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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fiction become science fact, SF become sf)

이주예(물리학과), 이찬영(에너지공학과)

1. 수강 전 모습

[찬영] 고등학교 2학년 때 나는 인생의 큰 갈림길에 놓이게 되었다. 문, 이과를 선택해야 했기 때문이 다. 매일 수학 문제를 풀고 싶지는 않았지만 문과는 취업이 안된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억지로 이과를 선택했다. 마음에 들지도 않는 과목들을 꾸역꾸역 공부하다가 고등학교를 졸업 한 나는, 대학에 간다면 내가 그동안 듣지 못했던 과목들을 마음껏 들을 생각에 신이 났다. 나 에게 대학은 정말 이상적인 곳이었다. 늘 정해진 과목의 수업만 듣다가 원하는 강의를 선택해 서 들을 수 있다니! 대학을 합격하고 어떤 수업을 들을까 상당히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는 꽤 달랐다. 필수로 들어야 하는 과목이 20학점 중 15학점이었다. 하 나의 수업 당 2~3학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내가 원하는 수업은 단 2개만 들을 수 있다는 계 산이 나왔다. 나는 더욱 신중하게 수강편람을 들여다보아야 했다. 어느 날은 에브리타임이라는 앱으로 인기 교양과목을 찾아보다가 IC-PBL이라는 단어가 나의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문제 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이에 대해 토론한다니! 자신의 생각을 유창하게 이야기하는 멋진 대학생 이 될 나를 상상하게 되었다. 게다가 기술시대의 인간과 윤리라는 이름도 문·이과의 융합을 예 측할 수 있어 문과 과목을 듣고 싶으면서 이과 학생에게 너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들을 수 있 는 교양으로 나에게 최고의 강의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좋은 수업을 전부터 알 고 지냈던 누나가 같은 대학교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부랴부랴 누나에게 연락해서 같 이 교양을 듣자고 이야기했다.

[주예] 원하는 대학으로부터의 합격 소식을 들은 후 매일이 들떠있었다. 공부 좀 해보겠다고 토익학원 도 다니고 물리공부도 하며 앞으로 걸어나갈 첫 발자국을 내딛기 전 준비를 단단히 하는 겨울 이었다. 같은 학교에 진학하게 된 찬영이가 기술시대의 인간과 윤리를 같이 듣자고 했을 때 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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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다양한 부작용이 있다. 만약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뛰어난 인지향상 목적의 약물이 출시된다면 어떨 까?

갓 입시를 마친 우리는 “똑똑해지는 약을 복용해도 된다” 에 찬성하는 입장이었고, 반대할 이유를 찾 기 어려웠다. 토론 당일 반대 측에서는 똑똑해지는 약으로 인해 모두가 상향평준화가 되어 오히려 경 쟁이 과열될 것이고, 돈이 많은 사람들은 더 좋은 약을 많이 구해 빈부격차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 는 근거들을 내밀었다. 토론을 위해서는 다양한 시야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항을 우리는 지키지 못한 것이다. 이 토론을 통해서 토론이 없었다면 편협한 사고에 그쳤을 우리의 시야가 여러 사 람들과 교류하면서 확장되고, 내 생각의 틀을 벗어나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배웠 다.

4. 심화 발전시키고 싶은 주제, 성장 스토리

[주예] “로봇이 어느 날 이성적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사람처럼 자유의지가 있고, 판단능력이 있다.

이러한 로봇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이 생각하는 로봇 갑돌이가 자유 의지를 갖고 해방시 켜달라고 하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로봇을 해방시켜준다면 인간의 자격을 부여하는 것 일까?”이 토론을 준비하며 문득 TV에서 자주 방영해주던 영화 <아이, 로봇>이 생각났다. <아 이, 로봇>은 로봇에게는 인간을 해칠 수 없다는 내용의 로봇 3원칙이 내장되어 있는데, 이 법칙 이 탑재되지 않은 로봇 써니가 감정을 느끼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과 과연 로 봇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가, 인공지능 로봇이 진화해 사람을 해한다면? 등과 같은 다양한 생 각거리를 안겨주는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본 적이 있기에 로봇이 감정을 갖고 사람에게 해를 가 하거나 인공지능이 스스로 진화해 인류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본격적인 토론이 진행되기 전 나는 이 논제를 가볍게 여겼다. ‘로봇은 로봇일 뿐! 감정을 가져 도 인간이 될 수 없지!’가 내 의견이었다. 하지만 실제 토론에서 학우들이 제시한 근거들은 나 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학우들은 ‘과연 인간의 정의가 무엇인가’라는 작은 논제를 하 나 더 끌어들여 주장을 펼쳤다. 이 논제에 나는 가히 충격을 받았다. 단 한 번도 인간이 무엇인 가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인간은 감정을 갖고 고등사고능력이 있으면 인간인 것인가?

