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조직지도부: 생활지도
‘당 중의 당’이라 불리는 조직지도부는 방대한 기능과 조직을 가지고 있다. 그 핵심은 당운영 및 당원의 생활을 장악・지도・통제하는 기능이 다. 또한 앞서 서술한 당조직 계선을 타고 당원과 당조직들이 ‘10대 원칙’
을 기본으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규율하는 부서이다. 이를 기본으로 세 가지 주요 기능을 살펴보면, 첫째, 김정은을 보좌하며 전체 당조직을 운용 관리하고 ‘방침’ 등을 조율하는 기능이다. 둘째, 당・군・정의 핵심 간부인사이다. 셋째, 당・군・정 주요 기관 검열 및 조직 관리 기능이다.
따라서 조직지도부는 방대한 구조로 구성된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먼저 ‘조직지도부 구성의 기본 골격’을 이해해야 한다. 일상적 으로 전시(戰時)를 준비하는 노동당의 지도 편제는 기본적으로 당의 지 도 하에 사회와 군대를 별도 관리한다. 따라서 조직지도부 역시 기본 구 조는 크게 사회 및 군대 두 파트로 나누어진다. 이 중 중앙당을 대표하는 조직지도부 구조는 사회 파트의 조직체계이다.(사례3) 2017년 10월 7 일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 이전까지 조직지도 부 제1부부장이었던 조연준이 책임지던 사회 파트가 중앙당 조직지도부 의 기본 체계이다.
군대 및 선군 체제 특수성으로 군대 내 당생활지도 및 인사사업은 조선 인민군 총정치국의 조직부와 연계하여 별도로 관리된다. 2017년 9월 기 준, 군대 파트를 책임지는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김경옥을 중심으로 부 부장 4~5인이 휘하에 있다. 한편 당 내 군사업 전문가인 김경옥은 병환으 로 활동력이 낮다고 증언된다.89) 무엇보다 군대 조직사업은 조선인민군
89) 관련하여 금번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 조직문제 결과 중 북한이 아직 공개하지 않은 당 고위직 소환 인사 중 고령에 건강문제가 있는 김경옥도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144 김정은 시대 조선노동당의 조직과 기능: 정권 안정화 전략을 중심으로
총정치국과 연계되어 총정치국 산하 조직부가 주도한다. 따라서 군대 내 당사업을 책임지는 총정치국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론되는, 조직지도부 군대 파트는 기본적으로 군 내부 당생활지도과인 ‘61과’ 및 군의 인사를 담당하는 ‘62과’로 구성된다.(사례7)
주목할 점으론 이렇듯 조직지도부가 사회와 군대로 나누어 별도 관리 되는 기본 골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지도부 당생활지도과 (사회파트)는 군내 당생활지도과인 61과와 연계하여 군대의 당사업을 장 악 및 통제한다. 또한 조직지도부 간부과(사회파트)는 군 인사부서인 62 과와 연계하여 군 핵심인사 관리를 조율한다. 이 두 군 관련 조직지도부 부서에서 관장하는 대상은 군부대 뿐 아니라 호위총국, 수도방위사령부, 수도경비사령부 등 모든 군대의 간부급들이다.(사례7) 그 기본 구조를 다 음 <그림 Ⅴ-1> 조직지도부 구조의 기본 골격으로 도형화할 수 있다.
그림 Ⅴ-1 조직지도부 구조의 기본 골격
자료: 고위직 탈북민의 심층면접・선행연구・북한정보들을 교차 분석하여 저자가 작성90)
※ 당내부과는 당원등록과, 규약기구과, 간부등록과로 구성됨.
Ⅴ. 안정화 전략 수행의 상설 당조직: 구조와 기능 145 위 <그림 Ⅴ-1>에서 표현한 <간부심의위원회>는 간부과 과장들과 부 부장들로 구성되는데, 군 인사 관련해서는 군 인사를 담당하는 62과 과 장이 참석하여 인사문제를 결정한다. 즉, 조직지도부 내 인사사업은 당 생활지도와 함께 사회와 군대로 구별되어 수행된다. <간부심의위원회>
는 김정은의 인준을 받기 직전 단계의 조율 기관으로 보인다.
