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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북한 정치정보체계 사례 분석: 김정일 후계자 문제
북한 정치 정보와 관련하여 핵심적이며 가장 센세이셔널한 주제는 무 엇보다도 김정일 후계자 문제에 관련한 것이었다. 현실적으로 김정일 후계문제는 북한 내부 현존 정세
,
그리고 앞으로 진행방향, 그 안정성과 불안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분야였다. 따라서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 문제에 관한 첩보를 수집하고,
그 신뢰도를 판단하 며,
그에 기초하여 전문가적 소양에 의거하여 분석과 판단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후계문제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은 다른 정치 분야 주제에 관련한 것과 일련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나름의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먼 저 공통성을 보자. 다른 주제에 관한 정보 수집과 분석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공식 문헌에 대한 수집과 분석
,
탈북자와 내부 통신 등 인간정보 에 대한 수집과 분석, 그리고 독재정권 또는 사회주의 국가에서의 권력 승계에 관한 비교정치학적 이론과 통찰의 활용, 여기에다가 분석가의 오랜 경험과 시행착오에 기초한 관점과 직관이 개입한다는 것이다.
이러 한 점에서 보면, 후계문제에 대한 분석도 다른 주제에 관한 분석과 별다 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대체로 보아 후계문제에 관한 한국의 전문 북한 연구자들은 이러한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정세판단 및 예측의 필요성과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를 제공하장 -
북 한
정 치 정 보 체 계
실 태 조 사
기 위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이러한 연구는 앞서 서술하였듯이 폐쇄체제인 북한의 내부 권력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는 엄연히 존재하는 객관적 필요에 부응하는 것이었으며, 다양한 의견 제시를 통해 한국이 당면할 수도 있었을 정보 및 판단 실패를 예방하는 기능을 했다.
그런데 차이점은 이 문제는 정보의 수집 및 분석과 관련하여 가장 높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
먼저, 후계문제 분야에 관한 정보의 수요가 매우 높았고, 그 높은 수요에 따라 많은 정보가 공급되었다. 그런 데 이 분야에 관한 정보는 북한 궁중 정치의 내밀한 부분에 관한 것이어 서 접근이 매우 어려운 것이었다. 또한 공급된 정보의 진위 여부에 대한 판단도 매우 어려운 문제였다. 현실적으로 후계문제와 관련되어 공급되 었던 많은 첩보와 스토리는 완전히 올바른 사실, 반 이상 맞는 사실, 반만 맞는 사실,
반 이하로 맞는 사실,
완전히 틀린 것 등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여러 품질의 사실들이 조합되면, 다양한 스토리가 등장하게 된다.
현실적으로 어느 사실이 맞는가, 어느 스토리가 더 부합하는가는, 북한 내부 정보가 지금보다 현격히 높은 수준에서 공개되기까지 그 진위 에 대한 판단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일각에서는 또는 주류 견해는 북한에서 어느 시기까지(적어도 2006년까지)
둘째 아들인 김정철 후계구 도가 추진되었다가 결국 여러 문제 때문에(2007년부터 )
김정은을 후계자 로 내세우기로 결정했다는 주장을 한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사실 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김정철 후계 체제는 아예 추진된바가 없다는 강력한 주장도 존재한다. 만약 후자가 사실이라면, 전자를 입증하기 위해 동원되는 여러 ‘사실’은 조작된 것이거나,
단순히 잘못 또는 과잉 해석된 것일 수 있다.둘째
,
후계 문제에 관한 첩보 수집과 분석은 어느 한 가지 첩보가 공개됨 으로써, 누가 후계자가 되는가 등의 전체 분석의 방향이 달라져 버리는 성격의 문제였다. 따라서 이와 같은 핵심 첩보에 접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일련의 개인들에 의해, 전체 분석 방향이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예를 들어,
정권 대 사회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과는 매우 다른 차원의 상황이었다. 정권 대 사회 관계를 분석하자면, 일정 기간 동안 수많은 첩보들을 수집하고, 축적된 다량의 첩보를 바탕으로정 보체 계 실 태조 사
그 속에서 일정한 경향성과 규칙성을 찾아내야 한다
.
예를 들어 북한 당국 이 공식적으로 천명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 대한 정책과 태도가 어찌하 였는가, 또는 정권 대 사회의 갈등과 긴장이 중장기 추세적으로 어떻게 변화하여 왔는가,
지방정권과 지방 주민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어떠한 관 계를 형성하고 있는가 등의 주제에 대하여 상당 기간 축적된 수많은 경험 적 자료에 기초해야만 분석적 이론적 언술과 판단이 가능해진다. 또한 이와 같은 분석에 사용되는 정보는 그다지 민감하지 않는,
예를 들어 어느 지방에서 일반 주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의 사소한 주제들에 대한 첩보들이었다.
