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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회에서의 자본의 형성과 운용

1)

자본의 형성

가) 마르크스의

‘자본’

개념과 북한에의 적용

‘자본’은 헌대 경제학에서 매우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가령 자본은 인구‧숙련‧능력

교육 등의 비물질적 요소와 토지

‧건물‧기계 ‧장비 등을 포함하며 ,

또한 기업과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중간재

‧완제품까지 포괄한다.

12)

10)사례19.사례31은 똑똑이 같은 행상의 필요성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 농장원들은 식량을 지었 는데, 공업품을 사러 나가려면 한 70리를 걸어가야 하거든요. 여기는 무엇을 사려면 차를 타고 휭 갔다 오면 되지만 우리는 교통수단이 힘들어서 가자고 해도 힘들어요.”

11)이에 따라 사례19의 경우 퍼머하는 법을 익혀, 우선 퍼머를 해주면서 물건의 구매의사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압수의 위험을 경감시켰다고 한다.

12)브리태니커 백과사전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b18j2256b> (검색일 : 2008. 11. 25).

하지만, 이 논문에서는 자본을 이렇게 광범위하게 정의하기보다는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 >에 나오는 자본 개념에 따라 자본을 좀더 간단히 정의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펴보고자 하는 북한에서의

‘자본의 형성’이라는 과정은 봉건사회를 거쳐 자본

주의 체제가 형성되는 초기과정과 ‘일정한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과 반론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가장 대표적인 반론으 로는 ‘사회주의 체제인 북한’과 ‘봉건제’는 다르다는 것일 것으로 예상된다.물론 맞는 말 이다

.

무엇보다, 토지에 종속된 농노가 토지의 속박으로부터 해방되면서 ‘이중으로 자유 로운 노동자

’로 전환된 봉건제와 달리,

북한은 공업화가 상당히 진전된 경제체제를 갖고 있다

.

하지만,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본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 주장

하고 있는 점은, 적어도 자본에 대한 입장에서는, 봉건제와 유사성을 갖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왜냐하면 두 체제 모두에서 ‘자본’은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체 제의 변화와 함께 만들어져가면서 ‘경제적 시민권’을 획득해간다는 점에서는 매우 닮았 다. 또 북한이 공업화가 상당부분 진전됐다고 하지만, 농업을 포함한 계획부분 자체가 엄청난 잠재실업자군을 떠안고 있는 상태이다

.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북한도 어느 단계에 서는, 점진적으로든 급진적으로든, 현재 계획부문이 떠안고 있는 잠재실업자군을 계획경 제 바깥 영역으로 방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북한판 ‘이중으로 자유로운 노동 자’의 출현인 셈이다.따라서 마르크스의 자본 개념과 그와 맞물려 있는 ‘시초 축적’개념 을 살펴보는 것은 현재의 북한 경제상황을 고찰하는 데서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 이다

.

마르크스는 우선 자본의 출현에 대해 “역사적으로 자본은 반드시 처음에는 화폐의 형 태로 화폐재산으로서, 상인자본 및 고리대자본으로서 토지소유에 대립한다

”고 지적했다.

마르크스는 또 ‘자본이 성립하기 위한 역사적 전제조건’으로 “상품생산과 상품유통, 그리 고 그것의 발달된 형태인 상업”을 꼽았다

.

즉 “M-C-M`(화폐의 상품으로의 전환과 상 품의 화폐로의 재전환, 다시 말해 판매를 위한 구매)에서, 이런 형태로 유통하는 화폐는 자본으로 전환하며 그 기능의 관점에서 보면 이미 자본”이라는 것이다.13)

마르크스는 하지만 ‘자본이 성립하기 위한 역사적 전제조건’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시

초 축적

’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본의 축적은 잉여가치를 전제로 하

며, 잉여가치는 자본주의적 생산을 전제로 하며, 자본주의적 생산은 상품생산자들의 수 중에 상당한 양의 자본과 노동력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자본주의가 아

13) 카를 마르크스, 자본론 1-상 , 비봉출판사, 김수행 역, 1989년, pp. 183-184.

닌 단계에서 자본주의로 넘어가는 상황을 고찰하기 위해서 이런 시스템을 가능하게 한

‘시초 축적’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이 ‘시초 축적’은 “자본주의적 축적에 선행”하는

것으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결과가 아니라 그의 출발점

”에 해당한다.

