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를 바탕으로 건설적인 또래갈등해결을 위한 후속 연구가 이루 어질 필요가 있다. 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언한다.
첫째, 청소년의 다양한 갈등해결방법에 대한 참여의지와 각 참여의지에 대한 규범문화배경 유형별 영향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비공 식적 조정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지만 갈등해결방법은 제3자의 개입 여부와 권한, 절차의 엄격성, 합의안 위반에 대한 제재 여부 등에 따라 매우 다양 하다. 또한, 본 연구는 조정을 또래조정과 교사조정으로 구분하였으나 조 정자의 구체적인 역할에 따라 조정의 유형은 보다 세분화될 수 있다. 따 라서 다양한 갈등해결방법들의 특성에 따라, 청소년의 규범문화배경에 따 라, 또래갈등의 쟁점과 수준에 따라 갈등해결방법에 대한 참여의지가 달 라질 것인가에 대한 보다 확장된 논의가 필요하다.
둘째, 또래갈등의 특성을 보다 구체화한 논의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또래 간 말다툼, 사이 나빠짐 등 비교적 심하지 않은 또래갈등을 사례로 제시하여 설문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갈등 및 갈등해결방법에 대한 인식 은 갈등의 쟁점에 따라, 갈등당사자 간 관계의 특성(친밀함, 또래지위 등) 에 따라, 갈등의 심각성에 대한 갈등당사자의 인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이해관계가 쟁점이 되거나 심각한 신체적 폭력이 수반된 또래갈등의 경우 협상이나 조정보다는 사법 절차에 대한 참여의지가 강해 질 수 있다. 따라서 갈등해결방법에 대한 참여의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 는 또래갈등의 현실적인 맥락과 특성을 세밀하게 고려한 논의가 필요하 다.
셋째, 조정자 신뢰를 강화할 수 있는 교육 방안과 학급문화 형성 방안 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본 연구를 통하여 조정자 신뢰가 규범문화배경 의 영향력을 조절하고 비공식적 조정 참여의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평소에 또래친구 또는 교사와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를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따라 또래친구 또는 교사와의 조정 을 통한 갈등해결의 가능성을 다르게 판단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 러한 조정자 신뢰의 의의를 고려하면, 일상 학교생활에서 또래친구와 교 사에 대한 신뢰를 촉진함으로써 또래갈등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에서 유의한 영향력을 나타낸 조 정자 신뢰의 하위요소를 강화할 수 있는 교육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또 래친구와 교사 등 학급 구성원 간의 신뢰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생 활지도방법과 학급문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넷째, 조정자 신뢰가 유의하게 조절하지 못한 규범문화배경과 비공식적 조정 참여의지 간의 관계를 조절할 수 있는 요인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 다. 본 연구 결과, 계층주의 성향이 강할수록 또래조정 참여의지가 감소함 에도 불구하고 이를 조절할 수 있는 또래조정자 신뢰의 하위요소는 발견 되지 않았다. 또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할수록 교사조정 참여의지가 감소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조절할 수 있는 교사조정자 신뢰의 하위요소는 발 견되지 않았다. 또한, 운명주의 성향 청소년의 교사조정 참여의지를 촉진 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화하지 못하였다. 더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규
범문화배경에 따른 판단을 극복하고 비공식적 조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 지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실천적, 교육적 방안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다섯째, 또래친구와 교사가 자연스럽게 갈등해결에 개입할 수 있고 갈 등당사자들도 이들의 개입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 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실제 학교상황에서는 갈등당사자가 비공식적 조정을 통해 자신의 또래갈등을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를 갖더라도 또래친 구, 교사 또는 학교가 비공식적 조정에 소극적일 수 있다. 또래친구, 교사 또는 학교가 또래갈등을 은폐 또는 축소하려고 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가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행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3조2(학교의 장의 자 체해결)에서는 규정된 요건이 충족될 때 학교의 장이 학교폭력사건을 자 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의 자체해결 은 학교폭력이 아닌 것으로 명백히 밝혀진 경우에만 가능하다. 만약 학교 폭력으로 의심이 되는 사안에 대해 교사 또는 학교가 갈등당사자 간의 화 해를 유도하거나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경우 사건 축소 또는 은폐 로 여겨질 수 있다. 학교에서의 자체해결이 또래갈등을 축소 또는 은폐하 고자 한 것으로 판명되면 교사 또는 학교에 징계나 소송이 제기될 수 있 기 때문에 교사와 학교는 자체해결에 대한 부담감을 갖는다. 이로 인해 또래갈등이 발생한 경우 교사는 학생들과 스스로 해결하기보다는 법률에 규정된 심의 절차를 통해 처리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교사는 심의에 보고 하기 위한 사안 조사와 법적 문제로 인한 부담을 겪고, 학생은 교사와의 소통과 갈등당사자 간 관계회복의 기회보다는 조사자와 피조사자로서 교 사 및 또래친구와 경직된 소통을 하게 된다.
이러한 교사와 학교의 부담감을 완화하고 해당 법조항의 교육적 취지 를 살리며 또래갈등을 건설적인 교육 경험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어느 수준의 또래갈등까지 회복적 관점에서 또래친 구와 교사가 개입하여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이고 제도적인 기 준과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경미한 또래갈등 사안에 대해 또래친 구 또는 교사가 개입하여 해결했을 때 이에 대해 학교 또는 교육청이 이 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어느 정도 보장해줄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필
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갈등당사자와 학부모가 조정의 긍정적인 의의 에 대해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미한 또래갈등이라도 갈등당사자의 또래관계와 개인적·사회적 성장 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극심한 갈등으로 심화되어 갈등당사자 와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래갈등 경험이 긍정적인 시 민교육 경험이 될 수 있도록 갈등당사자는 갈등‘당사자’로서 갈등해결의 주체가 되어 갈등상대방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 다. 또한,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타인의 갈등에 관심을 갖고 갈등해결을 지원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청소년들은 주변인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경험을 하면서 갈등해결력을 함양하고 사회적 관계를 발 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건설적인 갈등해결 경험을 토대로 타인 및 사회와 협력하고 다양한 갈등해결방법과 사회규범을 존중하는 민주시 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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