위원회(Extended Deterrence Policy

186_제5조: 조약국은 한 국가 또는 여러 국가에 대한 무력공격을 전 회원국에 대한 공격 행위로 간주하며, 한 회원국이 무력공격을 당했을 때 나머지 조약국들은 무장병력 의 사용을 포함한 모든 행동을 개별적으로, 그리고 다른 국가들과 협의하여 즉각 활용함으로써 공격당한 국가를 지원한다.

187_NATO의 확대억제 개념의 진화와 이를 위한 미-유럽 간 전략대화에 관한 보다

자세한 분석은 이승근, “유럽안보와 확장억제: NATO에서의 경험과 정책적 함의,”

󰡔국방연구󰡕 제56권 제2호 (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 2013), pp. 23~45 참조.

Committee: EDPC)를 만들어서 정책협의를 지속하고 있으나, 긴밀도

와 생산성에 있어 NATO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188

미국 핵전략의 기조를 표방하는 문건인 핵태세 검토 보고서상에서 도 핵우산의 약화를 감지할 수 있다. 취임 이전부터 핵 평화 이니셔티 브를 취해왔던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에 발행한 핵태세 검토 보고서

188_확장 억제 정책위원회가 출범한 후 한미 간 확장 억제와 관련하여 많은 발전이 있었 고 그 동안 공약으로만 존재했던 미국의 확장 억제가 상당 부분 한국에 실체를 드러 내었다. 이는 또한 확장 억제에 대한 한국 국민의 신뢰를 강화하는 계기로도 작용하 였다. 아울러 이러한 한미의 확장 억제정책위원회 활동은 핵을 가진 북한이 오판하 지 않도록 분명한 신호를 보낸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룩한 확장 억제와 관련한 많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한미 간 확장 억제 관련 논의는 NATO에 비해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한미 간에는 NATO와 같은 핵 기획 그룹(Nuclear

Planning Group)이 존재하지 않는다. NATO는 핵 기획 그룹을 통해 NATO 지역

에서 핵무기 배치·운용과 관련한 정책·전략·계획을 협의하고 결정한다. 즉 NATO 에서 확장 억제와 관련한 정책·전략·계획은 NATO 회원국들의 관심과 우려가 반영 된 결과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반도에서 확장 억제의 모습은 여전히 NATO의 그것 과는 거리가 있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확장 억제 관련 정책·전략·계획은 미국 주도 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핵 운용과 관련한 계획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는 것으 로 보인다. 한미 연합작계인 5027은 핵 작전계획을 포함하지 않고 있으며 유사시 어떤 핵전력이 어느 정도 규모로, 어떤 절차를 통해 한반도로 전개되는지, 또한 어떤 협의절차에 의해 이루어지는지 등에 대해 협의가 부족한 현실이다. 비록 확장 억제 정책위원회가 NATO의 핵 기획 그룹과는 그 기능과 역할이 다르지만 향후 확장 억제 정책위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NATO의 핵 기획 그룹을 모델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한반도에서 확장 억제 수단의 운용과 관련한 모든 계획과 결정은 한국의 입장과 우려가 온전히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일부 NATO 회원 국이 미국에 핵탄두 운반수단과 주둔시설을 제공함으로써 책임을 공유하는 것처럼 한미 간에도 핵 관련 책임을 공유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NATO에서 는 유사시 미국은 핵탄두를 제공하고 회원국은 이중목적전투기를 운반수단으로 제 공함으로써 핵사용 책임을 공유한다. 이중목적전투기로는 핵 투발 시스템이 탑재된 토네이도 전투기나 F-16 전투기가 사용된다. 한국 공군도 F-16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으며 미국이 핵 투발 시스템을 탑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이중목적전투기로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핵무기 운반수단으로 향후 도입할 F-35 또한 스텔기 기능 을 가진 이중목적전투기로 훌륭한 옵션이 될 수 있다. 만약 미국이 동의한다면 한국 은 핵 투발 시스템이 탑재된 F-35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미국에게도 핵무 기 운용과 관련하여 보다 큰 융통성을 제공할 것이다. 한미 공동의 한반도 핵 작전계 획 수립이 이루어지고 이에 더하여 한미가 한반도에서 핵 운용 책임을 공유하게 된다면 이는 북한에 대해 보다 확실한 억제효과를 달성할 수 있음은 물론 우리 국민 의 확장 억제에 대한 신뢰도 한층 강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