마르크스는 이 시초 축적을 다르게 설명하면 “생산자와 생산수단 사이의 역사적인 분

리과정

”이라고 설명했다.

즉, 이를 통해

“아주 다른 두 종류의 상품소유자-한편에서는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가치액을 증식시키기 위하여 타인의 노동력을 구매하려고 갈망하 는 화폐와 생산수단과 생활수단의 소유자와, 다른 한편에서는 자기 자신의 노동력의 판

매자

(따라서 노동의 판매자)인 자유로운 노동자 -가 서로 대립하고 접촉”하게 된다는 것

이다

.

14)

자본의 형성과 관련한 마르크스의 견해를 살펴보면

,

자본이 형성되고 자본주의가 확립 되는 과정은 첫째, ‘시초 축적

’을 통해 ‘자본이 성립하기 위한 역사적 전제조건’을 만들고,

둘째

,

상품생산과 상품유통 등 상업체제를 갖추고, 셋째, 화폐자산이 이를 통해

M-C-M`의 형태로 운용되며 이윤을 남기게 됨에 따라 완성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아래에서는 이런 마르크스의 분석을 염두에 두고 북한의 자본 형성과 운용 문제 를

△‘시초 축적’

단계

△상품생산과 상품유통 등 상업체제 형성 단계 △M-C-M`의

형태로 운용되며 이윤을 남기는 단계로 나눠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북한에서 자본의 형성 과정과 관련해 ‘시초 축적’ 단계는 북한 주민들이 ‘고난의

행군

’을 거치면서 장사에 쓰일 종자돈(밑돈)을 마련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들

종자돈은 북한 내부에서 얻어지기도 하지만,중국이나 남한 등 외부에서 유입되기도 한다.

두 번째 상품생산과 상품유통 등 상업체제 형성은 고난의 행군 이후 자생적으로 이루 어져오다가,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해 ‘공식성

’을 띠게 됐다.

이 7‧1 경제관리개선 조치가 어떤 의미로 북한 주민들에게 다가갔는지는 심층면접대상자들이 이에 대해 “시 장을 다 풀어놓고 아무거나 다 하도록” 통제를 없앤 조치로 기억(사례

10)하고 있는 데서

도 짐작할 수 있다

.

이렇게 시초 축적과 상업체제 형성을 거친 뒤 북한에서도 본격적으로 ‘자본

’이라고 불

릴 만한 활동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이 단계에서는 덩치가 커진 ‘뭉칫돈

’들이 본격적으

‘이윤 ’을 추구하는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래에서는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14) 카를 마르크스, 자본론 1-하 , 비봉출판사, 김수행 역, 1989년, pp. 897-899.

나) 장사를 위한

‘밑돈’

마련-북한식

‘시초 축적’

우선 ‘자본이 성립하기 위한 역사적 전제조건’을 만드는 과정인 ‘시초 축적’ 과정이 북 한에서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이 ‘시초 축적’ 과정은 그 사회의 정치적

‧경제적‧법률적 ‧계급적 상황과 변화를 충실히 이해한 뒤 분석할 때에만 그 총체

성을 파악할 수 있다.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이런 총체적 분석은 가능하지 않다

.

이에 따라 이 글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장사를 위한 종자돈(북한식으로 말하면 ‘밑 돈’)을 마련하는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북한식 ‘시초 축적’의 한 단면을 고찰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시론적 분석’을 시도하도록 한다.

북한식 ‘시초 축적’은 ‘고난의 행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가장 보편 적인 ‘시초 축적

’은 ‘고난의 행군’

과정에서 형성돼가던 비정형적이고, 비합법적인 ‘시장’

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고난의 행군’

초기 시장에 참여한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거의 종자돈이 없는 상태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사적소유가 없는 계획경제를 오 래 경험한 이들에게 당장 밑돈이 있을 리 없었다.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은

“제일 먼저

는 집에 있는 물건을 들고 나가서 서로 물물교환해서 쌀을 바꿔 먹는” 데서부터 장사를 시작했다(사례24).

