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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 진전의 배경과 요인

Dalam dokumen 제17권 2호 2008 (Halaman 40-43)

Vision 3000: Denuclearization and Openness’

Ⅲ. 북미관계 진전의 배경과 요인

그러나 2008년 10월 미국의 북한에 대한 대테러지원국 해제조치가 정식으로 발 표되기까지 북미관계는 예상대로 순조롭지 못했으며 다시금 대립과 위기의 악순 환을 반복했다. 즉 미국은 북측의 핵 프로그램 신고 및 검증내용에 있어서 자국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상당 기간 미루었 던 것이다. 이에 대응하여 북한은 핵시설 불능화 작업 중단 및 원상복구를 밝히면 서 대미압박을 시도하였다. 다행히 임기 말이 다가오면서 부시 대통령은 북핵 진 전을 통한 외교적 성과가 필요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테러지원국 해제라는 정치적 상징성이 필요했다는 점에서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마침내 테러지원 국문제는 해결되었다. 한편 2008년 11월 초에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북한 과의 직접대화를 주장해온 민주당의 오바마(Obama)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향후 북미 양국 간의 관계진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셈이다.11 그러나 국내 일각에서 는 북한과 미국의 접근이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남북관계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 에서 오히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도 2006년 11월 미국 중간선거 패배이후 부시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부시 행정부의 대이라크 정책과 대북정책의 실패 를 신랄하게 비판해온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 양원을 장악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중간선거 이후 대북 강경파인 럼스펠드(Donald Rumsfeld) 국방장관과 볼 튼(John Bolton) 駐유엔대사 등 이른바 네오콘으로 불리던 강경론자들이 사임함 으로써 비교적 온건한 입장을 추구하던 라이스(Condoleezza Rice) 국무장관과 국무부의 입지는 강화될 수 있었다.13 그 결과 부시 행정부는 과거 북한에 대해

‘채찍’만을 강조하였으나 중간선거 이후 ‘당근’도 함께 강조하는 실용주의적 모습

을 보이기 시작했다.

공화당정권의 중간선거 패배와 더불어 미국의 대북인식 및 태도변화를 불러일 으킨 또 다른 요인으로는 북한의 핵실험 성공을 지적할 수 있다. 2006년 10월 북 한의 핵실험은 그 위력에 상관없이 미국 내에서 북핵문제의 심각성과 위기감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북한 핵실험은 한반도의 위기지수를 최 고조로 끌어올림으로써 미국이 북한과의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도록 강제한 것이 다.14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부정할 수 없는 핵(核)보유국이 된 상황에서 미국은 기존의 대북정책을 고수해서는 북핵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뿐 만 아니라 위기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찾는 미국 지도부에게 있어 북핵폐기와 북 미관계 개선의 교환은 그들 말대로 윈-윈(win-win)게임, 즉 상생카드가 될 수 있 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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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에서 실추된 위신과 확산되는 안팎의 위기를 감안할 때 미국 지도부에게 있어 북미관계 개선은 득(得)이 되면 되었지 그 반대는 아니라는 계산을 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그 결과 미국은 더 이상 “북한에 대한 보상불가”라 는 원칙을 천명하지 않게 되었으며, 테러지원국 지정철회와 적성교역법 적용제외 등 신성불가침의 영역도 허물어뜨릴 수 있음을 내비치면서 북핵 해결과 북미관계 진전에 나서게 되었다.

둘째, 2·13합의 이후 북미관계가 괄목할만한 진전을 보이게 된 데에는 미국의 태도변화에 대한 북한의 전략적 선택이 작용하였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엄밀

빅터 차(Victpr D. Cha) 前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비롯한 일부 미국 내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 해결의 진전성과는 부시 행정부 등장 이후 꾸준히 전개해온 외교적 노력의 결실이라고 주 장한다. “빅터 차 前백악관 아시아담당보좌관 인터뷰,” 󰡔중앙일보󰡕, 2007년 5월 7일.

