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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구성과 표현 기법에 반영된 형상화의 방식

2.2. 종장의 귀납적 마무리와 그 양상

2.2.2. 연쇄적 종합

연쇄적 종합의 의미구조는 초장에서 중장으로 詩意가 연쇄적으로 심화되고, 이어서 종장에서 詩意가 일반화되어 종결되는 의미구조를 말한다. 이 의미구조 는 초장이나 중장이 갖는 개개의 詩意가 종장을 향해서 전개되는 구조형식으로, 의미의 중점은 종장에 놓이게 된다. 또한 시상이 연쇄적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초·중·종장 중 어느 하나라도 생략된다면 의미 전달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병 렬적 종합의 의미구조가 초·중장의 병렬적 의미관계를 통해 詩意가 전개되는 구조였다면, 연쇄적 종합의 의미구조는 초·중장이 병렬 관계를 이루지 않고 논 리적 의미 관계를 형성하며 詩意가 전개되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生我는 父母시고 敎養은 君恩이로다 君父 아니시면 이 몸이 生長​랴

이 德을 갑고져 홀딘댄 昊天罔極(爲) ​도다

이 시조는 경상도 平海 지역의 향반인 松溪 朴應星(1581-1661)이 지은 작 품334)으로, 연쇄적 종합의 의미구조를 취하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초장에서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의 은혜와 교양을 갖추게 해준 임금의 덕을 칭송 하고, 중장에서 초장의 시상을 연쇄하여 이러한 君父가 아니면 내 몸이 生長할 수 없다고 의미를 심화한다. 그리고 종장에서는 부모와 임금의 은혜가 끝없이 넓고 커서 갚을 길이 없다고 초장과 중장의 詩意를 일반화하여 종결짓는다.

高應陟의 시조에 나타난 연쇄적 종합의 의미구조는 <齊家曲>, <天地一家 曲>, <明明德曲>에서 확인할 수 있다.

五倫을 각니 一家中에 세히로다父子夫婦兄弟 이 세 모면 뎌 둘 엇디료君臣朋友 엇다셔 이제 先輩 舍近趨遠뇨

<齊家曲>

이 시조는 초장에서 五倫 중에 一家와 관련된 내용은 父子有親, 夫婦有別, 長 幼有序 세 가지임을 밝히고 중장에서 이 세 가지를 모르면 나머지 두 가지, 즉 君臣有義, 朋友有信을 이룰 수 없다고 하여 詩意를 연쇄적으로 심화시키고 있 다. 그리고 종장에서는 초·중장의 詩意를 토대로 가까이에 있는 집안 윤리를 지 키려 하지 않고 멀리 있는 윤리만을 좇는 당대인들을 비판하며 종결함으로써 齊家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티미러 도라보니 分明 上帝로쇠乾父 리미러 살펴보니 진실로 慈母로다坤母 中間萬物이 긔 아니 同生이랴

지븨 셰간 되여 同樂 엇더료

<天地一家曲>

이 시조는 우주 속에 살아가는 모든 사물들이 지켜야 할 相生의 묘리를 깨우 쳐 밝힌 작품으로, 앞서 예로 든 시조와 같이 연쇄적으로 시상을 종합한다. 초 장에서 위로 하늘을 우러러 보니 아버지인 上帝가 있고 아래로 땅을 굽어보니 334) 권두환, 「松溪雜錄과 <松溪曲> 27首-17세기 초 平海 선비 朴應星의 시가 창작」, 고전문학연

구 제42집, 한국고전문학회, 2012.

어머니인 大地가 떠받치고 있다는 대자연의 섭리를 전제하고, 중장에서는 이러 한 上帝와 慈母의 덕택으로 하늘과 땅 사이에서 만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시상을 전개시켰다. 그리고 만물이 함께 살 수 있으니, 이제 한집안의 한 식구 가 되어 다함께 즐기자고 노래하여 시상을 종결짓고 있다.

그런데 이 시조는 앞서 예로 든 시조에 비해 초장이 길어졌다는 점이 특징적 인데, 길어진 분량을 토대로 초장의 한 행 내에서 병렬 구조를 취하며 ‘치밀어 돌아봄:내리밀어 살펴봄’, ‘上帝:慈母’의 上下 대립 구조를 드러내고 있다. 연쇄적 종합의 의미구조를 취하면서 만물의 이치를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서 초장 한 행 내에서 다시 병렬 구조를 선택하여 시조로 노래한 것이다.

萬物을 삼겨두고 日月 업시 살리러냐 方寸神明이 긔 아니 日月인가

진실로 學問봇 아니면 日月食이 저프니라

<明明德曲>

이 시조는 ‘日月’이라는 시어의 의미를 통해 시상을 연쇄적으로 심화시킨 작 품이라고 할 수 있다. 초장에서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은 日月이 없이는 살 수 없 다고 전제하고 중장에서 方寸神明, 즉 사람의 마음은 자연의 日月과 같다고 하 여 연쇄적으로 시상을 전개시킨다. 그리고 종장에서는 학문을 닦지 않으면 日月 이 가려질까 두렵다는 탄식으로 종결지었다. 결국 日月이 가려진다는 것은 사람 의 마음이 가려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이 가려지지 않기 위해 서는 학문을 열심히 닦아야 한다는 주제를 드러내고 있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연쇄적 종합의 의미구조는 주제가 초장에 놓이는, 즉 연역식 전개 방 법을 취한 시조와 구별된다. 鄭澈의 <訓民歌>를 예로 들어 보자.

어버이 사라신제 셤길일란 다​여라 디나간 後ㅣ면 애​​다 엇디​리

​​애 고텨 못​​일이 잇 ​​인가 ​노라

이 시조는 초장에서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효를 다 하라는 주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데, 특히 명령형 종결어미 ‘-하라’를 사용하여 직설적으로 교훈을 전

달한다. 그리고 중장에서는 초장에서 밝힌 주지에 대한 이유를 부연하여 설명한 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아무리 애달프다 한들 어찌 할 도리가 없기 때문 에 살아계실 때 더욱 정성껏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종장에서는 초 장의 주지를 다시 강조함으로써 시상을 종결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