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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의 유형들은 연구 참여자들 중 가장 다수를 차지했으며, 공교롭 게도 모두 남성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개방형은 말 그대로 자신의 프로 필을 노출하는 것을 즐기며, 프로필 사진 연출 행위의 네 가지 유형 중 에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도 가장 관대한 편이다. 상현은 “연예인도 아니고” 모르는 사람들이 사진 보는 것을 왜 신경써야하는지 모르겠다 며 프로필 사진이 타인에게 노출되는 것은 마치 “내 생일이 퍼져나”가 는 것과 같다고 본다. 은성 역시 “자기 생각이나 자기의 어떤 의견을 잘 드러내는 건 나쁘지 않”다고 하며, 본인을 남들이 “오해하지 않는

선에서 잘 드러”내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태현 역시 “항상 뭐든지 SNS 다 전체공개로 해놓”는다며 자기노출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승훈은 “관심 받는 걸 좋아해서” 오히려 타인의 시선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찬혁과 동빈 은 자신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훨씬 더 이롭다고 생각하는 편이 었다.

찬혁: 저는 완전 오픈마인드에요. 저는 저의 일상을 모두 공개하는 거에 대해서는 전혀 거리낌이 없고. 어떤 사람들은 되게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완전 반대. 내 기록을 누가 보고 거기에 대해서 누가 말을 걸어주고 같은 대화의 중심이 되면 좋은 거고. 나를 알 거 아니에 요. 나는 어떤 걸 좋아하고 이런 거를. 그런 측면에서는 보면 오히려 그 렇게 공개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동빈: 사실 그러려고(나 자신을 오픈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정보라 든가 지식이라든가 일단 공개가 되고 부딪혀야지 새로운 것도 배우고 그 러는 거 같아서. 일단 보여주면은 그 다음으로 나갈 수 있는 거 같아요.

심지어 동빈은 “내가 옛날에 얼마나 못생겼고 추레하게 입고 다녔건 그건 상관 없”다고 말함으로써 타인의 시선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같은 개방형 내에서도 카메라에 대한 태도는 개인별로 달랐지만 대체로 카메라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승훈과 태현은 셀카에 관심이 많았다. 자신을 “남자치고는 셀카를 많이 찍는 편”이라고 소개한 승훈은 한 번에 다섯 장에서 열 장 정도를 찍은 후 그 중에서 잘 나온 사진을 고른다. 태현은 본인이 “자기애가 강”하다고 표현을 하며 하루에 두 세 장씩은 셀카를 찍게 된다고 했다.

영상 문법에 익숙하게 자라 온 같은 세대 내에서도 개방형은 온라인 네 트워크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고 오히려 즐기기도 한다 는 측면에서 가장 지금의 비디오-하이퍼스페르에 가장 잘 포섭된 유형인 것으로 보인다.

제 3절. 소결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연출 행위의 문법을 세밀하게 살펴본 결과, 프 로필 사진은 감정 및 심경의 변화, 신분 확인, 취향의 표현, 경험과 근황 의 공개, 사회적․개인적 메시지 전달의 총 다섯 가지 의미를 나타내기 위 해 사용되고 있었다. 이는 프로필 사진 연출 행위의 유형에 관계없이 때 에 따라 필요한 상황에 맞추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서, 카카오톡 프 로필 사진의 기능으로서 합의된 문법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카카오 톡을 사용하는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업로드할 때에도, 또 타인의 사진을 해석할 때에도 이러한 문법에 근거해서 사진을 선택하 고 타인의 사진을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합의된 문법은 공적인 온라인 네트워크인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서 자신의 모습을 구성 하는 ‘네트워크화된 개인’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즉, 카카오톡에 서는 단순히 문자를 통한 커뮤니케이션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프로필 사진, 더 넓게 보아서는 상태메시지까지 포함한 프로필 공간을 통해서 언어 외적인 커뮤니케이션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카카오톡과 같은 MIM 혹은 SNS 분석을 함에 있어 언어 적인 커뮤니케이션 이외에 해당 시스템이 제공하는 기술적인 요소도 분 석의 중요한 지점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앞서 이재현(2013)이 분류한 모바일 미디어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기계 상호작용’을 중요한 연구 지점으로 설정하는 작업이다. 카카오톡의 참여자들은 프로필 공간 이 제공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프로필을 구성하게 되며, 이 때 문에 카카오톡에는 ‘네트워크화된 공중’(Boyd, 201)이 생겨나게 된다.

즉, 카카오톡에 의해 ‘배치되는 상상의 양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테크 놀로지의 맥락을 고려해야(Illouz, 2007)’하는 것이다.