13David E. Sanger, “Sensing Shift in Bush Policy, Another Hawk Leaves,” New York Times, March 21, 2007.

14배성인, “2·13합의에서 나타난 북한과 미국의 정책적 변화의 가능성과 전망,” 󰡔북한연구학회보󰡕, 제11권 1호 (2007), p. 112.

한 의미에서 볼 때 냉전시기를 포함하여 북미 양자관계에서 오랫동안 일관되게 북미관계 개선을 요구해온 쪽은 북한이었다.15 그리고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관계 회복을 회피한 것은 미국이었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현재 나타나고 있는 북미관 계진전의 움직임은 미국의 손짓에 북한이 호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 통적인 북미관계를 돌아볼 때 매우 흥미롭고 역설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러 나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면 북한의 이러한 호응은 나름대로의 철저한 계산에 근 거한 전략적 선택의 측면이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북한은 체제안보와 경제난 해결이라는 절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북 미관계정상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또한 북한으로서는 이미 핵실험 을 한 마당에 더 이상의 초강수를 두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는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었다고 볼 수 있 다

.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의 태도변화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대북 제재가 부활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북한경제의 내구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것으로 판단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북한으로서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미관계 개선의 기회를 상실한 경험이 있는 만큼 미국의 태도변화에 부응하여 관계개선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의 입장에서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 해도 그것이 반드 시 북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7년

3월 뉴욕 북미실무회담 직전 열린 비공식 회동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前국무장

관과 웬디 셔먼 前대북정책조정관 등 민주당 인사들은 김계관 부상에게 “민주당 이나 공화당 누가 권력을 잡더라도 차기 행정부에서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16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클린턴 행정부 말기 이후 다시 찾아온 북 미관계 개선의 기회에 대해 냉철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즉 북한은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과 경제적 실리를 포함한 대미정책 목표에 근거하여 북 미관계 개선이라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다.

셋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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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 개선이 진행되어 나가는 배경에는 한국정부의 건설적 역할도 중 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음을 들 수 있다. 물론 북한과 미국 양국이 서로에게 득이

15북한의 대미관계개선 시도에 관해서는 홍석률, “1970년대 전반 북미관계: 남북대화, 미중관계 개선과의 관련 하에서,” 󰡔국제정치논총󰡕, 제44집 2호 (2004), pp. 29-54; 서보혁, 󰡔탈냉전기 북·

미관계사󰡕(서울: 선인, 2004), pp. 165-169; 박영호, 󰡔미·북관계의 변화와 한국의 대북정책 방향󰡕

(서울: 민족통일연구원, 1998) 참조.

16󰡔중앙일보󰡕, 2007년 5월 7일.

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라 추구하게 된 상호 정책변화가 오늘날 북미관계의 변화 를 가능케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 역시 간과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한국정부는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북미관계진전 의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미국을 꾸준히 설득했다. 즉 BDA문제를 넘어서 비핵화,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등을 놓고

‘빅딜’을 해보자는 이른바

‘포괄적 접근방안’을 끈질기게 강조함으로써 이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불러일으키

고 결국은 미국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일조한 것이다.

예를 들어 대북정책의 전환을 가져온 ‘젤리코 구상’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백악관에 관리를 파견하여 평화체제구상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적극적 으로 한국의 입장을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다.17 송민순 前외교부장관 역시 국 내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핵문제 및 북미관계 진전 과정에서 한국정부의 숨은 역 할에 대하여 강조한 바 있다.18 이러한 한국정부의 노력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는데 유명환 외교부장관 역시 “한국 정부가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북 한에 대해 공화당 부시 정권 하에서 진전을 이루도록 권유”하는 등 노력하고 있음 을 표명하였다.19 향후에도 북핵문제가 해결되고 북미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되기 까지는 우여곡절 속에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 속에서도 한 국정부는 북한과 미국의 양자 이익이 만나는 전략적 공통점을 찾아내고 제시함으 로써 북미관계 진전의 추동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Dalam dokumen 제17권 2호 2008 (Halaman 40-43)