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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저장과 유포 가능성

스마트폰의 기능이 다양해짐에 따라 즉각적으로 이미지를 생산, 편집, 저장할 수 있는 권한은 또 다른 감시의 수단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마우 스 우클릭 방지를 통해서 사진 퍼가기를 제한할 수 있었던 컴퓨터상에서 와는 달리 스마트폰에서는 버튼 하나, 혹은 손동작 하나만으로도 언제든 지 스크린상에 보이는 것을 캡처 및 저장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어떤 이미지나 텍스트도 버튼 하나만으로 매우 쉽고 간단하게 저장할 수 있 고, 터치 하나만으로 너무나 쉽게 다양한 사이트에 업로드가 가능해진 것이다. 실제로 이와 같이 캡처를 통한 저장의 기능은 적극적으로 활용 되고 있었다.

윤정: 막 귀여운 사진 많이 해놓잖아요. 강아지나 뭐 그런 거 있으면은 눌러보고, 귀여우면 캡처해서 갖기도 하고.

연구자: 이때까지 봤던 프로필 사진 중에 기억에 남는 거 있어요?

태현: 예쁜 여자 사진. 정말 마음에 들어요, 이 사진. 정말 제 이상형이 에요. 옷차림이라든지. 되게 맘에 들었는데 이 사진을 바꿨네. 그래서 캡 처를 해놨지 바꿀까봐. 이 사진이었는데 원래.

스크린샷 기능은 중요한 일정을 간편히 메모하기 위해서, 혹은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 사용될 때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사실상 스크 린샷 기능에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나 스 크린샷 기능은 웹사이트나 SNS 등의 플랫폼에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 아니기 때문에 캡처를 제제할 수 없으며, 누가 어떤 상황에서 캡처를 해 서 어떻게 유포하는지를 알 수도 없다. 타인의 프로필 사진을 캡처해서 다른 이에게 전송해본 적이 있는 서윤은 이러한 캡처 가능성 때문에 프 로필 사진을 올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낀다.

서윤: 누가 나한테 그런 만큼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을 안 함에도 불

구하고, 예를 들어 ○○오빠가 제가 자기 결혼사진을 친구한테 보여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쪽으로 복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하는 거죠.

이처럼 원치 않는 순간에 자신의 어떤 면모를 드러내는 정보의 일부가 알 수 없는 누군가에 의해 저장되고, 또 그것이 손쉽게 유포될 수 있는 환경은 자아를 항상 강제적으로 노출될 위험에 놓이게 하고, 이는 더욱 더 관객의 존재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더군다나 스크린샷은 특별한 기술적 지식 없이도 굉장히 간편한 조작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행 위이고, 개인의 힘으로 방지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자아는 기술 적인 장치가 구조화하는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제 4절. 소결

카카오톡 장치는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이를 구동할 수 있는 하드웨 어인 스마트폰과 결합하여 미디어 환경을 만들어낸다. 즉, 카카오톡이라 는 어플리케이션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뿐만 아니라, 카카오톡을 작동시키는 스마트폰의 특성 또한 카카오톡 이용에 있어 영향력을 지니 고 있다. 이에 이번 장에서는 카카오톡이 소프트웨어적으로 갖는 구조적 영향력과, 카카오톡의 바탕이 되는 스마트폰이 갖는 구조적 영향력을 동 시에 검토해보았다.

우선, 카카오톡은 어플리케이션 자체로 ‘내 프로필’과 ‘친구 목 록’이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 때 ‘내 프로필’ 기능은 카카오 톡을 실행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볼 수 있는 위치에 존재함으로써 끊임 없이 수용자에게 본인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추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도 록 만든다. 이는 선행연구(Murray, 2008; Palmer, 2010)에서 주로 관심이 있었던 사진 공유 사이트와 구분되는 지점이다. ‘내 프로필’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은 카카오톡이 단순히 사진 공유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대인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곳이기 때문이고, 업로드된 사진이 지시하는 것이 바로 곧 ‘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프로필’은 끊임없이

연출의 기회를 제공한다. 수용자들은 상점을 관리하듯이 프로필 공간을 운용하고, 그를 위해 계획한다. 이와 같은 프로필 관리 행위는 기든스식 (Giddens, 2001) ‘자아의 성찰적 기획’으로서, 사진을 올릴 것인가, 올 린다면 어떤 것을 올릴 것인가, 상태메시지를 쓸 것인가 등의 고민을 통 해 ‘사용자가 모바일 테크놀로지를 활용해서 유연하게 삶의 다양한 영 역들을 미세하게 조정(김홍중, 2011)’하게 된다. 이처럼 ‘내향적 운동 을 전제(Illouz, 2007)’하는 ‘내 프로필’은 실제로 ‘나’에 대한 질문 을 던지고 반추하는 성찰의 공간을 제공한다. 따라서 카카오톡의 수용자 들은 모두가 볼 수 있는 공적인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상태메시지를 통 해 자기다짐을 표현하거나 내밀한 감정이 담긴 프로필 사진을 설정하기 도 한다. 이는 김수아(2008)의 논의에서 주장하는 ‘타인에게 말 걸기’

양식으로서, 타인의 존재를 가정한 가운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자기 치유의 기능이 될 수도 있음을 반증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용자들 은 이미 업로드 된 사진을 검토하고 이를 통해 추억을 회상하는 등 프로 필 공간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 인생(Palmer, 2010)’을 구성한다. 이러 한 분석을 통해 상태메시지를 쓰고 프로필 사진을 업로드하는 행위를

‘수행’함으로써 스스로를 구성해가는 ‘수행적 자아(Butler, 2006)’의 모습을 읽어낼 수 있다.