처음에 그렇게 하다 보니까, 어쨌든 이거 이만큼 빵을 한 개 구워 팔아서 1원 이득보고 뭐 이렇게 하다 보니까, 그 속에서 치고 올라오는 사람 있고, 죽는 건 죽고 하니까 수백만 씩 죽는 거죠. 그러니까 산사람이 있고 죽은 사람의 돈이 그래도 산 사람에게 모여 갔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 사람들은 밑천을 잡았죠.(사례24)

이렇게

‘완전경쟁상황’과도 같은 고난의 행군 초기 시장에서 ‘죽은 사람의 돈’이 ‘산

사람에게 모’이는 형태가 마르크스가 말한 ‘시초 축적

’의 개념에 가장 유사한 것처럼 보

인다

.

하지만, 북한의 주변엔 남한‧중국 등 자본주의국가들이 북한을 둘러싸고 있을 뿐 만 아니라, 북한 내부에도 계획경제의 영역에는 ‘국가 소유’ 형태의 ‘자본(혹은 자본적인 것)’이 존재한다.따라서 북한의 ‘시초 축적

’은 이들 자본주의 국가나 국가 계획부문에서

‘이전’된 형태로도 이루어지고 있다 .

아래에서는 해외 자본주의 국가와 국내 계획부문을

통한

‘시초 축적’에 대해 고찰해보도록 한다.

해외에서 종자돈을 마련하는 경우

외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북한으로의 자금 유입은 일부 북한 주민들에게 단번에 장사 밑천을 만들어주고 있다

.

이를 통해 일부 북한 주민들은

‘고난의 행군’

초기 시장에서

‘죽은 자들의 돈을 모아’

종자돈을 만드는 어려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장사를 위한 밑돈을 거머쥐게 된다

.

외부에서의 자금 유입은

△중국 등 해외친척이 도움을 주는 경우

△북한 주민들의 가족 친척 중 일부가 탈북 뒤 중국에서 송금해주는 경우 △남한에 정

착한 새터민의 송금 △북한 주민의 해외 근무를 통한 밑천의 조성 등으로 나뉘어진다

.

15) 우선 중국 등 해외 천척의 도움을 통해 종자돈을 마련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북한과 중국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다 중국의 동북

3성에는 조선족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1960년대 대약진운동이나 문화대혁명 당시 북한의 친척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기아를 면한 경우도 많다고 한다.이에 따라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자 이런 역사적‧혈연 적 관계를 지나고 있는 조선족 동포들이 북한 내 친척들을 돕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90년대 미공급이 들어가면서 중국에 친척이 있는 사람들이 중국에 친척이 있는 사람들 이 갈라지기 시작해서, 그런 사람들은 그것을 가지고 장사를 해 가지고 더욱 부유해지고, 주는 거 받아먹는 사람들은 그 모양 그 꼴이고.(사례16)

이 경우 중국 조선족 친척이 단순히 돈을 보내주는 경우도 있지만, 조선족 친척이 북 한 주민과 같이 장사를 시작해 북한 내 친척과 더불어 재산을 획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

그집에 가면, 자기 친척집에 자기 장사짐을 쌓아 놓고 거기서 장사하니까, 장사꾼의 집 도 보니까 압록강 바로 건너더라구요. 우리 쪽에서 보면 집도 보이고 가고픈 날에 가고 오고픈 날에 오고 그러는 판이지요.어떤 때는 증명서에 도장을 찍는 일이 시끄러우면 돈 이 있으니까 국경 지키는 사람에게 조금 찔러주고 집에 가서 한 서너시간 앉아 있다가 가져올 거 있으면 자기 동네보다 더 잘 다닌다구요. 국민들은 그 중국사람들 넘어 다니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자기들이 생기는 게 있으니까.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북한에 오면 자기네도 말해요. 조선족이 우리 중국에서는 별 값이 없어도 북한에만 넘어가면 우 리 할아버지지 그런다구요.북한에만 넘어가면 자기는 할아버지래요.실제 할아버지 대우 를 받으니까.(사례24)

‘고난의 행군’

초기 이렇게 중국 친척들의 도움을 받는 경우를 거쳐, 중국에 진출한

북한 주민들이 직접 북한 내 가족에게 돈을 보내는 경우도 늘어났다고 한다

.

16) 이들의

15)양강도에서 작가생활을 한 사례24는 이와 관련해 “중국에 친척이 있거나 해외에 나가서 돈을 벌어 들여온 사람들,러시아 벌목장에 갔다거나 이렇게 해서 돈을 벌어들여온 사람”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16)중국내 탈북자 수는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가장 최근의 정부 당국자에 의한 탈북자 추정 수치는 신정승 주중 한국대사가 지난 10월12일 국회 외교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