반대 측에서는‘그렇다면 세탁기가 감정을 가지고 일하기 싫어서 파업하면 과연 그게 옳은 것이 고 세탁기를 인간으로 볼 수 있는 것인가? 라는 반박으로 토론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이 토론과 함께 배운 포스트 휴먼의 희망과 공포 수업을 들으며‘과연 인간의 정의는 어디까지 선에서 바라보고 견해를 정립하는 것이 처음에는 조금 낯설게 느껴지긴 했지만, 교재도 따로 없고, 학

자의 지식에 의존하는 토론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에 윤리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 우리에게도 부담 이 없는 수업이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었다.

제시된 문제 상황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일주일동안 다른 학우들의 의견은 어떨까 하는 설렘에 수 업이 기다려지기도 했다. 우리는 그 일주일의 기간 동안 논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같이 고민도 해보고 우리끼리의 작은 토론을 열기도 했다. 또 이 수업을 듣지 않는 친구들과 논제를 공유하며 다양 한 사람들의 의견을 수용하며 토론 날을 기다렸다. 충분히 다양한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봤다고 자신 하며 토론에 들어가면 학우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근거들과 반박을 제시하며 우리를 놀라게 하기 일쑤였다.

“원하는 유전자를 선택하여 아기를 낳을 수 있다면 어떨까? 그런 아기를 맞춤아기라고 한다. 보다 똑 똑하고 튼튼한 아이를 맞춤할 수 있다면 아이의 미래는 더 행복해질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옳은 것일까?”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며 다양한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등장했는데, 맞춤아기를 반대하는 입 장에서 아이의 외모와 능력이 부모를 닮지 않으면‘나를 닮아 예쁜 내 새끼’라는 측면이 사라지고 능력 과 외모를 개발한 아기를 맞춰 세대가 거듭될수록 가족 간의 결속이 약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좋은 근거라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는데, 찬성 측의 한 학생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반박으로 부끄럽 게 만들었다. ‘나를 닮지 않으면 가족 간의 결속력이 약화된다? 그렇다면 입양가족과 재혼가족은 가족 간의 결속력이 약하다는 의미인가’라는 반박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입양가족과 재혼가족의 형태가 많이 보편화된 요즘 기존의 가족 형태 외에도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고, 그들을 존중하고 다르게 보 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은연중에 다르다고 느꼈던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는 순간이었고, 학우들이 툭툭 제시하는 신선한 의견들은 토론 초보인 우리를 더욱 자극시키고 있었다.

“우리가 약을 먹고 인지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지금보다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런 약이 있 다면 우리는 그것을 먹어도 될까?”수능과 입시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생들에게는 단연 눈에 띄 는 논제였다. 이미 기면증 치료제인 모다피닐, 치매 치료제인 도네페질, ADHD의 치 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가 정상인들이 복용했을 때 기억력, 집중력, 주의력 등이 향상 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미국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은 상당수 메틸페니데이트를 복 용하고, 네이처의 조사에 따르면 3만여 명의 변호사, 의사, 과학자 응답자들 중 30%는 이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한국에서도 수능시험을 앞둔 시기에 메틸페니데이트의 처방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수업시간에 배웠다. 하지만 위에 나열한 약들은 두통, 복통, 식욕부진, 신경과민, 탈모, 불안 등

