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대학의 본질과 변화하는 시대상에서의 교양교육의 필요성

Dalam dokumen PDF 교양교육의 회복과 재구성(Ⅱ) (Halaman 171-175)

Session 2 Session 2

2. 대학의 본질과 변화하는 시대상에서의 교양교육의 필요성

대학의 본질에 대한 물음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대학의 위기가 체감되면서이기도 하다. 2015년 EBS 다큐프라임에서 방영한 6부작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는 그런 현상을 반영한 기획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2013년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학가 대자보인데, 차별과 억압이 난무한 세상에서 안부를 묻는 고려대 주현우 학생의 이 글은 순식간에 SNS로 퍼져나가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다며 수천 명이 직위 해제되고, 불법 대선개입, 밀양 주민이 음독자살하는 하 수상한 시절에” 대한 시대유감을 표명한 이 글은 차분히 시대를 점검해보고 대학의

기능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보다 2년 전에는 고려대 김예슬 학생의 자퇴 선언이 있었다.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중략) 큰 배움도 없는 대학에서 나는 누구인지, 왜 사는지, 무엇이 진리인지 물을 수 없었다”(EBS, 2015: 46)라는 예슬 학생의 말 역시 대학이 무엇인지, 우리나라에서 대학은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 ‘진리의 요람’ ‘상아탑’과 같은 추상적인 표현 뒤에 감추어진 대학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대학의 본질과 관련하여 자크 데리다는 “대학은 진리를 직업으로 삼습니다. 대학은 진리에 대해 제한 없는 참여를 선언하고 약속합니다.”(자크 데리다, 2021: 14)라고 주장하는데, 그는 대학이 진리에 대해 공개적으로 제한 없이 무조건적으로 토론하고 말할 권리가 있으며, 학문의 자유는 물론이고 질문하기, 문제 제기하기가 조건 없이 가능한 장소로서 독립성이 보장되는 곳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본이나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대학이 목숨을 부지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데리다가 주장하는 ‘조건 없는 대학’

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절대적인 당위이자 대의로서 대학은 자본이나 수익성 등과 같은 조건들로부터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래야만 “조건 없는 대학은, 원칙적으로 또한 대학이 공표한 소명과 공언한 본질에 근거해, 독단적이고 공정한 전유를 일삼는 모든 권력에 비판적으로-그리고 비판적인 것 그 이상으로-저항하는, 최후의 장소로 남아 있”(자크 데리다, 2021: 17)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 로 진리의 위상과 변화는, 진리의 가치와 마찬가지로, 무한한 토론을 필요로 한다. 4차 산업혁명, 팬데믹 등 과학기술과 생활세계의 변화를 추동하는 강력한 요인들이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시대에 진리는 고정된 것일 수 없으며, 진리의 위상과 가치 또한 그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다. 진리에 대한 조건 없는 토론이 필요한 이유는 대학의 독립성과 학문장의 자율성 만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고, 불의에 저항함으로써 새로운 진리를 향한 실천에 참여하여 미래에 대한 희망찬 사유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대학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먼저 대학 정체성 논의에서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쟁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쟁점은 아카데미즘과 실용주의 간 갈등이다. 원래 대학은 상아탑으로 자유교양교육을 실시해 왔으며 따라서 아카데미즘이 지배했다고 볼 수 있다. 초기에도 신학과 법학이 주력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엘리트 양성을 위한 실용적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적 산업사회로 접어들면 서 대학은 점차 사회의 실용적 목적에 부응하라는 요구를 받게 되었다.(안현효, 2016: 135) 사회가 요구하는 실용교육 외에 자유교양교육이 여전히 필요한가 하는 물음으로부터 시작하여 필요하다면 양자 모두를 구현할 수 있는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논의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쟁점은 대중교육이냐, 엘리트교육이냐의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대학교육의 대중화 현상은 매우 현저하게 진행되어 왔는데, 지금까지 고등교육 진학율은 9.3%(1975년) ⟶ 37.9%(1985년) ⟶ 80.5%

(2000년) ⟶ 83.8%(2009년)로 급증하였다. 이와 같은 현상으로 인해 엘리트교육의 관점에서 바라본 대학은 이제 더 이상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안현효, 2016: 135) 그렇다면 대중교육으로서의 대학교 육은 어떠해야 하는가가 중요해지는데 현재로서는 취업에 초점을 두고 학생의 직업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대학의 주요목적이 편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바람직한 가치를 지향하고자 하는 목적을 지닌 대중교육이라기보다는 실용교육에 해당하는 것이고 사실 지금과 같은 대학의 위기가 초래된 데에는 이런 교육방식이 일조했다고 단언해도 할 말이 없다. 실용교육의 함정에서 벗어나고 대학의 기능을 회복 하는 일은 대중교육으로 정체성을 전환하는 일이며, 그런 점에서 교양교육의 역할이 크다고 할 것이다.