조직지도부 사회파트의 간부 심의 대상은, 첫째, 당・군・정의 모든 고위 직 간부를 겸직하고 있는 당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 235명(2016년 제7차 당대회 시 235명 선출),91) 둘째, 중앙당에 적을 두고 있는 부원급 (한국 행정부처의 과장급) 이상 간부, 셋째, 조직지도부의 지도 계선을 통해 지도받는 도당위원회부터 초급당위원회 간부 및 부원까지이다. 군 대파트의 간부 심의 대상 또한 광범위하다. 북한의 정규군인 조선인민군 군부대 및 대외적으로 군을 대표하는 국가기구 중 하나인 인민무력성, 그리고 호위총국, 수도방위사령부, 수도경비사령부 등 군사편제를 가진 군 조직의 장성급 이상92) 고위간부들의 인사사업을 한다. 이들은 조직지 도부를 통해 ‘김정은의 비준’으로 임명되는 엘리트들이다.
90) 이하 각 전문부서 구조와 기능도 동일 방법으로 유형화
91) 1980년 6차 당대회 이후 당대회를 개최하지 못한 채 30년이 지나는 동안 ‘당중앙위원회 위원’은 60여 명만 남아 있었으나, 2010년 제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총124명을 선출하 였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 <http://nkinfo.unikorea.go.kr/nkp/overview/nkOv erview.do?sumryMenuId=PO006> (검색일: 2017.09.05.). 그리고 2016년 당대표 자들을 선출하고 당조직을 개편하는 제7차 당대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북한의 파워엘 리트에 해당하는 당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의 235명 명단이 공개되었다. “중앙위 원회 제7기 제1차 전원회의에 관한 공보,” 『로동신문』, 2016.05.10. 당중앙위원회 위 원 및 후보위원은 54.9%가 교체되었다. 이후 2017년 10월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당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의 소환과 보선이 이루어졌으나 현재 소환 명단이 발표 되지 않아 아직 그 정확한 인원 변동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92) 북한 인민군 군관의 서열은 원수급에 대원수, 원수, 차수가 있으며, 장성급에 대장, 상장, 중장, 소장이 있다. 그 외 상급군관에 대좌, 상좌, 중좌, 소좌 및 하급군관에 대위, 상위, 중위, 소위 등으로 구성된다. 북한군 장성 계급의 서열은 대원수(김일성, 김정일), 원수 (김정은), 차수, 대장, 상장, 중장, 소장 순으로 구성된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
<http://nkinfo.unikorea.go.kr/nkp/overview/nkOverview.do?sumryMenuId
=MR106> (검색일: 2017.10.05.).
146 김정은 시대 조선노동당의 조직과 기능: 정권 안정화 전략을 중심으로
앞선 <그림 Ⅴ-1>에서 드러나듯, 사회파트는 제1부부장이 책임지며 휘하에 4~5인의 부부장을 거느리고 있다. 부부장 1인은 각 과의 중요도 및 사업 규모에 따라 1개 과장 역할을 하기도 하나, 대개 2~3개 과를 통솔 지도한다. 대표적으로 조직지도부 1과라고 칭해지는 당생활지도과는 부부장 1인이 책임진다. 실제 당사업에서 조직지도부라면 사회파트를 의미한다. 다음으로 조직지도부 사업 영역별로 내부에서 나뉘어진 주요 부서들의 기능과 역할을 살펴보자.
첫째, 가장 중요한 <당생활지도과>는 앞선 3장의 4절 당원 지도 및 관리 체계에서 다룬, <그림 Ⅲ-2> 조선노동당 당원 지도・관리 체계를 통해 자 세히 밝혔듯이, 그 내부 부서로 중앙기관, 지방당, 군사, 보위・인민보안・사 법검찰 지도과로 구성된다. 그 외 해외에 파견된 당원 역시 ‘재외 당생활지 도과’를 두어 당조직 계선을 타고 지도한다. 그리고 각 지도 부서는 각 지도 계선을 타고 당세포까지 약 400만 당원의 생활을 조직・장악・통제한다.