이와 같은 첩보는 그 하나하나에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하게 다량으로 첩보가 수집･축적되어야만,
그 하나하나의 사소한 첩 보가 의미를 가지게 되는 성격의 것이다. 또한 다량의 첩보가 축적되는 과정에서 맥락에서 어긋나는 돌출성 첩보의 진위와 신뢰도가 자연스럽게 판단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후계문제와 같은 북한 정권의 궁중 비사에 관한 첩보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그 진위와 신뢰도가 통제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첩보 공급자가 제한되어 있고,
매개 첩보 내용의 파급력이 매우 큰 상태에서 일련의 경우에서는 그 출처를 알 수 없는 첩보가 언론에 의해 흥미위주로 과장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례가 종종 있어왔다.
따라 서 분석가의 입장에서는 첩보의 진위와 신뢰도를 통제할 수 없고, 첩보 제공자에게 사실상 종속되어 분석을 해야만 하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만약 첩보 제공자가 다른 말을 하거나,
기존 첩보와는 다른 첩보가 제공되 었을 때,
분석가가 부득이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는 위험이 매우 높았다.셋째
,
후계문제에 대한 첩보의 수집과 분석은 현재와 미래의 상황에 대한 판단이라는 구조적 맥락에서 위치해있었다. 이는 예를 들어 정권 대 사회와의 관계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에서처럼,
주로 과거와 현재의 상황에 대한 분석과 판단을 해야 하는 것에 비해,
위험도가 훨씬 높은 것이었다.
과거에 발생한 상황을 수집된 첩보와 분석가의 판단에 의해 전반적으로 정리하고 분석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오류의 위험도가 낮다.또한 북한이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대내외 정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판단에 비해서도 현저히 오류의 위험도가 높다. 대체로 북한의 대내외 정책에는 상당한 신뢰도로서 북한 정권이 당면하고 있는 제약과 가능성
장 -
북 한
정 치 정 보 체 계
실 태 조 사
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며, 이 때문에 설령 우리가 북한정권의 내밀한정책 의도나 정책결정 과정의 복잡성을 반드시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더라도 대체로 비교적 신뢰도 높은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불완전하고 신뢰도가 충분하지 않는 첩보에 의거하여, 폐쇄적인 북한의 궁중 정치에 대하여, 그것도 현재와 미래의 상황에 대해 언급해야 하는 것은 그 오류의 위험도를 현저히 높이는 것이다. 또한 후계문제에 대한 미래 예측은 예를 들어 대내외 정책의 경향성이나, 정권 대 사회 관계의 중장기 경향성이라는 다소간 추상적이고 거시적 차원에서 미래를 예측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현재 김정은이 무슨 직책을 가지고 있고, 앞으 로 어떤 높은 직책을 단계적으로 담당하는 가운데 후계자로 공고화될 인가와 같은 매우 구체적 언급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것이 오류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노력은 나중에 설령 오류로 판명난다고 하더라도, 현재 단계에서 정세판단과 정책수립을 위해 반드시 쓸모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가치를 폄하할 수 없을 것이다.
넷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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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와 관련하여 제공되는 첩보는 대부분 극도의 흥미와 관심 을 불러일으키는 매우 민감한 종류의 첩보였다.
이와 같은 후계문제 관련 정보 문제의 성격 때문에 돌이켜 보면, 진위를 알 수 없는 많은 정보가 공급되었다. 강력한 수요가 상당 부분 첩보공급을 인위적으로 창출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 문제에 관한 흥미와 관심이 강력한 관계로 언론의 경우에는 진위 여부에 상관없이 흥미 위주로 경쟁적으로 보도하 는 경향이 있어왔다.다섯째, 첩보에 대한 흥미 위주의 중요성 부여가 첩보의 진위나 중요성 에 대한 판단에 오류의 개입 가능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후계 문제에 대한 여러 첩보는 대체적으로 궁중 비사적 암투, 주요 인물의 사생활에 대한 사항이 많다. 물론 개인의 성장 환경과 과정, 개인의 성격이 그 사람 의 지도자로서의 능력이나 그 나라의 정책 방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지도력과 정책 방향에 과연 얼마나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가에 대해서는 학문적으로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다. 또한 북한의 정치체제의 성격, 권력구조, 당면한 여러 대내외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