인생교양 : 기술시대의 인간과 윤리

문이다. 인간은 무언가 특별하고 인간의 생명은 다른 생명보다 고귀하다는 생각이 다른 동물 도덕적 능력도 없고 이성도 없는 갓난아이를 성인과 평등하게 대우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생명은 소중하지만 어떠한 생명도 인간의 생명만큼 고귀할 수는 없다. 동물은 인간이 아니기에 인간과 평등한 위치에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생명은 왜, 어떤 점에서 다른 생명보다 귀하며 다른 동물과의 다른 점이 무엇 일까? 인간은 실험대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이것이 도덕적인 관점에서 비윤리적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왜 인간실험은 비윤리적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을까? 인간은 도덕적 능 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도덕적으로 대우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왜 도덕적 인가? 도덕과 윤리의 기준이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절대적인 선과 도덕이라는 개념 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도덕과 윤리는 인간이라는 종과 각각의 개인이 만들어낸 기준일 뿐 이다. 인간이 사라지면 도덕이나 윤리라는 가치도 함께 사라진다. 약육강식인 자연의 법칙 속 에서 인간은 강자가 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이를 실천한다. 인간만이 자신만의 양심과 기준에 따라 눈앞의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 않고 참으려 노력한다. 이렇게 인 간이라는 종은 다른 동물과 달리 자연 속의 사건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인간 이 다른 동물보다 존엄한 이유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인간이, 우리가 그렇게 정했기 때문이다. 결국, 인간은 이성적이고 자율적인 행위자로서 도덕적 능력을 지닌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에 다른 동물보다 존엄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주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가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의 5G 상용화하였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메타버스는 ‘가상’,‘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세 계에서 마치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의미한 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 VR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으로 가상현실 속에서 또 다른 인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5). 이렇게 불과 몇 년 전에는 그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가 상현실에서의 생활이 이제는 피부에 느껴지고 있으며, 현재 메타버스는 10대들을 선두로 널리 퍼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학교의 축제가 어려워지자 건국대학교에서는 메 타버스로 축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5) pmg지식엔진연구소, 시사상식사전,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226822&cid=43667&categoryId=43667 이고, 개조인간 사이보그를 인정하지 않으면 과연 의족이나 의수는 인정해도 되는 것인가?’와

같은 질문들이 내 머리 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던 와중 얼마 전 우연히 접하게 된 책에서 우생학과 포스트 휴먼에 대해 다룬 내용을 보게 되었다3). 유네스코 초대 사무총장이던 줄리언 헉슬리는 “인간은 인간으로 남아 있지만, 인간 본성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함으로써 스스로를 초월한다”라고 말했다4). 헉슬리의 시대에는 포스트휴먼이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오 는 허무맹랑한 상상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현재 2021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더 이 상 상상이 아닌 현실이다. 신이 아닌 그 누구도 인간의 정의에 대해 확실한 정의를 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공상 소설을 그저 공상으로만 볼 수는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작은 질문에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며 공상이 그려낼 새로운 미래에 대해 대 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찬영] 상상해본 적 없는 ‘포스트휴먼의 희망과 공포’수업은 특히나 독특하고도 설득력 있는 학자 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인간의 포스트휴먼화에 대해 반대하는 측은 카스(Kass)와 후쿠 야마(Fukuyama)로 인간의 존엄성 훼손과 불평등을 근거로 들었다. 인간은 인간이기에 존 엄하며 인간 본성을 이루는 특징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포스트휴먼화 찬성 측은 보스트롬 (Bostrom)과 뷰케넌(Buchanan)으로 반대 측의 근거를 반박하며 포스트휴먼은 희망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인간의 본성은 이성이라고 주장하며 포스트휴먼과 인간은 모두 이성을 지닌 존재이므로 평등하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수업의 목표대로 기술로 인해 변화된 인간의 정체성 을 탐구하다 보니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궁금증이 생겼다.

진화론에 따르면 우리는 원숭이와 같은 조상에서 조금 더 똑똑하게 갈라져 나온 종으로 영장 류와 유전자를 비교하면 99%가 일치한다. 따라서 ‘동물과 인간의 경계는 어디일까?’, ‘동물과 인간은 평등한가?’라는 의문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다. 이에 대하여 생각을 해본 결과는 다음 과 같다. 동물과 인간은 평등할 수 없는 것 같다. 동물과 인간의 평등에 대해 생각해보기에 앞 서 성인과 갓난아이가 평등한가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갓난아기는 이성적인 판단은커녕 말 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완전한 인간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대상이 흑인이든 백인이든 노인이 든 아이든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말이다. 이 대전제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나는 ‘평등이란 생 명의 가치가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에 갓난아기와 성인이 평등한 이유는 인간이기 때

3) 신상규, 『호모사피엔스의 미래』, 아카넷, 2014 4) J. Huxley, 『Religion Without Revelation』, 1927

인생교양 : 기술시대의 인간과 윤리

[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