셋째는 학문지식의 대중적 보급이라는 긍정적 요소를 지닌 대중화 과정 속에서 교육의 질적 하락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안현효, 2016: 135) 대학교육의 대중화가 국민의 학력 수준을 상향평준화하 는데 기여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대학이 보다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지속 적으로 고민할 필요성이 대두하게 된 것이다.

결국 대학은 실용교육만을 추구하는 현 실태를 극복해야 하며 아카데미즘과 실용주의 모두를 구현할 수 있는 교육을 누구나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교양교육의 역할을 제고해야 한다. 입학정원 미달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대학은 다시금 대학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 인문학은 위기를 맞고 있으며 교양교육 역시 교양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비롯되는 착오들로 인해 몹시 위태로운 실정이다. 대학에서 교양교육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교양교육은 liberal arts, liberal education, liberal disciplines로 불리며, 어원에 따라 자유교육으로도 불릴 수 있다. liberal arts(자유 인을 위한 조건과 방법)는 servile arts(노예의 조건과 기술)와 대비되는 것으로, 단순한 삶의 기술이나 상식이라기보다는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이다.(김성우 외, 2009: 13) liberal은 라틴어 liberalis에서 유래한다. 리버럴(liberal)은 말 그대로 구속에서 벗어나서 한가하고 여유로우며 자유로운 상태로 그리스적 의미,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적 의미를 강하게 담고 있다. 이 맥락에서 교양교육의 개념과 자유교육의 강한 근친성과 심지어 같은 의미를 갖는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이하준, 2021: 71)

이렇게 볼 때 교양교육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자유교육으로 정의할 수 있다.

“자유로운 개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실용성에만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liberal) 학문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각자 자신의 자유를 육성(cultivate)한다. 즉 인간은 그런 자신을 자유롭 게 만들어낼 능력을 타고 났지만, 그 능력은 거듭 캐내고 키우지 않으면 싹을 틔울 수 없다.”(서경식 외, 2007: 31) 누구나 암묵지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체화되어 있지만 잠재되어 있는 지식을 표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양교육의 역할인 것이다.

1997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es) 프로젝트를 통해 역량이 강조되는데, DeSeCo는 미래사회의 개인이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 범주이다.

2008년부터 한국 대학도 국가적 수준에서 학습자들에게 필요한 역량 규명을 시도했다. 역량교육은 기존 과 다른 형태의 교육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그 내용을 보면 1) 지식 축적에서 지식 활용으로, 2) 효율성 기반 성과에서 효과성 기반 성과로, 3) 교수자 중심의 교육과정에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4) 전공별 교과과정에서 융⋅복합 교과과정으로, 그리고 5) 대학 자체 교육에서 평생 교육으로의 변화를 대학들은 요구받고 있다.(김대중 외, 2017: 31) 4차 산업시대에는 “적실성 있는 유용한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능력과 자신의 사유 내용을 공동체 구성원과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 의사소통능력, 기성 지식을 응용하거나 스스로 지식을 창출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 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새로운 사회문화적 삶 속에서 부딪치게 되는 문제들은 대체로 여러 분야에 걸쳐 있는 복합적인 문제가 많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지식을 넓은 안목으로 조망하고 연결시켜 주는 ‘지적 연결지평’이 요구된다. 이러한 비판적 사고능력과 의사소통능력, 창의적 문제해결능 력을 함양하고 ‘지적 연결지평’을 지향하는 교육이 바로 ‘보편적인 지성교육’으로서의 교양교육”(최병문 외, 2017: 1)이다. 이처럼 교양교육에서 강조하고 있는 비판적 사고능력, 의사소통능력, 창의적인 문제해 결 능력 등의 함양은 ‘4차 산업시대’라는 새로운 사회, 문화적 환경을 반영한 주체적 인재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변화를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이를 능동적으로 반영하려는 대학의 주체적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곧 테크놀러지의 급속한 발전과 이에 따른 사회적 관계망의 변화, 그 속에서 현대인의 자기정체성과 자아 존중감 확립의 어려움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교양교육이 기초학업 부터 인성교육까지 아우르는 것에 필연성을 부여한다. 아울러 교양교육은 전공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초학문교육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는다.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표준 모델