프로필 사진의 쓰임새가 보편적인 문법으로 작용하고 있었던 반면, 프 로필 사진 연출 행위는 카카오톡 수용자 개개인의 차이점이 드러나는 지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연출 행위는 ‘자기노출에 대한 태도’ 및 ‘시선에 대한 민감도’에 따라 눈팅형, 귀차니즘형, 전 시형, 개방형의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었다. 카카오톡 장치가 장려하

는 자질은 장치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자기노출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어야 하고, 타인의 시선에 대 한 의식 정도는 낮아야 한다. 이러한 장치의 속성에 대해 연구 참여자들 은 저마다의 실천을 하며 장치와의 관계를 맺고 있었다. 눈팅형의 경우 는 장치의 포섭을 피하지 못했고, 자기노출과 타인의 시선에 대해서 스 트레스를 받으며 장치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이들은 장치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 적극성이 많이 떨어지며 최대한 소극적인 실천 형태를 보인다. 반면, 전시형 같은 경우에는 체제에 완벽하게 포섭 되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잘 적응하였다. 자기노출 부문에 있어서는 상당 히 장치가 원하는 방향으로 실천하고 있지만, 동시에 장치가 만들어내는 관객들의 시선에 대해서 신경을 쓰기도 한다. 다음으로 귀차니즘형은 장 치의 손에서 가장 벗어나 있는 유형이다. 이들은 장치가 원하는 속성에 정확히 반대되는 속성인 자기노출에 대한 부정적 태도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귀차니즘형은 장치에 대해서 소극적이지 만, 눈팅형과 달리 무관심에서 비롯된 소극성을 띰으로 인해 장치의 포 섭을 어느 정도 벗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카카오톡을 아예 사용하지 않 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장치를 완벽하게 벗어나지는 못한다. 마지막으 로 개방형은 완벽하게 카카오톡 장치에 적응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매 우 적극적으로 장치를 활용한다. 이들은 장치가 원하는 방향의 실천 형 태를 지지하고 옹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가령, 자기노출에 대해서는 더 개방할수록 스스로에게 유리하다고 믿으며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 성을 느끼지 않는다.

이러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연출 행위의 유형화에 있어 주목할 만 한 점은, ‘시선에 대한 민감도’의 축이다. 분석의 또 다른 축인 ‘자 기노출에 대한 태도’의 측면에 있어서는 남녀를 뚜렷하게 가를 수 있는 양태가 포착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선에 대한 민감도’에 관해서는 남 성의 경우가 여성의 경우보다 훨씬 더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재 훈을 제외한 나머지 남성은 모두 사분면에서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다.

여성이 타인의 시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남성의 경우 타인의 시선 에 더 대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존 버거(Berger, 2008)와 멀비

(Mulvey, 1975)의 논의를 끌어와 생각해 보았을 때 그 논의가 여전히 유 효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즉, ‘남성은 행동하고 여성은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으로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관찰자로서의 여성과 관찰 당하는 자로서의 여성의 이원적인 과정이 명백하게 작동하고 있음 을 알 수 있다. 카카오톡 장치는 남성과 여성을 모두 타인의 시선이 존 재하는 공간 속에 배치하지만,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여성이 타인의 시선에 의해 검열된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 가 반드시 남성이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 하지는 않는다. 남성의 경우에도 재훈처럼 타인의 시선에 대한 의식 정 도가 높을 수도 있으며, 가장 시선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개방형의 승훈 조차도 기괴한 사진을 업로드했다가 지우기도 하는 등 타인의 시선을 의 식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따라서 남녀 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여 전히 카카오톡 장치가 시선과 자기노출의 기제를 통해 장치를 이용하는 개개인에게 매순간 선택과 실천의 지점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 6장. 카카오톡 미디어 환경의 구조적 의미

모바일 미디어의 확산은 기술적 전환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변화를 불 러일으켰고, 모바일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기술․구조적인 특성이 이전과 는 다른 행동을 장려하게 되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로 접속을 해야 온라인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손 안에서 터치 감각을 통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기술․구조적인 변화의 폭은 일상 속에서 더 크게 감지된다. 특히 본 연구의 대상이 된 연구 참 여자들은 끊임없이 ‘스펙’을 쌓아나가며 자기관리에 열중해야 하는 바 쁜 일상을 보내고 있으며 오히려 직접 대면하는 일보다는 카카오톡과 같 은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더 손쉬워졌다.

즉, 사진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그것을 통해서 안부를 묻는 일이 면대면 으로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더 자연스럽고 빈번해진 것이다. 또 한 초 단위로 시간을 쪼개어 살아가는 이들에게 ‘제일 먼저 볼 수 있고 제일 쉽게 볼 수 있는 게 프로필 사진(승훈)’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회 적, 기술적 변화는 시공간적으로 본인이 현존하지 않더라도 타인에 의해 서 24시간 도달 가능한 자아를 만들어낸다. 더군다나 카카오톡에서는 친 구리스트를 통해서 항상 내 프로필이 노출되는 시스템으로 구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언제 어떤 상황에서 누가 나의 프로필을 왜 보게 될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카카오톡에서 이루어지는 텍스트 메시지 중심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프로필 공간이 또 다 른 시각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기 술․구조적인 특성은 앞서 제 5장에서 분류한 프로필 사진 연출 행위의 유형에 관계없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서 현재 연구 참여자들이 처해 있는 모바일 미디어 환경의 전반적인 양상이 어떤지, 또한 그러한 환경 에 처한 모바일 개인들이 겪고 있는 경험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