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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적으로 이 그룹과 관련된 내용을 게시하면 ‘덕후’ 소리를 들을까 봐 일명 ‘일코’25)를 할 수 있는 사진을 올림으로써 팬들끼리만 공유하 는 프로필 사진을 사용하기도 했다.

윤정: 팬들은 알지만 일반인들이 볼 때는 그냥 아무 의미 없는 것 같은 문구라든지 사진이라든지. 만약에 연예인이 찍은 사진이면 일반인들한테 는 그냥 사진인데 팬들이 보면은 ‘어, 얘가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거 네?’ 이렇게 알 수 있으니까요.

윤정은 이러한 ‘일코짤’을 통해 같은 팬들을 대상으로 해당 팬 층 사이에서만 합의된 메시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즉, 프로필 사진이라는 공간은 자아의 다양한 모습을 나열해서 사진을 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공간으로서, 단순히 신분 확인의 의미로만 활 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문법의 문화적인 실천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제 2절. 프로필 사진 연출 행위의 유형화

1. 유형화 분석의 축

프로필 사진은 다양한 목적을 위해서 연출되고 있지만 프로필 사진을 연출하는 구체적인 양상은 개인마다 달랐다. 따라서 프로필 사진을 연출 하는 사용자들의 행위를 유형별로 분류해 보았다. 이들은 모두 이른바

‘네트워크화된 자아’로서 끊임없이 자신의 감정과 취향, 경험 등을 표 현하도록 하는 디지털 영상 환경에 노출되어 있지만, 각자가 보여주는

25) 일반인 코스프레의 줄임말. 매니아적으로 좋아하는 분야가 있지만 이를 공개하기에 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관심이 없는 척, 다시 말해서 일반인들과 같은 척

실천 행위는 상이하다. 이들이 보여주는 서로 다른 의례는 카카오톡 프 로필 사진 연출의 다양한 지형도를 보여준다.

앞서 이론적 논의에서 다루었듯이, 연구 참여자들의 서로 다른 프로필 사진 연출 행위는 온라인상에서의 자기노출에 대해서 얼마나 긍정적인지 와 타인의 시선을 얼마나 의식하는지에 따라서 그 유형을 구분할 수 있 었다. 이에 따라 <그림 4>와 같이 ‘자기노출에 대한 태도’ 및 ‘시선 에 대한 민감도’를 두 축으로 하여 연구 참여자들을 사분면에 구분해 보았다.

이 때 ‘자기노출에 대한 태도’는 ①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태도 ② 프로필 공간 관리 빈도 ③ 카메라에 대한 태도를 기준으로 분류했다. 개 인정보 노출에 대해서 긍정적일수록, 프로필 공간 관리 빈도가 높을수 록, 카메라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일수록 자기노출에 대해서 긍정적이다.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태도는 프로필 사진 혹은 상태메시지에 본인의 얼 굴, 기분, 자신의 일상에 관한 정보를 얼마나 드러내는지와 관련된다. 프 로필 공간 관리 빈도는 얼마나 자주 프로필 사진 혹은 상태메시지를 바 꾸는지와 관련된다. 마지막으로 카메라에 대한 태도는 영상 매체에 자신 의 정보가 담기는 것에 대해서 얼마나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와 관련된다.

다음으로 ‘시선에 대한 민감도’는 ① 타인의 프로필 구경 빈도 ② 타인의 평가에 대한 태도를 기준으로 분류했다. 타인의 프로필 구경 빈 도가 낮을수록, 타인의 평가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일수록 시선의식의 정 도가 낮다. 타인의 프로필 구경 빈도는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 얼마나 관 심이 있으며, 평소에 얼마나 자주 타인의 프로필 사진과 상태메시지를 구경하는지와 관련된다. 타인의 평가에 대한 태도는 카카오톡 친구들에 의한 프로필 사진 혹은 상태메시지에 대한 검열에 얼마나 민감한지와 관 련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연구 참여자들을 분류하면 <그림 4>를 도출해낼 수 있다.

<그림 4>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연출 행위의 유형화

연구 참여자들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거칠게 눈팅형, 귀차니즘형, 전시형, 개방형의 네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었다. 물론 이들 유형 안에 서의 모든 개인이 일률적으로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개방형이라고 해서 타인의 시선에 대해서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 다고 볼 수 없고 눈팅형이라고 해서 무조건 자기노출을 감행하지 않는다 고 볼 수도 없다. 이 사분면이 나타내는 것은 ‘정도의 차이’이며 어디 까지나 상대적인 것임을 일러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략적인 구분을 통해 프로필 사진을 연출하는 개인들의 속성을 파악하는 것은 가능하다.

네 가지 유형의 프로필 기획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카카오톡이라는 장치(apparatus)가 구현한 시스템 내에서 이를 거부하거나 타협하는 등의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드 세르토(De Certeau, 2011)가 ‘보행 화행’의 개념을 통해 주장했듯이, 시 당국의 주도 하에 계획된 시가지 에서 보행자가 ‘사소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 행위’를 실현하는 것이 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타인의 시선을 중요한 요인으로 만드는 카

카오톡 시스템이 일률적으로 수용자들의 미디어 생활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제공하는 기능에 대해서 수용자 저마다의 서로 다른 실천 양식을 통해 나름대로 카카오톡 ‘장치’를 지배하려고 하는 움직 임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