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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유산과 민족 문화 전통의 현재적 계승

쟁점과도 연결된다. 박영근이 두 쟁점을 연결시켜 주장을 펼치는 데서 보듯, 두 쟁점은 모두 현대 조선문학의 새로운 (민족적) 형식, 예술적 형상성의 제고

– 그것이 도식주의 비판을 통해 나아갈 목표라는 점에서 – 를 위한 대안으로

의미를 가졌다.

1960년대 번역 사업과 그 비판적, 창조적 적용 문제는 『조선문학』

지면에서 작가들의 창작 기교, 스타일의 제고 등을 위한 참고자료로 소련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경전이나 주요 작가들의 창작 관련 언급을 단편적으로 번역, 소개하는 형태로 지속되었다. 『조선문학』에서는 1967년 ‘당의 유일사상체계’가 확립되기 이전까지 소련 및 사회주의권의 주요 창작이 번역 소개되었고 이러한 흐름은 고전 유산에 해당하는 주요 창작의 경우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발생한다.

그러나 지난 기간 우리는 서정시에 대한 평가에 있어 사회 현상의 본질적인 것, (그 자체에 대하여도 바른 인식이 결여되어 있었으며) 이른바 본질적인 주제의 범위에서만 평가하여 왔다. 우리에게는 주제가 본질적인 것일 형상이 부족하여도 좋게 보았다. 우리에겐 시는 스케일이 크고 호흡이 약동적이므로 좋다든가, 이 시는 작고 잘잘하고 정적이기 때문에 좋지 않다는 따위의 개념으로 작품을 평가하려는 론자도 있었다.81

김북원은 서정시의 주제가 현재 다루는 본질적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 더 넓은 현상을 포괄하는 다양성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과 더불어 새로운 형식에 대한 논의도 함께 다뤘다. 특히 그는 민족적 유산 중에서 시조의 형식에 대한 연구를 통해 그 현재적 활용 가능성을 타진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본질적 주제의식, 정치성에만 경도된 창작이 도식주의의 원인이었던 이면으로 형식에 대한 무관심도 그 원인이라는 비판을 통해 김북원이 제기한 새로운 시 형식의 탐색은 고전 유산의 현재적 계승을 해법으로 상정하는 것이었다.82

대회 연단의 다른 논자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자아낸 김북원의 발언은 주제의 다양성 및 형식 및 기교의 제고와 더불어 그러한 사업 개선의 방향으로 민족 문화 전통의 발굴과 활용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대회의 분위기를 잘 대표하는 발언이었다.83 이러한 방향성은 신동철, 김순석, 엄호석, 신구현 등에서도 확인되는데 대표적으로 고전 연구에 대한 논의를 맡은 신구현의 발언에서 대회에서 고전 유산 및 민족 전통의 계승이 어떻게 다뤄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신구현은 어떻게 민족 전통, 고전 유산을 발굴, 연구함으로써 지금의 문학에 기여할 것인가에 대해 보다 체계적인 논의를 제공했다. 고전 유산의 현재적 계승 문제는 서로 연관된 두 개의 초점을 가지는데 하나는 고전 연구를

81 김북원, “시 문학의 보다 높은 앙양을 위하여”, 109.

82 김북원은 1957년부터 시작되는 제1차 5개년 계획이라는 새로운 현실을 반영하는 데

그 현실에서 성장할 새로운 인간 성격을 형상화할 데 대한 해법으로 “우리의 전통에 보다 확고하게 서는 것,” “보다 민족적 선률을 찾는 것,” “보다 철저한 군중 관점에 서 는 것,” “보다 심오하게 현실을 연구할 것”을 제시했다(김북원, “시 문학의 보다 높은 앙양을 위하여”, 120). 유사한 주장으로 신고송은 희곡에 있어 생활의 진실은 일면적 진실을 담은 생활적 단편들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작품의 중심적 갈등에 복종 하도록 구성하는 데 있음을 강조하면서 “어디까지나 우리 나라의 력사적 현실에 기초 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고송, “극 문학 발전을 위한 몇 가지 중심 문제”, 148).

83 앞서 살펴 본 것처럼, 평론계, 특히 한효에 대한 비판을 포함하면서 뒤이어 한효의

반박과 이에 대한 다른 작가들의 한효 재비판이라는 논쟁을 일으킨 발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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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하나는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신구현은 우선 기존의 고전 유산 연구 사업을 총화하면서 도식주의, 사회학적 비속화 경향을 비판했다. 그는 과거의 고전에 대한 현대적 평가에 있어 해당 작품이 위치한 역사적 시기에 대한 해설을 전제로 작품의 의미를 그 시기적 특성에 한정시켜버리거나 작품 내 인물 평가에서 그들의 계급적 성격을 따지는 데 그치는 현상을 반성했다.

많은 문예학자들이 고전 작품들을 연구하여 주인공들의 계급 성분을 밝히고 자기 관점을 맑스주의 술어로써 설명하고 있으나 고전 작품들의 예술적 형상의 풍부한 내용을 정당하게 분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 저서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결함은 무엇입니까? 작품 분석의 전제로서 그들 작품들의 예술적 형상의 풍부한 내용을 소중히 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창작된 당시의 력사적 시기를 특징짓고 특징들에 비추어 작품 내용을 규정하려는 경향이 농후합니다.

맑스-레닌주의 문학 비평은 작품의 사상성에 대하여 과학적 분석과 판단을 내리되 작품 속에 반영된 생활 현상과 인물 형상의 진실성과 전형성을 중요시하며 더 나아가서 작품의 예술적 기교, 작품의 형식과 내용의 호상 일치 정도까지 심오하게 분석하는 기초 우에서 작품의 의의와 미학적 가치를 천명할 것을 요구합니다.84

위의 논의가 고전 유산에 대한 진지한 역사주의적 접근을 의미한다면, 고전 계승의 두 번째 초점인 현재적 활용 문제에 있어서 신구현은 고전 작품이 내포하는 현재적 가치에 주목했다. 예를 들어 그는 『사씨남정기』의 사정옥의 형상에서 인도주의, 『구운몽』에서 인민성을 해설했다.85 즉 고전 작품 연구와 인민에 대한 보급을 통해 현재 공화국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가치들에 대한 풍부한 교양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나아가 그는 고전 유산, 민족 전통 연구 과정에서 과거로부터 언어적 기교, 표현 수법, 예술적 스타일의 모범을 배울 수 있으며 이를 현대적 창작에 현재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함의를 제시했다.

신구현의 논의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고전 및 민족 전통에 대한 관심과 현재적 계승 문제는 1950년대 말 1960년대 ‘민족적 특성’ 논쟁으로 이어졌고, 특히 민족 문화 전통 중 ‘인민적 형식’의 현재적 활용 측면에서 1960년대

84 신구현, “문학 유산 연구의 금후 발전을 위하여”, 273.

85 신구현, “문학 유산 연구의 금후 발전을 위하여”, 274-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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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반 ‘혁명 가사’, ‘혁명 가요’의 발굴 및 창작 노력으로 연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