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빈번하다는 의미도 된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셀카를 잘 찍으 려고 노력하거나 운동을 해서 몸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전시적인 자아의 극단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서윤: 보는 사람한테 불편함을 주는 것 같아요. 가벼울 땐 불편함이고 심하면 불쾌감이고. 그런 거 있잖아요. 공공장소에서 풍기문란죄 같은 거? 약간 공적인 공간에 공공에 해를 끼치는 것을 유포했을 경우에 사람 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고.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자신의 감수성과 윤 리의식에 의거하여 적당히 규제를 하는데 가끔 그 규제 기준이 일반인과 다른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것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마음껏 유 포하는데 자기는 그게 이상한 줄 모르니까 맘 편하고 보는 사람은 불편 한? 그런 걸 봤을 때 보는 사람은 격한 불쾌함을 보는 거죠. 지 혼자 보 나? 그래서 과도한 스킨십을 하는 것도 그런 거에 포함될 수 있고. ‘너 혼자 해라.; 이런 느낌의 사진. 카플(카카오톡 프로필)로 쓸만한 적절한 사진이 아닐 때 그런 느낌을 받는 거 같아요. 허세사진도 커플끼리 공유 하는 건 괜찮은데 그런 레벨에서의 허세가 이런 데 등장하면. 관계없는 데면데면한 사이인 내가 봤을 때 당황스러운?
연구자: 아, 알고 싶지 않은 사생활을 알게 됐을 때와 같은 건가요?
서윤: 네. 알고 싶지 않은 표정과 알고 싶지 않은 포즈와 알고 싶지 않 은 컨셉. 그런 것들을 봤을 때 불편함을 느끼는 거죠.
여러 사람들이 존재하는 공적인 공간에 자의식이 충만한 프로필을 노 출하는 것은 타인에게 불쾌한 감정을 강요하는 것과도 같다. 더욱이 카 카오톡은 전국민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어플리케이션이기에 구조적으로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보고 싶거나 알고 싶지 않은 타인의 일면까지도 어쩔 수 없이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수빈: 운동 많이 하는 애들 있잖아요. 자기 팔, 근육, 몸, 막 이런 거 있 죠. 왜냐면, 왜 짜증 나냐면 뭐 못나오거나 이런 거는 사실 내가 관여할 게 아니잖아요. 그 사람이 그렇게 생긴 거니까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근데 이거는 내가 그 사람한테 카톡을 해야 되는데 그게 너무 민망한 거 에요. 이건 남한테 피해를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그 사람한테 카 톡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해야 되는데 그 사람이 나로 하여금 그걸 보게 했다는 사실이 짜증나요.
특히 프로필 사진 영역은 잘 모르는 사람의 근황까지도 탐색할 수 있 다는 측면에서 친밀한 관계 사이의 내밀한 의사소통만 존재하는 것이라 고 볼 수 없다. 연락을 잘 안했던 사람들의 근황이 공유되는 프로필 목 록은 충분히 공적인 영역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소영: 안 친했던 애들 소식 보잖아요. 내 친구들도 자주 바꾸니까 뭐. 사 진 바꿨네. 왜 바꿨어? 이런 거. 예쁘다고 올렸나? 하면서 보긴 봐요.
윤정: 요즘 잘 사나? 이러고 눌러보고. 이뻐졌네? 그런 생각도 하고.
‘아, 얘 교환(학생) 갔네?’ 이런. 그런 근황 같은 것들? 별로 안 친하 니까, 오히려 더 잘 모르니까 사진으로.