다음으로 ‘친구 목록’에서는 자동 친구 추가 기능을 통해 개인의 자 율적인 선택 없이 친구 목록이 생성된다는 점에서 수용자들의 제스처와 행동, 그와 관련된 담론을 사로잡고 있는 아감벤(Agamben, 2009)식 장치 로서의 카카오톡의 면모를 확인해볼 수 있었다. 또한 ‘친구 목록’은 단순히 연락을 위한 전화번호부가 아니라 정기적으로 타인의 프로필을 체크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에 따라 불특정 대다수의 관객이 생겨나게 되며 언제 타인이 나의 프로필을 구경하게 될 지 알 수 없다. 특히나 대 화방 형식을 띠고 있는 카카오톡은 24시간 내내 언제든지 타인이 말을 걸 수 있다는 연결성에 극도로 노출된 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특징은 카카오톡을 시선의 공간으로 규정하기에 충분한 근거가 된다.

카카오톡이 구동되는 스마트폰은 이동성이 그 장점이지만 간편한 터치 를 통해 스크린샷을 통한 정보 유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카카오톡의 장

치로서의 입지를 더 굳건히 한다. 또한 타 미디어와의 연계성이 높고 고 화질의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기에 사진을 생성, 소비, 유통하는 일이 어 렵지 않다. 이와 같이 스마트폰은 더욱 전방위적으로 카카오톡 문화를 일상적인 장치로 만들 수 있는 기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카카오톡은 어플리케이션 자체에서 제공하는 ‘내 프로필’

및 ‘친구 목록’ 기능과 더불어 카카오톡의 구동을 가능하게 하는 스마 트폰의 특성에 의해 수용자들에게 편리함과 자율성을 제공함과 동시에 강제적 영향력을 지닌 장치로서 작용하고 있다.

제 7장. 전시와 감시의 장으로서의 프로필 공간

제 1절. 자기기획과 전시의 장 1. PR 창구이자 얼굴로서의 프로필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카카오톡 프로필은 기술적, 문화적인 구조에 의해서 타인의 감시 하에 경영되는 공간이다. 따라서 프로필은 철저하게 의도적이고 계산적인 기획 하에 구성되며 목적성을 띤다. 연구 참여자들 은 프로필 공간을 자기 자신을 홍보하는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하은: 평상시에는 하루에 두, 세 개씩 오던 카톡이었는데 사진을 바꾸고 나서 폭주한다고 하면 그런 걸 되게 계산해서 홍보하는 사람처럼 받아들 여요. 그러니까 뭔가 저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이게 나의 진심을 알리 는 창구라기보다는 나의 PR창구이다. 내가 사진을 올림으로써.

재훈: 저는 (프로필 사진이) 좀 자기 홍보의 수단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는 다시 말하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타인에게 표명하는 목적으로 프로필 사진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카카오톡 이용자는 프로필을 꾸 미는 행위를 통해서 스스로를 홍보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스스로가 어 떤 사람인지와 타인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지고 싶은지를 생각하고 이를 전시하게 된다.

은성: 요새 제가 어딜 가면 내가 먼저 (사진을) 찍자고 얘기하게 되는 편 인 거 같아요. 제가 그런 데 또 허영심이 있어서. 되게 내가 사교적이라 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올리는 거잖아요 사실상.

승훈: 누구라도 보면서 아 얘 재밌게 살고 있구나. 그런 느낌(을 주고 싶

은 것) 같아요.

은서: 제가 친구들이랑 웨딩드레스를 입고 컨셉 촬영을 했었는데. 그런 거 했었다. 나 이런 거 하고 논다. 이런 거를 좀 알리고 싶었어요.

상현: (지금과 같은 상태메시지를 쓴 이유는) 뭔가 조금 있어 보이지 않 을까? 남들이 내가 이걸 왜 썼는지 이해는 못하더라도 그냥 딱 놓고 봤 을 때 괜히 뭔가 있어 보이게.

또한 프로필 공간은 PR 공간이기 때문에 고정된 하나의 이미지를 사 용하기보다는 ‘현재’의 변화된 내 모습이 어떤지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즉, 현재성이 반영되도록 업데이트하고 관리를 해야 하는 대상인 것이다.

수빈: (프로필 사진으로) 옛날 사진을 쓰기도 해요. 근데 얼굴은 옛날 사 진 잘 안 쓰게 돼요. 왜냐하면 내 근황을 못 나타내잖아요. 바뀐 내가 아니잖아. 약간 그게 왜냐면 (프로필 사진을) 여러 번 바꾸는 이유가, 계 속해서 바꾸는 이유가 내가 변하니까 바꾸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수진: 그냥 약간 뭔가 카톡이 실제의 나랑 상관관계가 있는 거 같아요.

뭔가 환경을 바꾸고 싶다, 하면은 카톡의 프로필 사진을 바꾸게 되네요.

이제 제가 생각하기에 나를 대체하는 그 이미지로써 이게 더 이상 나랑 필연적인 연관관계가 없다 그러면은. 뭔가 내가 변했다 여기서.

프로필 사진이 자신의 PR 공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타인의 프 로필에 대한 평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찬혁은 프로필 공간에는 각자가 연출하고 싶은 자아의 모습이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본 프 로필 사진으로 되어 있거나 관리되지 않는 프로필 공간에 대해서 부정적 인 견해를 내비쳤다.

찬혁: (프로필 사진을 비워놓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해할 수가 없어요.

이해가 잘 안 돼. 좀 연구해봐야겠어요. 진짜 그런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너무 싫어하는 건 좀 이상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