둘째, <당내부과>이다. 당내부과는 당원등록과, 규약기구과, 간부등 록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부서에서는 노동당 당원 입당 처리, 당증 발부, 당규약 관리, 간부 등록 관련 사업을 한다. 고위직 탈북민인 현성일에 따 르면, 김정일 시대를 기준으로 당원등록과의 경우 노동당 당원의 규모를 책정하거나 당원 구성에서 계층별 비율을 조정하고, 당원들의 이동(지역 및 직업 이동, 해외파견 등) 등에 따른 당원재등록 사업 등을 하며 전체적 인 “당대열 업무”를 관장한다. 노동당 당원증도 발급하며 당원들이 이동 을 할 경우 이 과를 통해 ‘당원이동증’을 발급받아 거주지 등을 이전할 수 있다고 한다.93)
셋째, <간부과>이다. 간부과 역시 그 사업 대상을 고려한 다양한 과(1 과~9과 규모)로 구성된다. 고위층 간부에 대한 인사사업을 주관하는 조직
93) 현성일, “북한 노동당의 조직구조와 사회통제체계에 관한 연구: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을 중심으로,” p. 47.
Ⅴ. 안정화 전략 수행의 상설 당조직: 구조와 기능 147 지도부 산하 간부과는 전문부서 중 하나인 간부부와 구별된다. 간부부는 주로 행정경제 간부를 중심으로 한 일반 간부에 대한 간부사업을 하는 반 면, 조직지도부 간부과는 북한체제를 운영하는 핵심 간부에 대한 인사사 업을 한다. 이로 인해 간부부는 행정간부부라고 칭해지기도 한다. 조직지 도부 간부과의 사업 대상은 당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 직위를 가진 모든 당・정・군의 간부들이다. 또한 군대 내 장성급 이상 간부들도 포함된 다. 그리고 중앙당에 소속되어 근무하는 부원 이상 간부들도 그 대상이다.
넷째, 1과~6과 수준으로 구성된 <검열과>이다. 검열과에서는 북한 체 제 전반에 걸쳐 ‘10대 원칙’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를 감시・감독한다. 특히
‘10대 원칙’에 위배되는 소위 반당행위 및 간부들의 부패와 비리 등에 대 한 조사, 감사자료 작성 등을 하며, 특이 상황에 대해 김정은에게 보고하 고 방침에 기준하여 처리하는 과정을 주도한다. 무엇보다 당 관련하여 어 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에 따른 조사 및 처리를 담당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 서 북한의 모든 당원과 간부들은 조직지도부 검열을 가장 두려워한다.
일상적인 검열 외에 검열과의 주요 사업은 정기검열과 특별검열으로 나눌 수 있다. 정기검열의 경우, 주기적으로 검열 대상 기관별로 돌아가 면서 그 중요도에 따라 5년 또는 10년 주기로 한 번씩 대대적으로 검열한 다. 이때는 각 기관의 주요 간부, 당원들에 대해 사돈의 팔촌까지 조사한 다. 또한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특별검열을 하는 경우도 있다. 김정은 시 대에는 특별검열이 상당히 많았다. 조직지도부의 검열 실태에 대해 2017년 초 국가보위성 검열과 김원홍 해임 사례를 중심으로 고위직 탈 북민은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검열은 주기적으로 나갈 수가 있고, 어떤 계기에 돌발적인 계 기가 생겨서. 이게 별도로 김정은한테 보고가 돼서, (예를 들 어) 김정은이가 보위부에 어떤 다른 선으로 ‘이러이러한 문제 가 생겼는데 이게 애매하게 보위부에서 사건처리한다면서 어 떤 사람을 수사하고 정치범수용소에 보냈습니다’라는 식의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