공적 영역으로 기능하는 친구 목록은 서먹한 사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 근황이 공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히려 직접적으 로 인간적인 교류를 하기보다는 카카오톡상에서 보여주고 보는 데서 그 치는 경우가 많고, 거리가 먼 지인들과의 시각적인 교류의 장으로서 기 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카카오톡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 함께 존재하며 얽히고설키어 있 다는 측면에서 전시된 자아와 전시하는 자아, 보이는 사람과 보는 사람 간의 경계설정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선의 교차와 그 속에서 생성되고 있는 일상의 실천 행위는 새로운 미디어로 인해서 삶의 지형이 어떻게 바뀌어나가고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단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제 3절. 소결
이번 장에서는 제 5장과 7장에서 살펴 본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연출 행위 유형 및 카카오톡 미디어 환경의 구조가 어떠한 사회문화적 함의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즉, 카카오톡의 영향력 아래 서로 다른 실천을 하고 있는 수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어떠한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네트워크 내에서의 얼굴 혹은 대문처럼 기능 하며, 개개인의 PR창구로 이해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자신의 근황이 반 영되어 있는 프로필을 구성해야 할 것 같은 암묵적인 합의가 존재하고 있고, 프로필 사진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거나 자아를 제대로 대표하지 못하는 내용일 경우에는 카카오톡에 존재하는 규율을 지키지 못하는 것 으로 치부된다. 따라서 자아는 프로필 공간을 통해 매순간 수행적으로 자신을 기획하고 구성하게 된다. 이는 가상공간에서의 정체성이 ‘고정 적이라기보다는 끊임없이 확장되고 변화하며 또 새롭게 창조(황상민, 2000)’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으로서, ‘끊임없이 계속해서 새롭게 정체성을 마련해야 하는 재정체성 형성(Bauman, 2012)’이 수행되고 있 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수용자들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연출 하기 위해서 사진을 보정하고, 어떤 사진이 가장 적합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특히나 친구들, 부모님, 직장 동료 및 상사가 즉각적으로 프로필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또 이것이 오프라인 세계에서의 평가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스스로를 시각화해서 전시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 미를 갖는다. 더군다나 친밀도가 높은 사람이 아니라 할지라도 ‘시각 적, 언어적으로 구체적이고 특수한 상대가 아니라 일반화되고 추상적인 관중(Illouz, 2007’이 프로필을 검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하기에 프로필 관리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자기소개가 사진을 통해서 이루어질 경우, 사람들은 미용 산 업에 종사하는 모델이나 배우의 입장에 처(Illouz, 2007)’하게 된다. 연예 인과 같이 타인에게 보이고 평가받는 것이 직업이 아닌 사람이라 할지라 도 카카오톡상에서는 프로필 사진을 통해 전시된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카카오톡 친구 목록은 심심 할 때 구경할 수 있는 구경거리가 된다. 이동하는 도중이나 잠깐 머리를 식힐 때, 친구 목록은 타인의 인생을 엿보고 평가할 수 있는 재미난 수 단이 된다. 이 때 타인에 대한 평가와 나 자신과의 비교는 불가피하게 따라오는 현상이다. 더군다나 프로필 사진을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따라 서 타인의 성향을 짐작하고 파악하기 때문에, 평가에도 기준이 존재한 다. 일반적으로 타인의 시선 하에 프로필 사진을 업로드한다는 것은 누
구에게나 인지 가능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자신을 과시 하는 사진은 눈총을 받는 행동으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허세 사진이나 답정너 사진과 같이 지나치게 자기애를 드러내는 경우는 비난의 중심이 된다. 이는 나르시시즘이 강화된 ‘나나나 세대(Me Me Me Generation)’의 극단적인 면모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20대 내 에서도 지나친 나르시시즘은 지탄의 대상으로 작용함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카카오톡은 사적인 대화를 주고받는다는 점에서는 사적이지만, 불특정 대다수의 사람들과 프로필 사진으로 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 적인 공간이다. 따라서 문화적으로 적절하지 않거나 용인되지 않는, 거 부감이 드는 프로필 사진은 마치 공공장소에서 민폐를 끼치는 풍기문란 죄와도 같은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친밀도가 높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공적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근황을 표명한다는 점에서 카카오톡에서는 공 과 사가 뒤섞여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카카오톡은 자기기획과 전시가 일어남과 동시에 평가와 비교가 일어나는, 관객과 공연자가 교차하고 있는 공간이다. 즉, 푸코(Fouacult, 1966)가 분석한 벨라스케스의 작품에서 보았듯이, 시선의 위치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내가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타인이 주인공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혼합되어 있는 특성 때문에 카카 오톡 프로필 사진 연출 행위 또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자아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자아의 두 경계선 사이에 걸쳐있다. 다시 존 버 거(John Berger, 2008)의 논의를 빌려와보자면 여성 자신이 생각하는 스 스로의 모습과 관찰 당하는 자로서의 여성은 이원적인 작용을 통해 여성 의 이미지 구성에 일조한다. 이를 단순히 여성의 문제로만 환원하지 않 고 카카오톡이라는 시선의 공간에 적용시켜본다면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 신과 타인의 관점에서 보는 자신이라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의 자아가 동 시에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스스로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가 아닌 타인의 시선에 긍정적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선택하는 것 은 오프라인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대 한 평가를 염두에 두는 것이다. 이는 여성의 행위성이 남성적 응시로 검 열됨에 따라, 즉 어떻게 보이는지에 따라 여성에 대한 취급 방식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