① 기초교육(기초학업, literacy 교육) ⟶ 사고하고 표현하는 기본적 역량 (사고와 표현, 글쓰기, 외국어, SW)

② 교양교육영역

- 인문교양과 융복합교과목 ⟶ 인류의 삶의 지혜를 통찰하는 능력으로서 철학, 역사, 문학을 통해서 사회문화 현상, 과학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추구

- 학문의 기초 물리, 수학 등 기초과학 교육 및 경제학, 정치학 등 사회과학 교육을 통해 문제해결 역량을 갖춤

③ 인성 또는 소양교육 => 공동체의 일원으로 봉사하고 배려, 관용하는 삶의 태도를 체화5)

이와 같이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는 교육개혁은 교양과 전공을 구분하여 개혁하되 교양은 보편적 기초학문교육으로, 전공은 응용학문 중심으로 실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기초학문교육은 어떻게 개편해야 할 것인가? 기초학문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식의 재생산이 보장되어야 한다.

교육-연구의 유기적 연계의 고리는 기초학문 박사학위자의 취업이고, 이 취업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교육 과정이 보장되어야 한다. 교육과정을 경쟁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전공과정에서 보장하지 못한다면 교양과 정에서 보장해야 한다,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표준 모델에서 ②교양교육영역을 확대 심화하면 기초학문의 전공기초가 될 수도 있다. 만약 교양교육영역을 확대 심화해주면 기초학문의 기초영역은 일정 부분 보장이 되고, 전공에 서 응용학문 중심의 실용적 접근은 가능해진다.

기초과학, 사회과학, 인문교양과 융복합 과정을 두고 인문, 사회, 자연 영역의 전공 기초를 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3~5영역으로 나누어진 교양교육영역(배분이수 선택적 필수: distributional requirements) 에서 각 영역별 의무 1과목씩 하여 15학점~21학점을 수강하게 하는 이 체제를 각 3과목씩 15과목 45학점 체제로 만들어 심화교양까지 할 수 있도록 하여 교양교육과정을 2년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6)

물론 심화교육을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사고와 표현의 글쓰기 수업이라든지 외국어수업인데, 현재로는 대학 교양교육에서 기초학업, literacy 교육을 도맡아 하고 있지만 시일은 좀 걸리겠지만 학제 개편을 하여 고등학교 3학년 과정과 대학교양교육과정을 연계하고 결국은 기초학업, literacy 교육은 고등학교에서 교수⋅학습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7) 이렇게 국립교양대가 1, 2학년 공통 교육과정을

5)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교양교육표준안(http://www.konige.kr/sub02_08.php)에 의하면 교양기초교육은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기초교육, 교양교육, 소양교육이 그러하며, 기초교육은 문해능력과 의사소통능력, 교양교육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바람직한 가치관, 융합적 사고 및 문제해결능력, 소양교육은 공동체의식, 시민의식, 심미적 공감 능력으로 분류한다. 이 표준 분류안은 대체로 글의 분류와 일치한다. 다만 표준 분류안에도 교양교육의 영역을 세분할 때 학문의 기초를 분리해서 제시하듯이, 자연과학, 사회과학의 학문의 기초를 어떻게 분류해야 할 것인가는 쟁점이다. 이 영역을 학문의 기초로 별도로 분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6) 물론 이를 위해서는 배분이수 과목을 학문적 보편성의 원칙에 입각하여 교육과정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

7) 만약 입시제도를 개편하여 현재의 경쟁적 입시제도를 재구성한다면 입시에 매몰된 고3 교육과정의 상당 부분을 대학 준비과정으로 개편할 수 있다. 입시제도에 종속된 현재의 고3 교육과정이 대학 교육을 준비시키지 못하는 것이 대학 교육의 질적 저하가 일어나고

Dalam dokumen PDF 교양교육의 회복과 재구성(Ⅱ) (Halaman 171-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